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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늘 지치는 연애만 하는 여자, 그녀의 문제는?

by 무한 2012. 6. 20.
늘 지치는 연애만 하는 여자, 그녀의 문제는?
친구와 밤새 대화를 나눠 본 경험이 없는 경우(밤새 대화를 나누기 위해선 '희생'도 해야 한다.), 연애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운이 좋아 연애를 시작 하더라도, 아플 때 병원에 함께 갈 수 있는 사이로까지 발전하기는 힘들 수 있다.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묶여는 있지만, "아프면 병원 가 봐."라는 딱딱한 말만 오가는 '너는 너, 나는 나'의 연애를 할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연애란 누구 말대로 '가장 치열한 형태의 인간관계(어느 책인가 신문에서 읽었던 말인데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아 이렇게만 적어둔다.)'니까.

위와 같은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은 지치기 마련이다. 인간관계에서 미리 한 번쯤 벌인 뒤 깨달아야 할 것들을 경험하지 못한 까닭에, 그 실수들을 연애에서 저지르기 때문이다. 이걸 모른 채 열심히 "다시 되돌리고 싶어요."라며 노래만 불러봐야 소용없다.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자.


1. 음성 비서서비스 같은 그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유머란에 자주 올라오는 '스마트폰 음성 비서서비스' 이미지를 본 적 있는가?




▲ 모 기업의 스마트폰 음성 비서서비스 답변 장면(출처-이미지검색)


타 기업의 같은 서비스와 비교해 단조롭고 감성이 없는(응?) 부분을 지적하려고 누군가 올린 이미지다. 그런데 실제로 저런 식의 대화를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자신의 감정표현은 거의 하지 않으며, 덤덤한 말들로 대화를 건조하게 만들고, 농담이라고는 전혀 할 줄 모르는 여자. 그런 여자와 통화를 하다보면 연인간의 전화통화임에도 불구하고 빨리 끊고 싶은 생각만 든다.

상대는 지치고, 본인은 그렇게 지쳐가는 상대를 보며 상처를 받는다. 음성 비서서비스 같은 여자와 연애를 했던, 한 남자의 처절한 마지막 말을 보자.

"애교가 없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같이 뭘 하자는 얘기는 절대 먼저 하지 않으면서,
제가 나름 고민을 해서 말하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게 진짜...
처음엔 사귄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어색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몇 주가 지나도 계속 어색해요. 저만 노력하는 것 같기도 하도..."



남자만 힘들어 하는 건 아니다. 여자는 또 저렇게 힘들어 하는 남자를 보며 여자대로 힘들어 한다. 연애 초기엔 아무 문제없었는데 남자가 왜 저렇게 변한 건지, 날 향한 마음이 저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건지, 이렇게 힘든 걸 보면 인연이 아닌 것 같으니 이 연애를 그만 내려놓아야 하는 건지, 뭐 그런 생각들을 하며 둘 사이에 선을 긋는다.

여자는 만나는 남자마다 위와 같은 레퍼토리로 보낸다. 어느 모임에서 만나 호감을 느낀 상대가 대시할 때까진 문제가 없다. 그 당시엔 오히려 여자의 무뚝뚝함이 남자의 추격자 본능을 자극해 남자를 더 열정적으로 만드니까. 문제는 상대의 대시를 받아들여 사귄 뒤에 발생한다. 몇 번을 만나도 둘의 거리감이 좁혀지지 않는다. 여자는 남자가 대시할 때처럼 계속 들이대주길 바라고, 남자는 여자가 한 발짝이라도 다가와 주길 바란다. 두 사람 모두에게 지치는 건 시간문제가 된다. 그렇게 이별하고 홀로 지내다가, 여자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다시 이 레퍼토리가 반복 된다.


2. '착한 여자'가 되려는 그녀.


평소엔 짜증도 잘 내고 타인에게 날 선 소리도 잘 하면서, 연애만 시작하면 '착한 여자'가 되려는 여자도 있다. 그런 여자 중 S양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S양은 엄마와 밖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엄마가 30분 쯤 늦으면, 왜 이렇게 늦었냐며 난리를 친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일이 생겨 30분쯤 늦으면, '착한 여자' 빙의가 되어 다정한 목소리로 조심히 오라고 말한다.

어제 발행한 매뉴얼에 한 독자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다.

구두 신고 몇 시간 걸으며 얘기하고
원피스 입고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게임방에서 게임 배워가며 놀아줘도
그게 배려하고 맞춰주고 있는 거라는 걸 모르는 게 문제입니다.


- 한 독자 분의 댓글 중에서
(좋은 예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죄송합니다. 때문에 닉네임은 생략했습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른다. 경험이 풍부해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모를 경우, 남자는 상대가 즐거운 표정 지으면 즐거운 줄 안다. 이 얘기를 하니까 또 우리 친척누나가 생각이 나는데, 친척 누나가 연애를 할 때, 도시에서 자란 까닭에  개구리 알을 본 적이 없다고 매형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매형이 개구리 알을 보여준다며 교외로 차를 몰았다. 누나는 정말 개구리 알이 보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그런 데이트도 괜찮을 듯 싶어 웃으며 따라 갔다고 한다. 그 날, 누나는 교외의 한 웅덩이에 쪼그리고 앉아 매형과 함께 물을 퍼내야 했다. 진흙이 달라붙어 무거운 구두를 신은 채, 반으로 가른 페트병으로 열심히 웅덩이의 물을 펐다고 한다.

예스걸이 되면, 그 당시엔 뭔가 좋은 일 하는 느낌이 들고 자신이 좀 착해졌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최후는 그렇지 않다.




▲ 예스걸의 최후, 오냐오냐해줬더니.jyp(출처-이미지검색)



거절로 인한 서운함은 잠깐이지만, 마음에도 없는 승낙을 할 경우 그 승낙은 갈수록 큰 문제를 만든다. 이걸 잊지 말길 바란다. 또, 무작정 다 이해해주는 여자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걸 말해주는 여자가 훨씬 더 사랑받는 다는 것도.


3. 연애가 아닌 거래 하려는 그녀.
 

두근거림 없이도 연애를 하는 여자들이 많다는 걸 혹시 알고 있는가? 난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있어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연애사연을 받기 시작한 후 그런 여자사람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는 것에 놀랐다. 그 사연들을 비슷한 이야기들끼리 묶으면 아래와 같이 분류할 수 있다.

- 부모님의 개입 
부모님이 주선해 주신 선 자리에 나온 사람으로 상대가 제한된다. 부모님의 1차 필터링이 끝난 사람들 중 연애 상대를 고를 수 있으며, 취미가 비슷하거나 대화에 호의적인 경우 연애로 이어진다. 주변 사람들과 많이 연관되어 있는 관계로 그들은 늘 점잖은 데이트를 한다. 정장만 입고 만나는 느낌이랄까. 적당하긴 한데, 그냥 그 적당함이 전부다. 둘 사이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혼자 봉합하려 하다 지치는 경우가 많다.

- 보호자 찾기
매뉴얼을 통해 몇 번 이야기 했던 '정신적 독립'을 아직 하지 못한 대원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녀들은 상대에게 약간의 리더십만 보여도 연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의 늘 확인 받으려 하는 모습과 자신을 이끌어 주길 바라는 모습에 상대는 부담을 느낀다. 물론 연인이라면 그럴 수 있어야 하는 거지만, 이 경우는 일방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쪽이 계속 기대는 것에 지친 상대는 "왜? 또 뭐?" 등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이쪽은 배신감과 실망감에 멘붕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적는 것보다, 차라리 이 분류에 대해선 따로 매뉴얼을 발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기선 분류가 중요한 게 아니니 '안정감'과 '조건', '칭찬' 등이 포함된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하기로 하자. 

여하튼 진심이 없는 만남은 가짜 꽃과 같아서, 멀리서 볼 땐 잘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면 눈치 챌 수 있게 된다. 처음엔 그럴듯하게 보이니 계속 만나기야 하지만, 그렇게 만나 보아도 '확신'이 생기지 않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이렇듯 관계가 끝에서 항상 엎질러지니, 지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외국인과 외국어로 어려움 없이 대화하고 싶다면, 우선 외국어를 익혀야 하지 않겠는가. 익히는 과정에서 실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 실수할까 두려워 입을 닫아선 안 되는 것이고 말이다. 또, 현재 외국어를 잘 못하면 못 한다고 시인을 해야지, 잘 하는 척 허풍을 떨었다간 들킬까 두려워 마음만 졸이게 되는 법 아닌가. 이 말을, '표현'과 '착한 여자'에 연관해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두근거림'이라는 수정과정 없이 낳은 관계에선 '확신'이 태어나지 않는다.



▲ 오늘의 미션 - 이성과 10분 이상 대화하기. 대화할 이성이 없다면, 아 잠깐, 눈물 좀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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