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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가재 외과수술, 그리고 베타 사육 재시작
가재는 탈피를 할 때마다 죽을 고비에 놓인다. 사람으로 치자면 나이를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더 살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되는 것과 같다. 자연에서의 가재도 탈피사 하는 경우가 많은지는, 같이 살아 본 적이 없어서(응?) 모르겠다. 여하튼 어항 속에 사는 가재들은 헌 갑각을 다 벗지 못한 채 죽는 경우가 많다.

가재의 탈피사는, 거꾸로 뒤집힌 사슴벌레가 일어나려고 발버둥 치다 기력이 다해 죽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엔 거꾸로 눕거나 옆으로 누워 계속 헌 갑각을 벗으려 노력한다. 집게발을 휘젓고 다리들을 버둥거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버둥거림의 속도가 늦어진다. 등갑이 열린 까닭에 새 갑각이 조금 보인다. 조금만 힘을 내서 빠져나오면 될 것처럼 보이는데, 그러지 못하고 결국 천천히 굳어간다.

몇몇 사육자들의 경우 가재가 탈피사 할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가재의 헌 갑각을 벗겨 탈피를 도와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탈피를 도운 가재는 모두 며칠 지나지 않아 죽는다. 헌 갑각을 벗지 못해 버둥거리는 가재를 보며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조금 더 힘을 내기를 빌어주는 것뿐이다.


1. 애완가재 외과수술.


안타깝게도, 내가 사육 중인 플로리다 허머 암컷이 탈피사의 징조를 보였다.








▲ 차례대로 허머의 치가재 때 모습, 성장기 때 모습, 번식기 때 모습.
 


포란 한 이후 자꾸 돌 틈으로 숨거나 땅을 판 까닭에 갑각에 상처가 많은 녀석이었다. 녀석은 어항 바닥에 뒤집어져 버둥거리다가 천천히 굳어 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도와줘야 해. 조금만 등갑을 들어주면 쉽게 벗을 수 있을 거야.'


라고 생각했다. 평소에 자주 가는 가재 관련 커뮤니티에다 '탈피 돕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가재의 탈피를 도운 적 있다는 한 가재 사육자는

"탈피를 도와도 죽는 건 마찬가지지만,
꼭 탈피를 돕고 싶다면 갑각을 벗을 수 있게 도와 준 후
산소공급을 최대로 하세요."



라고 말했다. 난 서랍에 넣어 두었던 기포기를 꺼내 녀석의 어항에 연결했다. 그러곤 점점 움직임이 느려지는 녀석을 꺼냈다. '가재 헌 갑각 제거수술'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대략 위와 같은 느낌으로 가재의 수술을 준비했다. (출처-FOX, <하우스>강력추천.)

 
수술을 위해 커터칼과 족집게, 손톱깎이, 바늘, 일자드라이버(응?) 등을 준비했다. 녀석은 많이 지친 듯 물 밖으로 꺼낼 때에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 등갑 아래로 말랑말랑한 부분이 보였다.

'저게 새 갑각이군.'


족집게로 등갑을 잡은 후, 헌 갑각 아래로 커터칼을 집어넣었다. 옆쪽의 헌 갑각을 먼저 벗겨 줄 생각으로 살짝 벌려 보았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쉽지 않은 수술이 되겠군.'


수술에 방해가 되는 헌 갑각을 먼저 제거하기로 했다. 손톱깎이로 섬세하게 헌 갑각을 잘라나갔다. 위쪽의 갑각을 먼저 자르고, 옆 갑각을 자를 때였다.

'어? 잠깐만...'


다리로 이어진 부분의 갑각까지 잘라냈는데, 새 갑각이 보이지 않았다. 새 갑각이 있어야 할 자리엔 가재의 속살이 보였다.

'내가 새 갑각까지 같이 잘라버렸어...'


의료사고였다. 바닷가재 요리를 먹을 때처럼, 난 녀석의 등갑을 아예 열어버린 것이다. 갑각을 다시 붙일 수도 없었다. 녀석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도와주고 싶었을 뿐인데...'


인공호흡도 할 수 없었다. 혹시 다시 물속에 넣어주면 녀석이 움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을 어항에 다시 집어넣었다. 녀석은 미동 없이 어항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집게로 녀석을 건들 보았으나 녀석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 기절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좀 더 기다려 봤다. 하지만 역시 녀석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어쩌면, 만약에,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살아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하루를 더 기다렸다.

생자필멸 거자필반 회자정리. 가재는 갔지만 나는 가재를 보내지 아니하...
미안해 허머야.


2. 베타 사육 재시작.


기억하는 독자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다시 시작한 물생활의 첫 식구가 베타였다. 노멀로그에는 짝짓기 모습을 잠깐 소개한 적 있다. 짝짓기 이후 수컷이 암컷을 공격해 알을 낳기도 전에 암컷이 죽었고, 수컷은 죄책감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요단강을 건넜다.




▲ 전에 키웠던 베타 커플. 거품집 만들고 짝짓기 하는 장면.


지난 번 베타를 키울 때의 상황과 달리, 이번에는 어항도 두 개나 더 늘은 까닭에 좀 더 쾌적하게 사육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 수족관을 찾았다. 암수 한 쌍을 사려고 했는데, 죄다 수컷만 있었다.

무한 - 암컷은 왜 없어요?
수족관직원 - 베타 암컷은 안 예쁘잖아요. 그래서 찾는 손님들이 없어요.
무한 - 그럼 얘네 짝은 어떻게 지어줘요?
수족관직원 - 사실 원래 암컷도 가져다 놔야 맞는 건데, 그게 업체에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직원 분이 수족관 쪽의 업무가 괜찮을 것 같아 수족관 판매관리에 지원했다는 얘기부터, 결혼 할 때 신랑 친구가 수족관을 했었는데 결혼 선물로 큰 어항세트를 받았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그 때만해도 마트 수족관 코너에서 일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물고기를 징그러워하던 자신이 관리를 하고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마트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 중 지느러미가 거의 다 잘린 녀석이 있는데 3개월 째 죽지 않고 잘 버티고 있다는 얘기를 할 땐, 아주머니의 목소리에 모성애가 가득했다.

암컷은 나중에 다른 곳에서 데려오기로 하고, 우선 레드와 블루 수컷 두 마리를 데려왔다.










▲ 마트 수족관에서 데려온 레드베타 수컷과 블루베타 수컷.


마주보고 있는 어항에 넣어 놨더니, 알아서 지들끼리 플레어링을 하고 있다. 먹이도 잘 먹고 거품집도 지을 정도로 건강한 녀석들인데, 문제가 하나 있다면 바로 가재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응?) 베타가 상층에서 팔랑거리면, 가재들은 '뭐야? 새로운 먹인가?'라며 집게발을 든다. 그러고 보니, 현재 우리 집 어항에 살고 있는 모든 녀석들이 수컷이다. 이번 주말엔 짝들을 좀 찾아주고, 분양도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오늘 아침 어항을 보니, 물달팽이가 알을 낳았다. 이끼 청소나 좀 하라고 보름 전 두 마리를 넣어 두었는데 손톱만한 녀석들이 벌써 2세를 낳은 것이다. 기특해서 특식이나 좀 넣어줄까 하고 검색했더니,

"물달팽이 어서 버리세요. 빨리 버리세요. 녀석들이 곧 어항을 점령할 겁니다."


라는 글이 많았다. 어느 사육자는 수초어항에 물달팽이 두 마리를 넣었을 뿐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항이 물달팽이로 뒤덮였다고 한다. 물달팽이가 어항을 뒤덮는 날엔 소문으로만 들었던 '달팽이 귀신'을 소환 해야겠다. 아니면 달팽이를 오독오독 씹어 먹는다는 오스카나, 쏙쏙 빨아먹는다는 남미복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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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쭈2012.03.05 13: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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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들 얘기 재밌게 봤었는데...
안타깝네요;;

베타가 헤엄치는 모습 멋져요!!

정대중2012.03.05 16: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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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군요^^

NABI2012.03.05 17: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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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마리의 가재 생명이 떠나갔군요...
근데 왜케 웃음이 나던지...
미안하다 가재야~

규에요2012.03.05 19: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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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달팽이.ㅋㅋㅋㅋㅋㅋㅋ
무서운 존재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간 소름이.ㅋㅋㅋ

주부구단2012.03.05 20: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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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의 사육기관련 글을 보면
꼭 다시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어릴적에 금붕어도 키우고 소라게도 키우고 했었는데...
금붕어는 처음에 운동회때 학교앞에서 몇마리 사와서
키우는 중이었는데.....
때는 마침 여름이었던지라... 모기를 싫어하셨던 어머니께선..
에프킬라를 공중에 살포하셨고... 다음날 금붕어들은 모두 요단강을
건너셨습니다...
소라게는 정말 제가 너무너무 좋아한 녀석들이었어요..
식구수대로 사서 키우는 중이었는데.. 두마리는 가출해서
이사갈때 변사체로 확인됐고...
한마리는 등에 짊어진 집을 이사하다가(소라게는 소라를 바꾸곤 한답니다.)
다른 소라에게 공격당해서 요단강 건너시고..
마지막 남은 한마리는... 외로움을 참지 못해.. 그만... 요단강을 건넜죠..
전 마지막에 살아남은 소라를 옥상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모래더미에 묻어주었는데... 일주일뒤에 거기에서 민들레 한 송이가 피어 났더군요...
그 민들레는 바람을 타고 날아온 우연이었을까요? 아님
제가 아꼇던 소라의 마지막 모습이었을까요?
서프라이즈!!진실 혹은 거짓......

오리둥둥2012.03.05 20: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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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ㅠ넘허망하게가버렸군요ㅠ암튼가재랑물고기이야기너무좋아요♥

고고씽2012.03.05 21: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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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갑각마저 자르게된 이야기에서 소름끼쳤어요
아악 가재야ㅠㅠ

ab2012.03.07 00: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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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재 불쌍.. 저 수술실에 있었습니다. 다음번 수술이 필요할땐 퍼스트 어시스트 할테니 불러주세요 ㅎ

작은삐2012.03.07 01: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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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재ㅠ가끔올라오는가재얘기때문에진지하게입양생각하고있었는데ㅠㅠ안녕가재야~~

무룽2012.03.08 21: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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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 ㅠㅠ
그렇군요. 사람처럼 스스로 하게 놔두는 것만이 할수있는 일이군요.
어....허머 안녕 ㅠㅠ

그리고 베타라는 물고기는 아름답네요!
마치 인어같아요.

물달팽이가 가득차는 모습은......궁금하네요 ㅋㅋㅋㅋㅋㅋ

Noel2012.04.08 21: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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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ㅋㅋ 무섭다;;

wiki links2012.07.03 22: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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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도 않고 바닥에서 가쁜숨을 쉬다가 하늘로 갔는데 이게 암모니아 중독인가요 아니면 염소중독 또는 저온증세인가요

banja vrujci apartmani2012.07.10 2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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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아 죽는다. 헌 갑각을 벗지 못해 버둥거리는 가재를 보며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조금 더 힘을 내기를 빌어않아 죽는다. 헌 갑각을 벗지 못해 버둥거리는 가재를 보며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조금 더 힘을 내기를 빌어

top HCG drops12012.07.28 17: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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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중독인가요 아니면 염소중독 또는 저온증세인가요고 바닥에서 가쁜숨을 쉬다가 하늘로 갔는데 이게 암모

top HCG drops12012.07.28 17: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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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중독인가요 아니면 염소중독 또는 저온증세인가요고 바닥에서 가쁜숨을 쉬다가 하늘로 갔는데 이게 암모

black ops aimbot2012.07.31 23: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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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증세인가요고 바닥에서 가쁜숨을 쉬다가 하늘로 갔는데 이게

smarsh2012.08.01 17: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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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범행을 자백하는 경우를 말한다. 둘 다 입을 다물면 무죄로 풀려나거나 가벼운 형벌을 받겠지만 결국 모두 자백을 하고 똑같이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된다. 최 교수는 "방송사들이 눈앞의 작은 이익에 현혹돼 최악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ll weather wicker2012.09.25 06: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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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한 선배는 "선배네 사이트는 지저분한 광고가 없어서 좋아요"라는 나의 어설픈 농담에 정색한 얼굴로 한숨까지 쉬면서 말했다.

option binaire2013.08.18 00: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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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이 아름다운, 정말 그들을 좋아

itunes duplicate remover2014.06.19 15: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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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개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시된 전략을 발견하고 당신이 순간에 당신의 회사를 정리 같은이 놀라운를 수행하는 방법을 듣고 계속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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