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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여자들이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순간들

by 무한 2010. 2. 1.
뭐, 이런 주제가 나오면 "일에 열중하며 소매를 걷은 모습"이나 "조수석에 팔을 올리고 후진하는 옆모습" 따위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냥 팔 걷고 후진 열심히 한다고 상대가 매력을 느끼는 거 아니다. 이제 더이상 후진 하느라 고개 돌리고 부들부들 떨지 말자. 어느정도 콩닥콩닥 모드가 진행중이라면 상대의 심장을 조여오는 거친 매력이 되겠지만, 머리만 좀 잘 만지면 잘 생겨 보일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착각이다.

이 착각을 버리기 싫은 솔로부대원이 있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다. 샤워 마치고 거울 보며 "내가 보통은 쫌 넘는 듯 ㅋㅋ" 이라고 생각하는 중증의 의식장애를 앓고 있다면, 여자가 몸둘바 모를 정도로 어필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라 생각한다. 여성대원들이 적어놓은 '매력을 느끼는 순간'을 정리해 시나리오를 짜자면, 우선 정장을 주로 입고, 미간을 찌푸리며 답답하다는 듯이 넥타이를 푸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주의사항은 '거칠게' 풀어야 효과가 좋다고 한다. 그리고 여자사람을 옆에 태우게 되었을 때, 폭풍같은 당신의 후진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주차증을 뽑은 뒤 주차할 자리를 발견하면 그 주차증을 입에 문다. 그리고 한 손을 오른손을 조수석에 올리고 왼손으로 핸들을 잡은 뒤 턱과 목에 바짝 힘을 주고 주차를 실시한다. 절대 후방카메라 따위를 봐선 안 된다. 일에 집중했을 땐 여자사람이 불러도 한 번쯤 못 들은 척 하는 것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소매를 걷고 뭔가 메모하고 있다면 금상첨화.

장난은 그만 치고, 이제 매뉴얼을 시작해 보자. 2010년도 "ASKY(안생겨요)"만 외치다 보낼 생각이 아니라면 이번 매뉴얼을 긴장하며 읽길 권한다.


1. 당신은 필살기를 가지고 있는가?


"오빠같이 좋은 사람이 왜 여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어." 라는 얘기에 희망을 가지고 고백했지만, "미안해. 오빤 정말 착하고 소중한 사람이야. 그래서 언제나 좋은 오빠로 있어줬으면 해." 라는 대답을 듣는 것, 이제 그만하자. 노멀로그에서 진행했던 캠페인을 기억하는가? "좋은 동생 많아지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였다. 

당신은 그 어중간한 매력에서 한 걸음 더 내딛을 수 있는 '필살기'를 가져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소질이나 재능을 활용한 사진, 노래, 초상화, 악기연주 등을 말한다. 아주 사소한 것을 하나 예로 들자면 글씨를 깔끔하게 쓰는 것도 당신의 매력이 될 수 있다. 절대 어렵거나 불가능 한 것들이 아니다. 사진에 소질이 있다면 상대의 앨범을 만드는 것도 좋고, 그림에 소질이 있다면 증명사진이나 스냅샷을 이용해 초상화를 그리는 것도 좋다. 불변의 레파토리로 불리우는 '노래방 작업곡'들도 있으니 노래에 자신이 있다면 라이브카페 같은 곳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그런 거 다 못 한다고 얘기하면 솔직히 해줄 말이 없다. 악기는 시간을 좀 투자하면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사진도 크게 어렵진 않을 것이다. 거창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만약 피아노를 배운다면 한 곡만 죽어라고 파는 거다. 그냥 대충 현 상황에서 문자 몇 개 던졌다고 해서 없는 호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특히 고백이 거절당하면 앞 뒤 안가리고 매달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그 상황에 접어들면 자신의 매력을 더 보여줄 수 있는 건 불가능 하다. 정말 다 못 하겠다면 그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다.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보다 빨리 나가 적당한 책을 읽고 있으면 된다. 만날 때 마다 늘 다른 책을 읽고 있는 모습도 충분히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전 어때요? 마음에 드세요?" 따위의 질문보다는 훨씬 낫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필살기는 남발해선 안되며, 사용(응?)하고 난 뒤 그것에 대해 혼자 신이 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겸손을 가장한 자기자랑으로 이어지거나 얼마 없는 밑천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스스로 침몰할 테니 말이다.


2. 어장관리자와 당신의 차이점은 뭔가?


우선, 당신의 관심은 상대에게 눈빛을 보내거나, 괜한 장난을 치는 것으로 표현될 것이다. "전 말 한마디 못 나눠 봤는데요?" 라고 한다면, 말 부터 나누는 것이 좋다. 중국집 전화번호도 우리집까지 어떤 경로로든 흘러 들어와야 시켜먹을 거 아닌가. 좋아하는 마음을 혼자 개업만 해 놓고 전화가 한 통도 없다는 얘기를 할 생각이라면 전단지부터 돌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나 절대 당신은 '스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남자사람이 흔히 하는 실수는, 빨리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끊임 없이 구애한다는 점이다. 어장관리자에 시달리는 여자사람들이 "만날 때는 정말 연인같이 대해주다가도 따로 있을 때에는 모르는 사람처럼 연락이 없어요." 라고 말하는 것에 주목하자. 따라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상대방이 곤란하다는데 만나자고 조르거나 무작정 혼자 약속을 잡고 징징대지 말잔 얘기다.

하나 더, 어장관리자는 태평한데 비해 연소남(연애에 소질이 없는 남자)은 산소와 결합하여 급격히 연소된다. (응?) 혼자 불타오른단 뜻이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를 말하라고 재촉하거나 자기 성격에 자기가 못 이겨 이제 이런 짝사랑 다신 하지 않겠다며 멋진 자빠링(자전거 타다가 혼자 넘어지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불편한 사람' 하나 추가하진 말길 바란다. 이러한 증상들이 심해지면 상대의 사생활에 간섭하며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이거나, 몇 년 사귀다 헤어진 연인 대하듯 슬픔이 뚝뚝 묻어나는 이야기를 꺼내놓기도 한다.

그냥 툭 터놓고 비교를 해보자. 어장관리남을 A, 연소남을 B라고 가정한다. A는 여지를 남기는 멘트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B는 지푸라기 같은 여지라도 만들어 잡으려고 한다. A는 꾸준한 전화와 문자연락을 하지만 B는 급격히 달아 오르거나 급격히 식는다. A는 정기적인 데이트를 하지만 B는 고백할 타이밍만을 노리고 있다. A는 만남에 최선을 다하지만 B는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만남을 구경하다 들어온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A는 생일이벤트를 하며 챙겨주지만, B는 이 기회에 한 몫 챙기려고 한다.(응?) 이제 뭐가 다른지 좀 느낌이 오는가?


3. 진짜 매력적인 남자가 되는 방법


위의 이야기들을 읽었다면, 내가 상대 몫의 관심까지 다 가져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내가 가질 만큼의 관심을 가지고 나머지는 상대가 가질 수 있도록 놔두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다고 황금이 쏟아지는게 아니라는 것을 이미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 차근차근 진행할 생각이 들었다면, 내가 상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실제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상대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나서서 해결하려 하거나 어떻게든 해답을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은 접어두어도 좋다. 의자 빼주는 것 보다, 문을 열어주는 것 보다, 엘리베이터를 잡아주는 것 보다 말을 끊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매력이라는 것은 나와 다른 것에서 느끼기 마련이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했지만, 남자는 여자의 여성스러움에 매력을 느끼고, 여자는 남자의 남자다움에 매력을 느낀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그럼 공감대를 형성하라는 얘기는 뭔가요? 이제 그건 먹는 건가요? 우걱우걱." 이라고 말할 대원들도 있겠지만, 공감대란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 같은 것을 공유한다는 것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이 공감대를 영화관람 후의 감상이나 취미의 일치 등으로 맞추기보다는 상대가 느꼈던 '감정'들에 초점을 두길 바란다. 거짓으로 지어내라는 얘기가 아니라 상대와 내가 공유하는 감정들을 찾으란 얘기다. 개콘에서 유행하는 개그들은 대부분 '공감'을 기초로 한다는 것, 이것이 '유머러스한 남자'와 '공감가는 남자'라는 호칭을 얻을 수 있는 힌트다. 상대의 기억을 함께 걸어라.



어느 한 부분을 상대에게 잘 보여서라도 연애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메뉴얼에 같이 밥을 먹게 되더라도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께는 항상 예의바른 모습을 보이라든가, 명함으로 이를 파거나 손가락으로 이에 낀 음식물을 잡아 빼지 말라든가, 사람이 많은 곳에 가더라도 자신이 주인공인 것 처럼 당당하게 행동하라는 이야기를 적진 않겠다.

제목이 확실하진 않지만 "십 년 만의 한탕" 이라는 이야기를 아는가? 두 명의 친구가,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값싸고 친절하게 물건을 팔아 신용을 쌓은 뒤, 십 년 뒤 거대한 사기극을 벌여 '한탕' 하자는 약속을 한다. 사람들이 완벽하게 믿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던 두 친구가, 결국은 시장에서 유명한 상인이 되어 '한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율무차 같은 얘긴데, 두 친구가 가장 기본으로 돌아와 그 일에 몰두했던 것 처럼, 이번 매뉴얼에서 이야기 한 것들을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당신은 숨기려 해도 매력이 빛나는 사람이 되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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