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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어플로 만난 남친, 스킨십이 목적인 걸까? 외 1편

by 무한 2016. 3. 31.

M양의 친구들이 M양에게 말했다는

 

"그냥 좀 서툴러서 너무 티 나게 진도를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아. 남자들 원래 스킨십에 집착하잖아. 진짜 스킨십이 목적인 선수였으면, 네가 이렇게 고민하기도 전에 진도 나갔을 거야."

 

라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리긴 하지만 정답은 될 수 없다. 상대가 능숙하든 어설프든 그건 둘째 치고 그가 뭘 어쩌려고 그러는 건지를 봐야지, 누가 봐도 그 속내가 들여다보이도록 "쉬다 가자. 너랑 쉬러가고 싶어."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상대를 순박하게만 볼 순 없는 것 아닌가.

 

M양도 사실 이걸 피부로 느끼고 머리로도 아는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곤, 한편으로 계속 '그게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긴 연애를 끝내고 괜찮은 듯 잘 지내다, 어느 날 한꺼번에 외로움이 밀려왔을 때 만난 상대라서 더 그런 것 같다. 또, 어플에 빠져든 후 이미 몇 번 사람들로부터 데인 경험이 있어 스킨십에 더 민감해진 것 같기도 한데, 방황하고 있는 M양이 갈피를 잡을 수 있도록, '상대의 무엇을 어떻게 눈여겨봐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1. 어플로 만난 남친, 스킨십이 목적인 걸까요?

 

어플로 만나 '한 달 이내의 연애'를 하게 되는 패턴을 잠시 보자. 어플로 만나 일주일 정도 카톡하고 전화하다, 만난 당일이나 두 번째 만남에서 사귀기로 한다. 사귀기로 한 날이나 사귀기로 한 지 일주일 만에 스킨십 진도를 다 나간다. 여기서부터 좀 갈리긴 하는데, 여성대원의 경우 대개 이후 상대로부터의 연락이 줄어들며 만나면 상대가 스킨십에만 몰두하기에 화를 내게 된다. 그러면 남자는 말 같지도 않은 변명들을 늘어놓으며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다거나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한다.

 

이런 사연을 하도 많이 받다 보니, 난 이제 카톡 대화의 분량 변화만 보고도 그 연애의 미래를 어느 정도 점칠 수 있게 되었다. 영업 비밀(응?)이라 전부 다는 공개할 수 없고, 하나만 공개 하자면

 

- 3주를 기점으로 대화에 임하는 태도나 답장의 성실도에 변화가 나타난다.

 

는 것이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이 주제, 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가며 대화를 나누던 3주 전과 달리, 3주쯤 지나고 나면 대화가 열 마디 내외로 줄어드는 걸 볼 수 있다. M양의 카톡대화 역시, 두 사람이 사귀기로 하곤 3주가 지나자, 분명 웃으며 답하고 이모티콘도 보내지만 '연락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연락하는' 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M양의 경우는 사실 위의 변화까지 볼 필요도 없이, 첫 만남과 두 번째 만남에서 상대가 보인 태도만 봐도 상대의 목적을 알 수 있다. 상대는 M양과 처음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 M양이 혼자 살고 있는 집에 가고 싶다고 했으며, M양이 거절하자 밖에서 손을 잡으며 스킨십을 시도했다.

 

그 이후부터 상대가 스킨십에 목숨을 걸고 벌인 일들은 다 소개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하루 종일 뽀뽀만 하자고 조른다든가, 만나면 쉬러 가자는 얘기를 한다든가, M양이 뭐 먹으러 가자고 하니 먹는 건 나중에 하고 쉬러 가자고 한다든가, 야경 보러 가는 걸 핑계 삼아 으슥한 곳에서 스킨십을 시도한다든가, 하며 집요하게 스킨십에 집착했다.

 

상대가 보인 행동을 놓고 보면, 그가 'M양' 보다는 '스킨십'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조르는 스킨십을 M양이 거절했을 때, 지금까지 보이던 호의를 싹 거두곤 남처럼 굴기도 했다. 데이트 중 집에 가버린다든가 한 건 아니지만, 분명 짜증났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로 M양을 집 앞에 내려주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쌩하니 가버렸던 것이다. 이전까지는 차를 세우곤 M양 현관문 앞까지 바래다주겠다 어쩌겠다 했으면서 말이다.

 

"이 사람은 저와 어떤 생각으로 만나고 있는 걸까요? 이 지역에 있는 동안 만날 수 있는 여자가 필요해서 계산적으로 만나는 걸까요? 아니면 순수하게 느낌이 좋아서 만나고 있으며 자기감정에 솔직할 뿐인 걸까요?"

 

둘 중 하나만 골라 답해야 한다면, 난 전자에 가까운 것 같다고 답하겠다. 하지만 그가 '계산적으로' 만나는 것 같지는 않다. 계산적이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만난다는 얘기가 아니라, 아예 거기까진 생각할 것도 없이, 그냥 당장 눈앞에 쫓아야 할 대상이 나타나니 본능적으로 뒤쫓기 시작한 거라고 봐야할 것 같다.

 

"이 남자가 원하는 걸 들어줘야 알 수 있는 걸까요? 지금처럼 제가 계속 거절하면, 몇 달 뒤 차이는 것으로 결론이 나게 되는 걸까요?"

 

자꾸 그렇게 딱 두 가지로만 나누거나 스스로를 희생양으로 삼아 실험하려 하지 말고, M양의 판단에 믿음을 가지며 아닌 것 같으면 잘라낼 수 있는 용기도 좀 내길 권한다. M양은 상대가 M양에게 별로 관심도 없는 것 같고, 서로 코드가 맞지 않아 통화를 해도 별로 할 말이 없으며, 둘에게 서로를 엄청 좋아한다는 느낌은 없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 말 속에 답이 다 들어 있으니, 가장 가까이에서 상대를 경험하며 느낀, M양 자신의 판단에 자신을 갖길 바란다.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깨가 쏟아지고 서로 불타오를 수 있는 연애 극 초반에도 벌써 서로 연락 안 하는 날이 있을 정도인데, 이런 관계가 어찌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이', '서로를 사람 자체로 좋아하는 사이', '서로를 너무 잘 알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될 수 있겠는가.

 

"이 사람과는 이상하게 무미건조하고 어색한 느낌이 들어요."

 

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상황에서, 상대가 원하는 스킨십 진도를 나갈까 말까 하는 고민을 하며 청춘을 낭비하진 말자. 상대와 오늘 만나고 싶다거나 상대의 손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서둘러 정리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테니 말이다.

 

 

2. 어플로 만난 여친과 헤어졌습니다.

 

아무리 봐도 상대가 좀 이상하다. 상대가 이상하다는 말이 무책임한 결론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이상하다. 보통의 경우라면, 아무리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남친의 감정을 떠보려 하는 거라도

 

"내가 바람피우면 어떻게 할 거야?"

"양다리는 어때? 오빠도 양다리 해."

"난 괜찮으니까 오빠 세컨드 구해도 돼."

 

라는 말을 계속 하진 않는다. 더군다나 상대는 저런 말을 하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연애 중 실제로

 

- 어플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만나러 감.

- 술자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있음.

- 다른 남자들과도 자유롭게 연락하고 지냄.

- 그 남자들 중 한 명과는 따로 만나기도 함.

 

등의 행동들을 했기에, 변명으로 내놓은 "내 마음을 감추고 오빠 마음이 어떤지 보려고 그런 거다."라는 이야기도 선뜻 믿기가 힘들다.

 

두 사람이 사귀게 된 과정을 보면, 그 과정 역시 이상할 정도로 쉬웠다. K군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냥'이란 말을 좀 쓰자면, 그냥 어플에서 알게 된 뒤 K군이 만나자고 하니 만났고, K군이 술 마시자고 하니 술 마셨고, 사귀자고 하니 사귀게 되었고, 그 이후의 일들도 K군이 바라는 대로 다 진행되었다. 그게 K군에 대한 상대의 특별한 호감이라고 한다면 나도 더 할 말이 없지만, 연애 중 상대가 K군을 두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K군 역시 그녀의 진의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자면, 그녀에겐 '진입장벽'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헤어지고 난 뒤의 상황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그녀는 50일이 채 안 되는 연애 끝에 이별을 통보한 후에도, K군과 연락하고 지내며 만나기도 한다. 자신은 헤어진 후 이렇게 만나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면서 말이다. K군은 이걸 '기회'라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아직 자신에 대한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으로 해석하는데, 난 그것보다 솔직히 그녀가 전남친들과도 그렇게 편하게 만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K군 여친과 같은 유형에 대한 사연이 특별한 건 아니다. 연애의 유랑자와 같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사연은 적지 않은데, 그들은 한 커뮤니티에서 '여왕벌'의 입장을 고수하며 여러 이성들과 연애한다거나, 채팅이나 만남어플 등에서 이번엔 이 사람, 다음번엔 저 사람의 곁으로 옮겨 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난 K군의 사연 역시 그 범주에 넣고 싶은데, 그랬다간 어떻게든 그녀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K군의 분노만 살 것 같아서 일단 '내용이 너무 없어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고만 적어두도록 하겠다.

 

K군이 신청서 '상대와 타 이성과의 문제'란에 '없음'이 아니라

 

'밝혀진바 없음."

 

이라고 적은 걸 보면, 나와 비슷한 추측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하다. 그런 거라면, 이건 K군이 결심하고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일단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좀 더 보길 바란다. 헤어지긴 했지만 지금도 상대와 연락하거나 만날 수 있으니, 당장 '매달린다, 포기한다'를 결정해 행동하기 보단, 그녀가 다른 이성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하며 K군과의 연을 이어가며 바라는 게 무엇인지도 살펴보길 권한다.

 

위에서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살펴보라고 한 이유는, 연애 중 계속해서 상대가 K군에게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으며, 직접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의도를 가진 듯 행동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K군은 내게 "안 만나는 게 답일까요?"라고 묻기도 했는데, 그게 가능한 거라면 솔직히 '아는 사람' 정도로만 친할 뿐인 상대와는 이쯤에서 그만두길 권하고 싶다. 이 관계를 이어갈 시 상대는 구남친인 K군에게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기대기라도 할 수 있겠지만, K군은 잃거나 소모하기만 하며 상대로부터 늘 부정적인 얘기만 들어 피폐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코앞만 보지 말고, 1년 뒤, 2년 뒤의 모습까지를 충분히 고려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위의 K군 사연 이외에 또 다른 K군의 사연도 있었는데, 어플로 만난 것은 아니지만 만남의 패턴이 위의 K군의 패턴과 거의 비슷했다. 헤어진 시기도 비슷한데, 그 K군에겐

 

"상대가 누구에게라도 기대고 싶었던 순간에 우연히 옆에 K군이 있었고, 그래서 사귀기는 했지만 사실 별 감정 없이 그냥 잠깐 필요에 의해 만났던 것 같습니다. 그런 그녀의 행동들에 K군이 의심하고 집착하고 서운해 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으니, 너무 자책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그녀가 모든 남자에게 연락을 돌려보다 K군이 걸려 만나게 되었다고 밝혔던 것, 또 연애 이후 그녀는 K군에게 핑계를 대며 만남을 피했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어울렸다는 것 등을 보면 잘못을 한 건 K군이 아니라 그녀라고 할 수 있습니다. K군은 '그녀가 만취해 연락이 없어도, 그녀를 믿고 다음 날 꿀물을 줄 수 있었어야 하는데….'라며 계속 이상한 반성을 하시는데, 여기서 더 뭔가를 고치고 상대를 위하겠다는 건 호구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겠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K군의 관심과 호의를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만나면 아무 문제도 없을 일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자, 오늘 준비한 얘기는 여기까지다. 불금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니, 다들 조금만 더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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