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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이야기를 하기 바로 전날 H양이 술취해 그와 통화를 한 적 있다면, 그 통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내게 말해줘야 한다. H양이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상세히 말해줘야 나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거지, 연애에 대해 그냥 뭉뚝하게 ‘어디 갔을 때 행복했다’, ‘거기선 분위기 좋았다’, ‘며칠 전까지 크리스마스에 갈 리조트도 같이 예약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만 하면 나도 그냥 ‘에구, 힘내요.’ 정도의 얘기밖에 해줄 게 없다.

 

다만 H양 사연의 경우, 남친이 뻔뻔할 정도로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H양이 그걸 캐치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 이렇게 매뉴얼을 발행하게 되었다. H양은 남친이 한 말을 제대로 듣지는 않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건 헤어지자는 말을 돌려 말한 것인가?’, ‘구여친을 다시 만나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닌가?’ 등의 고민만 하고 있는데, 그게 H양이 가지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기서부터 시작해 보자.

 

 

1. 이유나 과정이 아닌, 결과만 가지고 생각하는 문제.

 

남친이 모레 회사에서 시험이 있어서 그걸 좀 준비해야 하니 시험 끝나고 보자고 할 경우, H양은 덜컥 겁을 먹으며

 

‘이 사람이 갑자기 왜 이러지? 우리 매일 만났었는데 왜 오늘 내일 안 보려고 하는 거지? 뭐가 잘못된 거지?’

 

라는 생각을 한다. 남친이 말한 ‘시험준비를 해야 하니’라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볍게 넘긴 채,

 

- 남친이 오늘 내일 보지 말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틀간 못 만난다.

 

라는 것에만 꽂혀 갑자기 불안해하는 것이다.

 

이렇듯 ‘결과 위주의 결론’을 내려버리면, 웃고 떠들며 마냥 달콤하게 지낼 때에는 문제가 없지만, 작은 갈등만 찾아와도 쉽게 무너지고 만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H양의 사연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H양과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 한 여성대원은 남친이 구구절절 자신의 상황과 의도를 설명했음에도 결국

 

“어쨌든, 그래서 안 가겠다는 거잖아.”

 

라는 이야기만을 해 답답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사연 속 H양에게서도 저런 모습이 보인다. H양의 남친은 ‘시간을 가지고 싶은 이유’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했는데, H양은 그걸 두곤

 

- 아무 마음의 변화 없이 나를 좋아하는 거면, 이런 얘기가 나올 일 없을 것.

-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엔 더 잘 하겠다고 약속하면 난 기다릴 수 있음.

- 나에 대한 감정의 변화임. 앞으로 또 이러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보장 받음?

 

이라는 생각만을 하고 있다. 난 H양이 ‘남친이 말한 이유들’에 대해 좀 고민했으면 좋겠는데, H양은 ‘그 이유들로 인해 나온 결론’, ‘그 결론이 연애와 내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H양의 남친은 H양에게 ‘뭔가 너랑 나랑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그 ‘잘 안 맞는다’는 것에는 H양의 이 ‘결과를 가지고 결론내기’라는 모습이 분명 포함되어 있을 거라 난 생각한다. 사람의 감정이란 전부 Yes or No 로 나눌 수 있는 간단한 게 아니니, 연애 중 연인의 말을 ‘된다/안 된다’, ‘한다/안 한다’, ‘좋다/안 좋다’로만 단순화시키지 말았으면 한다.

 

 

2. 남친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이유는?

 

이건 이미 그가 H양에게 하나하나 다 이야기 한 까닭에 내가 다시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한데, 그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 너와 사귀며 매일 술 마시고 놀러 다니기만 하는 방탕한 생활을 하는 것 같다.

- 내가 구여친과 헤어진 건, 결혼을 바라는 그녀와 달리 난 자리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 너는 부족함이 없이 자란 것 같은데, 날 계속 만나면 힘들 것 같다.

- 얼마 전 친구들 만날을 때 널 감당할 수 있겠냐는 말도 듣고 구여친 소식도 들었다.

 

H양은 남친과 사귄 후 거의 매일 만났다고 했으며 그것에 대해 H양은

 

“오빠한테 결혼을 생각한 전여친이 있었다는 건 이미 사귈 때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린 행복한 연애 중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사귄 기간이 관계 깊이의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지만 둘은 아직 사귄 지 두 달도 안 되지 않았는가.

 

연애가 시작된 이후 두 달 동안, 둘은 맛있는 거 먹고 실컷 놀러 다니긴 했지만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선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귀는 사이니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은 함께했지만, 정작 ‘우리’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만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쉽게 말해 ‘친구’가 되는 과정은 생략된 채, 패키지여행을 와서 만난 다른 사람과 관광지를 함께 돌아다니는 것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겠다.

 

H양에게 남친은 아직도 ‘괜찮은 소개팅남’으로, 남친에게 역시 H양은 여전히 ‘괜찮은 소개팅녀’로 남아 있는 느낌이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솔직히 H양에게도 이 연애가 ‘애프터의 연속’정도로 느껴지지 않았는가? 보통 사귀는 사이라 하면, 꼭 뭔가를 자꾸 계획하고 만나서 뭐 할지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도 그냥 만나면 즐겁기 마련인데, 두 사람은 그런 것 없이 만난다는 걸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아무래도 좀 형식적이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관계였던 것 같다.

 

둘의 연애는, 연애 그 자체가 목적인 듯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하면 되겠다. 사실 그렇게 사랑하는 건 아닌데 사랑한다 말하고, 사실 전부 다 좋은 건 아닌데 전부 다 좋다고 말하고, 사실 연애 말고도 할 일들이 많은데 일단 덮어두고 연애에 올인 하며 지냈기에, 더는 계속 이렇게 지내선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지금, 관계를 정리하려 들게 된 거라 나는 생각한다.

 

 

3. 그 외에 해주고 싶은 말들.

 

연애 중 둘 중 하나는 꼭 현실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H양의 이번 연애를 보면, 앞서 말했듯 ‘계획’이나 ‘이벤트’가 있어야 무난하게 유지되었던 까닭에, 일반적인 연애에서보다 단기간에 많은 데이트 비용이 소모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둘은 매일 만났다고 했는데, 만나서 최소한 밥 한 끼는 같이 먹었을 테니 밥값만 해도 한 달 통계를 내면 만만찮게 들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거기다 다른 사람들이 포함된 술자리를 자주 가졌으며 여행도 다녀왔는데, 그렇다면 둘이 부담했던 비용으로 봤을 때 H양이 한 달 50만원을 데이트비용으로 지출했으면 남친은 120만원 정도를 지출했다는 얘기가 된다. 거기다 남친은 H양에게 선물도 했으며 크리스마스 이벤트, 새해 이벤트를 계획했는데, 그럼 최소한 30은 더 들어 한 달 150정도를 쓰지 않았을까 싶다.

 

H양 남친의 사정을 보면, 그렇게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그에겐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상황인데, 이런 와중에 새로운 연애가 시작되어 덮어놓고 쓰고 난 뒤, 카드 고지서를 받아들고는 정신을 차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벌어 연애에만 쓰는 것이라면 그 생활이 유지는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몇 년을 만나든 경제적 상황은 제자리걸음이 될 것이란 걸 그도 깨달았을 테니 말이다.

 

남친의 이런 성향을 파악했다면 H양이 좀 단속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H양 역시 연애의 즐거움에만 푹 빠진 채 같이 만끽하고 있을 뿐이었다. 남친이 제안하고 지르는 걸 ‘리드’라고 생각한 채 따랐으며, 남친이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면 그저 즐거워했다.

 

놀러 다니고, 사람들 만나 술 마시는 데이트가 즐겁다는 걸 남들이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덮어두고 지르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말처럼 그렇게만 살았다간 대책이 없어질 수 없어서 그러는 건데, 둘은 기분파인 남친이 기분 내느라 이것저것 지르고 H양은 기뻐하는 연애를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덜컥 정신을 차린 남친이 데이트의 횟수부터 좀 줄이려고 하다 보니, H양은 그걸 ‘남친이 변한 것’으로 생각해 ‘헤어지려는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 것이고 말이다.

 

H양은 마냥 좋기만 하며 신나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한 연애

 

- 남친이 내게 올인 하고 있는 것.

 

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결코 그렇지 않으니, 이제부터는 꼭 ‘정말 이대로 지속 가능한가’를 체크하며 현실에 발 딛고 있길 권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가 좀 무리를 하는 것 같을 땐, H양이 손을 뻗어 단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역시 기억해 두길 바란다.

 

 

위에서는 H양이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을 이야기 한 것이고, 만약 H양이 내 여동생이라면 난 이별을 권할 것 같다. 개인적으론 H양 남친 본인이 다 벌여 놓고는 이제와 그 탓을 ‘연애’로 돌리는 게 좀 비겁해 보이기도 하고, 구여친과의 이별사유를 예로 들며 본인을 정당화 하려는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자친구가 무슨 외로움이나 달래줄 반려동물도 아닌데, 사귄 직후에 예뻐하며 혼자 오버하다, 상황이 달라지니 유기하려는 듯한 태도도 참 별로다.

 

“네가 지금 나를 떠난다고 해도 나는 붙잡지 않겠다.”

 

며칠 전까지 크리스마스에 뭐하자, 연말에 뭐하자, 새해에 뭐하자고 방방 뜨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 저러는 것도 사람 참 가벼워 보이고,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겠다고 하면서 연애가 자신의 걸림돌인 것처럼 말하는 것도 그에 대한 실망만을 키운다. H양에게도 꼭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은 보이지 않으니, 가능하다면 ‘한 겨울밤의 꿈’을 꾸었다 생각하며 정리하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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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2016.12.21 12: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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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2016.12.21 12: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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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순위권이네요 ㅋㅋ
왠지 기분 좋아지는 수요일 오후네요 ^__^

가끔 연애할때 초반에 혼자 심하게 러쉬하고 제풀에 지치는 남자들이 있죠.. H양 남친이 그런가봐요.. 전여친 운운하면서 시간 갖자는 건 진짜 최악인거 같은데 이번기회에 잘 생각해보는게 어떨지 싶네요

꼬알2016.12.21 12: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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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맛...

꼬알2016.12.21 13: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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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다음번엔 천천히 서로에게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상대를 배려하게되는 연애하시길

바람2016.12.21 13: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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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2016.12.21 13: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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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사연봐서 기분이 좋습니다.
언제나 감사감사합니다.

jj2016.12.21 13: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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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순위권!!

2016.12.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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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꿀꿀2016.12.21 1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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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ㅎ

쫑이2016.12.21 14: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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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비용에 대해 여쭙고싶은게있는데요... 연애하다보면 어쩔수없이 사연자분만큼 쓰게되지않나요? 지금 남친과 한달반 연애를 하면서 둘이 합쳐서 몇백만원은 썼는데요, 이게 생각없이 막 쓴것도 아니에요.
제가 서울보다 비교적 물가가 비싼 해외도시에 살고있긴 하지만, 대충 원W으로 바꿔 나열해보면:

식사 한끼 못해도 4만원, 맛집은 10만원
카페 커피와 디저트 2만원
영화 3-4만원
쇼, 놀이동산, 등: 기본 10만원
여행: 일박 기준 호텔 20만원, 렌트카 20만원 등

물론 입장료 없는 갤러리나 값싼 박물관도 가고 공원 벤치에 앉아 데이트도 하지만, 그래도 한달반동안 쓴 카드명세서를 보면 저도 놀라요. 그렇다고 저희가 막 쓰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두세번보며 보통 커플들 하는 데이트 정도를 하는것같은데... 만날때마다 밥만먹고 헤어지는 데이트만 할수도 없구요.

다들 비용 어떻게 조절하시나요? 저희가 무언갈 놓치고있나요? 사치스럽게 데이트 하지도 않으면서 명세서는 놀라움을 주니, 답답해서 남겨봐요 ㅜㅜ

피자도우2016.12.21 16: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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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수준이야 소득수준에 따라 다르니, 소득이 소비를 충분히 받쳐줄 수 있다면 절대적인 금액만 가지고 과하다 어떻다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쇼, 놀이동산, 여행 같은 걸 매달 즐기진 않으니, 당장 한달 반 아니라 반년 정도를 두고 평균치를 내보면 놀라움이 좀 감소할 수도 있겠네요.
서울보다 물가가 비싼 해외도시에 사신다니 2인 외식 한 끼 못해도 4만원이라면 그만큼 벌고 계실테고, 그럼 문제 없을 듯.

Years2016.12.21 18: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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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이님 /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얼마를 쓰든 문제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연애하면서 저것보다 적게 쓸 수 있는가? 에 대하여 답글을 써봅니다. 저는 연애에 그렇게까지 큰 비용을 쓰진 않았던 것 같거든요.

우선 놀이동산 영화 및 각종 공연, 여행 이런 것을 저랑 제 짝이 크게 좋아하는 게 아니라서 거의 년단위로 한두번 있을까 말까 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렌트카비는 없고, 한국 부산을 기준으로면 그냥 외식은 인당 만원~만이천원, 맛집은 2인 5-8만원 선으로 보면 될텐데 맛집은 한달에 한번에서 두번 정도 갑니다. 그리고 한쪽의 집에 가서 번갈아 요리를 해 먹거나 커피도 내려 먹는 일이 많지요. 이건 절약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 짝이 입맛이 고급이셔서 파는 요리나 커피보다 본인이 만들거나 내린 것을 더 선호하시는지라. 카페 가도 아메리카노만 시키고 디저트는 가격대비 질이 별로라고 쿠키는 집에서 구워 나눠 먹지요. 물론 이것도 재료비 들지만 이건 데이트 안 했어도 커피내리기나 베이킹을 취미로 개인이 했을 비용이니까 딱히 연애 비용은 아니고요.

일주일에 4-5번 정도 만났는데, 큰 돈 들어간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책을 읽기로 한 저녁에 짝이 만나자고 하면 짝도 책 읽는 제 옆에서 할 수 있는 걸 챙겨오고요, 은행 여러 곳 갈일 있을 때 시간이 나면 같이 가주고, 할 일 많으면 일 싸들고 만나서 도와주기도 하는지라 자주 만나도 각자의 일상과 거의 겹쳐 있을 때가 많았어요. 노는 경우에도 제 짝이 자전거 타고 라이딩 다니다 풍경좋은 곳을 보면 다음엔 저랑 같이 타고 가보고, 둘다 그림이 취미라 같이 아무 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타로 점 리딩을 재밌어해서 각자 자기 타로카드 가지고 리딩하는 거 봐주고 서로 점봐주고, 같이 좋아하는 게임도 하고, 자기가 본 재미난 책, 영화, 애니, 다큐 등의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 물론 잡담도 많이 하고, 서로 단어 세 개 주고 단편소설이나 짧은 시나리오 만들기 놀이도 한 적 있네요 … 같이 있으면야 할일은 끝없이 존재하는 느낌입니다. 둘다 폰카치고는 화소 좋은 폰카라 폰카로 사진 찍으러 다니는 일도 있고요. 폰카 일반인 사진전 같은 것도 있어서 출품도 해보고. 이 모든 일에 물론 비용이 들지만, 대개는 각자의 자기 한달 용돈의 취미비랑 겹치고, 식비 포함 이삼십만원 추가되는 정도였어요. 같이 서울이나 제주도로 놀러가거나 하면 좀 크게 나가지만 그것도 일년에 한 번 정도 있는 일. 공연을 보면 또 크게 나갈 때가 있지만 그것도 일년에 한 번 정도.

사람마다 연애하는 모양이 다 제각각이니 어느게 옳고 그른 건 없을 것입니다. 이건 그저 돈을 그 정도까지 쓰지 않고 연애하는 케이스엔 만나서 뭘 하기에 돈이 안 드는가에 대한, 하나의 예시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저 짝은 배우자가 돼 있습니다.)

greenjs2016.12.21 23: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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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의 의견을 구하시는거 같아 덧글 남깁니다.
의견들중에 저렴하게 데이트하는법에 대한 글이 많은데 아마 대부분의 남자들은 데이트 비용을 줄이려면 만나는 횟수를 줄이려고 할겁니다.
취미가 같아서 공원에 가거나 박물관에 가거나 하는경우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취미일 경우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런곳을 가는건 보통 싫어하거든요. (자존심 떄문이려나요..?)
그렇게 생각하면 데이트 한번 할때 쓰는 비용을 줄일수 없으니 자연히 데이트 비용을 줄이려면 횟수를 줄이는 쪽으로 생각이 가게 마련입니다.

그냥2016.12.22 13: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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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같은 경우엔 남친이 먹는것과 숙박 만큼은 좋은걸 하고 싶어 하드라구요 그래서 그건 그냥 쓰게 두고 대신 메뉴를 정할때 제가 조절을 해요 영화와 음료는 쿠폰 같은거나 할인 받는걸 최대로 이용하고(다행인지 영화는 한달에 한두번 보는게 다라 그걸로 해결이 되드라구요) 저희도 윗분 커플처럼 일거리 많을땐 싸들고 만나서 나란히 일해요 ㅎㅎㅎ 이게 은근 괜찮드리구요 틈틈이 이야기도 하고 밥 같이 먹고(일하다 먹는 밥이라 간단한 백반먹으면 만원이면 되고) 쌓인 일하니 걱정도 덜하고.. 사실 일거리가 쌓여있는데 데이트 할라면 마음속이 불편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많이하는건 밥먹고 산책하는건데 고궁을 가기도하고 근처 공원도 가고 요즘처럼 추울때는 마트구경을 하기도하고(정말 아무것도 안사고 구경만 하다 나와요 ㅋㅋ) 남친이 수영을 좋아해서 같이 수영장을 가기도해요 전 잘 못해서 요즘 강습 받는 중인데 남친은 한번 가면 30-40분 수영하라구요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하는 데이트가 더 좋은것 같아요 서로의 생활도 들여다 볼수 있고 평소 모습을 볼수 있으니까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사실 엄청 비싼 레스토랑을 예약하겠다고 하길래 잘 구슬려(?)서 같이 장봐서 집에서 파티하기로 했어요 ㅋㅋㅋ 그게 여러모로 더 저렴하고 이야깃거리도 많고 또 섹시하잖아요 ;)
쫑이님도 연애의 다양성을 찾아서 행복한 데이트 하시길 바래요~~

쫑이2016.12.23 07: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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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감사합니다! 자세히 읽으며 우리 상황에 넣어봤어요. 전남친과의 데이트는 항상 남친집에서, 티비나 보며, 음식시켜먹고,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스스로 느끼기에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하루하루였어요. 그래서 이번 연애에는 더 이것저것 하고싶었던 욕심이 있었나봐요. 여러분 댓글을 읽어보니, 제가 하는 평소생활에 남친을 불러 넣고, 또 남친의 일상에 제가 들어가는것도 충분히 좋은 데이트인데 왜 그렇게 생각못했었을까요 ㅎㅎ 은행가기, 변호사 만나기, 장보기, 운동 등등은 그냥 제가 혼자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데이트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었어요. 감사합니다!

2016.12.21 14: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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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이 너무 정갈함. 바로 제 사연도 투척하고 싶네요.

피안2016.12.21 15: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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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통장보고 헉 했을수도 있겠네요
저도 한때 멘토에게 제발 사람이 말을 하면 그대로를 이해하라고
뒤에 무슨 숨겨진뜻이나 음모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엄청 잔소리 들었었는데....
그게 결과만 생각한 걸 수도...
역시 인생공부! ㅎㅎ 무한님 감사합니당

거북이 등짝2016.12.21 1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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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밤의 꿈 좋네여~~ ㅎㅎ
저도 그 꿈 꿔보고 싶네여 ㅋㅋ

꼬마2016.12.21 18: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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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같은 오빠 있음 참 좋겠다는 생각 자주 종종 빈번하게 합니다!:)

Tara Kim2016.12.21 23: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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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같은 글 오늘도 감사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H양이 남자친구랑 헤어지는 게 좋지 않겠나 싶어요. 본인이 질러놓고 H양 탓하면서 시간을 갖자고 말하는 것이 굉장히 무책임해보입니다.

greenjs2016.12.21 23: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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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두달간 데이트 코스 짜고 매일같이 만나느라 지쳤을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무한님의 말 (새해에 뭐하자고 방방 뜨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 저러는 것도 사람 참 가벼워 보이고,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겠다고 하면서 연애가 자신의 걸림돌인 것처럼 말하는 것도 그에 대한 실망만을 키운다) 처럼 좋은 분 처럼 보이지는 않네요.

모래2016.12.22 09: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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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s
너무 멋진 커플이신것 같아 부럽습니다 ㅠㅜ 정말로 제가 원하던 연애의 모습이네요~
늦었지만(?) 결혼 축하드려요~

Years2016.12.22 14: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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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감사합니다.
다행히 짝짜꿍 잘 맞는 짝을 만나서 그리 된 것 같습니다.

모래2016.12.22 09: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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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대댓글은 어떻게 다는건가요..?
저는 대댓글을 누르면 그냥 페이지 맨 위로 올라가는데 다들 어떻게 대댓글을 쓰시는건지 궁금하네요 ㅜㅜ

아마그럴껄2016.12.22 10: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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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도 그래요
익스플로러, 사파리, 크롬 다 시도해봤는데 다 똑같아요.

Years2016.12.22 14: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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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에 '답글달기' 를 눌러 열리는 창에 쓰시면 됩니다.
이미 댓글에 달린 댓글(짙은칸 댓글)에도 '답글달기' 메뉴는 있지만 이건 누르면 그냥 본문 첫화면으로 갑니다. 저는 크롬 사용 중이에요.

아마그럴껄2016.12.22 10: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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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아민이2016.12.22 10: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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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린 친구들이면 이런 경험도 뭐~ 괜찮으니 토닥토닥~~

모래2016.12.22 12: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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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그럴껄
에엥 제글엔 대댓글을 달아 주셨네요!!
어떻게 하신건가요? ㅠㅜ

꼬알2016.12.22 16: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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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애독자2016.12.23 03: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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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전남친과 존똑..

애완동물과 이벤트라는 단어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ㅋㅋ
누구보다 이뻐해주고
맛잇는거 사주고 선물 사주고 이벤트 해주고..
헤어지기 하루전까지도 결혼 얘기햇엇던 남친이엇는데
헤어질때 하는말이
나는 너랑 만나서 맨날 술만 마시고 놀러만 다니는것같다
우리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발전적이고 지속가능한 연애를 하고싶다.
면서 돌연 자다가 방망이 맞은것처럼 이별을 선고당햇죠

당시에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사랑하면 그럴수없다고 결과에만 집착햇던것도 저와 비슷하네요

생활에 뿌리를 내리지 않은 연애는 작은 바람에도 송두리째
갑자기.한순간에 뽑혀나갈수있다는 것..

하지만 연애에 잇어서 무조건 한사람의 잘못은 없는것이고
늘 데이트에 잇어서 이쁘고 즐거운 것만 하지 않고
좀더 서로를 알아가보고
술마시는게 힘들면 도서관도 가보자고 권유를 할수도 있었을것인데
사귀는 내내 단한번의 불만이나 자기의견도 표현한적 없다가
헤어질때 갑자기 빵 터뜨리고 저를 유기해버린 그사람도 지금생각해보면
좋은사람은 아닌것같아요.
여튼 이글 저의 지난연애를 그대로 옮겨놓은것같아서 정말 공감합니다

허허허2017.03.11 0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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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까지 뭐하자, 뭐하자, 하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 저러는 것도 사람 참 가벼워 보이고,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겠다고 하면서 연애가 자신의 걸림돌인 것처럼 말하는 것도 그에 대한 실망만을 키운다.

하.... 전 여잔데 저 참 가벼운 사람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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