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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를 준비할 땐 ‘두더지 모드’에 빠질 수 있다. 찬란한 햇살도 내 것이 아니며 내게는 그저 눈만 부실 뿐이고, 나는 본편에서 물러선 잉여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으며, 먼저 합격했거나 다른 분야에서 이미 자신의 몫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일 수 있고, 그러다 시험에까지 불합격할 경우 난 여기에 소질이 없는 건지, 기억력이나 응용력 같은 뇌의 문제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를 하게 될 수 있다.

 

또, 고시생활이란 나 홀로 일궈가는 외딴 섬에서의 생활과 같기에, 어쩌다 사람이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같은 고시생인데 가까워질 경우, 동지애나 전우애 뭐 그런 감정까지를 느껴가며 비비고 싶어진다. 함께 밥을 먹으며 시험 볼 과목에 대해 토론을 할 땐, 이미 그 시험에 합격해 원로가 된 기분까지를 느끼게 된다. 결전의 날만 오면 이제 합격하곤 금의환향할 일만 남은 것 같다는 자신감도 좀 붙는데, 그러다 상대만 합격하고 나는 떨어지면, 노래방에 가서 59871번의 노래를 예약하게 된다.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늦어버린 것이 아닐까. 흘러버린 세월을 찾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사연의 주인공인 H양도 현재 위와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인데, 오늘은 H양이 이 시기에 생각해 볼만한 것들을 함께 살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시험결과 물어볼까봐, 사람들도 피해 다니고 있어요.

 

H양이 10년 전 알고 지내던 사람들 중 지금까지 연락이 닿는 사람은 몇이나 되는가? 아마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들 중 대다수와 연락이 끊겼을 것이다.

 

그럼 현재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 10년 후 H양과 계속 연락하며 가깝게 지내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모르긴 몰라도, 10대에서 20대가 되었을 때 주변에 남아 있는 사람과, 20대에서 30대가 되었을 때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의 차이는, 제곱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후자가 적을 것이다. 고만고만할 땐 동네라도 같으니 자주 볼 수 있겠지만, 취직과 결혼 등으로 갈리게 될 경우 한때 서로가 알고 지냈다는 흔적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중략)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라는 가사가, 삼십대를 코앞에 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시험에 불합격했는데 사람들이 결과를 물어볼까봐 그들을 피해 다니는 건, 일산에 있는 마두도서관 계단에서 앞구르기를 해 무릎에 피가 철철 나던 한 여자가, 이제 모두들 자신을 비웃을 거라 생각하며 도서관과의 인연을 끊는 것과 비슷한 거다.

 

남들은 사실, 누가 뭘 어찌했든 크게 관심을 갖지 않으며, 아무리 엄청난 일이 벌어진 거라고 해도 결국은 잊히며, 조용한 강의실에서 항문으로 슬피 울었던 날카로운 기억을 남긴 것도 아닌 ‘시험에 떨어진 것’정도를 두고두고 기억하지 않는다. 3년 후라면, 3년 후 그때 어디서 무엇을 하는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한 거지, 3년 전 어느 시험에서 H양이 떨어졌다는 걸 기억하며 그때까지도 수근 댈 사람은 없다.

 

그리고 시험에 낙방한 건, H양의 염려와 달리,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으며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해야 마음이 가벼워진다. 정말 진부하고 틀에 박힌 ‘괜찮아’, ‘힘내’, ‘잘 될 거야’같은 말이, 혼자 전전긍긍하며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울음이 터질 것 같던 긴장을 녹여준다.

 

H양은 그 시험 하나로 H양이란 사람이 평가를 받는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게 혼자 다 버티며 감당하고 있던 생각들이, 친구나 지인이 해주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벼워질 수 있단 얘기다. 고시생이라는 게 H양의 전부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런 방식으로 분명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걱정과 생각이 많아질수록 H양은 더욱 경직될 수 있으니, 스스로를 사람 없는 곳으로만 몰지 말고, ‘지인찬스’, ‘친구찬스’를 이럴 때 사용하길 권한다.

 

 

2. 낙방으로 인해 피폐해진 삶을 다시 어떻게 가꾸죠?

 

인생은 영원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유한하다. 인생까지 갈 것 없이 ‘청춘’만 하더라도 그렇다. 앞으로 H양이 10년만 더 살아도 H양은 아이 학교 보내는 것에 우왕좌왕하고있는 ‘누구엄마’일 수 있고, 20년을 더 살면 자식을 대학에 보내는 것 때문에 고민, 30년을 더 살면 자식 결혼시키는 것 때문에 고민, 40년을 더 살면 나라에서도 노인으로 인정해 노령연금을 줄 것이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한 것 같은데, 난 치매에 걸린 고위공직자를 본 적이 있다. 처음엔 그냥 아픈 할아버지라고 생각했는데, 그 분이 어떤 분이었는지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높은 자리에 있던 분이, 말년에는 요양원에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채로 계신다는 걸 보며 참 뭔가 다 부질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를 했다.

 

H양이나 나도, 늙고 병들면 그 분과 별반 다르지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으며, 그건 100년, 200년 뒤의 일이 아니라 고작 40년만 지나도 찾아올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앞으로 20년만 더 살아도 이가 빠지고, 무릎이 아프고, 머리는 세고, 피하고 싶은 주름이 우리 얼굴을 뒤덮기 시작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관점에서 H양의 현재 고민을 바라보면, 훗날 H양은

 

‘내가 그때 왜 겨우 그것 때문에 내 삶을 시궁창이라 생각했을까. 그러지 않고 마음껏 즐겨도 되는 거였을 텐데, 왜 그 작은 시험 하나 때문에 쭈그리고 있었을까.’

 

라는 후회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H양은 친구와 지인을 피하고, 낙방한 자신을 남들이 어떻게 볼까 걱정하며, 이제 당장 뭘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자신의 생활을 회색빛으로 칠하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과거에 실패했던 기억들까지를 다 가져와선,

 

‘다른 사람을 잘만 되는데, 나는 안 되는 사람인 건가….’

 

하는 생각까지를 하고 있는데, 그건 웃으며 보낼 수 있는 하루를 우울하게 보내도록 만들 뿐인 생각이니, 자신부터 자신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그 생각들을 떨쳐내려 노력했으면 한다. 낙방한 ‘지금 이 순간’으로만 시야를 좁히지 말고, 멀리, 크게 바라봤으면 한다.

 

 

3. 심남이와의 일은요?

 

H양은 현재 상대와의 관계에서도, 낙방 후 이상할 만큼 스스로를 학대하며 지내는 중이다. 시험 전 대화와 시험 후 대화를 비교해 보자.

 

<시험 전>

상대 – 점수 이렇게 나왔어요!

H양 – 우와! 잘 봤네!

상대 – 그리고 H양 친구 봤어요. 00 근처에서.

H양 – 내 친구?

상대 – 전에 왜 그 블라블라.

상대 – 아, 저 시험 잘 본 거예요? ㅋㅋ

 

<시험 후>

H양 – 요즘도 바쁘징?

상대 – 공부 안 하고 쉬고 있어요.

H양 – 머하면서 지내?

상대 – 친구들 만나고 있어요 ㅋㅋ

H양 – 신나겠군여

상대 – 전 근데 돌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H양 – 정적으로 노는구나 ㅎㅎ

(중략)

H양 – 나는 살까지 찌고...

 

좋지 않다. 예전에는 심남이가 H양에게 들이대면 H양이 귀여워해주며 대화를 나누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H양이 상대에게

 

“플필사진 네 얼굴로 바꿔봐.”

“뭐해?”

“안녕.”

 

하며, 약간의 상사병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지 않고 그냥 약속 잡고 만나거나 통화를 해도 되는 건데, H양은 상대가 보내는 답장 시간에 신경을 쓰며, 상대의 말 한 마디에도 큰 의미를 부여해 일희일비 하는 중이다.

 

자신감 넘치고 도도함이 묻어날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냥 같이 시험을 준비하며 친하게 지낼 때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그래야 상대도 예전처럼 H양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거지, 지금처럼 아픈 모습, 힘든 모습, 뭔가 잘 안 풀리는 모습만 보여주면 H양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만다. 시험 전 H양은 생기 넘치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병원에 장기 입원한 사람의 분위기만 풍기고 있지 않은가.

 

부정적인 얘기를 최대한 줄이고, 상대에게 H양의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 상대는 시험 합격하고 H양은 떨어졌다고 해서, 이제 전처럼 어느 과목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없으며 상대에게 가르침만 받거나 상대보다 열등한 사람이 된 게 아니다. 이렇게 뜬금없이 갑자기 ‘을’의 마음으로 매달리는 건 둘의 썸을 망치는 지름길이니, 자폭하거나 자학하지 말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보길 권한다.

 

 

즐거운 주말이다. 오늘은 저녁약속이 있어서 배웅글은 생략하고 곧바로 나가야 할 것 같다. 자 그럼,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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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2 21: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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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4년간 고시했던 사람이라 남일 같지 않네요.. 정말 나만 인생 실패자 같고 쭈구리 같고, 남들은 반짝반짝해 보이고.. H양 힘내요! H양은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는 멋진 사람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고시는 버티기 싸움이에요. 도망가지 않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해요. 합격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잘 버티고 있다고 토닥여 주면서 묵묵히 걸어가실 수 있기를..

greenjs2016.10.22 22: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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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로그에는 유독 고시생분들이 많은거 같은 느낌이 드는데 기분탓일까요?
(어쩌면 유독 고시생분들이 사연을 많이 보내는걸지도요)

눈앞의 시험이 중요하지 않다는 무한님의 말씀이 당장은 귀에 안들어 올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피자도우2016.10.24 1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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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같은 느낌.
근데 노멀로그 뿐 아니라 요즘 고시생이 엄청 많긴 한가봐요.

도롱2016.10.22 23: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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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제자리에 홀로 남아있고
다들 쭉쭉 치고 나가는 그 느낌..잘알죠ㅠㅜ

시험이든 뭐든 그게 내 가치를 결정지을순 없어요
그리고 어딘가 사연자님의 자리는 분명히 있어요
건투를 빕니다~

보라2016.10.22 23: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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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발표 앞두고 싱숭생숭 하네요 ㅠㅠ
그래도 꾸준히 달리렵니다.
H양 같이 힘냅시다!

RushHour2016.10.23 01: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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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선입니다. 누구나 다 힘들 때가 있거늘, 지나가리라 믿길 바래요. 다만 지금의 H양은 힘드신 게 맞고 힘들 만한 상황이니, 억지로 나아지려고 하기 보단 힘들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모두의 마음에 평온이 들 수 있기를-

소피2016.10.23 02: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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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께서 좀더 밝은 모습을 어필해라는 부분에 대헤 궁금한게 생겼는데요.
전... 전혀 행복하지 않은 상황에 행복한척 괜찮은척 하는게 허무할것 같아요. 물론 상대방이 힘들어서 도망갈 타입일 수도 있지만
난 우울한데 같이 웃을 수 있는 분위기 만들자 <= 요게 저에겐 좀더 맞는 해결책 같아요. 전 변덕이 있는 사람이라 웃었다가 울다가 하면 상대가 당황할것 같아 뭔가 맥락을 줘야할것 같아요. (아 물론 전 h양 아니에여).
제가 하고픈 방식은 어떨까요?

어떤아줌마2016.10.23 02: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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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님께 위로가 되길 바라며 적어봅니다.
공무원 공부였으리라 마음대로 생각해 보면서, 누군가가 사연자님께 4급 공무원으로 지금 당장 채용하겠으니 40대가 될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No'라고 하시겠지요. 단호히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신다면 지금 시간이 님의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한 때인지 아실 수 있을듯 해요. 쉰살(^^;;)인 제 시간도 예순 넘은 분들이 본다면 젊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처럼요. 그러니 조금만 우울하시고 훌훌 털고 얼른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바래요. 화이팅! 입니다. ^^

저그2016.10.24 11: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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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용기가 되는 말씀...! 지나가다 격려받고 가요. 고맙습니다!

지금 잠이 옵니까 2016.10.24 16: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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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말 지혜로운 말씀이세요.
마음 따뜻해져요. 감사합니다

이십각형2016.10.24 17: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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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갑자기 제 시간들이 너무 소중해 졌어요
고맙습니다

수정2016.10.25 17: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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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져요~

야옹이2016.11.29 12: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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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4급공무원인 40대가 되고싶은건 나뿐인가;;;

거북이 등짝2016.10.23 05: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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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또한 지나가리라~이 말이 저는 어떤 순간에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주변사람들한테 털어놓는거 정말 좋은거 같아요!
물론 매번 나 힘들다 징징 거리는건 안 좋겠지만..
한번정도 나 이렇게 됬는데 힘들어..라고 하면 토닥토닥해주는데 정말 내가 해준것도 없는데 옆에서 이렇게까지 위로를 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힘을 얻게되요
저는 처음 본 사람이든 오래 본 사람이든 그냥 별 생각 없이 솔직하게 제가 못하는것에 대해 얘기하는데 진짜 사람들은 별 신경 안 써요
그 사람들의 곁에 나만 있는게 아니거든요..ㅎㅎ 자연스레 그 관심이 저한테만 있는게 아닌거예요.. 그 사람들이 나만 하루종일 생각하고 있는것도 아니고ㅎㅎ 여러 사람이 있고 그중에 하나 일 수 있는거죠
그리고 저도 대학시절에, 그리고 하고 싶은 직종으로 변환하는 시점에.. 정말 인간관계도 최소로 줄이고 공부만 하고 가족만 생각하고.. 그렇게 지냈었는데 그 좋은 시절을 놓쳤다는 생각이 굉장히 자주 들어요.. 어차피 이 회사로 들어올 수 있었을텐데, 좀 시간이 더 걸렸더라도 그 꽃같은 나이에 연애도 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좋은 곳도 다니고 좀 즐기면서 살껄.. 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ㅎㅎ
그 나이엔 그 나이때만 할 수 있는게 있잖아요?
사연자분도 시험 열심히 준비하셨을텐데 너무 우울 해 마시고 좋은 사람 만나고 좋은 음식 먹고 기분전환 하시고 또 다시 시험 준비 열심히 하셨음 좋겠어요!
화이팅 입니다!! =)

수정2016.10.24 10: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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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져요 :) 같은 생각입니다

에티하드2016.10.23 16: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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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한테 데이트 신청해놓고 어디갈지 고민하다가 축제한다고해서

여기 좋겠다 싶어서 같이 축제를 가는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여자가 오빠를 이성으로 못만날거같다고 미안하다네요


멍한 상태로 카톡보는데 다른 사람 카톡 프사에 내가 가고

싶어했던 송도 축제에서 여친이랑 찍은 사진이 있더군요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이고 반대로 제가 너무 한심해서 울었습니다

올해에만 실패한것도 몇번 째인지...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가네요

2016.10.23 19: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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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저도 그렇지만 그래도 저는 결국 또 일어나 도전! 을 외칩니다.. 우리 같이 힘내요 ㅠㅠ

시이나 링고2016.10.23 19: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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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어떻게든 지나갑니다. 이것또한 지나가리라는 말도 있죠.

그리고 오늘의 행운이 꼭 내일의 행복으로 이어지는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오늘의 불행이 내일의 행운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인생사는 모르는거에요. 공무원 시험에 붙었다고 생각해봐요. 그런데 어느날 연수원으로 출근하다 교통사고로 죽을수도 있어요. 죽는것보다는 그냥 공무원 안하는게 낫죠? 오늘의 불행이 어쩌면 더 큰 불행을 막아주는 행운일수도 있는거에요.

무언가에 한참 빠져있을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시험에서 떨어지는가 아닌가는 기나긴 인생의 한 단편에 불과할수도 있는것입니다. 개인의 차원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지금은 공무원이 최고인 시대이지만, 시대에 따라 선호되는 직업은 급격히 변해왔습니다.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옛날에는 의사도 기피직업이었어요. 명문대학 학생이 좋은 직업을 버리고 벤처기업을 시작했을때 어떤 사람들은 미쳤다고 하겠죠. 하지만 그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되고 트위터가 되기도 합니다.

너무 성공한 케이스만 보지말고, 실패한 케이스만 보지도 말고, 단기적인 행복만 보지도 말아야 합니다. 노력을 하지 말라는게 아니에요. 노력은 당연히 죽을만큼 해야합니다. 먹고살기 힘들잖아요.

문제는 그 노력을 어디에다 쓰며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입니다.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서 슬플수도 있습니다. 슬프고 분해야죠. 그런데 본인이 다시 일어설 열의와 준비가 되어있으면 괜찮습니다. 다른일 찾으면 되요. 그리고 그 일이 어쩌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일이 될수도 있는거에요.

할일이 없어서 공무원을 하려 하는데 떨어져서 슬프다. 이런 분들이 계세요. 그건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자신을 책망할것이 아니라, 아무런 특기도 꿈도 없는 자신을 책망해야해요. 공무원이든 뭐든 특정한 시험에 떨어졌다는것은 절대로 흠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럴수도 있죠. 이세상에는 운이 좋거나 똑똑한 사람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실패를 하지 않았다는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혹은 극히 운이 좋았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정말로 흠이 되는것은 본인의 자아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는 바뀌고, 가치관도 달라져요. 자신의 가치는 흘러가는 시대에 맞게 평가해야지 지금 당장의 것만 보아서는 안됩니다.

제가 어떻게 이렇게 확신을 하느냐고요? 저도 대학원까지 졸업했으나 먹고 살길이 없어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떨어진적이 있기 때문이죠. 시험에 떨어졌을때는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정신줄을 다잡고 생활하다보니 더 좋은 기회가 찾아왔고, 훨씬 더 잘풀려서 잘 살고 있습니다ㅎㅎ 40대 중반즈음 남들 평생 벌 돈을 다 벌어서 은퇴하거나, 돈 욕심을 좀 내면 아주 많이 벌거나, 좀 길게 다니면 1년, 2년씩 여행다니며 놀다 다시 복귀해도 일자리가 흘러넘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공무원이 하고 싶겠습니까ㅋㅋㅋㅋㅋ

물론 이처럼 대우가 좋은 직업, 다시말해 만성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직업은 한정적이고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만큼 평소에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하는것이 사실입니다. 인생이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죠. 따라서 이게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적어도 공무원 시험에 떨어졌다고해서, 그 이유만으로 삶의 질이 낮아지는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활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무원도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다고 하네요ㅎㅎ 그쪽은 특히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정치적인 곳이어서 그 나름대로 괴로움이 있다고 해요.

하별2016.10.24 02: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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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께 사연 보내신 사연자분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네요. 무한님 글 보고 1차위로, 님이 쓰신 댓글 보며 2차위로 받고 갑니다.

K2016.10.24 03: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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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눈앞에 닥친 일에 급급할 때일수록 멀리보라, 시야를 넓히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는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이럴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예시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지금 안되고 있을때는 잘 될거라는 위로를 받아도 니가 잘 모르니까 그런거야 하게 되죠. 자기자신이 제일 잘 아니까 누가 뭐라고 위로해주던 그에 대한 반박의 말을 다 할수 있고요. 그렇지만 같은 걸 경험하시고 극복하신 분의 말은 좀더 와닿는거 같아요. 앞으로 더 잘 되시길 빕니다.

2016.10.24 14: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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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사람 인생 정말 모르는 것 같아요. 처음 도전한 일은 잘 안 되셨지만, 그 뒤에도 또 그만큼 많이 노력하고 애쓰셔서 지금 위치에 도달하신 거겠죠. 진짜 대단하신 듯.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6.10.23 22: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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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이 정확하게 짚어주셨네요.고시생의 심리를..
저도 9월에본 시험 떨어지고 나서 두더지 상태 였습니다.
친구들은 공기업 대기업 9급합격 차례차례 해나가는데 나혼자만 밑바닥에서 허우적 거리면서 계속 제자리만 빙빙 돌고있다고 생각많이 했거든요.
아직도 상황은 나아진게 없지만 오늘 이글보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습니다..

감자탕엔소주2016.10.23 23: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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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당하는 일은 앞으로도 숱하게 있다는...
리후레쉬 잘하며 매일 매일을 살아갑시다...
세상 망하지 않듯이... 나 또한 무너지지 않아요...
힘냅시다...
인생은 산넘어 산이요...
이 산을 넘었다고 끝이 아니요...
저 산을 못넘고 주저 앉았다고 끝이 아니요...
죽을 때까지 산을 넘어야 함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치지 말 것...
힘들면 쉬어갈 것...

K2016.10.24 03: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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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정말 말로 내뱉어야 가벼워지는 것들이 있는거 같아요. 이야기를 안하고 품고 있으면 오히려 더 무거워지는 그런 것들이요.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게 별거 아니구나 단순한 거구나 깨닫게 되는데 혼자서는 생각이 챗바퀴를 돌면서 더 안좋은 생각을 하게 되는거 같아요.

Machiavelli2016.10.24 1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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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5년 했고, 배운 도둑질이 이것 뿐이라 여기서 떨어지면 나는 먹고살 게 없는 줄 알았어요.
다른 길이 보이지도 않고,
남들은 아닌 것 같으면 빨리 접고 잘만 튀는데 나는 남들 잘하는 유턴도 적절할 때 하지도 못하고.

근데 사실 고시 말고도 길 많았고,
고시 붙는 50분의 1 말고 50분의 49도 다 자기 생활 즐기면서 잘 살고들 있어요.
옛날에 고시 같이 하면서 찌질거리던 사람들끼리 만나면 우리 왜 그땐 그것밖에 몰랐을까 웃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붙은 사람들이 박봉과 어마어마한 업무량에 시달려 그 때 떨어진 친구들보다 십년은 늙어보이기도 해요.

떨어져도 상관없다는 얘기보다는, 인생 별 거 없다는 얘길 하고 싶습니다.
흑역사도 술안주가 되고, 친구들은 잘난 놈이나 못난 놈이나 모두 후달리는 인생길 같이 걸어가는 전우들입니다.

피자도우2016.10.24 11: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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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이 지상과제인 고시생 입장에서는 와닿지 않는 말일수도 있지만, 고시 합격해서 사람들이 선망하는 공직이나 소위 사자 직업에 진출해도 매력 없는 사람은 어쩔 수 없어요.
합격 여부와 상관 없이 자신을 돌보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매력 있지, 자신을 방치하는 사람은 매력 없네요.
자신감 있는 모습이 고시 합격자의 전유물은 아니니 기운 내시기 바랍니다.

ㅇㅇ2016.10.24 14: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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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고시생2016.10.24 15: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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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의 글과 좋은 분들의 말씀에 눈물 글썽이며 힘얻고 다시 공부에 집중하러 갑니다. 무한 노멀로그 최고👍🏻

밀크티2016.10.24 16: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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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왕년에 신림동에 기웃대는 고시생이었고, 친구들도 다 고시생이었어요.
세월이 흘러서 저는 회사원이 됐고, 바라던 대로 변호사며 5급 공무원이 된 친구도 있고, 뜻밖에 결혼 먼저 했다가 공무원이 된 친구며 애 셋 키우면서 로스쿨 다니는 친구도 있네요.
각자 길이 갈릴 무렵에는 분명히 더 좋은 시험 붙고 더 높은 급수 딴 사람이 더 잘 된 것 같이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 사는 모습을 둘러보면 아직도 모른다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
정말 인생사 언제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있는 얘기가 없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치 앞도 모르는 지금 여기에서 다음 순간을 기다리며 마음을 다잡는 일 뿐인 듯해요.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벌어져도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이고, 그 무엇도 나를 영원히 웃게 하지도 울게 하지도 못하리라고 되새기면서요.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듯이
지금 오로지 실패만 보인다고 해서 삶이 온통 공허해진 건 아니에요.
H양을 웃음짓게 하는 것들이 여전히 곁에 있어요.
이 시험이 H양의 마지막 기회도 아니고, 그 심남이가 H양의 마지막 심남이도 아니에요.
너무 기운 잃지 말고 또 걸어가시길 바라요~

임고생2016.10.25 13: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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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좋은 말씀 마음에 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뾰로롱2016.10.25 18: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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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네요. 고시생 시절도 거쳤고, 합격한지도 벌써 6년전의 일이지만,, 여전히 그때의 두더지 기분이 한번씩 생각나곤 해요ㅎㅎ
밀크티님 말이 참 힘이 됩니다. 감사해요

아민이2016.10.25 22: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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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위에서 시험 결과에 따른 애매한 상황들이 많이 생기는거 같아요. 기분탓인가...;;

내가낸대2016.10.26 22: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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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고시생이었어요지금은합격임용결혼승진임신출산육아까지..정신없이흘러갔나봐요ㅎ공부할때는정말저는매일다이어리에나는식충인가보다이런말쓰고..또어디서뛰어내릴데없나그런생각하고피부트러블에죽을맛이었지만인생은또살아지더라구요그당시남친에게무참히차엿지만ㅜ저에게대롱대롱매달려서결혼한남편있구요제과장님이었는데..ㅋㅋㅋ인생모르는거니까당당해지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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