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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경험자들이 말하는 '연하남과 연애하기'

by 무한 2010. 2. 22.
자꾸 밀려드는 이별 사연들을 읽다 보니 혼자 방안에서 글루미 선데이를 찍게 된다. 흔히 말하는 '성격차이'에 대한 사연을 모집한다고 했더니, 사랑은 둘이 해놓고 갈등이나 이별의 원인을 나에게 묻는 메일이 많아 쵸큼 난감한다.

남자친구가 너무 겁이 많아요.. 전 좀 듬직한 남자가 좋은데..
전에 <쏘우>를 같이 보는데 무서워서 눈을 가리더라구요..
제가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는데.. 헌혈하러도 같이 못가요..
자기는 주사바늘이나 피 보면 어지럽고 울렁거린다고..
며칠 전에는 같이 길을 가다가 고교생 무리가 있었는데..
교복을 입고 담배피길래 남친한테 쟤네 개념없다고 했더니..
남친이 저보고 조용히 말하래요... 그리고 가까이 지나가게 되었을 때..
남친이 의식적으로 걔네한테서 시선을 피하더라구요..
눈 깔았다고들 얘기하죠? 그렇게요.... 남친은 스물 여섯인데..
해결 방법이 없을까요?..


이런 경우엔 그냥 남자친구를 '평화주의자' '비폭력주의자'정도로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굳이 해결방법을 찾자면 가까운 격투기 도장이라도 같이 다녀보라는 얘길 해 주고 싶고 말이다. "전 가수가 되고 싶은데, 노래를 못해요." 라는 이야기에,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아무튼, 이별사연들은 좀 접어두고 오늘은 '연하남과 연애하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글 앞에 [유머]라는 말머리가 붙어있다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길 바란다.


1. 경험자(응?)들이 말하는 연하남의 특징


연하남과 연애중인 커플부대 여성대원들은 연하남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이런 얘기를 했다.

"올레~ 이거슨 놀라운 들이댐."

경기도 고양시의 최모양(29세, 경리)은 자신의 연애 초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때만 해도 연하와 연애하는 건 생각도 안했었죠. 그래서 계속 거절했는데, 절대 굴하지 않고 폭풍처럼 도전해오는 모습에 넘어갔습니다."

물론, 연하남이라고 모든 연상녀에게 들이대거나 도전하는 것은 아니다. 연하남의 어장에서 열심히 헤엄치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하는 솔로부대원도 있으니 말이다.

그 다음 특징으로는 '직설적인 감정표현'을 꼽는 대원들이 많았다. 손 발이 로그아웃 하는 멘트라 별로 옮겨적고 싶지 않지만, 위의 '들이댐'과 연관지어 볼 수 있게 적어둔다.

"나, 누나 남자친구 하면 안돼?"

이 멘트가 그동안 어장관리밀고 당기기, 그리고 심남이(관심남)의 연락없음으로 인해 메마른 마음에 쓰나미를 몰고 온 다는 것이다. 그 후 나비처럼 날아드는 연하남의 문자 메세지에 넋을 놓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연인이 되어 있었다는 증언들이 많았다.

이 역시 긍정의 사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메신저로 인터뷰를 했던 솔로부대 여성대원의 경우, 연하남의 "나.. 그냥.. 누나 사랑하면 안돼?" 라는 멘트에 정신 못 차리고 있다가, 마음의 준빌 하고 허락했더니, "왜 그래, 장난인데."라는 대답을 들었다며 한동안 '자리비움' 으로 표시되기도 했다.



2. 너라고 부를게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연하남이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너라고 부른다' 였다. 널리 알려진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라는 노래에 연하남이 말을 놓는 과정이 잘 드러나 있다.

누난 내 여자니까
너는 내 여자니까~
너라고 부를게
뭐라고 하든지

남자로 느끼도록
꽉 안아줄게

-이승기, <내 여자라니까>중에서


'내 여자라서 너라고 부른다'는 연하남의 멘트에 일부 연상녀들은 어리광까지 피우는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응?)

말을 놓거나, '너'라고 부른다고 해서 모두 사귀는 것이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한 대원도 있었다. 사귀는 거라고 생각해 먹이고 입혀 놨더니 바이바이 하더라는 경험담을 들려준 대원은 중간중간 침을 삼켜가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냥.. 아직 어려서.. 자유로운 거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내가 너에게 어떤 존재냐고 물으니...
"누난, 엄마 같아."
.....................................................


예전 매뉴얼에서 등장했던 명대사도 있지 않은가. "이 죽일 놈의 모성애."라는 거 말이다.


3. 누나, 미안해


모든 커플들과 마찬가지로 연상연하 커플 역시 부부가 되거나 남남이 된다. 그 중 이별한 연상연하 커플이 겪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위에서 얘기했던 '너라고 부를게'가 '누나로 부를게요'로 바뀐다는 거다. 씁쓸한 이별 얘기는 길게 하고 싶지 않으니, 연상연하 커플 열쌍 중 아홉쌍이 겪는 이 미스터리한 일은 미스터리로 남겨두자.


4. 정말 연하남 이라서 그래?


'연하남이 좋은 이유'라거나 '연상녀가 좋은 이유'들을 살펴보았을 때, 개인적으로 연상녀와 연하남이 말하는 한 가지의 이유를 제외하곤 모든 항목이 행복한 연애, 결혼생활이라며 말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하남이 좋은 이유로 든 '자상하다'라거나 '책임감이 강하다' 또는 '센스가 있다' 같은 항목들은 '좋은 애인'이나 '좋은 남편'의 특징이지 연하남만의 특징이라고 보기 힘들다.

연상녀에 관한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잘 토라지지 않는다'와 '외모만으로 상대를 평가하지 않는다'라는 것, '바람 피우지 않는다'와 '대화가 잘 통한다'라는 부분을 연상녀만의 특징으로 볼 수 없지 않은가. 연상연하 커플의 장점으로 "여자의 인생을 남자친구 또는 남편에게 송두리째 의지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 역시 연상연하 커플만의 특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 접어 두더라도, 연하남이 말한 "리드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와 연상녀가 말한 "어린애 취급을 하거나 권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라는 이야기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 반대의 경우로 연상녀가 "리드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라고 말하거나, 연하남이 "어린애 취급을 당하는게 불만이다."라며 갈등을 겪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연상, 연하남과 모두 사귀어 본 적 있다는 한 솔로부대원은 이 모든 상황을 집약한 한 문장을 꺼내놓기도 했다.  

"연상남도 남자고, 연하남도 남자야. 알어?(응?)"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위의 함축적인 문장을 끝으로 매뉴얼을 마칠까 한다. 친절한 요점정리를 덧붙이자면, 내 머릿속에 한계를 정해 놓고 그 안에서만 상대와 연애를 하진 말자는 거다.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지 않는 것이 좋아 연하남 남친과 사귀는 중인데, 연하남 남친이 어린애 같아서 걱정이라는 사연을 읽다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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