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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여린마음해외여행

도쿄 여행. 하마즈시(HAMAZUSHI), 오다이바, 신오쿠보.

by 무한 2017. 4. 19.

여행을 간 곳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권인 일본이어서인지, 일본 여행이 두 번째여서인지, 아니면 현지에 있는 지인 부부 댁에서 숙박을 하며 함께 돌아다녀서인지, 이번 여행은 내게 크게 신선하거나 낯설지 않았다. 일산 호수공원을 보며 살다가 송도 호수공원을 보러 간 느낌이랄까.

 

‘뭐…. 다 비슷비슷하네.’

 

라는 생각을 여행 내내 했던 것 같다.

 

 

 

좀 더 작거나 좁고, 조심스럽고, 조용조용하고, 깨끗한 버전의 한국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꼭 맞을 것 같다.

 

 

 

치도리가후치의 벚꽃 구경을 끝내고 다카시마다이라역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역전 풍경.

 

체감 상 일본의 보도는 넓이가 한국의 1/2 수준이지만 자전거를 탄 사람은 두 배나 더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요란하게 비키라고 소리를 내거나 빨리 가려고 부딪힐 듯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거나 내 진행방향을 막으면 오늘 한 판 붙겠다는 듯 벼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거나 하는 일이 없었다. 길이 막히면 잠시 서고, 사람이 피해주면 아무렇지 않게 옆으로 지나갔다.

 

 

 

역 근처에 있던 약국. 들어가서 뭔가를 물어보자, 점원은 눈을 빛내며 내게 신세를 진 적이 있는 사람처럼 내가 물어본 물건을 찾아주려 했다. 다른 편의점 등에 갔을 땐 점원이 안 그랬던 것으로 보아, 그냥 저 약국에서 일하는 여자 점원의 특성일 수도 있다. 약국 사장님 딸인가?

 

 

 

일본 이발소 모습. 안내판이나 포스터를 덕지덕지 붙여 놓지 않고 깔끔하고 깨끗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리를 매일같이 닦는지, 일본의 상가 유리는 전체적으로 깔끔했던 것 같다.

 

 

 

다카시마다이라의 평범한 거리 풍경. 후쿠오카에 갔을 때에도 느낀 거지만, 우리나라의 차도 구분선이 물 빠진 검정과 헤진 듯한 흰색의 조합이라면, 일본은 그 구분이 분명하다. 대체 왜 이런 차이가 있는 건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아스팔트 성분과 제조방식의 차이, 포장형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언젠가 차선 도색과 관련된 비리 뉴스를 본 것이 기억나 찾아보니, 작년 11월에도 ‘불량차선’을 만든 업체들이 적발되었다는 뉴스가 보인다. 그들은 시공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찰에 참여해 공사를 낙찰 받은 뒤, 공사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아먹고는 시공업체에게 맡겼다고 한다. 시공업체는 수수료로 준 돈을 만회하기 위해 규격 미달의 도료를 사용해 차선 도색을 했고, 이 때문에 차선이 빨리 닳거나, 희미해지거나, 밤이나 비가 오는 날에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이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유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하던데, 난 다음 날이든 다다음 날이든 저 350엔짜리 음식을 먹어보려 했지만 기회가 닿질 않았다. 여행 중 ‘나중에’로 미뤄둔 것들은 대부분 못 하고 오기 마련이니, 다음부터는 끌릴 때 바로바로 해버려야 할 것 같다.

 

아래부터는 하나하나 설명하기 좀 어려운 동네 풍경을 몇 장 연달아 올려두도록 하겠다.

 

 

 

 

 

 

 

 

일본어 까막눈인 난 훼미리 마트 간판 밑에 있던 저 글자가 “술 있어요”인 줄 알았는데, 돌아와서 찾아보니 “술 담배”의 뜻인 것 같다. 편의점마다 저 글자가 붙어 있어서 난

 

‘일본 편의점에선 왜 이렇게 술 있다는 걸 강조하지?’

 

했는데, 그냥 우리나라에 ‘담배’라고 쓰인 표지판 같은 역할인 것 같다.

 

 

 

저 가게에서 파는 일본식 붕어빵이 그렇게 맛있다며 지인 부부께서 사주셨다.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다고 했는데, 곧 스시를 먹으러 갈 예정이라 먹진 않았다. 그런데 그 일본식 붕어빵, 한국에서도 파는 곳이 있어 사먹은 적이 있는 붕어빵이었다.

 

 

 

저녁은 하마즈시(HAMAZUSHI)라는 회전초밥 체인점에서 먹었다. 한 접시에 100엔인 회전초밥 체인점인데, 싼 가격에 질 좋은 초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여행기 1부 끄트머리에서 내가

 

“저녁식사가 그렇게 힘겨울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라고 했는데, 그건 기다리는 사람이 워낙 많아 저 초밥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기다리다 지쳐 그냥 가버리는 사람도 있었고, 상황을 살핀 뒤 주차장에서 그냥 차를 돌려 나가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단체석’에 앉아야 했던 까닭에 더욱 오래 기다렸다.

 

 

 

초밥집 주차장 모습. 도쿄에서는 밥 먹으러 식당에 들러도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이 많다고 한다. 물건을 사러 가도 주차장이 없어 근처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무료의 넓은 주차장을 마련해 둔 이 초밥집에 사람이 더 몰리는 것 같았다.

 

 

 

드디어 입장. 너무 배가 고파 음식점 전체 사진을 찍는 것도 잊고는 부랴부랴 먹기 시작했다. 일본어로만 주문이 가능하면 나중에 지인 분 없이 왔을 때 시켜먹기가 어려울 것 같았는데, 돌아와서 찾아보니 메뉴 스크린을 영어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시원하게 생맥주 한 잔씩 마신 뒤 본격적인 흡입 시작. 광어 뱃살, 혹은 광어 지느러미가 올라간 초밥이 개인적으로는 최고존엄이었다. 초밥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지인 분께서 설명해주셨는데, 먹느라 제대로 듣질 못했다. 나중에는 배가 불러서 못 먹겠다고 하자, 지인 분께서 ‘밥 덜어내고 위에 있는 회만 먹기’ 기술을 사용하라고 권해주셨다.

 

 

 

마음껏 먹으라고 하셔서 정말 마음껏 먹었더니 저렇게 되고 말았다. 맥주가 정말 맛있어서 허리띠 풀고 더 주문할까 했는데, 지인 분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는 걸 우연찮게 봐서 그럴 수 없었다. 잘 먹었습니다.

 

 

 

오다이바 도착. 가는 길에 오다이바의 명물 대관람차가 눈앞에 보였는데, 우린 레인보우브릿지를 먼저 보고 와서 대관람차를 보기로 했다.

 

 

 

레인보우브릿지가 보이는 한 쇼핑몰 앞 공원에 왔다. 우리가 타고 온 차에 비치는 조명이 예뻐 한 컷 찍었다.

 

 

 

 

 

 

전망대로 가는 길에 조명으로 장식되어 있던 거리 모습. 계속해서 색을 바꿔가며 빛나고 있었다.

 

 

 

저 앞에 레인보우브릿지가 똭! 그런데 너무나 한강 다리 같은 느낌이라 잠시 갸우뚱했다. 바닥이 모래사장이라는 점이 차이점이긴 했는데, 다리 모습이나 야경이나 한강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당시엔 그렇게 생각하고 집에 돌아와 한강 다리 사진을 검색해보기도 하고 서울 야경을 보러 다녀오기도 했는데, 막상 또 한국에 돌아와 저것과 비슷한 풍경을 찾으려고 하면 죄다 2%씩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좀 애매하긴 했지만, 여하튼 이젠 “무슨 바요? 오다이바요? 아이스크림 이름인가요?”하지 않게 되었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챙겨간 권총모양 삼각대로 달까지 걸고 장노출 사진 한 장.

 

 

 

야경을 찍을 때 물이 있으면 반영을 걸고 찍는 거라고 배워서, 물에 비친 것까지 담아봤다. 근처에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고 들었기에 거기까지 가서 찍으려고 했는데, 지인 부부께서 날씨도 추운데다 가야할 곳도 많으니 전망대에 올라갔다가 그만 이동하자고 하셨다. 하긴, 사진을 찍을 게 아니라면 저기서 멍하니 찬바람을 맞고 있어야 하니….

 

 

 

3층인가 4층인가에 있었던 전망대에서 당겨 찍어본 레인보우브릿지. 우측에 있는 건 도쿄타워다.

 

이 사진을 찍고 있을 때, 미국에서도 사신 적 있는 지인 분과 우리 어머니께서 나눈 대화가 인상 깊었다.

 

엄마 – 일본은 다 쪼꼼쪼꼼하네. 달도 저렇게 쪼꼼해. 일본 달이라 작나봐.

지인 – 그치? 나 미국에 있을 때, 거긴 진짜 달도 컸어.

지인 – 운전하다가 도로 끝에 막 떠오르고 있는 달 봤는데

지인 – 진짜 어~엄청 커. 놀라서 헉 소리 날 정도로 컸어.

엄마 – 미국 달이라서 컸나보네.

 

‘일본 달, 미국 달’ 얘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여러 지인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밤하늘과 달과 공원에 장식된 조명과, 레인보우브릿지와 도쿄타워를 사진 하나에 담아봤다. 이 사진까지 찍고 난 뒤 대관람차를 보러 갔는데….

 

 

 

헉. 대관람차 영업 끝났습니다 고갱님. 세상이 자꾸 날 속이고 힘들게 해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기로 했으니, 참았다.

 

 

 

자 그럼, 드라이브! 저 멀리 도쿄타워가 보인다.

 

 

 

두둥. 파리의 에펠탑보다 9미터 더 높다고 하던데, 속된말로 빵(?)은 에펠탑이 더 크기에 에펠탑이 더 웅장해 보인다. 도쿄타워는 좀 더 뾰족하고 얄상한 느낌이었다. 돌아와서 찾아보니, 기술이 발전해 더 적은 재료로 높게 만들어 그렇다고 한다.

 

 

 

 

 

시내 드라이브. 조수석에 앉아 사진을 엄청 찍었는데, 돌아와서 확인하니 죄다 흔들렸다. 그나마 알아볼 수 있는 사진을 이렇게 올려둔다.

 

 

 

 

신오쿠보 거리. 한류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거리라고 한다. 한국어로 된 간판이 많았으며, 가게 밖으로 잠시 나와 수다를 떨던 점원들도 한국사람이었다. 우리는 일요일 밤에 저 거리를 지난 까닭에 한산한 편이었는데, 평소에는 한국 사람들과 한국 식당에 들르려는 일본 사람들도 거리가 가득 찬다고 한다.

 

 

 

한국에서 자주 시켜먹는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집도 있어서 한 컷. 그 외에 양평해장국, 엄니식당, 아리랑 뭐뭐 등 한국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게들이 많았다.

 

 

 

 

 

차로 계속 달려선 여기저기 지났는데, 저긴 이케부쿠로 빅카메라 앞인 것 같다. 종로 어디쯤, 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긴, 내일 우리가 벚꽃놀이를 하러 오게 될 하천변이라고 했다. 만개할 땐 하천 옆으로 쫙 뻗은 벚꽃이 황홀할 정도라고 했는데, 과연 정말 황홀한 벚꽃을 보게 될 수 있을지….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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