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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인기 없는 여자가 알아둬야 할 남자 대처법

by 무한 2012. 3. 14.
인기 없는 여자가 알아둬야 할 남자 대처법
지난 주 목요일에 오기로 한 택배가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았다면, 화를 내는 게 정상이다.
남달리 숭고한 삶을 살고 있는 까닭에

'화를 낸다고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화를 내봤자 서로 기분만 상하게 될 거야.'



라며 참는다 해도, 택배가 언제 올 것인지에 대해선 판매자나 택배회사에 물어봐야 알 수 있다. 친한 친구들을 불러

"나 고민이 있는데, 목요일에 오기로 한 택배가 아직도 안 와.
대체 언제쯤 오는 걸까?
물건을 아직 안 보낸 거라면, 판매자의 속마음은 뭘까? 사기일까?"



라는 얘기만 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런데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을, 인기 없는 여자들이 연애에서 벌이고 있다. 술 취해 전화해선 능글능글한 얘기만 하는 남자, 그에게 '술 마셨냐? 씻고 자라.'라고 말은 못하고, 술주정을 열심히 받아 준다. 심심하면 전화해서 얼빠진 얘기들로 떠보기만 하는 남자, 그에게 '너 이러는 거 부모님도 아시니?'라고 말은 못하고, 졸음을 참아가면서까지 대꾸를 해준다.

대체 왜,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난 '인기 없는 여자' 대원들의 사연을 읽으며, 그녀들의 '남자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인기 없는 여자가 알아둬야 할 남자 대처법. 출발해 보자.


1. 상대의 편의는 그만 생각하자.
 

드라마를 보느라 전화를 못 받았다거나, 토요일엔 선약이 있다거나, 지금은 너무 졸리니 내일 다시 통화하자거나, 술 말고 카페에서 치즈케이크를 먹자거나, 요런 이야기들을 전혀 못하는 대원들이 많다. 그 대원들은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싫은 소리를 하거나, 상대가 싫어할 만한 일을 하면 즉시 관계의 종말이 찾아올까 불안해한다.

때문에 인기 없는 여자에게 다가가는 남자는 편하다. 상대에 대한 '고민'이란 걸 할 필요가 전혀 없으니 말이다. 편의점 같다고 할까. 365일 24시간 언제든 상대는 열려있다. 대충 모자를 눌러쓴 채 슬리퍼를 끌고 가도 '어서 오세요.'라는 환영의 말을 듣는다. 지금 가기 귀찮으면 이따가, 이따가도 가기 귀찮으면 내일, 아무 때나 가도 편의점은 늘 열려 있다.

"지 심심할 때나, 술 먹고 취했을 때에만 전화가 와요. 
그럴 땐 곧 사귈 사람처럼, 절 친구 이상으로 생각한다느니,
사귄다고 꼭 말로 해야 하는 형식적인 게 싫다느니,
하는 말들을 해 놓고, 전화 끊은 후에는 다시 잠수를 타네요.
전에 언젠가, 주말에 만나자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후엔 또 아무 연락 없고, 제가 톡 보내도 씹기만 하더라고요."



그렇게 해도 별 문제가 안 생기니 그러는 거다. 심심할 때나, 술 먹고 취했을 때 전화를 하면 받아주고, 약속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잠수를 타도 다음에 연락하면 또 잘 받으니까, 그러는 거다. 사람은 다 자기 누울 자리 봐 가며 발 뻗는다.

이러한 일을 겪은 대원들 중 꽤 많은 대원들이 "저게 그 사람 스타일이에요."라고 말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아는 최모씨는, 편의점 같은 A양에게 술 먹고 꼬장 부리지만. 백화점 같은 B양에겐 최선을 다해 젠틀한 모습을 보인다. 상대의 편의를 생각해 상대가 좋아할 만한 일만 하다간 편의점이 되고 만다. 남자는 '고민'할 필요 없는 여자에겐 '집중'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 두길 바란다.


2. 상대의 친절을 '에티켓' 정도로 생각하자.


춥다고 하면 겉옷을 벗어주고, 같이 걸을 땐 차도 쪽으로 걷고, 실내로 들어갈 땐 문을 열어주고, 뭐 이런 걸 '마음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는 대원들이 있다. 확실히 해두자. 저건 남자라면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에티켓이다. 그대에게

"야 너 내 돈 가져갔냐?"
"아. 아니다. 찾았다."



따위의 문자만 보내는 친오빠도, 다른 여자에겐 두 줄 이상의 문자를 보내기 마련이다. 얼마 전 소개팅을 한 지인 한 분은,

"우리 집 근처까지 날 데려다 줬어. 집에 들어와서 확인하니까,
오늘 즐거웠다고, 다음에 또 보자고 그 사람이 먼저 문자를 보냈더라고.
답장은 "저도 즐거웠어요. ^^ 다음에 만나면 오빠라고 부를께요~"라고 보냈는데
오빠라고 부른다는 얘긴 뺄 걸 그랬나? 이상해?
아무튼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연락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나?
언제쯤 연락 올 것 같아? 난 내일 아침쯤 문자 보내면 되나? 아니면, 기다려?"



라며 들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남자는,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할 만한 행동들을 했을 뿐이었다. 형편없는 남자가 아니라면, 같은 방향에 사는 여자를 두고 어떻게 혼자만 차를 타고 가겠는가. 그리고 상대가 마음에 안 들었다 해도, 주선자라는 공통분모로 인해 언제 다시 또 만나게 될지 모르는 사이인데, 어떻게 당일 연락을 뚝 끊겠는가.

그냥 "응. 친절한 남자야."정도의 느낌으로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지인은 '상대의 친절함'이 곧 '나에 대한 호감'이라 굳게 믿었다. 그러곤 다음 날부터 상대와 사귀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나한테 관심도 없으면서 왜 친절하게 군거지?"라며 소주를 들이키기 직전까지.

남자의 친절은 '에티켓'이라 생각하며, 그저 고마운 마음으로 받기 바란다. 친절에 몸둘바를 몰라 하며 쩔쩔 매거나, 친절이 곧 관심이라 오해하며 혼자 연애를 시작하지 말고 말이다.


3. 쉽게. 하지만 확실하게.


전에 '정회원과 준회원의 차이를 두라.'라고 한 말을 기억하는가? 회원 수가 얼마 되지 않는 친목 카페의 경우, 가입하고 가입인사만 쓰면 정회원이 된다. 회원 하나가 아쉬우니 바로 정회원으로 등업을 해주는 것이다. 그러곤 카페 주인장이 "글 좀 많이 남겨주세요. 활발한 활동 기대합니다." 따위의 쪽지를 보낸다. 뭔가 느껴지는 것이 없는가?

몇몇 대원들의 연애가 위와 같다. 연애가 급하기도 하고, 주변의 남자 하나가 아쉬운 상황. 때문에 문자로 안부를 묻는 남자만 나타나도 바로 '정회원'으로 등업을 시킨다. 그 후엔 마찬가지로 "연락 좀 자주 하세요. 활발한 활동 기대합니다." 따위의 얘기를 한다. 볼 일을 다 본 상대는 곧 '유령회원'이 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 수 하나가 아쉬운 상황이기에, 그 '유령회원'이 된 상대를 강퇴하지 못하고 계속 둔다.

회원 수가 얼마 되지 않는 카페라고 해서 모두 위와 같은 일을 겪는 건 아니다. 정회원이 되어야만 볼 수 있는 양질의 자료가 많은 카페는, 부탁하지 않아도 준회원이 활발한 활동을 한다. 눈팅만 하는 유령회원들을 정해진 기간마다 걸러내고 '재가입 불가'로 등록해 두는 까닭에 뜨내기 회원이 없다.

"급해서 그런데, 일단 등업을 시켜주시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따위의 얘기는 통하지 않는다. 활동을 통해 증명해야만 등업이 되는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 또 준회원이 되는 것에 부터 어마어마한 등업조건을 준비하려는 대원들이 종종 있는데, 그러라는 얘기는 아니다. 준회원도 정회원 권한의 70%는 누릴 수 있도록 두자. 그리고 정회원이 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상대에겐 조르거나 부탁하지 말자. 그는 그냥 준회원에 만족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자. 또, 등업 안 해주면 탈퇴하겠다는 준회원이 나타나면, 탈퇴 하도록 두자. 그런 준회원은 등업만 되면 곧 유령회원이 될 테니 말이다.

가입은 쉽게, 준회원은 정회원이 되고 싶게, 그러면서 둘의 차이는 확실하게. 이게 포인트다. 가입 물음에 "이상형은? 최근 연애는 언제? 연애를 시작하면 하고 싶은 것은? 취미는?..." 따위의 길고 긴 물음을 적지 말고, "얼른, 빨리, 활발한 활동과 연락을!"이라며 조르지 말고, 또 가입한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바로 정회원으로 옮기지 않는 것. 잊지 말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관계를 정리하란 얘길 해주고 싶다. 기분에 따라 문자를 씹고, 재미삼아 떠보기를 연발하며, 이쪽에서 반했다는 걸 눈치 채곤 정중함을 때려치운 상대.

'난 너 신경 안 쓴다.'


라는 상대의 마음이 팍팍 전해지는데, 왜 그 뒤에서 쓸쓸하게 서 있는가. 사랑하기에도 모자란 이 황금 같은 시간에, 왜 그런 즤랄꾸러기 말동무 해가며 "암튼 넌 말 진짜 안들어."따위의 헛소리를 듣고 있냔 얘기다. 그건 그냥 상대가 능청스러워서 하는 행동일 뿐이지, 코드가 잘 맞아서 그러는 게 아니다.

"오빠 보고 싶어서 그러는 구나?"
"나 좋아하는 거 다 알아. 마음 숨기지 마."
"토요일에 뭐해? 데이트나 할까?"



편해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묻는 대원들도 있는데, 미안하지만 저건 편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만만해서 그러는 거에 더 가깝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저 상황에서의 속마음은 '애한텐 이래도 돼.' 라거나 '얜 나 아니면 연락할 남자도 없는데 뭐.'일 가능성이 크다. 존중의 선은 넘기는 쉬워도 돌아가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 선을 넘는 사이 설렘은 점점 사라지고, '친구로는 괜찮지만, 연인으로는 아니야.'의 마음이 형성 된다. 즤랄꾸러기가 던지는 빈볼에 휘둘리지 말고, 저럴 땐 '정중함'이나 '예의'에 대해 알려주길 바라며!



▲ 화이트데이인데, 미리 사탕을 주문하셨어야죠. 내년 이 시간엔 받은 척 매뉴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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