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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크리스마스 선물, 관심있는 상대에게 들이대기

by 무한 2009. 12. 22.
예언의 그날처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벌써부터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수면제 공동구매 안하나요?" 따위의 이야기를 꺼내며 손을 떠는 모습이 보인다. 게다가 이번 크리스마스는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될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눈 대신 비가 오도록 굿을 하겠다는 열혈 대원들도 있는 것 같다. 공부는 하나도 하지 않고 수능날을 맞이하는 수험생처럼,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상담메일을 보내는 대원들이 늘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고백을 하면 어떨까요? 그녀도 아쉬우니까 사귀어주지 않을까요?"
"선물로 제일 받고 싶은게 현금이라길래 큰 거 한장 준비했습니다. 이거면 될까요?"


물론,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는 것이 가망성 없는 일은 아니다. 실제로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기 때문에 자신에게 매달리는 상대를 '크리스마스용 애인'으로 택했다는 메일도 받았다. 오로지 밥을 얻어 먹기 위해 소개팅을 한 사람의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는 마당에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매뉴얼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는 씁쓸하다. 그저, 만나며 서로를 알아가고 좋은 인연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에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솔로부대원들을 말리고 싶다. 당장 결판을 짓겠다는 마음을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운전을 위해 좌석에 앉았으면 무작정 시동거는 일에만 목숨을 걸 것이 아니라 사이드미러가 다 펼쳐져 있는지, 룸미러가 자신의 시야와 맞는지, 깔판이 브레이크 밑으로 말려 들어가진 않았는지, 기어는 중립이나 파킹에 위치하고 있는지, 기본적인 사항을 체크해야 한다. 멈춰서야 할 순간에 깔판이 브레이크 밑에 들어가 있는 걸 알아챈다면, 그땐 이미 늦다.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이번 매뉴얼은 기본적인 사항을 체크하는 기분으로 읽길 권한다.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과정으로 받아들이란 얘기다. 그리고, 사람마다 너무나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기에 특별히 GOOD과 BAD를 이용해 각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적을 생각이다. 나보다 상대에 대해서 당신이 더 많이 알고 있을 테니, 각각의 경우를 살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1. 책과 CD, 정말 받고 싶지 않을까?


얼마 전 '잡코리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받고 싶지 않은 선물 1위" 로 책과 CD가 선정되었다. 이 설문결과를 본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책과 CD에서는 마음이 멀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책과 CD는 선물목록에서 무조건 지워야 할까?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GOOD>
상대가 독서나 음악감상등의 취미를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괜찮은 선물이 될 수 있다. 당신이 만약 책이나 CD를 준비한다면, 그것은 5만원을 기준으로 한 세트상품을 공략하길 바란다. 특정 제품을 이야기하진 않겠지만, 상대가 관심을 가지고 있을 장르의 소장용 세트라거나, 한정판, 싸인본 등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플한 엽서 한 장을 동반하는 센스도 추천한다.

<BAD>
취미가 '독서'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 중, 90%는 한 달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냥 사람 처음 만나면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듯, "취미는 독서예요."라고 이야기 하는 일이 많단 얘기다. 이전 매뉴얼에서 소개팅 후에 상대가 집에 돌아가는 시간을 배려하며 책을 한 권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얘기했더니, 정색을 하는 몇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장갑처럼 받아서 바로 끼거나, 목도리처럼 그 자리에서도 두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읽는 수고를 해야 하고, 재생하기 위해 다른 기구를 필요로 하는 선물이라는 점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2.  귀고리, 목걸이, 반지 


방금 위에서 한 이야기 처럼, 악세사리는 받는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다만, 상대의 취향에 맞는 제품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남성대원들이 선물할 제품을 고른다면, 주변의 아는 여자사람과 상의 하길 권한다. 쇼핑몰에서 인기상품이라며 파는 제품들을 무조건 지르면 곤란하다. 내 주변에도 쇼핑몰을 하는 몇몇 지인이 있는데, 대부분 이윤이 많이 남거나 재고가 여유로운 상품을 인기상품으로 거는 경우가 있다.

<GOOD>
검색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잠깐 팁을 주자면, "여자 귀고리" 라고 써 넣지 말고, "갖고 싶은 귀고리" 라고 검색을 하는 것이 낫다. 블로그나 미니홈피등에 갖고 싶은 상품사진을 스크랩 해 놓고, 그것이 왜 마음에 드는지를 자세히 설명하는 좋은 가이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건 여성을 비하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대부분의 여자는 자신의 집에 옷이 많아도 "난 입을 옷이 없어."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악세사리에 대한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에게 잘 어울리는 악세사리는 상대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BAD>
사귀는 거 아니라면 반지는 사지 말길 권한다. 목걸이나 귀고리는 자유롭지만 반지는 사이즈에서부터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반지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관계로 무작정 반지선물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아래에서도 한 번 더 이야기 하겠지만, 이미테이션 제품이나 가짜귀금속을 선물하는 것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내 주변만해도 가짜귀금속을 착용하면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으며, 이미테이션제품은 그것을 선물하는 당신도 이미테이션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 


3. 옷, 부츠, 구두


앞서 말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남녀 모두 '의류'를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 로 꼽았다고 한다. 근데, 이거, 연인사이라면 밥을 굶어서라도 내 사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겠지만, '관심 있는 상대'에게 옷을 선물하긴 출혈도 심할뿐더러 어울리지 않거나, 맞지 않거나, 부담을 줄 수 있는 많은 위험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몇 천원 짜리 옷 파는 거 있던데요?" 라고 하는 솔로부대원이 있다면 오늘 저녁에 한강 굴다리 밑으로 오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GOOD>
상대가 좋아하거나 즐겨입는 색을 파악하자. 같은 옷을 가지고 있는지도 미리 알아두자. 상대가 올 겨울에 어그부츠를 한 번도 신지 않은 여자사람이라면, 어그부츠도 괜찮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싫어서 안 신는 건지의 여부는 꼭 살펴야 한다.) 의류에는 패딩점퍼만 있는게 아니다. 장갑도 좋고, 암워머 등도 괜찮다. 남자의 옷이 윗도리, 바지로 나뉘는 것과 달리 여자의 옷은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가지기도 한다. 악세사리를 고를 때와 마찬가지로 아는 여자사람의 도움을 빌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BAD>
인터넷 쇼핑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쇼핑몰에서 보던 상세페이지의 사진과 같은 제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옷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으로 산 게 확 티나는 옷, 말이다. 싼 값에 샀더니 탈모에 걸린 오리로 만들었는지 패딩은 내용물이 안 들어 있는 것 같고, 어그부츠는 어설픈 산타 수염 붙여놓은 것처럼 싼티가 나며, 다 만든 건지 만들다 만 건지 구별이 안가는 제품들이 있다. 이런 것은 절대로 피하자. 유명메이커의 이미테이션을 선물하느니 그냥 그 돈으로 맛있는 거 사먹자. 그게 몸에도 마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보너스


A. 화장품은 최소한 상대의 피부상태를 알아보고 산다.

지성인지 건성인지 정도는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스킨과 로션으로 이루어진 남자의 화장품과 달리 여자의 화장품은 훨씬 복잡하고 비슷하게 생겼어도 이름이 다르다. 그리고, 피부에는 정말 비싼 화장품들을 쓰는 여자사람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정말 피부에 양보하는 사람들이 많단 얘기다. 관심있는 상대에겐 입술이 트는 걸 방지할 수 있는 제품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B. 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다면 케이크는 필수다. 

크리스마스 이브나 크리스마스 당일에 만날 약속이 되어 있다면, 케이크는 적극 추천하고 싶다. 둘이 케이크를 앞에 놓고 초를 불며 크리스마스를 보냈다는 것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나이대로 초를 받아와 꽂아 넣는 멍충이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C.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 주지마라. 

지인중에 한 명은 10만원짜리 곰인형을 골랐다가 비슷하게 생긴 인형을 8만원에 파는 사이트를 찾아냈다. 그리곤 좀 더 서핑을 하다보니 5만원에 파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2만원에 파는 곳 까지 도달했다. 8만원을 아끼게 된 것이다. 그 곰인형이 어땠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 선물을 주지 않는 편이 낫다. 비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지만, 무작정 가격만 낮추다가는 쓰기도 어려운 묻지마 제품을 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선물이 뭔가 좋은 작용을 할 것 같아서 억지로 준비하는 거라면, 그건 아무 작용도 하지 않을 거라고 미리 말해 줄 수 있다. 차라리 전화를 걸어 캐롤을 불러줘라.   



정리 할 시간이다.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한 설문조사를 아무리 읽어도 답은 안 나올 것이다. 왜? 대부분 받고 싶다고 말한 것은 말 그대로 희망사항이다. 많은 사람들이 받고 싶다고 말한 '소형 전자제품'은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그냥 누군가 그걸 크리스마스 선물로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은 것이다. 그래놓곤 예상하는 자신의 크리스마스 선물 예상지출비용을 적는 란에는 3~5만원을 적어 놓았다. 이러니 올해에도 산타할아버지는 올 생각을 안 하는 것이 아닌가.

크리스마스가 핼리혜성처럼 76년마다 한 번씩 오는 것이 아니라면, 내년 크리스마스, 가까이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위해서라도 무리한 지출이나 분수에 맞지 않는 선물은 하지 말자. 늘 강조하듯 '점층법'이 되어야지, '점점약하게'가 되는 것은 연애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 빼빼로데이에 발행한 매뉴얼에서 한 이야기 처럼, 크리스마스 선물은 '촉매'가 될 수 있다. 반응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그 '촉매'가 반응열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 하나로 없던 호감이 갑자기 생기긴 힘들다. '크리스마스니까' 라고 생각하자. 다툴 일이 생겨도 되도록 웃으며 넘어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맞이한 것 같은 분위기에 들떠 있는 크리스마스, 당신도 그 분위기를 즐기며, 마음에 담고있는 상대에게 크리스마스 축하인사를 한다는 기분으로 다가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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