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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여린마음해외여행

파주남자의 파리 겨울여행. 샤요궁 / 콩코드광장 / 샹젤리제 / 크리스마스 마켓

by 무한 2016. 12. 20.

1부를 아직 안 보신 분은 [여기]를 눌러 1부를 먼저 보고 오시길 권한다.

 

그리고 1부에서 못 한 이야기가 있는데, 파리에 가기 전 난 파리 여행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파리 겨울날씨’에 대해 물어봤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아래와 같았기에, 솔직히 하나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Q. 유럽여행이 처음이다. 파리 겨울 날씨는 어떤가?

 

[윈도우 도움말형]

A – 파리 겨울 날씨는, 런던 겨울 날씨와 비슷하다.

(런던 겨울날씨를 또 묻게 만든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형]

A - 파리의 겨울은 한국보다 춥진 않은데, 습도가 높아서 춥다.

(그래서 춥다는 거냐, 안 춥다는 거냐.)

 

[동문서답형]

A – 내가 2012년에 유럽에서 체류한 날로 따지면, 거기 거주하는 교포 빼고는 아마 한국 여행객으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네 자랑 말고 파리 겨울 날씨를 말해 달라.)

 

[용산전자상가형]

A – 어디까지 알아보고 파리로 결정한 거냐. 파리 말고 벨기에 갈 생각은 없냐. 아니면 북유럽쪽도 괜찮은데 거긴 어떠냐.

(다른 지역 추천은 잔뜩 하지만, 정작 파리 겨울 날씨를 말해주진 않는다.)

 

그래서 난 기모바지에 패딩을 입고 갔고, 파리에 도착해선 땀을 한 바가지나 흘려야 했다.(사실 비행기 안에서도 기모바지 때문에 더워 죽는 줄 알았다. 비행기 안은 따뜻하니, 절대 기모바지 같은 걸 입지 마시길 권한다.) 온 몸이 땀에 젖어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낼 힘도 없었기에, 첫 날에는 찍은 사진이 없다. 그럼 1부에 등장했던 사진들은 뭐냐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그건 공쥬님(여자친구)이 찍은 사진들이다. 여행 2일차 숙소 밖 풍경 파노라마를 제외하곤 전부 공쥬님이 찍은 사진이다.

 

내가 찍은 게 아닌 사진들로 별다른 고지 없이 여행기를 쓰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야 좀 마음이 편해졌다. 여행 2일차부터는 기모바지와 긴팔 티셔츠 벗어버리고 반팔과 얇은 청바지만 입은 까닭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본격적인 파리 겨울여행이 시작된 2일차의 이야기, 시작해 보자.

 

 

 

1부 끄트머리에서 ‘흑인청년과 경찰의 추격전’ 이야기를 했다. 한국이었으면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을 텐데, 프랑스 사람만 가득한 까닭에 가서 묻지 못했다.

 

여하튼 흑인청년이 차도로 달려 나갔고, 사방에서 경찰들이 등장해 그를 쫓았으며, 그걸 본 시민들 중 몇이 차도로 달려 나가 흑인청년을 쫓았다. 흑인청년을 잡은 건 이십대로 보이는 한 시민으로, 그가 흑인청년을 붙잡자 경찰들이 달려들어 체포했다. 다들 거친 숨을 몰아쉬는 가운데, 경찰 몇이 체포를 도운 시민에게 악수를 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위의 사진은 출동한 경찰들 중 내 앞에 차를 대고 달려갔던 한 팀의 복귀 모습이다.

 

 

 

샤요궁에서 바라본 에펠탑. 지난 밤 반대편인 마르스광장에서 바라본 에펠탑은 좀 뭉툭하고 그냥 육중한 느낌이었는데, 샤요궁에서 바라보니 TV나 사진에서 보던 ‘에펠탑 다운’ 느낌이 들었다. 트로카데로 역에 내려 저 곳에 도착하는 순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미소를 머금으며 자동으로 폰이나 카메라를 집어 든다.

 

저기에 가면 주변에 음식 파는 노점이 많다고 해 거기서 아침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여러 종류의 노점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걸 사먹으려 했는데,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아니면 그날 노점들이 출근을 안 했는지 두 곳 정도만 문을 열고 있었다. 뭔지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빵 사이에 계란과 햄과 치즈가 들어간 걸 먹었다. 난 음료로 카페라떼를 주문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카페크림을 마셨다. 커피를 마시니, 카페인 부족으로 뿌연 안개가 낀 것 같던 머릿속이 맑아졌다.

 

 

 

사요궁 바로 앞, 트로카데로 광장으로 내려와서 찍은 사진. 석상의 주인공인 아저씨의 온도니(엉덩이)가 몸에 비해 작고 예뻐 찍은 사진이다. 그는 상체운동은 열심히 했지만, 스쾃에 소홀했던 것 같다.

 

아, 샤요궁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유럽인 부부가 있었는데, 신부가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어깨가 다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공쥬님이 그 커플을 보며 “저것 봐봐. 엄청 춥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커플을 보다 눈이 마주친 에펠탑 모형 판매상이 계단 저 밑에서부터 물건들을 찰랑거리며 뛰어 올라왔다. 에펠탑 모형을 사고 싶어서 쳐다본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그는 단숨에 우리 코앞까지 다가왔고, 공쥬님은 갑자기 낯선 외국인이 접근하니 기겁을 해서 ‘뭐야 무서워’하며 내 팔을 잡았다. 판매상은 날 보며

 

“원 유로.”

 

라고 말했고, 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농 메흐시.”라고 대답해 주었다.

 

 

 

역시나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에펠탑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유럽여행엔 표준줌렌즈보다 광각렌즈를 가져가는 게 좋다고 하길래, 난 이번 여행에 광각렌즈만 들고 갔다. 당겨 찍어 압축감을 표현하고 싶을 때 그럴 수 없었다는 게 아쉽긴 한데, 나름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먹을 걸 살 수 있는 노점카페. 가격은 대략 빵 종류가 3~6유로 정도. 마시는 건 3유로 내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레나 다리를 건너며 보는 에펠탑. 파리는 소매치기와 강도로도 유명한 까닭에, 난 혹시나 누가 내 카메라를 훔쳐 달아나는 게 아닐까 싶어 꼭 쥐고 다녔다. 그런데 그런 정보를 모르는 건지, 아니면 에펠탑 옆에 있다는 흥에 취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동양인이라 소매치기나 강도는 아닐 거라 생각하는지, 내게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 달라며 카메라를 내미는 커플도 있었다.

 

 

 

정면으로 태양빛을 받고 있는 에펠탑. 저곳에 가면 역시나 그냥 자동적으로 에펠탑 사진을 찍게 된다. 아래에서도 찍고, 옆에서도 찍고, 뒤돌아 가서도 찍고, 전체도 찍고, 부분도 찍고 한다. 그래서 내 하드엔 엄청나게 많은 에펠탑 사진이 담겨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비슷비슷한 걸 왜 이렇게 많이 찍었나 모르겠다.

 

 

 

두둥. 보통 ‘에펠탑 사진’이라고 하면 샤요궁에서 바라본 사진과 맞은편인 마르스 광장 잔디밭에서 찍은 에펠탑 사진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마르스광장으로 간 건데, 크리스마스 마켓 준비 때문인지 아니면 잔디보호 때문인지 잔디를 다 걷어내고 있었다. 걷힌 땅 아래에서 풍기는 구수한 거름냄새를 맡으며 눈물을 삼켰다.

 

 

 

이번 파리 여행을 위해 나름 야심차게 준비한 네일아트. 에펠탑에는 아무래도 프랑스 국기가 어울릴 것 같아 그걸 주제로 잡았다. 저 작품(?)을 위해 난 매니큐어를 고르고, 곧게 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현지에서 초 집중을 하며 공쥬님의 손톱에 프랑스 국기를 그려 넣었다. 태어나서 처음 해 본 네일아트였는데, 손톱 밖으로 매니큐어가 좀 묻긴 했지만 크게 나쁘진 않았던 것 같다.

 

원래 계획은 매일 다른 모양의 네일아트를 하는 거였는데,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여행 중 두어 번 정도만 디자인을 바꿨다. 저것 외에 <차가운 추상>, <스노우 볼>, <연속된 선과 불연속 선>, <인상주의적 그라데이션>, <별이 빛나는 네일> 등의 작품을 구상했는데 전부 시도를 못해본 게 아쉽다. 결과물을 본 지인들이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진로를 그쪽으로 바꿀까 잠시 고민했다. 블로그 이름도 <무한의 네일로그>로 바꾸고 뭐 그러는 상상을.

 

 

 

자전거 택시 운전사가 새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요거트 같은 걸 주던데, 프랑스 까마귀와 비둘기라서 그런지 요거트도 잘 먹었다. 에펠탑 주변에는 까마귀가 우점종이며, 그 다음으로는 비둘기가 많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냥이는 볼 수 없었으며, 대신 쥐가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뉴스를 보다 보니 파리는 현재 쥐 문제로 인해 어느 공원마저 임시 폐쇄했다고 하던데, 새 먹으라고 관광객들이 던져준 음식물들을 쥐들이 먹으며 열심히 번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샤요궁에서부터 마르스광장까지는 한 2Km밖에 되지 않지만, 구석구석을 전부 돌며 구경하면 꽤나 지치게 된다. 게다가 화장실을 찾기가 어려워서, 우리는 가까이에 있는 숙소에 들러 볼 일도 보고 점심도 먹은 뒤 다시 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또 숙소에 들어간 김에 근처 마트에서 장도 봐 놓고, 장 보며 사온 와인도 한 잔씩 더 하니 급격히 피곤해졌다. 그래서 좀 쉬다가, 오벨리스크가 있는 콩코드 광장까지 전철을 타고 갔다.

 

 

 

광장에 도착하니 해가 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참 일부러 파노라마로 찍어 온 사진인데, 노멀로그에선 650px 사이즈로밖에 사진을 보여드릴 수 없어서 안타깝다. 저 사진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커플이 잘 보이질 않는데, 원본으로 보면 아래와 같은 느낌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커플의 남자가, 저 멀리 보이는 에펠탑을 바라보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가로등의 불까지 들어왔으면 좀 더 로맨틱한 분위기가 되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아직 가로등이 켜지기 전이었다.

 

 

 

대관람차와 오벨리스크를 보러 가는 길.

 

 

 

길을 건너 샹젤리제 쪽으로 향하자 그제야 가로등 불이 들어왔다. 역시나 파노라마 사진이라 너무 작을 수 있으니, 절반 정도를 잘라 아래에 한 컷 더 첨부하겠다.

 

 

 

대관람차 위에 보이는 건 달이다. 망원렌즈가 있었으면 달을 좀 더 크게 담을 수 있었을 텐데….

 

 

 

저 횡단보도를 건너면, 콩코드 광장에서 샹젤리제로 들어서게 된다.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난생 처음 보는 장식품들이 많았으며, 엄청 비쌀 줄 알았던 가죽가방 같은 게 10만원 내외였다. 후회가 남는 것 중 하나는, 이때 그냥 사고 싶은 것도 몇 개 구입하며 천천히 둘러봤으면 좋았을 텐데, 얼른 또 개선문에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제대로 구경을 못 했다는 점이다. 그저 걸어가며 쭉 둘러보다가, 일단 뭘 좀 먹고자 먹거리를 파는 쪽으로 들어섰다.

 

 

 

마켓 뒤편으론 저렇게 먹거리를 파는 곳들이 모여 있다. 앞쪽에도 있긴 하지만, 뒤쪽이 아무래도 ‘본격적인 먹자골목’의 느낌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무조건 ‘뱅쇼’를 먹어봐야 한다는 걸 이전부터 들었기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쪽의 뱅쇼 상점을 찾았다.

 

 

 

뱅쇼는 레드와인에 여러 가지 과일과 시나몬스틱 등을 넣고 끓인 거라고 하던데, 프랑스에서는 감기약처럼 생각하며 마신다고 한다. 한국의 유자차나 생강차 개념인 듯하다.(혹자는 ‘프랑스 쌍화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맛은, 포도주스 + 홍초 + 수정과를 섞어 끓이면 아마 비슷한 맛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뱅쇼가 담긴 컵. 컵이 플라스틱이고 뱅쇼를 끓이다가 주는 까닭에 엄청 뜨겁다. 모르고 그냥 들었다가 너무 뜨거워서 던져버릴 뻔 했다. 저 테이블에 서서 뱅쇼를 마시다 목격한 것 중 충격적이었던 건,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차례로 다가와 근처 휴지통을 뒤적였던 것이다. 가장 먼저 온 사람은 사람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휴지통에서 주워갔고, 그 다음에 온 사람은 저 플라스틱 컵들을 챙겨갔다. 마지막으로 온 사람은 휴지통에 음식과 컵이 없자, 사람들이 그냥 버린 냅킨을 챙겨서 갔다.

 

우리가 뱅쇼를 먹고 있을 때, 옆 테이블에 휠체어에 탄 프랑스 할머니와 딸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그들도 뱅쇼를 사서 홀짝이며 마셨는데, 공쥬님이 할머니께 핫팩을 드리고 싶다며 손에 쥐어드렸다. 그랬더니 어디서 왔냐, 나 서울 안다, 너희 착하다, 고맙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거 대략 65도에서 70도까지 올라가는 군용 핫팩인데, 저온화상 조심하라는 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아 말씀드리지 못했다. 그렇게 프랑스 할머니 한 분은 생전 처음 핫팩으로 인한 저온화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뱅쇼를 다 마시고 개선문으로 향하는 길. 한국의 김치 맛이 집집마다 다 다르듯, 뱅쇼 맛도 가정마다 다르다고 한다. 다른 상점의 뱅쇼도 맛보면 좋았을 텐데, 한 잔 다 마시니 배가 불러 마실 마음이 사라졌다. 화장실을 유료이며, 0.8유로 였던 걸로 기억한다. 한국 돈으로 천 원.

 

 

 

무지티에 에어브러쉬로 즉석 그림을 그려 판매하던 곳. 뭔가를 열심히 설명 중인 여자 뒤를 보면, 후드티 모자를 쓴 채 티셔츠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저렇게 모자와 티셔츠에 즉석 그래피티를 한 제품들을 판매 중이다. 다들 신기해하며 앞으로 모여들어 구경했는데, 정작 사는 사람이 없었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라 할 수 있겠다.

 

 

 

마켓 거리를 지나 좀 더 올라가면, 상가가 늘어서 있는 거리가 나온다. 각각의 건물들은 뽐내듯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런 상점들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바빴다. 좀 씁쓸했던 건, 거리 곳곳에 구걸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할머니 혼자서, 또는 남매가, 또는 가족 전체가 종이컵을 앞에 둔 채 상가 기둥에 기대앉아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종이컵을 들고 돌아다니며 동냥을 하는 여자아이도 있었다.

 

 

 

샹젤리제 거리 끝으로 개선문이 보이길래, 횡단보도 중앙에 있는 교통섬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이런 건 좀 당겨서 가로등이 시작되는 부분을 양 옆으로 걸고 개선문을 크게 나오도록 했어야 하는데, 광각렌즈의 한계라 어쩔 수 없었다.

 

 

 

같은 위치에서 공쥬님이 찍은 사진. 파란 불이 들어오면 서로 “이번엔 나. 나. 나와 봐. 빨리 건너 가.” 하며 바통터치를 했다.

 

 

개선문 코앞에 있는 까르띠에 건물. 개선문을 찍는 사람보다, 까르띠에 건물을 찍는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건물 전체를 붉은 빛으로 포장된 것처럼 꾸며놓았다.

 

 

 

정면에서 한 컷 더.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 되는데, 실제로 보면 예뻐서 잠시 멈춰 바라보게 된다.

 

이제 지하로 내려가 개선문으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저쯤에서 다리도 아프고, 발바닥도 아프고, 배도 고파왔다. 낮에 샤요궁에서 마르스광장을 거쳐 숙소까지 걸어간 것, 그리고 해질무렵부터 콩코드광장에서 시작해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본 뒤 샹젤리제 거리를 전부 걸어온 피곤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개선문 입장시간은 아직 여유가 있으니 밥을 먹고 올라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저때는 일단 개선문 정상에 올라 야경을 보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혹 저쯤에서 ‘밥을 먹고 개선문에 오를까, 아니면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밥을 먹을까’를 고민하게 된다면, 밥을 먹고 오르는 게 몸과 마음 모두에 좋다고 적어두도록 하겠다. 이십대라면 두 번 올라갔다 내려와서 밥을 먹어도 상관없지만, 삼십대라면 꼭 밥부터 먹길 바란다.

 

여하튼 그렇게 우리는, 당이 떨어진 채 주린 배를 움켜쥐곤 개선문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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