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인기 많은데, 얘랑은 왜 썸이 안 타지고 친구일까요?
- 2018.01.22 15:41
- Written by 무한™
인기 많은 여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두 가지를 꼽으라면, 난
-대접받는 것에 익숙해 그게 당연한 줄 앎.
-상대랑 친해질 생각보다 유혹할 생각만 함.
라는 걸 꼽겠다. 내 지인 중에도 인기 많은 여자사람이 몇 있는데, 난 가끔 그들로부터
“무한~ 나 오늘 생일이야~”
라는 메시지를 받고는
‘내 생일엔 메시지 하나 없더니, 어쩌라는 거지? 그리고 예의상 축하한다고 대답해주긴 했는데, 그러고 나서도 내가 인터뷰하듯 물어주길 기다리고 있네?’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다. 누군가와 연애하며 즐겁게 지낼 땐 내가 간단한 거 하나 부탁해도 차일피일 미루다 흐지부지 만들어 놓고는, 헤어지면 내게 연락해 자기 구남친 같이 욕해주길 바라는 듯한 모습에 빡쳐 그 지점을 짚어준 적도 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며 그런 모습이 점점 사라지긴 한다. 다만 그게
-나 소화 안 되는 것에만 꽂혀있기에, 남 배고픔을 생각하지 않아 배고픈 사람 앞에서 소화 안 되는 얘기 하는 것.
의 교정이 아니라, 그냥
‘쟨 내가 소화 안 된다는 얘기를 해도 별 리액션이 없지. 나한테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걸거야.’
라는 생각으로 포기해버리는 것에 가깝다. 때문에 자기 얘길 잘 안 들어주면 그저 자기를 싫어하는 거라 여기며 자존감을 잃거나, 더욱 방어적으로 변해 자기 얘기도 3할만 꺼내곤 그걸 들어줄지 안 들어줄지 눈치를 보는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애초부터 상대가 먼저 호감을 갖고 시작하는 관계나, 불공평한 상태로도 유지가 되는 관계에만 고립되는 일도 벌어진다. 가끔 자신이 먼저 호감을 느껴 상대와 친해지고 싶어 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에도 그저 ‘선 연락’ 정도, 또는 ‘우리 언제 한번 만나자’는 이야기를 꺼내는 정도에 그치고 마는 까닭에, 말만 한 번 나왔다 그냥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사연의 주인공인 S양 역시, ‘인기 많은 여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에 빠져 있는 듯 보인다. S양과 상대의 대화를 보면 S양의 이전 연애와 이별 얘기, 외모 얘기, 술 얘기 등이 주를 이루는데, 남자인 내 입장에서 보자면 그런 얘기를 들어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런 대화를 해야 하면
‘내가 이 얘기를 왜 들어주고 있어야 하지?’
하는 생각이 결국 들게 될 것 같다. S양 입장에서야 자기 얘기를 상대가 잘 들어주니 그가 ‘좋은 사람’이겠지만, 상대는 상호작용 안 되며 일방적으로 들어주고 리액션해줘야 하는 관계가 그저 짐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S양이 신청서에 적은 말을 잠시 보자.
“먼저 영화 보자고 하려다가, 자존심 세우라고 하는 친구의 말에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상대와 만나자고 하고 싶은데, 저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건지 먼저 만나자는 말도 없네요. 이 친구의 눈에도 제가 예뻐 보인다는 것은 확인했어요. 그럼 가장 기초적인 것은 해결이 된 것인데, 여기서 더 어떻게 해야 하죠?”
자존심 세워야 하니 먼저 영화 보잔 말을 꺼내진 말라는 조언이 참 별로긴 하지만, 그런 조언을 했던 친구와의 관계 이상의 친밀함을, 지금 S양이 호감을 가진 상대와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게 안 되면 운이 좋아 연애를 시작해도 본심은 늘 따로 둔 채 상대와 연애 역할극만 하게 될 뿐이고, 그러다 둘 중 하나의 콩깍지가 벗겨지면 ‘연인이긴 하지만 그렇게 가깝지도 않고, 연애 중이긴 하지만 보금자리가 되지 않는 연애’에 질려 금방 헤어질 수 있다. 이쪽에 대한 상대의 호감이 ‘알아서 다 할 정도’가 아니라면, 연애로 이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말이다.
그러니 지금처럼 상대에게 일부러 내 외모나 인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해 다시 상대가 부정해주길 바라는 액션 취하지 말고, 이전 연애로 인해 힘들었던 점이나 상처받았던 걸 말하며 상대가 위로해 주면 그걸 호감의 증거로 삼을 생각도 말고,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뭐 좋아하고 요즘 무슨 생각 하며 사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가까워졌으면 한다.
-인기 많은 내가 요즘 만날 사람도 별로 없고 시간도 많이 남는다.
라는 이야기를 해 상대와 만날 약속 한 번 잡고, 그렇게 밥 먹고 술 마신다고 해서 모든 게 저절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S양은 자신이 두 번이나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들이대지 않기에 당황한 것 같은데, 상대가 S양에게 집중하며 성실하게 대답해주고 있는 지금의 시간들을 겨우 그런 떠보기만 하며 보내진 말았으면 한다. 그게 거듭되면 상대는 S양에게 인간적인 실망을 할 수 있으며, 나중엔 진심으로 S양이 상대와 만나거나 대화하고 싶어도 상대가 ‘이번엔 또 무슨 감정배출을 내게 하려 하나?’하는 생각만 하게 될 수 있다.
인기 많고 예쁜 S양과 착하고 순하며 그럭저럭 생긴 상대가 만나 상대의 헌신을 동력으로 돌아가는 걸 연애라고 생각한다면, 그 연애엔 반드시 끝이 있을 거란 얘기를 해주고 싶다. 상대에게 여지를 남기고 자꾸 ‘너에게도 나와 사귈 기회가 있다’는 걸 흘리는 것으로 시작하려 하지 말자. 그러다간 S양을 ‘사귀고 싶은 여자’가 아니라 ‘괜찮은 여자’로 보고 다가온 사람들을 모두 잃게 될 수 있으며, 자신은 진심으로 대하는데 S양은 ‘대접받는 연애’를 하고 싶은 욕심으로만 이용한다 생각해 인연의 끈을 놓아버릴 수도 있다.
어깨에 기댄다거나 먼저 팔짱을 끼어본다거나 하는 방법들로 상대를 자극하려고만 하지 말고, 평생 함께할 친구라 생각하며 S양의 진심을 공유하는 관계로 만들어 보길 권한다. 더불어 S양의 상대의 일상이나 상대가 하고 있는 생각들에 관심을 별로 두지 않으며 상대의 생일도 챙기지 않는다면 그 일방적인 관계가 와해 되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으니, 그 부분도 꼭 주의했으면 한다. 자 그럼, 일단 만나서 상대와 보고 싶었던 영화 함께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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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잉2018.01.22 15: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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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소니2018.01.22 15: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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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쏘니2018.01.22 16: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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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만질(?) 생각부터 했었는데..^^;;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인간적인 가까움'에 늘 집중하려고 해요.
5등2018.01.22 16: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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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등2018.01.22 16: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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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등!!2018.01.22 16: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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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서니2018.01.22 16: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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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2018.01.22 18: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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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인기 많았는데 지금은 파리 날리고,
이런 부정적인 얘기나 하며 상대 눈치 보는 여자..
참 씨잘데기 없어 보인다눙...ㅋ
흥흥2018.01.22 21: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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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2018.02.06 16: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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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2 21: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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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예쁜데다가 인격적으로도 괜찮구 너랑 잘 통하기까지 하는 여자다! 보여주세요
진성2018.01.22 22: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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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축하해! 미역국은 먹었지?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
여기서 뭘 더 말하란겁니까...
조금 나이가 들어 이런저런 경험이 생기다보니
"예쁘고 인기많으면 어쩌라고? 떠받들어줘? 사랑을 구걸할까? 니가 나한테 돈을줘? 맘마를줘?"라는 생각부터 들게 되더군요.
경악스럽나요. 상대의 생각이 이렇게까지 가기전에 동등한 사람으로써 대해주세요.
새우튀김2018.01.23 0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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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말 답정너엔 대꾸도 안하는 타입이라 카톡기준 말풍 2개로 끝내버려욬ㅋㅋ
S양2018.01.23 0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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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보낸지 몇주가 지났고, 간략하게 말하자면 그 친구와는 끝났습니다. 먼저 영화를 보자고 했고, 만날 날까지 잡았습니다. 다만 그쪽에서 일이 있다 해 조금 먼 날짜로 잡았었죠. 몇 번을 제 연락을 읽고 무시를 했던 적이 있었고, 이번에도 그랬기에 저도 다시 말을 하지 않았고 약속도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는 먼저 호감을 표시하고 이내 마음이 떠난 친구가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이제는 알 것도 같아요. 다시 대화를 차근차근 읽어보니 무한님이 말하신대로 떠보기 같은것도 했고, 알아가려는 태도가 보이지 않았네요. 원래 알고 있던 사이라고 방심하고 잘못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무한님 정성스레 답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 한 번 제 태도와 행동에 대해 생각 할 시간이 됐어요^^
다른 분들 댓글도 읽어봤어요. 그 분들이 제 댓글을 읽으실지는 모르지만 한 마디 할게요.
저 무한님 글 시간이 되는대로 짬을 내서 많이 읽고있고요, 다른 곳에서도 이것저것 찾아보고 알아보고 있어요. 연애를 해도 연애를 모르겠어서요. 전 이제까지 제가 떠받듦을 받아야하는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너무 은연중에 박혀있던 생각이었던거죠. 그걸 제 친구도 몰라요. 제 가장 가까이에서 상담을 하는 친구도요. 그 사실을 모르기때문에 비슷한 사연에서도 '난 아닌데' 라며 모르는 새에 필터링을 거치나봐요. 그래서 와닿지가 않았거든요. 완벽한 제3자이기때문에 더 무한님처럼 사연을 피드백해주는 사람을 찾게되는거 아닐까요? 남의 사연을 한심하다,못나다 품평만 하시는 당신들은 무한의 노멀로그에 왜 있는가 싶네요. 당신들은 연애를 잘 하시는데 말이죠.
기분이 나쁘실테죠, 이렇게 말하면. 네 저도 똑같아요.
무한님은 제가 요청을 했고, 제게 담금질을 할 토대를 마련해주셨어요. 전 정말 고마움을 느껴요.
떠받들여지는 사람이 아니라, 뭘 모르는 저같은 사람들은 말이죠, 한 번은 쓴 소리를 당해야 해요. 옳은 소리를요. 다만 그게 비난이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구질구질하게 말한다고 스스로도 느껴지지만 한마디는 하고 싶었어요.
이와 다르게 본인의 얘기를 하신 분도, 응원을 해 주신 분도 모두 고맙습니다.
힘을 내 어려웠던 과거를 말해주시고 풀어갈 수 있던 용기가 고맙고, 따뜻한 응원도 모두 고맙습니다.
이제 생각을 바꿔보려고요. 마인드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많이 치우쳤던 것 같아요. 그럼 이만 무한님 앞으로도 즐겨 볼게요.^^
반달 2018.01.23 01: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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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욱 빛날 날들을, 진실된 사랑의 날들을 응원합니다...^^
쫑이2018.01.23 03: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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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ㄴㄴ2018.01.23 09: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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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면서 자존감이라는개 뭔지 느끼네요
ㅎㅎ2018.01.23 18: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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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한님은 하나부터 열까지 대화도 읽어보고 사연자님의 생각도 읽어 보셨지만 다른 분들은 그런 부분이 감춰진 채 나온 결론만 읽는 것이니 결론에만 집중하게 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흥미로써 읽고 있는 것이니 사연자님 마음에는 무신경 할 수 밖에 없는 댓글들에 너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ㅠ
그리고 덕분에 다른 사연자분들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다음에 좋은 분 만나시면 잘 되시길 응원할게요~!!
ㅇㅇ2018.01.24 02: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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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2018.01.24 13: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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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2018.01.24 13: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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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2018.01.24 23: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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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오소리2018.01.26 23: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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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2018.01.23 10: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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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2018.01.23 11: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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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조심하세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다은이2018.01.23 12: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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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1.23 12: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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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노멀로그 구독하는 동안 제 연애상태에도 변화가 많이 일어났지요. 지금은 외국남자와 연애 중입니다. 쉬는 날 갑자기 노멀로그가 생각나 들어왔어요. 무한님께서 꾸준히 글 올리시고, 아직 블로그가 살아있는 걸 보니 넘 좋네요~
2018.01.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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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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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2018.01.24 04: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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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는데 다행히 댓글에서 s양이 나타나 주셨네요..............
........ 오늘도 사연 보낼거예요 무한님....자기전에 보내고 자려구요...
오늘 무한님은 저처럼 늦게 주무시지 마시고 ㅠㅠ 생활패턴 유지 잘 하셔용...
몸 다망가집니당 ㅠㅠ
수희2018.01.24 04: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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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는데 다행히 댓글에서 s양이 나타나 주셨네요..............
........ 오늘도 사연 보낼거예요 무한님....자기전에 보내고 자려구요...
오늘 무한님은 저처럼 늦게 주무시지 마시고 ㅠㅠ 생활패턴 유지 잘 하셔용...
몸 다망가집니당 ㅠㅠ
산바2018.01.24 19: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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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다 통하는건 아니군요
가져본적이 없어서 ㅎㅎㅎ 잘 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