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중)/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6)

놔주지도, 다시 사귀자고도 하지 않는 구남친 진심 구별법

by 무한 2017. 8. 1.

이미 내가 수십 번은 분명 넘게 매뉴얼을 통해 이야기 했는데, 그래도 남들의 사연과 자신의 사연은 다르니 좀 봐 달라고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이 있다. 그 중 가장 그 정도가 심하며 빈도역시 잦은 게 바로 ‘놔주지도, 그렇다고 다시 사귀자고도 하지 않는 구남친’에 대한 이야기 인데, 그게 여기서 보면 십중팔구

 

-나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까워서 그러는 것

 

이라는 게 보이지만, 내가 아무리 반복해서 그 지점에 대한 얘기를 해도, 구남친이 안부 한 번 묻거나 옛 추억이 담긴 얘기 한 번 꺼내면

 

‘얘는 절대 그런 게 아니야. 이건 진심이야. 진심인데, 지금은 상황이 이래서 그런 것일 뿐이야. 이것만 극복하면 우린 다시 행복할 수 있어.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하며 내게 사연을 보낸다.

 

때문에 이대로라면 내가 매일 하루 두세 편씩 그런 사연을 발행해도 매번 ‘내 경우는 달라’라며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 때문에 끝나지 않는 동어반복을 해야 할 수 있기에, 자가점검이 가능하도록 ‘구남친 진심 구별법’을 여기다 소개해둘까 한다. 난 세 가지 질문을 적어둘 것인데, 그 질문에 모두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분들만 앞으로 관련 사연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출발해 보자.

 

 

1.그가 원할 때 말고, 이쪽이 원할 때에도 만날 수 있는가?

 

상대가 말로는 뭐

 

-우리가 조금만 다른 상황에서 만났더라면….

-너 같은 여자 또 없다는 거 잘 알지만, 지금 내가 여유가 없어서….

-너에게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등의 이야기를 하긴 하지만, 가만히 보면 그게 상대가 연락하거나 만나고 싶을 때 저런 이야기를 꺼내 만나려는 것일 뿐, 이쪽이 만남이나 연락을 원할 때에는 상대가 이런저런 핑계로 거절하거나 아예 연락조차 안 닿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경우 상대의 저 말들에 또 혹해서 마음이 흔들리고 만 여성대원들은 저게 희망이며 여지라고 여기기 마련인데, 그럴 땐 달콤한 그 말들에만 취하는 걸 잠시 멈추고 전체를 한 번 조망해 보길 권한다. 상대는 자신이 연락하거나 만나고 싶을 때 말은 저렇게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일 때문에 바쁘다며 연락을 안 받거나, 메시지를 확인하고도 답장을 안 하거나, 다른 핑계들을 대며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며 살기 바쁘잖은가?

 

상대가 취해서 연락하거나 밤에 찾아와서 오늘 자고 가도 되냐고 묻는 거 말고, 그냥 친구사이에서도 가능한 ‘저녁에 만나 밥 한 끼 먹기’나 ‘날이 더우니 빙수 먹으러 가기’ 등이 현재 둘의 관계에서 가능한지를 곰곰이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게 안 된다면, 상대가 그 어떤 달콤한 이야기를 하든 눈물을 흘리며 너만큼 사랑한 사람 없었다고 하든, 지금 상대에게 그 관계는 ‘친구사이’보다도 마음이나 관심, 열정 등을 할애하기 아까운 관계라는 의미일 수 있다.

 

 

2.그는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는가? ‘솔직함’만 내세우지 않는가?

 

자신이 그러고 싶을 때에만 그러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이,

 

-목적이 있을 땐 허위공약을 남발하거나 맹목적으로 받아주지만, 그렇지 않을 땐 대답하는 것조차 귀찮아하거나 자신이 한 약속을 쉽게 취소하거나 번복하는 것.

 

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꼭 어떤 흑심을 품은 게 아니더라도 그냥 외롭고 심심한데다 밤이라 감수성도 예민해져 구여친에게 또 연락했을 때, 여친의 안부를 묻고 뭐 “난, 널 잃었다는 걸 평생 후회할 거야.” 따위의 이야기를 하던 중, 여친이

 

“그런 얘기는 만나서 하자. 얼굴 보고 대화하고 싶어. 금요일 저녁이 시간 괜찮아?”

 

라고 물으면, 분명 시간약속까지 다 잡아 놓았더라도 나중에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할 수 있다.

 

상대가 하는 그 어떤 말보다, 반복되는 상대의 행동이 그의 진심에 더 가깝다는 것을 기억하자. 내가 이 지점에 대해 말하면 오히려 상대의 편에 서서 ‘상대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대신 내게 말하며 변호하기 바쁜 대원들이 많은데, 난 그 대원들을 설득하려는 게 아니라 설명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 줬으면 한다. 그땐 그래서 못 만났고 저땐 저래서 못 만났다는 이유들은 넘쳐나겠지만, 난 그 이유가 거짓이든 아니든 반복되는 행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무엇이 어찌되었든, 상대가 ‘솔직함’을 내세우고 있으니 신뢰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솔직하다고 다 괜찮은 건 분명 아니다. 어떤 사연에선 아예 남자가

 

“진짜 솔직히 말할게. 지금 내 마음엔 너랑 다시 만나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과 놓치면 후회할 거라는 생각이 동시에 있어.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미안하고 좋기도 한데, 그래도 다시 너랑 연애를 하면 힘들 것 같다는 마음도 있고. 나도 이런 내 마음이 뭔지 몰라서 솔직히 정말 답답해.”

 

라는 이야기까지도 했는데, 그가 진짜 속내까지 다 드러내 보인 것 같다 하더라도 저 말을 한 이후 이쪽의 마음을 확인해 자신감만을 얻어간 채 다시 관계를 방치해둔다면 그건 분명 ‘나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제발, 내게

 

“정말 다른 경우랑은 완전히 달라요. 저를 휘두르려고 한 게 아니라, 자기 속마음이 그렇다는 것까지 전부 저에게 솔직히 말했어요. 자신이 흔들리고 있는 거지, 저를 휘두르는 게 아니에요.”

 

라는 이야기만을 하진 말아줬으면 한다. ‘솔직한 변명’과 ‘책임’은 분명 다른 것이니 말이다.

 

 

3.스킨십이 전혀 없어도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가?

 

내게 도착하는 ‘놔주지도, 다시 사귀자고도 하지 않는 구남친’과 관련된 사연을 보면, 8할이

 

-여자가 자취중인 상황

 

이다. 때문에 대부분 그런 구남친들의 연락은 늦은 시간에 오며, 통화할 때에는 진짜 곧 다시 시작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여자친구로 하여금 ‘지금 우리 집으로 와달라’는 이야기가 나오도록 유도한다. 아예 찾아와서 벨부터 누르거나 여자친구가 좋아하던 것들을 사와 환심을 사려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이후의 레퍼토리도 대개 비슷비슷해서, 스킨십을 한 후에는 도망치듯 집을 빠져나가거나, 다음 날 헤어진 후 다시 연락두절이 되거나, ‘바빠서 연락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며 남처럼 지내게 된다. 뭐 이 정도까지만 하고 끝나는 거라면 그나마 다행이겠는데, 안타깝게도 여자 쪽에서 그런 태도를 두고 항의할 경우

 

“우리가 다시 못 만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 여전히 넌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구나. 그래. 너 편한 대로 생각해.”

“나도 정말 다시 잘해볼 생각으로 갔었던 건데,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 앞으로는 내가 찾아가도 문 열어주지 마. 나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연락하거나 찾아가지 않으려 노력할 테니까.”

“네가 날 어떻게 보는지 알겠네. 겨우 그 정도로 보는구나. 스킨십 때문에 널 찾아갔다고? 스킨십이 하고 싶었으면 다른 여자를 만났겠지. 진짜 바빠서 친구 만날 시간도 없이 일한다는데, 넌 고작 내게 한다는 얘기가 그거지?”

 

등의 ‘그렇게 생각하는 네가 이상한 여자’라는 멘트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면 진짜 자신이 그 관계를 다 망친 건가 싶어진 대원들은 또 내게 긴급한 사연을 보내게 되는 것이고 말이다.

 

위와 같은 경우, 뭐가 어떻고를 다 떠나 진짜 그냥 참 아주 정말 간단하게, ‘스킨십이 없어도 이 관계가 유지될 수 있나?’를 한 번 생각해 보길 권한다. 그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다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만큼 더더욱 상대의 책임전가와 궤변에 시달리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와중에

 

“그냥 오빠를 믿고, 오빠가 왔을 때 제가 토닥토닥 해줬어야 했던 걸까요?”

 

라는 이야기만 하면, 진짜 난 “하아…, 담배 하나만 줘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왜 부정적으로만 보시는 거죠? 재회하는 커플들도 있잖아요.”

 

라며 반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재회하는 커플들의 사례에선 위와 같은 모습을 찾기 힘들다. 심심할 때 연락해서 “근데 너 내가 다른 여자 만나면 어떻게 할 거야?” 따위를 물어 마음만을 떠보려고 한다든지, 올 때와 갈 때가 극단적으로 다른 모습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단 얘기다. 그들의 경우엔 이별에 대한 긴장과 상대에 대한 존중을 가진 채 ‘답’을 찾으려 노력하지, 팬서비스 하듯 찾아와서 아직 호감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돌아가거나 방치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만 찾아오진 않는다.

 

그러니 위의 세 물음 모두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기 보다는 관계 정리를 위한 노력을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당장 눈앞의 상대가 하는 말들에 희망이 담긴 것 같고 말만 들어보면 분명 상대도 갈등하고 있는 것 같다 하더라도, 행동으로 증명되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면 마음 굳게 먹고 이쯤에서 정리하길 권한다. 오늘 좀 보러 와달라고 매달려도 상대가 술 안 마셨을 땐 절대 오지 않는다는 건 ‘고민’이라 할 수 없으니, 그런 걸 하느라 날도 더운데 걱정과 불안에까지 시달리고 있진 말자.

 

카카오스토리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하늘이 이렇게 파랗고 구름이 하얀데 물고기 잡으러 갈 수가 없어….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