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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이런 사연이 온다. 연인과 다툰 뒤 다시 만났거나 아니면 얼마간 헤어졌다가 다시 만날 경우, 연인이

 

“너랑 사귀며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내가 하고 부담했다. 그런 연애라면 또 하고 싶지 않다. 다시 만나게 될 경우, 그동안 내가 더 많이 줬으니 이젠 내가 나에게 줘라.”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럼 헤어진 뒤 미련과 후회를 간직한 채 반성모드에 있던 쪽에선 알겠다며 쉽게 승낙을 하곤 하는데, 바로 거기서부터 상상도 못했던 노예생활이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데이트비용을 더 부담하는 거? 그럴 수 있다. 상대가 편한 장소 위주로 만나러 가는 거? 그럴 수 있다. 상대의 컨디션이나 배부른 상태에 따라 뭐 할지 말지 뭐 먹을지 말지가 걱정되는 거?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뭐 이것까지 그럴 수 있다. 그런데 같이 있을 때 그렇게 폰만 들여다보고 있지 말아달라는 말에

 

“넌 너 할 거 해. 난 나 할 거 하잖아.”

 

라는 대답을 할 뿐이라면, 이 연애를 지속해야 할 목적 자체가 없는 거다. 팝송 <I.O.U>에

 

“I owe you, more than life now, more than ever. I know that it’s the sweetest debt, I’ll ever have to pay. (난 빚이 있다 너에게, 모어 댄, 뭐뭐보다 크다. 지금의 삶보다 크다. 에버 보다도 크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것은 스윗티스트 최상급, 가장 달콤한 빚이다. 아윌, 나는 할 것이다. 해브 투 페이. 갚아야만 한다.)”

 

라는 가사가 나오긴 하지만, 만약 그 가사를 쓴 사람도 사연 속 Y양처럼 계속 밥값과 택시비를 부담하며 무시까지 당하는 쪽이었으면, “그 빚이 그 빚이 아니잖냐. 지금 네가 날 투명인간 취급하는데 갚긴 뭘 더 갚냐.”하는 얘기를 했을 거라 난 생각한다.

 

 

현재 Y양 남친의 마음속엔, 복수심과 증오, 그리고 일부러 더 못되게 굴어 Y양을 골려주려는 생각만 남은 것 같다. 그는 Y양이 집안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자신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Y양이 사주도록 유도하고, 데이트비용을 Y양이 전부 부담하는 게 당연한 듯 행동하며, 어디 나가는 거 귀찮으니 집데이트를 하자면서 자기 몸 쑤시니 안마를 해달라고 요청할 뿐이다. 이런 그의 태도에 Y양이 견디다 못해 항의하면,

 

“전에는 내가 거의 다 챙겨주지 않았냐. 넌 네가 받을 땐 좋아했으면서 주기는 싫으냐. 나한테 뭔갈 해줘야겠다는 생각 저절로 안 드냐. 나도 이제 받는 연애, 편한 연애 좀 하고 싶다.”

 

라는 이야기로 응수할 뿐이고 말이다.

 

둘이 다퉈서 날 세운 채 있을 때에도, 그가 궁금해 하던 건

 

-그래서, 나 사주기로 하고 주문했던 거 취소했는지?

 

였을 뿐이다. 이 정도면 그에겐 이 연애가 어떻게 되든 말든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오로지 자신이 Y양에게서 뭘 더 받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라 할 수 있겠다. Y양은 이걸 다 몸소 경험하면서도

 

‘예전엔 상대가 나에게 헌신했으니, 이젠 내가 헌신해야 한다는 상대의 말이 맞는 건지?’

 

라는 생각에 울며 겨자를 먹고 있는데, 그 맹목적 헌신의 끝엔 보상이나 보답이 있는 게 아니니 이쯤에서 그만두길 권한다.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결코 좋아지진 않을 것이다. 지금 상대는 ‘헤어져도 별 상관없음’의 마음으로 이 연애에 발만 담그고 있을 뿐인데, 이런 관계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이건 그간 상대에게 많이 받았으니 이제는 Y양이 좀 더 베푸는 연애가 아니라, 상대가 대화 자체를 귀찮아하며 상대 외롭고 심심할 때에만 Y양이 열심히 봉사하는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관계에 질려 Y양이 힘듦을 호소할 때마다 상대는 ‘넌 받는 것만 좋고 주는 건 싫으냐’, ‘(내가 너에게 해줬던 걸 생각하면)넌 나한테 뭘 해주고 싶다는 생각 안 드냐’는 이야기로 이걸 그저

 

-네가 이기적이라 ‘주는 연애’를 못 하는 것.

 

이란 상황을 만들던데, 이건 Y양이 이기적이라서 ‘주는 연애’를 못하는 게 아니라 Y양에 대한 애정이 전부 소진된 채 복수심만 남은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봉사하는 게 힘들어서 벌어지는 일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건 이쯤에서 그만하도록 했으면 한다.

 

밥 차려주고, 옷 사 입히고, 안마까지 해줬지만 돌아오는 건 택시비도 내라는 반응뿐이지 않은가. 미안함과 고마움에 갚아가려 해도 갈수록 ‘더 내놔라’라는 요구만 늘어가는 상대와의 관계는, 내년까지 이어가지 말고 올해 내로 정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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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그냥 냅뒀으면 좋겠다." 그럼 이 연애 하지 말고 그냥 혼자 살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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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2017.12.29 19: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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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무한님 ㅎㅎ
내년에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당

ui2017.12.29 19: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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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떻게 했길래....
그나저나 남자는 왜 그 때 얘기 안하고 이제와서 분풀이 하나요??
자기 인생도 여친 인생도 낭비하는 거 같은데 왜 그러고 있는지??

AtoZ2017.12.29 2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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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애정을 가지고 노력해볼 마음으로 재회한 게 아니라 이제 자기는 더이상 양보도 희생도 하지 않고 마음대로 하면서 상대의 밑바닥을 확인하려 하며 네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겠다는 식이면 그건 연애가 아닙니다. 본인도 자기가 어떤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지만, 그건 그냥 불신이 아니라 앙심이예요. 정신적인 폭력이니 앉아서 가만히 맞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지난 일에 대해 상처가 있어도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서 모질게는 못 하겠던데,, 잘못했다고 찾아와서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한테 그럴 수가 있나요?? 본인이 억울했다고 똑같이 되돌려주면 상대와 같은 잘못을 하는 것이고, 관계는 두 번 죽는 거죠. 자기 마음이 죽었던 방식으로 상대의 마음이 죽어가는 걸 보는 게 뭐가 그리 좋을까요. 그래봐야 속이 풀리는 것도 아니고요. 그럴 거면 차라리 만나지를 말죠..

2018.01.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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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릴리2017.12.29 20: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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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더 좋은사람 만나실꺼에요 토닥토닥

이두호2017.12.29 21: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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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일방의 말만 듣고 옳고 그름을 가린다는게 무슨의미가 있나 싶네요 판사 검사 변호사가 있어야 공정한 재판이 될 터인데..

나비2017.12.29 22: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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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아이오유 개그는 언급 안하시나요ㅋㅋㅋㅋㅋ사연 내용이 안읽힐정도로 웃긴데 저만 저격당한건지ㅋㅋㅋㅋ

2017.12.30 15: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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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요 저 ㅋㅋㅋㅋㅋㅋ

새끼사슴2017.12.30 18: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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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사 해석한 거 보고 밑에 내용이 눈에 안 들어오늨ㅋㅋㅋㅋㅋㅋ

복소수2018.01.04 08: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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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요 ㅋㅋㅋㅋ 너무 웃겨요

ㅁㅍㄹ2017.12.30 03: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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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에게서 도망치세요.

리에곰2017.12.30 10: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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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만큼 다 줬다는 생각이 들면, 이제 부채 청산했으니까 헤어지세요. (전제는, 이 관계는 현재로서는 잘 될 가능성 없다는 것.)

한 가지 생각해보고 싶은 건, 남친이 예전에 해줬을 때 저런 식으로 받아줬냐는 거죠. 아닐거라고 봐요. 사랑이 있었고 고마움이 있었고, 스위트함으로 받아줬겠죠. 그렇다면, 상대가 이렇게 받는다면 다른 상황이잖아요.

희서니2017.12.30 11: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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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네요 잘읽고갑니다ㅠㅠ

나쁜2017.12.30 17: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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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놈이네요 ㅡ ㅡ 화나요
헤어졌다 다시만나서 좀 꿍하다거나 일시적으로 덜 잘해주는 경우는 봤어도 뭐 저런 나쁜사람이!!!! 더 좋아하는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치는거에요 저런거는

새우튀김2017.12.30 18: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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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최상급ㅋㅋㅋㅋㅋㅋㅋㅋ
의식의 흐름에 따른 해석이라닠ㅋㅋㅋ
아니 무엇보다 저 남자분 진짜 못됐네요 싫으면 그냥 헤어지면 되지. 목줄 잡고 때리는 것 같아요

연애몰라요.2017.12.31 20: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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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2017년 올해 블로그 운영으로 마음고생 심하셨을텐데 고생많으셨습니다. 아무쪼록 2018년 낚시취미랑 하시는일 모두 잘되시길 바랍니다.

투우소 IX2017.12.31 23: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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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누가 어떻게 봐도 보복이에요.
헤어질 생각으로 저러는거고요.
물론, 정말로 역지사지를 겪어보면서 관계가 개선되는거 같다면,
아니, 적어도 애정이 남아있다면 분명히 느껴지게 남자쪽에서 행동할꺼고
(좋은 행동에 감사를 표하거나, 아님 몰아부치다가도 머뭇거리면서 물러난다거나...)
그런것은 겪어도 될 필요가 있겠지만,
그냥 증오는...답이 없어요.

애증과 증오는 한글자 차이지만 분명히 달라요.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증오만 남게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긴 해야겠지만,
상대의 증오는 상대가 알아서 풀도록 놔두시고,
자신의 삶을 더 시궁창에 빠뜨리지 않도록 정신차리세요.

지나가다2017.12.31 23: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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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연애에 누가 더주고 덜주고 계산하면서 감정의 너나들이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웃프네요. 또 그걸 다시 사귀니 강요하고... 그렇게 생각할 바에는 연애 안하는게 낫겠네요. 다시 사귀는 입장에서 다시 힘들게 시작하는 것일진데 글을 읽는 입장으로도 엄청 답답합니다. 제가 남자인데도 말입죠. 그냥 나오셔요! 저건 연애가 아닌 감정노예입니다 Y양.

강물처럼2018.01.01 00: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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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이네요. 2017년 한 해 수고 많이 하셨어요! 새 해에는 더 많이 행복하세요!
안타까운 사연자님은 어서 거기서 돌아 나오시길요.

진성2018.01.01 03: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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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땐 수건 던지고 나오는게 상책입니다.
할만큼하고 당할만큼 당했으면 라운드 끝내야죠.
중요한건 나오고 나서 스스로를 동정하는게 아니라 재발방지를 하려면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거겠지요.

바람2018.01.01 07: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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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뉴이얼!!!

ㄴㄴㄴㄴ2018.01.01 08: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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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연인분들은 어떤 연애를 했길래 남자가 보복성으로 저런 행동을 하게됐는지

흔치 않은 사연이네요

ㄴㄴㄴ2018.01.01 08: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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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남자말도 들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자분이 중대한 사유가있다면 낮출필요는 있을거같은데?

nhtrr2018.01.03 18: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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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연애 하고 싶다는 말 이해합니다. 저도 상대방한테 해줄 만큼 해줬고 정말 연애 자체가 지겨웠습니다. 그런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걸 푸는 방법이 굉장히 좀스럽고 저질스럽네요.

opew2018.01.21 21: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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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자로서 이해합니다. 솔직히 위에분들 연애에 뭘 따지냐고하는데 그건 맨날 받는 여자입장이니까 할수있는말인거고요. 그리고 글에 나오는 남자분은 맘은 다 떠나고 보복하는게 맞는거같네요 담부터는 호구처럼 퍼주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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