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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지인 중 하나는 삼십대 중반인데, 아직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좋아했던 한 여자에게 함몰되어 있습니다. 지인의 전화번호 뒷자리는 그녀의 생일이고, 메일주소는 그녀가 사용하던 닉네임에서 따 온 것이며, 108배나 새벽기도 하듯 그녀의 SNS를 찾아갑니다. 지인에게 신앙이 되어버린 그녀는, 몇 년 전 결혼해서 잘 사는 중이고 말입니다.

 

이건 좋게 말하자면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스토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나쁘게 말하자면 껍데기만 남아 있는 관계를 박제해두고 종교로 삼은 것과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스토리가 영화나 소설에 나오면 아무도 만나지 않으며 오로지 상대방만 기다리곤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닙니다. 지인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끌려 매달린 적도 있고, 또 몇몇 이성들과 연애를 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는 지인이 너무 힘들다며 고민을 털어 놓길래, 저는

 

"난 네가 그러는 게 '미완'으로 남은 것에 대한 미련을 박제해 놓은 거라 생각한다.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우다가 말았던 사람이 종종 '내가 계속 피아노를 배웠더라면….'이라는 생각에 빠지는 것처럼 말이다. 정말 피아노가 배우고 싶은 거라면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피아노를 배우지 않겠냐. 하지만 그러진 않고 '과거에 그랬더라면'이라는 불가능을 매만지기만 하는 건, 일종의 도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네가 다른 사람에게 빠졌을 땐 언제 그녀를 그리워했냐는 듯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상대와 잘 지내지 않냐. 넌 '다른 사람을 만나 봐도 결국 그녀가 생각나서 안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긴 하지만, 누군가와 만나 아무 문제가 없을 땐 그런 소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러다 문제나 갈등이 생겼을 때, 어쩌면 그 관계에 대한 모든 책임을 내려두고 도피하기 위해 '그녀'로 다시 회귀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인은 고개를 가로저었고, 동시에 지인으로부터

 

"그녀에 대한 내 감정에 대해 네가 뭘 아냐."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시 제 좌우명이 '나나 잘 하자.'였는데, 그걸 못 지키곤 또 문제를 만들어 낸 겁니다.

 

 

1. 수호씨의 사연을 다루며 드리고 싶은 말들.

 

그래서 사실 이 사연의 주인공인 수호씨의 이야기도 그냥 넘기고 싶었습니다. 수호씨의 사연은 이미 예전에 한 번 다룬 적 있는데다가, 제가 느끼는 수호씨의 감정변화가 아래와 같았기 때문입니다.

 

'좀 과하다고 생각되는 예절을 갖춘 첫 모습 -> 짓밟혔다고 생각해 폭발.'

 

이런 경우, 대개 처음엔 저를 완전한 아군이라 생각하며 120%의 예절과 친절을 갖춰 대합니다. 하지만 뭔가 하나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면, 뒤에서 총을 쏴버리는 것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렬한 호감과 믿음이, 순식간에 그만큼의 증오와 분노로 변하는 거라고 할까요.

 

뭐, 저기까진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저도 수년 간 사연을 다루며 복근이 탄탄해질 대로 탄탄해졌으니 말입니다. 정말 무서운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나는데, 그건 바로

 

ⓐ 당신에게 사과를 들어야겠다.

ⓑ 생각해 보니 당신 말이 맞는 것 같다. 

ⓒ 아니다. 당신의 생각이 틀렸던 거다.

ⓓ 당신이 내 말을 인정해야 한다.

ⓔ 이제 보니 당신과의 관계도 내가 망쳤다. 

ⓕ 당신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 

ⓖ 당신은 어떤 답이라도 나에게 해줘야 한다.

ⓗ 당신이 날 진심으로 용서해주지 않아 난 사는 게 힘들다.

ⓘ 날 무시하는 당신을 부숴버리겠다.

 

위와 같은 '후폭풍'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저런 감정의 파도를 탈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가도 다시 잠잠해지거나 스스로 답을 구하기 마련인데, 위와 같은 경우엔 '상대에게 확인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꽂혀 쓰나미로 변하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제가 수호씨의 사연을 다룰 경우, 이제 수호씨의 포커스는 상대가 아닌 저에게로 옮겨 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상대에게 집착을 하던 어느 대원의 사연을 다룰 경우, 그 대원의 포커스가 저에게로 옮겨 와 제발 한 줄의 대답이라도 더 해달라고 집착하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연을 다루는 건, 저 역시 여린마음을 가진 까닭에 수호씨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적어두겠습니다. 단, 다음의 조건을 두고 싶습니다. 저는 수호씨와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없고, 수호씨가 기대더라도 받아주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아래의 이야기를 읽어보시면 알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2. 함께 한 시간과 노력과 추억이 없는 관계는, 관계가 아닙니다.

 

저는 수호씨가 가진 '친구'에 대한 의미를 폄하하려는 게 아닙니다. 수호씨와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그 친구들이 수호씨에게 정말 소중하며, 이제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그들과의 관계를 복원한 채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하면 저는 찬성합니다. 수호씨의 그 생각도 존중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어릴 적 한두 해 같은 반에서 지낸 관계를 두고, 그들이 수호씨 인간관계 복원의 마스터키라도 가지고 있는 듯 생각하는 건, 수호씨가 상상으로 만든 옷을 들고 가 그들에게 입어달라고 하는 게 아닐까요?

 

"저는 친구관계가 주는 행복을 너무 늦은 나이에 깨달아 버렸습니다."

 

뭔가를 깨달았으면 앞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거지, 뒤로 돌아가 남들에게 맡겨놓은 걸 달라는 듯 행동하면 안 되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A라는 사람은 고등학교 졸업 후 거의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서른쯤 되어 사람이 주는 위안과 기쁨을 발견하게 되었고, 과거에 스쳐갔던 인연 중 아직까지 연이 닿아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복원하려 했습니다.

 

A는 고등학교 동창회도 나갔습니다. 가서 1학년 때 짝꿍이었던 친구도 만났고, 2학년 때 짝사랑했던 상대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A를 반겨주며 안부를 물었고, 전화번호를 교환하며 앞으로는 연락하고 지내자는 말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은 후, 수호씨에겐 어떤 생각이 듭니까? 이제 A는 성공적으로 관계의 복원을 마쳤으니, 앞으로 진한 우정을 누리며 그 동창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것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수호씨는 정말 순진하고 낭만적이며 대책 없이 몽상만 하고 있는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단언컨대 저들 중 그 어떤 누구도, A가 오늘 당장 사고를 당해 오늘내일 한다고 해도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병실을 지켜주진 않을 겁니다. 물론, 참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하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왜? 함께 한 시간과 노력과 추억이 없으니까.

 

저들은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동창회에 나온 겁니다. 그냥 외로워서 나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물건을 팔러 온 사람도 있을 것이며, 호기심에 나온 사람, 아니면 과거에 좋아했던 사람이 나온다고 하니 얼굴을 보려고 나온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A가 그 자리에 참석하면 다들 악수하고 반갑다고 말하겠지만, 그게 정말 진심으로 반가워하며 전과 달리 앞으로는 둘 도 없는 친구로 지내자는 뜻은 아니란 얘깁니다.

 

저는 수호씨가 말하는 '관계 복원'이라는 말에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원'이라는 말을 쓰려면 그 의미를 '다시 연락을 하고 지내는 사이가 될 수 있다는 것'정도로 써야지, 그들에게 10년 치, 15년 치의 우정을 요구해선 안 됩니다. 얼굴 보고 지내온 시간이 2년이라면 이름마저 잊고 지내온 시간은 10년인데, 거기에서 죽마고우의 우정을 찾고 있으면 곤란한 것 아니겠습니까? 바로 이러 수호씨의 착각이, 이번 사건을 발생시킨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3. 수호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가 잘못된 건 아닙니다.

 

수호씨는 현재 제게 120%의 호감과 애정을 표현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는 수호씨가 좋지 않습니다. 이렇다면, 저는 뭔가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이며 나쁜 사람인 걸까요?

 

수호씨가 호감과 애정을 표현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그것에 응답하거나 보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수호씨와 과거에 가깝게 지낸 것도 아니며 그저 '같은 반'이라는 이름으로 교실을 공유했던 거라면, 상대가 수호씨의 연락에 답장을 안 해도 이상한 게 아닙니다. 그건 당연한 겁니다. 동창회에서야 몇 마디 나눌 수 있겠지만, 그 후 계속 연락을 하면 '답장 없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있는 겁니다.

 

상대가 수호씨의 계속되는 연락에 시달리다 보낸 답장을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너와 이런 얘기까지 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의문이네. 뭘 했다고 절교 얘기가 나오지? 그리고 내가 네 문자에 일일이 답장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나 싶다."

 

전혀 틀리거나 잘못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도 당연한 반응입니다.

 

"저는 상대가 저를 싫어해서 답을 안 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랬던 건데…."

 

상대가 수호씨를 싫어해도 이상할 게 없는 겁니다. 수호씨는, 자신이 호감을 가지고 대하는 중인데 왜 상대는 수호씨에 대해 알지도 못 하면서 싫어하냐고 묻고 싶으십니까? 그럼 저는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호감을 가지고 다가오는 누군가가 있으면 그 사람에 대해 다 알 때까지 겪어야 하며, 이후 다 겪고 난 후 좋다 싫다를 표현해야 하는 겁니까?

 

"저에겐 그렇게 연락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용기를 내서 안부를 물었던 겁니다. 답장이 올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오지 않았습니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제 기분 나쁘라고 일부러 읽곤 답장 안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다음 문자에도 답이 없어서 저는 정말 괴로웠습니다. 문제가 있는 거라면 말해달라고 했지만 역시 답이 없었고, 저는 화가 났습니다."

 

상대의 반응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수호씨가 하는 말은 전부 이상합니다. 상대는 수호씨의 무엇입니까? 동창? 옛 친구?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들이 수호씨의 친하게 지내려는 노력에 다 화답해야 하며 긍정적인 반응만을 보여야 합니까? 수호씨는 현재 일하고 계신 곳에서도 모든 직원들과 가깝게 지내십니까? 아니면, '남'이 아닌 '가족'들과는 좋은 관계를 맺은 채 지내고 계십니까? 이 물음에 '네'라고 대답할 수 있으십니까? 그렇게 대답할 수 없다면,

 

왜 정작 현재 가장 가까이 있으며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과는 못 맺는 관계를, 먼 곳에서 그동안 잊고 살던 이들과 맺을 수 있길 기대하고 계신 겁니까?

 

상대의 입장에서 보자면 수호씨의 논리는 막무가네입니다. 수호씨는 '관계 복원', '옛 친구'등의 키워드를 앞세우지만, 그들이 느끼기에 그건 뜬금없이 나타나 맡겨 놓았다는 듯 우정을 요구하는 것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앞으로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도 할 수 없으니 그저 눈치 채길 바라며 대답을 안 하는 건데, 수호씨는 계속해서

 

-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한 건데 답이 없으니 걱정된다.

- 나를 싫어하는 거라면, 왜 나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이유만이라도 알려 달라.

- 이게 절교선언이라 해도, 이렇게 아무 말 없이 관계를 끊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맙니다. 수호씨는 '옛 친구'라는 것에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고 계신데, 그 의미부여가 저런 용도로 쓰인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연락 했는데 답이 없다고 '절교' 운운 하실 거면, 관계 복원이고 복구고 그냥 그대로 놔두고 들춰보지 않는 게 더 나은 것 아니겠습니까?

 

 

4. '친구관계가 주는 행복'은 온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호씨가 발견해내고 복원 중이라는 '친구관계가 주는 행복'에 찬물을 끼얹고 싶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수호씨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저는 수호씨에게,

 

ⓐ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베푸는 친절을 우정과 오해하신 건 아닙니까?

ⓑ 친구관계가 주는 행복을 느끼셨다면, 왜 돌보기보단 계속 더 발굴하길 원하시는 겁니까?

ⓒ 나이가 들어 사람들 사이에 많은 필터링이 되는 까닭에, 그렇게 느끼시는 건 아닙니까?

 

하는 질문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수호씨가 '옛 친구'라는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것들을 보면, 제가 20년간 우정을 지켜온 친구에게 기대하는 것들보다 더 큽니다. 제 경우, 바보 같은 짓을 함께 하고 쓸데없는 일들로 같이 시간을 죽이기도 했던 오랜 친구가 있어도 그에게 격일로 연락하며 그가 제 고민을 다 들어주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호씨는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가 조금 친근함을 표시하면 아예 그에게 기대버리지 않습니까?

 

사실 이런 부분은, 지금 우리가 이렇게 말로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학창시절을 보내거나 또는 사회생활을 하며 겪었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믿었던 친구가 내 뒷담화를 한다든지, 나는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더 친한 친구가 따로 있었다든지, 아니면 오랜 시간 어울렸는데 새 친구가 나타나자 그 둘이 더 어울린다든지, 연애나 결혼을 한 이후로 점점 멀어지는 걸 느낀다든지, 형제보다 더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내 어려움을 모른 척 한다든지, 함께 할 때 무서울 게 없었던 친구와 돈 때문에 멀어진다든지, 뭐 이런 경험들을 하며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들이 거의 없는 수호씨는, 나이가 든 이후 친구들이 보이는 배려와 친절에 진한 감동만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건, 이제 서로 다 어른이고 하니 더 조심하고, 또 직설적인 얘기를 하기 보다는 필터링을 거쳐서 이야기 하며, 굳이 잘라내지 않고 저 구석에 '친구'라는 이름표를 붙인 채 둬도 문제가 없기에 그렇게 지내는 걸 오해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수호씨를 별명으로 부른다든가, 싸우려 든다든가, 권력관계를 형성해 함부로 대한다든가 하는 친구들이 없지 않습니까? 혹 과거에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은 좀 더 젠틀한 모습으로 대하고, 별로 안 친했어도 '나중에 술 한 잔 하자' 등의 이야기를 하며 사이가 좋은 것처럼 행동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제가 친구나 우정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채 아무도 믿지 말란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친구나 우정이 수호씨의 삶을 책임져 줄 순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이번 일이 있었을 때 수호씨는 다른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그가 도와주길 바라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그는 수호씨가 만나자는 것도 피했고, 계속해서 같은 얘기를 반복하며 확인을 받으려는 수호씨에게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수호씨가 계속 그래버리면, 상대가 정말 박애정신을 가진 채 친구의 삶마저 감당해 내려는 사람이 아닌 경우, 수호씨를 무시하게 되거나 귀찮아하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그에게 세 번만 더

 

"우리 친구 맞지? 우리 친구지?"

 

하는 질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우리가 친구인 건 맞는데, 네 일은 좀 네가 해결했으면 좋겠다."라는 대답이 돌아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 친구 맞지?'하는 얘기를 하며 부탁을 늘어놓거나 위안만 받으려고 하면, 그 관계가 문 닫는 건 시간문제 입니다. 그건 늘 어디 갈 때 친구 차를 얻어 타려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그런 의존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시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수호씨와 제가 오늘부터 만나 매일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를 다독인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겁니다. 잠깐의 위안은 될 수 있겠지만, 결국 수호씨는 수호씨의 자리에서, 저는 제 자리에서 각자의 몫을 담당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수호씨가 제게 기대려 한다면, 그건 가던 길을 멈추고 휴게소에 눌러 앉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인관계는 나무입니다. 처음엔 묘목이라 물을 주고 돌보게 되지만, 이후 크게 자라 아름드리가 되고 잎도 무성하면, 가끔 그 그늘에서 쉬어갈 수 있습니다. 비를 피할 수도 있고 말입니다. 그런데 수호씨는 누군가가 잠시 제공한 그늘에 반해, 그간 돌보지 않고 방치해둔 묘목들에 자꾸 기대려 드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자연히 그 어린 나무는 부러지고 마는 것이고 말입니다.

 

어떤 관계가 시작되었다면, 되도록 아무 기대 없이, 그저 공양하듯 돌보는 게 수호씨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해를 더해 나이테가 늘어 가면 그때는 잠시 기대거나 쉴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관계 복구'라는 명분을 내세운 채

 

"우리 친구 맞지? 우리 친구지?"

 

따위의 이야기만 하고 있으면 묘목들마저 다 뿌리 뽑히거나 부러지고 말 것입니다. 또, 그렇게 뿌리 뽑거나 부러뜨려 놓고,

 

"제가 죽기 전 한 번만이라도, 그녀를 보고 싶습니다."

 

라며 까닭 없이 절박해지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둘이 밥 한 끼 먹은 적 있습니까? 상대의 생일은 아십니까? 3분 이상 전화통화 한 적 있습니까? 편지를 주고받은 적 있습니까? 상대가 어느 학교 나왔는지 아십니까? 가족관계는 아십니까? 현재 하는 일은 아십니까? 무슨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 아십니까? 이 질문에 수호씨는 하나도 대답할 수 없지 않으십니까? 그럼 수호씨는 그녀를 모르는 겁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동창회에서 한 번 본 이후로 '죽기 전에….'라며 절박해 하시는 겁니까? 또, 원래 뭔가가 있다가 없어진 것도 아닌데 대체 뭘 복원하신다는 겁니까?

 

다른 이성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과거에 좋아했던 건 좋아했던 거고, 지금은 지금입니다. 각주구검이란 말 아시지 않습니까? 흘러간 건 흘러간 겁니다. 어떻게 스쳐갔던 모든 사람들과 관계를 다시 이어 좋은 사이로 지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다 수호씨에게 관심이나 호감을 가지고 살 수 있겠습니까. 역시나 또, 과거에 그냥 알고 지내던 사이였을 뿐인데 어떻게 지금 와서 다시 연락한다고 '친한 사이'가 될 수 있겠습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수호씨 마음만 마음 대로 아프고 발굴해내는 것 없이 오히려 상대에게 이상하고 무서운 사람으로 여겨지고 마는 겁니다.

 

중요한 건 '지금' 그리고 '여기'입니다. 수호씨가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못 하고 있는 걸, 그저 친구나 우정과 관련된 곳으로 도피해 찾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만나는,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과 먼저 그런 관계를 형성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가능해야 '옛 친구'와의 좋은 관계 형성도 가능한 것이니 말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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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護2015.12.14 04: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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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입니다만......
사건 자체는 지난 여름에 있었던 일인데요. 그 이후로 제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몇 달째 시달려 오다가 결국 무한님께 사연을 보내기에 이르렀는데, 제 사연을 매뉴얼로 다뤄 주셨네요. 변명을 길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잘못을 저질렀고, 그에 따르는 비난은 달게 받아야겠지요.
사실 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는 그냥 놓아버리면 되는데, 저는 자꾸만 집착을 하게 되어서 상대에게 피해만 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거절당할지 모른다', '버림받을지 모른다'에 대한 공포가 남들의 몇 배는 되거든요. 지난 2009년에 집 나간 누나에게 배신을 당한 이후로 이런 경향이 특히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고치려고 해도 잘 안되네요.
요즘은 친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친구 맞지?' 같은 질문은 친구 관계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만뒀고요. 무한님이 같은 질문을 세 번은 더 해보라고 하시는데, 하고 싶지가 않네요.

얼음이 녹는 계절에는 여러 가지 사고가 일어나기 쉽지요. 저도 얼어붙었던 마음이 나이 들어 뒤늦게 녹으면서 이전에는 원하지 않았던 친밀한 관계를 원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꾸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의 해빙기라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쓰다 보니 변명이 길어진 것 같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2015년도 얼마 안 남았네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주변의 인연을 소중히 하시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연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럼 전 이만......

하루살이2015.12.14 09: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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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에 여러 사고가 일어나긴 한다지만, 얼음이 녹아야 생명이 시작되잖아요^^ '역시 안되는 거였나..'하고 다시 마음 꽝꽝 얼리지 않으셨음 해요.

별꽃소녀2015.12.14 18: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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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 비유가 좋네요. 어떤건지 듣자마자 바로 이해가 되요. 그래도 너무 자책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기억안나2015.12.15 04: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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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냉탕과온탕을 오가는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에요.힘드시면 심리치료를 권해봅니다.
남들보다 상처가 많고 아프다라는건 남들이 이해해야할 부분이란 말은 아니에요.
남들도 다 아프고 상처가 많답니다.
누나가 집나가 배신당했다라든가 하는것은 아픈일이지만 그것이 곧 남들이 수호님을 특별히 여기며 받아줘야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아요.
모두가 아프며 성장한답니다.
수호님.댓글쓰신 분들이 님을 비난하는게 아니고 그러한 부분들을 알았으면 해서 조언도 해주고 자신의 케이스도 이야기 해주는거랍니다.
더 큰 성장을 기원합니다.

lyric2015.12.17 18: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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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님과 비슷한 경험을 해본 입장에서 댓글 답니다.
현재도 가끔씩 좋은 사람을 보게되면 저도 모르게 정신적으로 매달리는 예전습관이나와서 곤욕스러울때가 많은 사람입니다.
어릴적부터 완전히 차려지지않은 밥상엔 숟가락을 올리지 않아 버릇해서 인간관계의 시도횟수도 굉장히 적었고 그상태로 나이만 먹어버렸더랬죠. 그래도 이대로는 도저히 외로워 살수없겠다해서 이런저런 인간관계를 시도하고 그와중에 내 감정대로 하고싶은대로 다해보면서 이리저리 욕먹고 괄시당하고 미친사람 취급당하고 뼈아픈이별도 해보고 나니깐 어느정도 느껴지는게 내스스로 아무리 좋은사람이라 생각하고 "내 의도는 그게 아닌데.." 라고 해도 당하는 상대방이 부담스럽거나 버겁다면 그것은 절대 좋은 감정표현법이라고 볼수없다 생각합니다.
아마 특히나 이해하기 힘드실겁니다. 나는 단지 관심의 표현이고 상대와 친하게 지내고싶고 우정을 나누고싶고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을뿐인데 왜 상대는 나에게 이런 모욕적인 대우를 하는것일까 화가나고 어이가없으실겁니다.
냉정하게 보셔야합니다. 인정해야될부분은 현재의 나는 "미숙하다"
입니다. 게임으로 치자면 저레벨의 플레이어입니다. 나름대로 사회생활과 다양한 인간관계를 거쳐온 상대는 고레벨 플레이어이구요.
물론 고렙과 저렙이 친구가 될수 있습니다. 다만 고렙과 고렙이 서로 친구가 되는방식과는 약간 다릅니다. 거기다 사람마다 성향이 있습니다. 어떤사람은 들러붙는거 질색인 사람도 있을수있고 어떤사람은 알려주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수있고 어떤사람은 권위적일수도 있습니다. 흔치않지만 오히려 수호님이 그렇게 행동했을때 애정있게 다 받아줄수있는 사람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치만 보통은 상대에게 무언가 갈구하는것은 상대가 당신을 플라토닉적사랑(부모의사랑)으로 보살피지않는한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호님의 인생이 오답이라곤 할수없습니다.
글쓰신걸봤을땐 어떤부분에선 굉장히 자기스스로를 잘 파악하고 있는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또다른 문화에선 오히려 수호님같은 성격이 보편적일수도 있습니다. 만화인 원피스만 보더라도 우리말대로 따지면 정신병자 투성이잖습니까? 대뜸 동료시키는 루피라던가 여색인 상디라던가 돈밝히는 나미라던가 칼덕후 조로라던가..
그런 문화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분명 수호님도 주인공측에 속할수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곳은 현실이며 한국입니다.
동방예의지국이며 매너가 있는 사회이지요.
로마에선 로마법을

lyric2015.12.17 18: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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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고 한국에선 한국의 사회에 적응하는것이 필요합니다.
정맘에 안들면 수호님과 같은 성격이 많은 문화권으로 떠나야합니다.
차근차근 레벨업하시기 바랍니다.
수호님같은 고민하고 지내는 친구들 엄청 많습니다.
수준의 차이일뿐이지 저또한 늘상 비슷한 고민하고 지내고있습니다.
자립심을 기르시고, 사람들에게 매력을 얻기위한 방법을 연구하시고, 실천하시고, 어쩌다 기회다 싶으면 갈때까지 부딫혀보십쇼(범죄는 되도록 추천하지않습니다) 그렇게 이리저리 깎여나가시다보면
어느정도 이해되실겁니다. 힘내십쇼

지갑에 imf2016.03.11 15: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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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 따스한 햇살이 얼음위를 비추지만, 녹는데 꽤나 오래 걸리고, 그 때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거나 구름에 햇살이 가려지면, 따뜻해졌다 상대적으로 더 춥게되죠.
수호님이 그런 시기를 겪고 계시지 않나 싶습니다.
저 또한 비슷한 입장이에요. 제가 이제 대학생이지만, 초 중 고 친구들을 밥친구,통학친구 정도로 인식했었거든요.
먼저 주변 사람들에 다가가 부담없이 연습하시며 가까워지시는게 어떨까요?
ㅎㅎ.. 넘 뻔한말이란걸 알지만, 잘 됬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경우는 모르는 사람이어도 괜히 말 붙여보며 연습을 조금씩 해왔는데, 그렇게해서 꽤 친하게 지내는 분들도 있구요.
화이팅

보노보노2015.12.14 05: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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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 수호씨.... 왠지 경계성 인격장애같은데...
https://namu.wiki/w/%EA%B2%BD%EA%B3%84%EC%84%A0%20%EC%84%B1%EA%B2%A9%EC%9E%A5%EC%95%A0

혹시 시간되시면 읽어보세요.
그리고 왠지 수호씨가 무한님한테까지 뭐라고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드네요 ㅠㅠ

보노보노2015.12.14 05: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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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 수호씨.... 왠지 경계성 인격장애같은데...
https://namu.wiki/w/%EA%B2%BD%EA%B3%84%EC%84%A0%20%EC%84%B1%EA%B2%A9%EC%9E%A5%EC%95%A0

혹시 시간되시면 읽어보세요.
그리고 왠지 수호씨가 무한님한테까지 뭐라고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드네요 ㅠㅠ

2015.12.14 21: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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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전문 상담사가 아니어서 진단을 내릴 순 없지만, 저도 내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인지행동치료 등의 도움을 받는 방향도 염두에 두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실제 질환이든 아니든, 힘듦을 이겨내고 사연 보내주시고, 나아지려고 하시는 노력에 응원 보냅니다.

송다겸2015.12.14 07: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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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아니라 대인관계 에서는 돈명성 권력도 따진답니다. 몇개라도 얻으려고 노력 해야 할듯
-부산등대콜-

ㅠㅠ2015.12.14 09: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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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참 전부터 고민하던 것에 좋은 조언이 되는 글이네요..ㅠㅠ 전 저만 너무 이상한 것 깉았어서 너무 힘들었는데... 저도 이제 슬슬 독립된 나무로 서가는 중인데, 아직도 힘들답니다ㅎㅎ 너무 힘들어서 무한님 같은 분에게 저도 사연 보내볼까 했는데...;; 마침 이렇게 딱 사연이 나오다니요ㅎㅎ 용기있게 자신의 내밀한 사연상담을 공개해주신 수호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한님께도 너무나 감사드려요ㅠ 저도 앞으로 다시금 박차 나가볼게요. 너무 좋은 조언 듣고 갑니다.
꼭 행복하세요 :)

992015.12.14 1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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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요...어딘가 털어놓기도 힘들고
그런얘기를 하면 또 타인에게 너무기대는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들어
혼자끙끙 앓기만하고 있었는데 이글이 너무반갑네요!
주변 친구들을보면 저혼자만 이런문제를 고민하나?하는생각이드는데
누군가도 저와같은 고민을하고 이렇게 좋은말을많이해주니 다시한번 힘을내보려구요^^

아마그럴껄2015.12.14 1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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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매뉴얼은 당사자에게는 좀 독하게 느껴질 듯 하네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새우튀김2015.12.14 20: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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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수호씨! 기억하고 있어요 ㅋㅋ전자두뇌 수호씨
동창회 오랜만에 나가서 그렇게 저돌적(?)이시면 동창들이 오해 할 수도있어욬ㅋㅋ 예를 들면 다단계나 보험같은거....? 물론 수호씨는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니지만!
지나친 관심은 부담, 적당한 온도 찾기가 쉽지 않죸ㅋ
마치 한겨울 샤워할때의 온도 찾듯이...

iceversa2015.12.14 21: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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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와서 읽는데 참좋네요.

저도 남들한테 주는것없이 밭을것만 기대하고 산것같고

별로 안친한 사이에 많은것을 기대하는 타입이였던것 같아요.

"어떤 관계가 시작되었다면, 되도록 아무 기대 없이, 그저 공양하듯 돌보는 게 수호씨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 라는말이 제일 마음에 와닫네요.

피안2015.12.14 22: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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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한님의 글은 언제나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어서 좋아요
항상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글
제가 노멀로그를 방문하는 이유입니다

생각많은여자2015.12.15 08: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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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놀러와서 좋은 글 보고갑니다
저도 꽤나 모나고 인간관계에 늦된사람이라
오늘 이야기들이 쏙쏙 들어온것 같아요
댓글들도 어쩜 이리 정성스럽고 애정넘치시는지 많이 배우고 감사하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글 남겨봅니다. ^^

진사유2015.12.15 11: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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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한 번 본 사연자인것 같네요.
좋은 직장을 갖으셨으니 현실에서 인맥을 쌓아보는것도 좋을텐데요.
우정 글쎄요..
자신의 가정이 생기고 밥벌이하다보면 직장동료보다 더 데면데면해지던데...
수호씨 님 편을 만드세요.연애하시고.
조금 불편해지는 글이네요.

진사유2015.12.15 12: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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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수호님 댓글 못읽고 댓글 달았네요.
해빙기를 늦게 맞으셨다니, 중간에 조급함도 있었던 것 같구요.
타인을 통해서 잠시의 존재감이나 기쁨을 얻을 순 있어도 지속은 어렵다는거
아시죠? ^^
주제넘은 첨언 양해하시고요.
조금이라도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아요.
(합법적이고 상식선에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2016 맞으시길 빌어드려요~^^

Clyde2015.12.18 01: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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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 매뉴얼을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댓글들이 꾸준히 있었는데 드디어 나왔네요! 사연 주인공 분과 비슷한 사람을 저도 최근에 겪었는데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기빨립니다. 그건 그렇고 친구 아들 이름이 우연히 수호네요(이제 첫돌)

괜찮아 누나야2015.12.18 14: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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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회사가 급 바빠져서 딴짓 할 틈이 없었네요. 사장님께는 다행스러우며 제게는 불행한 사태입니다.ㅎㅎㅎ 덕분에 밀린 글을 이제야 읽고 있는데, 마치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오타가... 으흐흐!
[상대의 입장에서 보자면 수호씨의 논리는 막무가네입니다]-> 막무가내

전 수호씨의 사연 이전에 무한님 지인분의 사연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저희 남편이랑 혹시 아는 사이셨던가요?... 는 농담이고.^^;;;;; 비슷한 케이스가 여기도 있어서 우습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결국 그 미련한 첫사랑을 걷어치우고 저와 결혼해 지금은 제가 첫사랑의 '첫' 말만 꺼내도 더럭 인상쓰는(뭘 잘했다고!) 그런 기억이 되었지만, 딴에는 애잔하고 버릴 수 없고 오직 그녀여야만 했을 것 같은 첫사랑이었나봅니다. 흥!
하지만 내가 아쉬울 때만 생각나는 그녀라면 굳이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죠. 소개팅 할것 다 하고, 연애시도 할것 다 하면서 잘 안 될때만 다시 돌아가 '역시 그녀여야 하는데..'하면서 아쉬워 하는건 사랑이라기 보다는 그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일 뿐이라고 표현해야 옳을 듯합니다.
하지만 수호씨 사연의 걱정스러운 부분은 오랜만에 만난 동창 첫사랑에게 다시 감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는 부분 보다는, 사람과의 관계 유지에 너무 서툴다는 점 같아요.
정말 10년, 20년지기 죽마고우가 아니고서는 보통 사람에게는 보호거리라고 해야할까요. 팔 하나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고 하죠. 다정하게 품어줄 것 같아도, 그 거리를 넘어서 누군가가 불쑥 들어왔을때는 바로 경계심을 드러내고 몸을 물리게 되는 본능적인 거리가 있는데 수호씨는 그걸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친구니까 이런걸 바라고 이런 반응을 기대하고 이런 도움을 기대하기 이전에, 반대로 수호씨도 누군가의 친구로서 다른 누군가가 수호씨와 같은 요구를 해왔을때, 지금 누군가에게 수호씨가 바라는 것 만큼 수호씨에게 바라는 또 다른 이에게도 똑같이 해줄 수 있는지도 생각해보셔야 할 것 같고요.
친구는 엄밀하게는 타인일 뿐입니다. 어쩌면 수호씨는 친구라는 감투 아래 타인에게 기대하는 범주가 너무 큰지도 모르겠어요. 가족이 아니라 그저 조금 친밀도가 있는 타인이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상대에게 다가가야 하는 거리가 더 확연하게 보이실텐데요. 친구관계도 거리 유지가 되지 않으면 트러블이 생기고 균열이 될 수밖에 없죠. 주변의 대부분 지인들에게 과한 것을 기대하시는 편이라면, 조만간 수호씨는 외로워질 수도 있어요. 아마도 90%의 확률로..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잘 생각해보셔야 할 문제 같네요.

동이2015.12.18 16: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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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글 너-무 좋아요.
수호씨에게는 안타까운 말이지만, 제발, 부디- 무한님의 글 보고 정신차리셨으면 합니다.

수호씨2015.12.19 01: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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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노멀로그 애독자인데,
평소 인간관계 거리조절에 관심이 많던터라 처음 댓글 남기네요.

저에겐 오래된 친구가 있었어요
15년 가량 된 친구였어요
저는 대인관계가 넓은 편이었고 그 친구에겐 친구란 저 뿐이었어요
저는 어떤 의무감과 책임감에 그 친구를 받아줬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저에게 '특별한 우정'이 되기를 강요했어요
거기까진 괜찮았어요
가족도 하기 힘든 것들을 저에게 요구하더라구요. 그 친구는 저에게 엄마가 되길 바랬던 거 같아요
점점 메달리는 그 친구가 힘들어서 결국은 잠수를 택했어요

관계가 있는 친구라도, 상대에게 부담이 되면 놓아버릴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지금도 그 친구가 가끔 꿈에 나오고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수호씨가 너무 자책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에 대한 이상화, 평가절하

세상에 정반합이 있듯이, 이런 과정도 반복하다보면 통합된 모습으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꺼에요. 지금의 고통은 담금질의 과정이에요. 몇 번 더, 상처를 받을지도 몰라요.
단지 못난 내가 아니라 서툰 나일 뿐이에요. 우리가 왼손으로 밥을 잘 못먹듯이, 하지만 연습하면 먹을 수 있듯이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것도 하다보면, 밥알도 흘리고 국물도 흘리고 하다보면 언젠간 자연스러워질꺼에요.


저 역시, 동성친구관계는 좋았지만 이성관계에서의 거리조절은 서툴렀었어요.
실제 관계보다도 감정을 두기도 했고, 벽도 쳐봤고
몇번 뻘짓도 하고 상처도 받고 상처도 주고,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는 자연스러워지더라구요.

그냥..수호씨가 앞으로도 계속 이 훈련을 해나갔으면 해요.

바람이분다92015.12.19 16: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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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말 좋네요.많이 느끼고 갑니다^^

스윗독자2015.12.22 17: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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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무한님. 감사해요! :)

수호님이 위에도 글을 올려주셨지만...마음의 해빙기라는 표현이 참 와닿았는데요. 하루라도 빨리빨리 우정이나 사랑이란 꽃을 피우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해빙기에는 얼음도 쩍쩍 갈라져야 되고 녹아내린 얼음에 물이 더 차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겨울보다 더 힘든 순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시간을 차분하게 보내고 나야 드디어 봄이 오는 거니까요. 관계발전 앞에서 주저하고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이 조금만 더 힘내고 조금만 더 참을성 있게 기다리셨으면 좋겠습니다. :)

수정2016.03.20 14: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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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도 댓글도 명언이네요.
무한님 진심어린 글 너무나 감사하고 잘 읽었습니다.
여긴 댓글성지인 듯합니다^^
매번 바빠서 폰으로 매뉴얼 보고 짧은 댓글만 다는 전데
개인적 급선무가 끝나면 저도 나중에 다른분들께 도움이 될 긴 댓글ㅋㅋ 쓰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수호님 힘내요2016.10.31 22: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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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수호님~~!! 지금 힘든 과정들이 나중에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하나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회의를 느끼기도하고 버림받는 기분이 들기도하죠.. 그러면서 성장하는거죠 ㅎㅎ

수호님 힘내요2016.10.31 22: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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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수호님~~!! 지금 힘든 과정들이 나중에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하나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회의를 느끼기도하고 버림받는 기분이 들기도하죠.. 그러면서 성장하는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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