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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좋아하면 힘들어지는 사람의 유형

by 무한 2010. 7. 21.
여전히 "남자는 예쁜 여자만 좋아하나요?"라거나 "여자는 돈 많은 남자에게만 관심 있나요?"라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보다 확실한 답변을 듣기위해 뉴질랜드 퀸즈타운에서 '연애의 동물학적 특징'을 연구 중이신 부킹대학 명예교수 제프리 오(64세, 한국이름 오재필)박사와 인터뷰를 했다.

무한 - 상대의 미(美)나 부(富)를 연애의 기준에 놓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프리 오 - 동물들의 구애를 지켜보면, 힘이나 울음소리 또는 몸동작 등으로 상대를 선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구애는 그 과정이 다른 동물들 보다 길긴 하지만,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기준'이라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나 부를 연애의 '기준'에 놓는 것이 속물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순수하게 상대에게 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 역시 자신의 '기준'에 맞는 상대를 고른 것뿐입니다. '난 아무 조건 없이 상대가 그냥 좋다'라거나 '상대와 난 인연이다'와 같은 말들로 순수함이나 순애보를 강조하는 사람들 역시 그것이 자신의 '기준'이 되었을 뿐입니다.

무한 - 그렇다면, 상대의 '조건'을 보고 연애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프리 오 -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전 이곳에서, 좋은 학교에 가거나 좋은 직장에 가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반면, 조건이 좋은 사람과 연애하는 것에 대해서는 '속물'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많이 보았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사람들이 가진 '기준'만큼 수많은 의견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한 - 하지만 연애는 비지니스가 아니지 않은가?

제프리 오 - 역시 '기준'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연애순혈주의', 즉 순수혈통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듯, 연애에도 '순수함'이나 '순애보'등을 최고의 기준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킹대학 재직시절, 작가의 꿈을 놓지 않는 한 연구원과 알고 지냈는데, 그는 현시대의 문학을 항상 비판했습니다. '해리포터'따위의 이야기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다는 것에 분개하고,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문학하는 사람들에 대해 신성한 문학을 더럽히고 있는 행위라고까지 얘기했습니다. 그는 19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로 칭송되는 '도스토예프스키'같은 글을 쓰고 싶어했습니다. 진정한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얘기도 수없이 했습니다. 그에게 말해주진 않았습니다만, 도스토예프스키가 도박빚을 갚기 위해 글을 썼다는 사실을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겁니다. 자신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 가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 기준을 남에게 적용시켰을 때부터 문제가 발생되는 겁니다.

무한 - 그럼 제프리 오 박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애상은 무엇인가?

제프리 오 - 근데, 왜 자꾸 반말?

무한 - 아, 죄송..


박사님의 까칠하신 성격 때문에 인터뷰가 중단되긴 했지만, 아무튼 듣고자 했던 얘기는 다 들었다고 생각한다. 자, 그럼 오늘은 저 '기준'이라는 낱말에서 힌트를 얻어 '좋아하면 힘들어지는 사람유형'에 대해 살펴보자.

솔로부대원들은 자신의 사랑을 안 받아주면 상대를 쉽게 '나쁜 사람'이라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진짜 나쁜 사람이라 상대의 관심을 이용하기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신이 정말 돈이 절박해서 백만 원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가진 돈의 여유가 없어 빌려주지 못한 까닭에 상대적인 '나쁜 사람'이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당신의 마음을 악용한 경우 말고, 상대와 당신의 '기준'이 다르기에 좋아하면 결국 '나쁜 사람'이라 말하게 되는 경우에 대해 살펴보자.


1. 자신의 목표를 우선순위에 놓은 사람


연애를 하더라도 거기엔 3할 정도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전부 자신의 목표를 위해 매진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사람들이 있다'라고 말하긴 좀 그렇고, '그런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해두자. 큰 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자기 발전에 열을 올리거나, 가정의 문제로 커다란 책임을 지고 있는 경우 등등, 다 열거하지 않아도 어떤 상태인지 알 거라 생각한다.

계곡에 친구들과 함께 놀러갔을 때, 어느 친구는 가장 깊은 곳에서 수영을 하며 놀아야 물놀이를 하는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를 하고, 어느 친구는 얕은 곳에서 발만 담그고 있어도 충분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또 어느 친구는 굳이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그늘에 앉아 물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말이다.

이렇듯 연애에 풍덩, 빠지는 것이 아니라 발만 담그려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 가슴앓이 하는 대원들이 많이 보인다. 사귀게 되더라도 "너무 구속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와 같은 상대의 이야기가 오히려 이쪽의 집착을 키워 이별 급행열차를 타게 되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 있는 대원들이 "좀 더 저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방법 없나요?" 라거나 "저에게 확 반하게 만들 방법 없나요?"라는 질문을 하는데, 이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지구와 달'같은 관계를 유지하라는 대답밖에 드릴 것이 없다.

클럽에서 만나 질풍노도의 일주일을 함께 보낸 뒤, 갑자기 시험이 있다며 잠수 타는 경우가 아니라면 상대에겐 정말 연애보다 절실한 목표가 있는 것이다. '내가 상대에게 반했기 때문에'라는 이유 하나로 상대를 괴롭히진 말길 권한다. 한 여성대원이, '집안 사정상 젊은 나이에 가장이 되어 하루 12시간을 일하는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연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는 투잡을 하며 자격증시험까지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애 하면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 주말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던데..
그럼 제가 같이 가서 공부할 수도 있는 거고.. 일 안하는 나머지 시간엔..
제가 만나자고 하지 않더라도.. 연락하며 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거고..
마음속에 담고 있는 어려움들도.. 얘기하면서 풀 수 있는 건데..
왜 연애할 상황이 아니라며 미안하다고만 하는 지
...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연애 하면서도 할 수 있는 것들, 이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그 말을 약간 바꿔, "연애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 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다. 꼭 둘이 사귀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함께할 수 있는 일 아닌가. 그리고 연애중인 입장에서 한 마디 하자면, 연애는 꼭 같은 트랙에서 함께 뛰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트랙 밖에서 박수치며 응원해 주는 것도 연애의 한 부분이다. 가랑비처럼 스며들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자.


2. 가벼운 관계가 좋다는 사람


개인적으로, 사람의 마음은 하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손가락 수 보다 많은 마음들 중 현재 자신의 마음이라 얘기하는 것은 그저 가장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하나'일 수 있다. 누구나 손은 두개지만 누구는 오른손잡이고 누구는 왼손잡이 인 것처럼 말이다.

연애에 대한 마음도 여러 가지 일 수 있다. 그 중, "난 가볍게 만나는 게 좋아. 그냥 가끔 만나 영화 보고, 술 한 잔 하거나 드라이브 하는 정도. 구속 받는 건 정말 싫어. 난 결혼도 안 할 거야. 이게 내 솔직한 마음이야."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 중 좀 극성적인 사람들이 모인 카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엔 길거리에서 헌팅을 한 후 그 다음 어떤 방법으로 진도를 나갔는지, 클럽에서 만난 사람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듣는데 며칠이면 충분한지, 이런 다양한 무용담이 올라온다. 자신이 경험한 연애담을 풀어가며 헌팅의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하고 말이다.

한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기 보다 다양한 사람과 넓은 관계를 맺기 원하는 상대라면, 당연히 좋아할수록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 마음의 방에 여러 밀실을 만들어 둔 상대라면, 상대가 어떤 달콤한 말을 하든 당신도 가볍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아마, 상대는 이쪽에서 집어치울 기세가 보이면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래도 너를 만날 때는 정말 좋았다. 너에 대한 마음만은 진심이었어."

이게 거짓말은 아니다. 상대의 이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진짜 문제가 뭔지에 주목하자. 진짜 문제는 그 진심이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배당(응?)되고 있다는 것 아닌가. 


여기까지 읽으며, 둔기로 후두부를 맞은 듯 멍한 표정으로 있을 솔로부대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너무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길 바란다. 위에서 소개한 유형의 사람들은 많고 많은 사람 중 한 부분일 뿐이며, 글을 통해 보여진 모습 역시 그의 여러 모습 중 하나일 뿐이다. 당신과 아직 만나지 못해 방황중인 솔로부대원들은 수 없이 많다. 아래는 얼마 전 부킹대학 과천캠퍼스에서 보내온 사연 중 일부다.

며칠 전, 제가 일하는 카페에 어떤 여성 두 분이 오셨는데,
한 분과 눈이 계속 마주쳤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계속 눈이 마주쳤기에
전 직감적으로 '아, 이거슨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썸씽이 생길 것 같은 부푼 기대에 몸단장 좀 할 겸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그 여자 분은 이미 계산을 마치고 나가셨더군요....
맥이 탁 풀리며 원두를 한 움큼 씹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포자기하며 테이블을 치우러 갔는데... 헉!!!!!
학창시절에나 주고받을 법한 파란 쪽지가 잔 밑쪽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가슴이 두근거리며 다시 얼굴에 화색이 돌고.. 손까지 떨어가며 쪽지를 챙겼습니다.
역시.. 눈이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화장실로 직행해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쪽지를 펴 봤습니다...

......
쪽지엔 그 여성분의 얼굴에서 유출된 기름밖에 없더군요.....
그 날 이후로 다시 연애의 혼수상태가 찾아왔습니다..
무한님.. 살려주세요..


이처럼 자신의 반쪽을 만나기 위해 오늘도 원두를 열심히 볶고 있는 대원들이 있으니, 빠른 연애를 위해 자판기 앞에서 "이거 고장난 건가요? 버튼 눌러도 커피가 안 나와요."라며 버튼만 누르지 말고, 잘 보이는 곳에 앉아 눈빛공격(응?)부터 해 보자.

"남자들은 좋아하지 않는 여자에게 술 먹고 사귀자고 하기도 하나요?"

이런 메일 그만 보내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확실한 사람과 만나란 얘기다. 술 깨면 연락 없는 게 현실인데, 왜 술자리에서 한 말만 부여잡고 구조신호를 보내는가. 그를 매일 만나 술을 먹여 알콜중독으로 만들든가, 아니면 맨정신에도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다른 사람을 만나자. 자, 그럼 수요일도 기운내서 보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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