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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따라했다간 망칠 위험이 있는 연애의 조언들

by 무한 2010. 1. 14.
노멀로그 방명록을 통해 남겨주신 이야기 중에

"여자친구와 노멀로그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어느 날 부터 모든 글에 저를 대입시키더라구요. 어장관리하는 거 아니냐며 몰아가기도 하고, 권태기 매뉴얼 나온 날은 우리 권태기냐고 계속 묻는데 대답하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걸 어쩌면 좋나요?"


이런 사연이 있었다. 이 사연에 대한 댓글 대신 이번 매뉴얼에서 "따라했다간 망칠 위험이 있는 연애의 조언들" 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늘 강조하지만, 매뉴얼은 '사고다발지역' 정도의 표지판이다. '주의'해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지, '이 지점에선 무조건 사고가 납니다.' 라는 뜻이 아니란 말이다. 외부의 수 많은 연애론 등을 통해서든, 노멀로그의 매뉴얼을 통해서든 따라했다간 망칠 위험이 있는 연애의 조언들,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1. 문자나 전화에 대한 이야기


심남이(관심남)에게 문자를 보내놓고 답이 안 온다고 방바닥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여자대원이 있었다. 그 여자대원은 어디선가 '남자가 문자를 보내면 15분 후에 답장을 해라' 라는 이야기를 듣고 몸소 실천하는 중이었다. 상대의 기다림을 팅팅 불어 터지게 한 그녀의 연애는 어떻게 되었을까? 심남이 역시 그녀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그녀의 행동들을 '어장관리'로 판정하곤 마음을 접었다.

노멀로그에서도 '3분의 법칙'을 권한 적이 있다. 좀 뜸을 들이는 것 까지는 괜찮지만 3분을 넘기지 말라는 얘기였다. 그것도 사실을 실질적인 숫자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라면이 익는 시간 3분' 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였다. 덜 익지도 않고 불지도 않게 말이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곤란한다. 탁구경기를 보면 알겠지만, 처음엔 핑- 퐁- 이렇게 리듬을 타다가 격해지면 핑퐁핑퐁 이런식의 진행이 된다. 서로 마음이 통해 이야기를 쏟아내는 시점에서도 '3분'만 생각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문자 답장을 길게 적어서 보내면 안된다길래 단답형으로 대답만 하다가 마음이 식어버린 것 같다며 항의하는 여자대원도 있었다. 그렇게 억울하다면 같이 살펴보자. 매뉴얼에서 언제 문자를 길게 적어서 보내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는가? 노멀로그에 문자의 답장을 길게 적어서 보내지 말라는 말은 없다. 상대의 안부인사에 옹알이 터진 듯 글자를 꽉꽉채워 넣지 말라는 말은 있었다. "밥 먹었어요?" 라는 상대의 문자에 "네, 좀 전에 식당에서 먹었어요. 맨날 중식만 먹는게 지겨워서 오늘은 나갔다 왔어요. 탱이씨는요? 전 이제 커피마시려구요. 얼마전에 TV에서 별다방 얘기 나오는 거 보고 이제는 테이크아웃 커피만 마시거든요. 커피도 끊어야 하는데..." 이런 답변은 권하지 않는단 얘기다. "네. 새로 오픈한 식당 갔다 왔는데. 짜고 좋던데요? 얼큰한 커피 마시려구요." 이정도로 충분하단 얘기지, "네" 라고 보내란 얘기도 아니다.

'언제' 보내라든가, '어떻게' 보내라는 이야기들은 다 무시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법칙' 따위가 아니다. 당신이 받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거다. 이쪽에서 어떤 방법을 써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없던 마음도 불러일으킬 생각을 하는 것 보다 스스로 대처법을 구해보는 것이 좋다. 시험 때 마다 남의 해답을 배껴 쓴다면 백 년이 지나도 그대로 일 것이다.  


2. 질투심 유발이 사랑을 부른다?


읽다보면 정말 그럴 것 같은 이야기들로 수 많은 '연애론'에서 상대방의 질투심을 자극하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방법을 따라했다가 엄마도 모르는 알콜중독을 겪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면 결코 함부로 '질투심 유발' 따위를 할 수는 없을 거다. 

어설픈 연기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여 연극을 계획하진 말길 권한다. 생각대로 잘 흘러간다면 어느정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상대의 마음은 당신의 생각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까닭에 상처가 되거나 걷잡을 수 없는 불을 지르는 모양이 된다. 손 녹이려고 지핀 불이 산 하나를 다 태우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절대 '질투심 유발' 같은 건 꿈도 꾸지 말길 바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그런 작전이 잘 통하지 않냐고 되물을 생각인가? 영화나 드라마에선 직장인이 회사 일 하는 걸 볼 수가 없고, 무식하다고 스스로 말하는 주인공도 엄청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기 진짜 엄마가 외제차를 끌고 찾아오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면,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자. 


3. '화성남자' '금성여자'식의 단정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놓은 많은 글들이 있다. 유명한 책에서부터 블로그나 커뮤니티의 글들까지. 난 이 글들이 그저 남자나 여자의 행동을 대변하는 목적으로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 그것이 상대를 비난하거나 모두 싸잡아 정의하자는 목적으로 쓰였을까? "달을 가르키는데 손가락만 본다." 라는 말을 여기에 붙이면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 그 얘기들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이해'다. '남자는 다 이래'라거나 '여자는 다 저래'라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자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에 공감한다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쓰여진 글이다. 

노멀로그에서 다뤘던 '차이점'등의 매뉴얼에도 손가락만 보는 댓글들이 종종 달린다. "저 여잔데, 저렇지 않은데요?" 라는 이야기부터 "맞아요. 제 구남친도 저랬죠. 남잔 다 저래요." 이런 댓글까지. 결론까지 확실히 더 몰고가지 못한 내 부족한 필력이 제일 큰 문제겠지만, 글을 읽으며 '맞다, 틀리다' 두 가지로만 나누려는 생각도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남녀 탐구 생활'을 예로들어 말하자면, 그 글을 읽으며 공감하더라도 자신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얘기도 분명 발견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좀 놀라운 것은, 사람을 어떻게 4가지 혈액형으로 구분하냐며 핏댈을 올린 지인도 그 프로그램을 보며 '맞아, 남자들은 저래'라고 쉽게 단정해 버린다는 것이다. 그 '공감'을 문제삼고 싶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공감'이 상대를 한 범주에 몰아넣는 물증이라면, 지금이라도 버리길 바란다. TV든 웹이든 이러한 얘기들에는 '최악'의 경우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리 '리얼'이라 떠들어대도 우리의 일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처럼 말이다. 매뉴얼의 서두에서 한 이야기처럼, 보고 듣고 읽은 것을 물증으로 상대를 추궁하지 말길 바란다. 


4. 조언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
 

매뉴얼에 악플이 달리더라도 그냥 둔다. 아주 심한 욕설이 아닐 경우 욕을 포함한 댓글도 그냥 둔다. 그 이유는 그 댓글들을 보며 당신도 다양하게 생각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매뉴얼에 몇 번 공감했다고 맹신하는 우를 피하기 위함이며, 다루고있는 조언도 '권유' 수준이지 '필수'는 아니란 얘기다. 어제 발행한 글에 '아무리 기분이 상해도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다른 블로그에서는 '긴장감을 주기위해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종종 해야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맞고 틀리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글을 쓴 사람이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얘기다. 

사람의 말이나 글은 무섭다.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평을 찾아 본 사람이 있다면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누구는 만점의 평점을 주며 인생 최고의 영화라고 이야기 하는 반면, 다른 쪽은 너무 재미없어서 보다 졸았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매뉴얼은 그 '영화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당신이 아닌 이상 당신과 내 생각이 온전히 일치하긴 힘들다. 난 매뉴얼을 통해 당신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심남이에게 혹은 심녀에게 문자 하나만 받아도 "뭐라고 답장을 할까요?" 라는 공황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소개팅을 하고 나면 후기처럼 적어 올리는 고민상담을 더 쓰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여자가 먼저 다가가면 매력이 없다느니, 남자에겐 튕겨야 한다느니, 발 없이 떠돌아 다니는 이 말들이 자신의 진심과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언의 노예가 되는 일은 그닥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 생각한다. 마음이 혼자 달려가고 있을 때 다잡는 것은 좋겠지만, 조언을 찾아다니거나 고민상담만 하다보면 이성에 대한 삐뚤어진 선입견이 생길 수 있고, 상담을 통해 받은 거짓 해결로 문제집만 사 놓고 공부는 안한 채 마음이 배부른 이상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아무리 질 좋은 옷이라고 해도 팔에 맞추면 기장이 길어지거나, 기장에 맞추면 팔이 짧아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연애에 대한 조언이 그렇다. 그럴 듯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라도 그것이 온전히 당신을 위한 '해답'은 아니다. 예를들어 커플부대원들에게 권하는 "상/하나 1/2권으로 된 책 사서 나눠 읽기." 라는 조언도 자신과 상대 모두 책에 관심이 없다면 굳이 따라할 필요 없다.

당신이 만나고 있는, 그리고 만나게 될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적어가는 거다. 누군가 당신의 쑥스러워 하는 모습에 반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상대와 잘되겠다는 마음에 "쿨한 여자가 되라" 따위의 조언을 듣고 대학에 막 입학한 여학생 화장하듯 어설프게 꾸민다면 소용없는 일 아니겠는가. 노멀로그의 매뉴얼은 당신의 '생각할 거리'라고 생각하면 되고, 글을 쓰는 녀석은 매일 그 '생각할 거리로 안내하는 택시운전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 그럼 오늘도 생각 할 거리에서 많은 생각을 하길 바라며. 택시비는 추천으로 대신받겠다.



▲ "니가 없는 거리에는 내가 할 일이 없어서..."(응?) 추천은 무료!


▲ 어디에는 '좋아하는 여자의 동생 목숨을 구해줘라'라는 조언도 있더군요. 풉.


▲ 영화평 찾다간 정말 영화보기 힘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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