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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로그 누적방문자 300만명에 즈음하여

by 무한 2009. 8. 18.

'사..사람들이 대..댓글을 달고 있어..'


노멀팅(노멀로그소개팅)에 노멀로그에서 활동하던 분들을 우선적으로 소개한다는 말에 처음뵙는 분들까지 모두 눈팅을 뒤로하고 귀차니즘을 이겨낸 채 댓글을 달고있다. 여전히 메일은,

"노멀팅님.. 저 예전부터 눈팅만 했는데 이제 댓글도 달려구요.. 소개팅 신청합니다."

이렇게 날 '노멀팅님'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댓글을 달더라도 고정닉으로 보이고 싶다는 건, 그만큼 소개팅에 목말라 있다는 얘긴가..OTL (미워할 수 없어.)

어제는 강행군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려 했지만, 전 날 두시간밖에 잠을 못 잔 피로와 수요일날 사진찍는 친구한테 뒷태를 예쁘게 찍어 오겠다는 소개팅 대기자 분과의 협상으로 소개팅이 미뤄지게 되었다. 원래 주 1회 정도를 생각했지만, 신청자의 폭주로 인해 주2회는 진행해야 올해 안에 현재까지 신청한 분들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신청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면, 매일 업데이트를 해야 할 지도..)


1. 블로그의 재정비

사실 연재하고 있는 '사연'의 경우 4부작의 소설이었다. 하지만 1부를 발행하고 내 소설을 내가 읽다가 장편으로 가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부 부터는 내용을 완전히 바꿔 장기연재를 계획하였으나, 역시 사슴벌레사육과 외부연재, 그리고 직장생활로 인해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수면 시간을 갖더라도 연재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짧은 이야기의 경우도 퇴근후 글 작성, 취침, 다음날 출근의 강행군을 펼치더라도 짬나는 시간 잠깐잠깐 쓰겠다는 다짐을 이어가기가 힘들어졌다. 거기에 아직 6월에 온 메일에 답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코너만 늘려 놓는 것은 기다림만 더해지는 일 같아서 연재소설과 짧은 이야기는 카테고리를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다만, 앞으로 진행되는 소설이 있다면 미리 소설을 작성해 놓고 조금씩 공개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글을 쓰다가 중간에 멈춰두는 것은 읽는 분들도 기다리느라 진이 빠지겠지만, 나 역시도 뭔가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뤄두는 것 처럼 마음이 쓰여 다른 글을 쓰기에도 부담이 된다. 기다렸던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연재소설과 짧은 이야기는 추후 다시 발행하기를 약속드리며 오늘 중으로 코너를 닫아 놓도록 하겠다. 


2. 웹툰 형식의 블로그 연재를 꿈꾸다

강도하님의 <위대한 캣츠비>나 윤태호님의 <이끼>같은 웹툰을 보며 즐거웠다. 일상을 소소하게 그려내는 다른 작가들도 좋지만, 두 분의 웹툰은 사슴벌레 채집을 나가 톱사슴벌레를 만났을 때와 같은 감동이 있다. 그 외에 <스노우캣>이나 <마음의소리>, 그리고 공백기가 쵸큼 길어진 <마린블루스> 등의 웹툰을 보면서도 그런식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블로그에서 '소통, 소통' 해가며 댓글에 답글을 달지 않으면 대역죄인이 된 것 같은 분위기가 블로고스피어에 조성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블로그든 홈페이지든 웹진이든 글 쓰는 것 이외의 일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별로 좋은 모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커뮤니티나 친목위주의 공간에서는 당연히 이야기를 나누고 댓글로 대화를 나눠야겠지만, 창작에 목적을 두고 있을 경우 내 블로그에 들려 댓글을 남겼다고 바로 찾아가서 스크롤 내려 댓글을 달거나, 니 글에 추천을 누를테니 내 글에도 추천을 눌러 달라는 것에 참여하기 보다는 그 노력과 수고를 글에 더 쏟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내 주머니에 송곳이 있어요'라고 외쳐 알리는 것 보다, 송곳을 날카롭게 갈면 그 송곳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저 물 위에 떠 있기 위해서 물 아래 발을 구르는 것은 머지않아 금방 지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웹툰의 경우, 포털에서의 연재로 보다 많은 독자에게 보여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과 남겨지는 댓글에 일일히 응대하지 않아도 꾸준히 다음 이야기를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 생각한다. 웹에서의 글은 이미 문단에서 유명한 작가라거나,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알려질 기회가 적지만, 앞으로 웹툰과 비슷한 형태로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연재할 수 있는 코너가 생긴다면 좀 더 활발한 움직임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3.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응?)

현재 내 상태는, 불꽃남자 정대만의 마음이다. 글이 쓰고 싶다. 사무실에 앉아 "네, 감사합니다. 고객님" 이따위의 응대를 하는 것 말고, 가구 사진에 알량한 홍보글이나 박아 넣는 것 말고, 누군가의 멍청함을 온 몸으로 견뎌내며 그래도 내일 밥 한숟갈 뜨자고 참는 것 말고, <보이는 것, 보이지 않은 것, 혹은 보지 못하는 것>을 썼을 때의 치기나, <관계>, <종이컵> 등등의 아무도 모르는 내 스무살 쯤, 소설을 쓰던 마음으로 하나 둘 풀어나가고 싶다.

출판의뢰가 없는 것도 아니고, 돈 줄테니 뭐 좀 써 달라는 곳도 많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책으로 엮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

"그럼 써, 쓰면 되지 뭐가 문제야"

그래서 쓸 생각이다. 블로그에 공개는 하지 않더라도 차분히 준비할 생각이다. 그렇게 준비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을 위해 나는 큰 결심을 했다. 영화 <비치>의 한 장면을 보며, 폭포수에서 뛰어내리던 디카프리오처럼 나도 내 젊음과 청춘을 걸고, 지금 시작한다.



2009.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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