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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애교 없는 여자의 연애가 건조해지는 이유는?

by 무한 2012. 10. 11.

애교 없는 여자의 연애가 건조해지는 이유는?
지금까지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를 만난 사람 중 외할머니를 제외하곤 다들 녀석의 애교에 넘어갔다. 얼굴을 보면 발랑 누워서 배를 보이고, 잠깐이라도 자기에게 관심을 안 두는 것 같으면 슬그머니 다리에 턱을 올리며, 만져달라고 코로 툭툭 치기도 하는 간디. 강아지의 애교에 아직 적응이 안 되신 외할머니께서만

"으힉, 이거 뭐야. 저리 가. 드럽게 왜 콧물을 묻혀!"


라며 질색을 하실 뿐, 나머지 사람들은 이런 애교쟁이 강아지를 본 적 없다며 음식으로 보답을 해 주려고 간식거리를 찾는다.

그런데 만약 간디에게 저런 애교가 없다면 어떨까? 누군가 집에 들어와도 휙 한 번 쳐다 볼 뿐이며, 알아서 혼자 놀고, 밥이나 배변 등의 용무가 있을 때에만 다가와서 몇 번 짖고 만다면? 얼마간은 그 시니컬함이 매력적으로 보일 지도 모르지만, 아마 그 '애교 실종'은 머지않아 '내가 얘를 왜 키우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애교 없는 여자의 연애가 무미건조해지는 이유도 그와 비슷하다. 오늘은 '애교 없는 여자'와 이별한 남성대원들이 보낸 사연을 토대로 그 대처법을 살펴보자.


1. 부품이야?


솔로부대원이라면 스스로 서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 누군가가 잘해주면 화장실까지 쫓아다니려고 하고, 혼자 힘으로 서지 못해 늘 기댈 곳을 찾는 중이라면, 연애를 하더라도 상대를 금방 지치게 할 테니 말이다. 그게 맞긴 맞는데,

연애를 시작한 후에도 계속 혼자 서 있기만 하면 문제가 생긴다. 지난 매뉴얼 [무뚝뚝한 여자가 알아야 할 애교의 ABC]에서 한 말을 기억하는가?

특별히 먹고 싶은 것 없고, 알아서 버스타고 갈 수 있고, 도움 받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고, 몸이 아프지만 좀 쉬면 괜찮아지니 신경 쓸 것 없고, 어디서 만날 건지는 상대 편한 대로 하면 되고, 시간이 늦었으니 만나는 건 다음에 하고, 이럴 거면 뭐 하러 남자를 만나고, 연애하려 하는 건가? 그냥 혼자 살지.

- '무뚝뚝한 여자가 알아야 할 애교의 ABC' 중에서


이처럼 상대에게 피해나 부담을 주거나 받는 것을 싫어하며, 자존심이 상하거나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싶지도 않아 홀로 서있다 보면, 둘의 관계는 사무적이 되고 만다. 깔끔함은 있지만 끈끈함이 없는 관계 말이다.

(전화통화)
여자 - 여보세요?
남자 - 뭐해?
여자 - 그냥 있어. 왜?


(데이트신청)
남자 - 7시에 끝나지? 회사 앞으로 갈게 밥 먹자.
여자 - 뭐 먹을 건데?


연인끼리 꼭 용건이 있을 때에만 전화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데이트 계획을 모두 세운 후에 채점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위와 같이 사무적인 응대를 하는 대원들이 있다. 만나서 밥을 먹는 중에도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통화하느라 상대를 그냥 방치해 두고, 자기 불만은 3시간 동안 말하면서 상대의 불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묻지 않는 대원들. 그런 여자와 연애를 한 어느 남성대원은

"전 그냥 그 사람 인생의 어느 부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부품 중에, 빠져도 돌아가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는 그런 부품이요."


라는 이야기를 했다. 남자친구가 수영을 배울까 생각 중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왜 수영을 배우려고 하는 건지 묻지도 않는 여자. 이건 '애교' 차원을 벗어나 아예 상대에 대한 '애정'이 없는 거다. 혹 연애하다 잘못 되었을 때 마음에 상처 입기 싫어 보호필름을 붙이고 있는 거라면, 즉시 그 보호필름 떼고 만나길 권한다. 마음에 보호필름 붙인 상태로 연애하며 행복이 어쩌고, 결혼이 어쩌고 하는 건, 간식으로 도너츠 세 개씩 먹으면서 다이어트 하는 중이라는 소리일 뿐이다.


2. 솔직함 좋고, 논리도 좋다. 그런데


아닌 거 아니라고 말 한 것일 뿐이고, 없는 얘기 한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딱 그 입장이 되어 어느 여자사람과 대화를 나눠 볼 테니, 읽은 뒤 느낌이 어떤지 천천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1)
여자 - 혹시 그 얘기 알아? 어느 도인과 새 얘기.
무한 - 응 알아.
여자 - 이 얘기 맞아? 어느 할아버지 어깨에 새가 앉아 있었는데…
무한 - 어. 할아버지 깜짝 놀란 거. 아는 얘기야.

(2)
여자 - 근데 너 조금 직선적으로 얘기할 때가 많은 것 같아. 
무한 - 직선적? 어떤 부분이?
여자 - 음, 그냥 전체적으로 좀 그래. 듣는 나를 좀 더 배려해 줬으면 좋겠는데.
무한 - 직선적이라기보다는 솔직한 거지. 일부러 심한 말을 하거나 그런 적은 없어.
여자 - 솔직한 얘기라도, 나는 너에게 말하기 전에 몇 번 생각하거든, 상처가 될까봐.
무한 - 지금 내가 생각 없이 말한다는 소리야? 
여자 -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좀 더 부드럽게 말해 줄 수도 있잖아. 
무한 - 그건 내 스타일이지. 서로 스타일이 다른 건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대의 논리대로라면, 위의 대화에서 내가 잘못한 것은 없다. 아는 얘기를 아는 얘기라고 한 것뿐이고, 성격을 고치라는 상대에게 서로 다름을 인정하라고 말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혹시 저 대화에서 꽉 막힌데다가 재미도 없고, 정이 뚝뚝 떨어지게 말하는 남자가 보이지 않는가? 내가 저 대화에서

(1)
아, 그 할아버지 놀란 얘기? 하하. 그거 알지. 너도 컬투쇼 들어?

(2)
음, 이 얘기를 꺼내기 전에도 몇 번 할까 말까 생각했던 거지?
미안해. 성격상 결론부터 말하다 보니까 날카로운 말도 막 했었나봐.
혹시 습관적으로 내가 그런 얘기를 다시 하면 지적해줘. 노력할게.


라고 대답했다면 어땠을까? 'And you?'로 리액션 하며 대화를 풍성하게 만들고, 상대의 지적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저 얘기를 꺼내기까지 고민했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렸다면?

타협을 하려 얘기를 꺼낼 때마다 그게 둘 사이의 전쟁으로 번지면, 대화를 '포기'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리액션 없는 상대와의 대화는, 이인용 자전거를 혼자 끌고 가는 것처럼 힘겹게 느껴질 것이고 말이다. 전투에선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지는, 그런 바보짓은 하지 말길 바란다.


3. 말로 하기 쑥스러우면 행동으로라도!


마음속엔 이십 년 넘게 묵은 여우가 한 마리 살고 있는데, 그걸 밖으로 내 보이면 왠지 시공간을 오그라트릴 것 같아서 꾹꾹 숨겨 놓고 있는 대원들도 있다. 그 대원들에게 어색함을 온 몸으로 견디며 여우를 꺼내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여우를 감추고자 본심과 반대의 말을 꺼내진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아 정마알~?"


대신 

"됐어."


라고 말하진 말란 얘기다. 어느 남성대원이 여자친구와 길을 가다가, 공원에서 촛불이벤트를 하고 있는 커플을 봤다고 한다. 그 모습을 여자친구가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기에, 그는 저런 건 비교도 안 될 이벤트를 열어줄 테니까 기대하라는 얘기를 했다. 그러자 여자친구는 

"아 됐어. 이벤트를 뭐 하러 해. 다 돈 낭빈데."


라고 답했다.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차라리 좋았을 텐데, 본심과는 다른 얘기를 꺼내 산통을 깬 것이다. 선물을 받고도 기쁜 내색을 할 줄 모르는 여자, 칭찬을 아끼는 여자, 바라는 것처럼 말 꺼내 놓고 정작 상대가 주려고 하면 엎드려 절 안 받는다며 거절 하는 여자가 되진 말길 바란다. 그 행동들로 인해 남자의 능동적인 모습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면, 나중엔 결국 수동적인 모습만 잔뜩 남아 있을 것이다.

하나 더. 말로 하기 쑥스러우면 행동으로라도 마음을 표현하자. 남자친구가 손을 내밀기 전에 자신이 먼저 팔짱을 낀다고 세상 무너지는 거 아니다. 길을 걸을 때 무슨 군인 둘이 걷는 것처럼 열만 맞춰서 걷고, 기대면 체포라도 되는 사람처럼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앉아 있기만 하면 곤란하다. 함께 걸을 때 슬그머니 끼는 팔짱, 그 행동이 남자의 보호본능과 책임감을 무럭무럭 자라나게 한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애정표현을 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 중요한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선 친구들과 웃고 떠들 여유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대원들에겐 옆자리에 앉은 남자친구와 번갈아 운전을 하란 얘기를 해주고 싶다. 졸려서 눈이 감기는 데도 불구하고 혼자 운전(연애)을 하지 말고, 그럴 땐 남자친구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눈을 좀 붙이자. 두 사람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대화했고, 또 상대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룻밤만 자면 후라이데이다. 힘내서 넘어보자 목요일!



"나에 대해 뭘 안다고."라고 말하기 전에, 상대에게 내가 누군지를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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