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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관심있는 사람과 친해질 수 있냐고 묻는 메일들 사이로, "웃으면서 이별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세요."라거나 "아프지 않게 헤어질 수 있는 방법은 뭔가요?"라고 묻는 사연들이 있다.

그 사연들 중에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대의 '집착'과 '폭력', 습관적인 바람기, 서로 가지고 있는 연애관이나 인생관이 다른 경우 등 둘의 인연의 끈을 놓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지만, "잘 사용하던 프린터인데 인쇄가 안 되네요. 쓰기도 오래 썼는데, 새로 바꿔야겠죠?"정도의 느낌인 질문이 대부분이다.

"잉크만 교체하시면 됩니다, 고객님."


이라고 대답해 주고 싶은 사연들이 많단 얘기다. 잉크만 교체하면 될 걸 멀쩡한 프린터를 새것으로 바꾸곤 얼마 되지 않아 "역시 같은 문제가 발생했네요. 이젠 새 프린터를 살 여력도 없는데 어쩌죠? 도와주세요."따위의 이야기를 한다.

뜬금없이 '프린터'얘기를 해서 그닥 와 닿지 않는다면, 왜 빨리 불타오른 관계가 금방 식어버리는지를 프린터 얘기와 연관 지어 생각해보길 권한다. 열정적으로 엄청난 양의 사랑을 출력했다면, 그만큼 잉크가 빨리 닳지 않겠는가? 사랑에도 분명 리필은 필요하다.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 알아야 할 리필의 방법, 함께 살펴보자.


1. 말 한 마디로 만드는 천 냥 빚


며칠 전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다가 손을 데었다. 오랜만에 먹는 장어라 꼬리부터 공략해 들어가는 중이었는데, 알탕과 함께 공기밥이 나왔고, 서빙하시는 분이 테이블 구석에 공기밥을 내려 놓으시길래 내 쪽으로 옮기려 공기밥을 집었다가 "퐈이어!"라는 비명을 지르게 되었다. 

괜찮냐고 물으며 물수건을 가져다주시는 아주머니 손을 보자 손가락 마디마디 철갑을 두른듯 보였고, 손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저것은 아르마딜로 입니까?"라고 물을만한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그게 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어머니'의 모습이라는 얘기는 잠시 접어 두고, 이 이야기에서, 당신에게 아무렇지 않은 말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감당하기 어렵고 견디기 힘든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보자. 

1. "정말 돈 주고 보기 아까운 영화였어."
2. "야, 놀지 말고 공부라도 해."
3. "재미없다. 가자."


천 냥 빚을 지게 만드는 무궁무진한 멘트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최근에 사연으로 도착한 멘트 세 가지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의사표현'이라는 것에서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 저런 멘트를 사용했다면, 상대에게 '좌절감''모욕감'등으로 바뀌어 전달되기도 한다. 

영화관 데이트를 계획해 영화를 고르고, 오징어에 콜라까지 준비해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상대는 영화 내용과 캐스팅, 배우의 연기력 등에 불만을 품고 불평만 한다. 뭐, 둘이 쿵짝이 맞아 집에 돌아오는 길 주전부리로 영화 뒷담화를 나누는 거야 둘의 공감대를 느낄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지만, 어느 대원은 상대의 저 이야기를 "내가 계획한 영화관 데이트의 총체적 실패."로 받아들일 수 있단 얘기다. 

특히 이 증상은 남성대원들에게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수소문해서 찾아간 음식점에서 상대가 "맛 별로다. 괜히 왔어."라는 이야기를 하거나, 무리를 해 가며 계획한 데이트에서 상대가 "재미없다. 가자."라는 이야기를 했을 경우, 그 별로인 맛과 없는 재미에 대한 책임이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서로 지켜주고 보호해주며 늘 함께 할 거라 믿었던 사람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멘트를 하는 경우도 상대에겐 상처가 된다. 공부 관련 멘트의 경우, 직장을 그만두고 3개월간 방황하는 여자친구에게 남자친구가 한 말인데, 결국 저 말이 이별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자극을 주기 위해 꺼낸 멘트일 수도 있지만, 꽤 많은 나이 때문에 취업도 어렵고 그렇다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자니 늦은 마음도 들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여자친구에겐 발등을 찍힌 것만큼이나 아픈 일이 된 것이다. 
 
누가 참이고 누가 거짓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별은 언제나 '쌍방과실'인 경우가 대부분인 까닭에 위의 이야기들도 상대의 입장에선 반대의 사연으로 변할 수 있다. 요점은, 나에게 아무렇지 않은 말이라고 해서 상대에게도 아무렇지 않으리라곤 생각하지 말자는 거다. 이러한 천냥 빚들은 둘 사이를 지탱해주는 '믿음'으로 조금씩 갚아지게 되는데, 계속해서 빚만 내다간 그 믿음을 다 끌어다 쓰게 되어 결국 무너지게 된다.

당신이 어머니에게 자주 쓰는 "내가 알아서 할게."와 같은 말을, 어머니가 아닌 다른 사람은 받아내기 힘들다. 철갑을 두른 아르마딜로 같은 손을 한 어머니는 당신의 멘트에서 '단절' '배신'을 느껴도 당신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을 반복하시겠지만, 공기밥에도 데일 정도로 얇은 이해심을 가진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그 멘트에 둘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

혹시, 그동안 편안함이나 익숙함을 빌미로 아무 말이나 함부로 내뱉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자.


2. 이별의 촉매, 열등감과 피해의식


지난 매뉴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만, 어린 시절부터의 다양한 경험들이 당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에게 '열등감'이나 '피해의식'을 만들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를 떠올려보자. 한때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가 있었듯, 반에서 가장 빠르지 않다면 운동회 날 응원석에 앉아 박수를 치며 응원을 해야 한다. 반대표로 뽑혀 열심히 달렸다 하더라도 다른 반 녀석이 더 빨리 달리면 1등은 그 녀석의 차지가 되고, 같은 반 아이들의 실망스러운 표정과 허무하게 끝난 경주의 여운을 감당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책임의 무게는 무거워지고, 이러한 것들이 축적되면 당신은 작고 초라하며 겁이 많은 사람이 될 위험이 있다.

자신이 그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과 현재 처해있는 상황의 차이가 클 수록 이 '열등감'과 '피해의식'을 담는 주머니의 크기는 커진다. 자신에게 아직 닥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고, 혹시나, 어쩌면, 만약에, 등을 도구로 삼아 상대를 의심한다.

"내가 지금 잘 나가거나 돈이 많았다면, 넌 그렇게 함부로 하지 않았을 거야."


뭐, 그런 가정이라면 멀리 갈 것도 없이 가까이에서 찾을 수도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 당신이 손톱만큼의 이해심만 더 가지고 있었더라도 이 일로 이런 상황까지 만들진 않았을 것이다. 가정법을 써가며 상대를 나쁜 사람 만들거나 자신의 의심을 정당화 시키지 말란 얘기다.

하나 더, 연애하며 상대방에게 걸핏하면 인생을 포기하겠단 얘길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담보로 협박이나 하고 있는가? 되는 일 없고, 돈 없는 게 상대의 탓인가? 늘 "난 비참해. 난 실패했어. 열심히 했지만 안 돼."라고 말하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런 얘기만 늘어놓는다면 친구라도 만나기 싫어지는 법이다. 받아주고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다 지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는 상대에게 "것봐, 너도 나랑 헤어지고 싶어 하잖아. 그래, 차라리 날 버려. 잘 한 선택이야."라고 말하고 있는가? 그게 진심이라면 인연의 끈 뚝 자르고 찌질한 모습 보이지 않길 권한다. 대놓고는 연락도 못 하면서 미니홈피에 이상한 글 올리고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나 건다면 상대는 당신의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돋을 테니 말이다.

지금 당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인연의 끈을 꼭 붙잡고 있는 상대를 왜 아프게 하는가? 감사하고 사랑하기에도 짧은 시간을 의심과 피해의식으로 낭비하지 말자.


3. 어떻게 사랑했는가?


그간 어떻게 사랑했는지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 생각인가? 그냥 남들 하는 것처럼 영화보고, 밥 먹고, 전화 하고, 가끔 여행 갔다고 얘기할 것인가? 그렇다면 남들 하는 것처럼 헤어져도 별로 이상하지 않다. 종종 오랜 기간 사귀었다거나 사랑하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일도 해봤다는 것을 내세우는 대원들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랑 했는가''얼마나 사랑 했는가'가 아니다.

연인셀카를 찍어서 올리고, 함께 여행을 가고, 커플티를 입고, 커플링을 하고, 이런 것들 말고, 당신이 상대에게 보금자리가 될 수 있었는지, 당신이 자부하는 그 '큰 사랑'을 상대에게 어떻게 표현했는지가 더 중요하단 얘기다.

흔들어 깨우는 듯한 문자메시지나 메신저 말고, 옆에 나란히 눕는 듯한 메일이나 편지는 얼마나 써 봤는가? 눈을 바라보고 사랑한다고 말한 것은 몇 번인가? 의무적으로 보거나 먹는 영화나 식사 말고, 함께 살아있음을 느끼며 한 데이트는 무엇이었는가? 이 물음에 답을 하란 얘기가 아니다. 그간 당신이 '어떻게' 사랑했는지를 생각해 보잔 거다.

연애의 시작은 월급날과 같다. 잔고가 가득하니 마음도 든든하고, 들뜬 분위기로 평소 봐두었던 것들을 하나 둘 지른다. 지를 때만 하더라도 별 걱정이 없다. 그 일에 몰두하게 되고, 기다림과 기쁨으로 잠들고 일어나길 반복한다. 그렇게 '즐거운 생활'을 하다가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잔고는 반 이하로 줄어있고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한다. 만원 단위의 지출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모습은 사라지고, 백 원짜리까지 챙기게 되는 것이다. 지갑이 얇아지면 자존감도 같이 얇아지고,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움츠리고, 망설이고, 머뭇거린다.

그 기간 동안 노력하지 않았다면, 다음 '월급날'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고, 결국, 파산이다. 연애 역시, 서로에게 보금자리가 된 적이 없고, 그저 마음의 즐거움을 쫓아 하루하루 보낸 거라면 그 기간이 만년이라 하여도 이별의 말 한마디에 남남이 된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둘의 '단단한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디딤돌은 무엇이 있는가?


이와 같은 과정들은 그 누구를 만나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지나가는 일 처럼 잠깐 겪는 대원도 있을 것이고, 위의 세 가지 고비를 모두 맞는 대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면, 단순히 "미안해, 앞으로 잘 할게."라는 사과나 무리해서 마련한 선물따위로 넘기지 말고, 이러한 사실들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눠보자.

예를 들어, 상대가 은근히 말에 가시를 담아 자극을 하려 한다면, 그것을 받아치기 위해 더 뾰족한 가시를 말에 달 것이 아니라, 그 '가시 돋힌 말'이 지금 둘의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게 만들고 있으며, 그보다 좋은 해결책은 앞으로 이러이러한 것들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면 되는 거다. 그게 둘의 뿌리를 더 깊게, 더 단단히 만들어 줄 테니 말이다.





▲ 미워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추천도 잊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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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2010.10.28 00: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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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번 글도 아주 잘 봤어요~
연애를 시작하고 빨리 헤어지는 저에게
정말 필요한 글이네요 ㅜㅜ

노멀로그 맨 처음읽을 땐 쏠로였지만
지금은 파릇파릇한 연애중이랍니당!
이게 다 무한님 덕분이에요~
감사해용'-'

나뿐2010.10.28 01: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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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읽으면서 단한번도 글을 남긴적 없었는데
너무 깜작놀라 답글달아요^-^
어제 오늘, 서로에게 쌓였던 불만이 화산폭발하듯 폭발해버리고
둘다 화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에 데어 더이상은
치유할수 없는 사람들처럼 굴기를 이틀
얼러도 보고, 달래도 보고, 떼도 써보고 울어보고
미련스럽게 미련이라는 감정이 남아 붙잡아도 보지만
일주일이 멀다하고 이렇게 싸워대는 통에..
서로가 서로를 놓는게 낫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정했는데

그리고 나서 무한님 글을 보러오니..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에 알아야 할것들이라니..
가슴을 쿵..하고 내려찍는 기분이네요.
그래도 잘읽고 가요.
다음번에도 사랑이 온다면
'어떻게 사랑했는가' 에 대해 단단한 기반이 생겨있는
사랑을 했고. 그래서 그사람과는 헤어지지 않길 바래야겠네요

날씨 추운데 모두 감기조심들 하시길.

거북이등짝2010.10.28 02: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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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당 무한님!

글이랑 상관없는 얘기긴 한데요..남자사람인 친구랑 같이 학교에 남아서 과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귀자길래 싫다고 했는데 조금 있다가 니 얼굴에 키스해도 돼? 그러길래 엿먹으라고 했어요
저는 장난치는줄 알았는데 엄청 삐졌나봐요 일주일도 더 된 일인데-_-;;
제 친구랑도 사귀었었고 이사람 저사람 좋아하고 또 그걸 저한테 다 얘기했었구용
게다가 친구이상으로는 생각이 안되서 사귈마음은 절대 없는데 어떻게 잘 얘기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저런 말 할때 거절의 말을 잘 얘기하는방법 없나영?ㅠㅠ
저는 딱 잘라내는 말밖에 몰라서ㅜㅠㅠ

다들 좋은하루되세영!

뮤게2010.10.28 11: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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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잘 말할 필요 있나요?

너는 내 친구랑도 사귀었었고 이사람 저사람 좋아한다고 하고 그걸 나한테 다 얘기하고 다녔기 때문에, 너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도 없고, 게다가 너랑 나랑 무슨 관계라고 난데없이 얼굴에 키스해도 되냐는 둥의 말을 하다니 굉장히 불쾌하고, 너는 예의없고 껄떡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니가 친구인 상태라면 저것은 나와 상관없는 단점이기 때문에 봐 주고 넘어가겠지만, 그 이상은 절대 못한다.

그리고 한말씀 드리자면, 만인에게 착하다와 만인에게 쉬워 보인다를 혼동하지 마세요. 착한 것과 쉬워보이는 것은 달라요.

정신이 똑바로 박히고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라면 키스해도 돼 이딴 걸로 장난치지 않아요. 그 남자사람 친구가 껄떡거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인 거지. 그런 사람은 확실하게 선을 그어 놓아야지, 얘랑 관계가 깨질 것 같아서 흐지부지 지내다보면 나중에 거기 말려들어서 피곤해져요. 나는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동네방네 나랑 쟤랑 사귄다고 소문내고 다니는 경우도 있고.
할 말은 딱 잘라 하시되 싸가지없게 굴지는 마세요. 과제든 뭐든 다른 과 친구들에게 하는 것과 동일하게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요. 이건 착한 거고, 껄떡거리는 장난질에 삐질까봐 제대로 말 못하는 건 쉬워보이는 거에요.
혹시 그랬다가 관계가 틀어지면 어쩌냐고요? 그 정도 인간이라면 버리세요. 그건 그 남자사람이 껄떡거리고 예의없게 굴어서 벌어진 일이지, 거북이등짝님이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에요. 인간관계는 적을 안 만드는 게 좋지만, 만인에게 사랑받는 성녀가 될 필요는 없어요. 그렇게 될 수도 없을 뿐더러, 모두가 나를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스트레스 받아서 못 견뎌요. 자를 건 잘라야지.

그것은 엄마미소2010.10.28 12: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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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것과 쉬워보이는 건 다르다는 이야기가 참 맘에 남네요.

저는- 물론 이전에도 나쁘게 살진 않았지만,
대학 입학 후 근 7년을 '착하게 살리라' 하고서는 무리만 해서 '(착하지만) 쉬운 사람'으로 살았습니다.

당시에는 '나는 사회경험, 인간관계 경험이 적은 편이니까' 조금 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보는 습관을 들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나보니 잘못된 방향으로 너무 애만 쓴 나머지 내 기준을 잃어가면서까지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더라구요. 내가 아직 어리니까, 모자라니까, 하고 남들을 보고 배운다는게..

그렇게 '착하지만 이용해먹기 좋은' 제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점을 이용하지 않고, 저를 존중하며 관계를 맺어줬습니다.
아무리 내 기준을 뒷전으로 제쳐버렸다 할지라도, 나쁜 사람, 싸가지 없는 사람, 심하게 이기적인 사람, 이런 사람들은 내가 사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만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좌충우돌 성장기 7년... 그 끝에
이용하기 좋은 저를 대놓고 간봤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있을 수는 있지만 해서는 안 될 짓거리를 내게 해놓고는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고 끝내 그 짓에 대한 고백과 사죄는 하지 않은 채) 뒤늦게 나에게 예의를 갖춰 바르게 대하는 척 했던, 혹은 그러려고 노력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과 얽히면서, 이전에 내게 존중과 신뢰와 사랑을 주었던 사람마저 한때 나에게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내 탓도 물론 있었지만, 그래도 슬픈 선택을 넘어선 나쁜 선택을 굳이 했던 건 그 사람이었죠.
그 사람과는 이야기를 했었고, 그런대로 사과도 받았고, 무엇보다 지금은 그 사람이 다시 많이 존중해주고 노력하는 걸 느끼고 봅니다만... 그래도 당시의 아픔은 때때로 지금의 관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여하튼... 그 '나를 간봤던 사람'을 통해서,
당시로부터 1년 가까이 지나오는 지금에야 서서히
7년 동안 무너졌던 균형과 방치해둔 내 기준을 찾고 당시를 간혹 돌아보곤 합니다.
그 사람과의 일만이 아니라, 7년 동안의 나, 그리고 이전의 나, 또, 다른 사람들의 모습들...
그런 걸 보고 생각하고 하면서, '착하다'와 '쉽다'는 정말 다르구나, 나는 착하려고 했지만 결과는 '기준없이 착함'으로 나타났고, 그게 바로 '쉽다'였구나- 하고 배웠습니다.

내 기준이 견고하다고 해서 그게 타인에 대한 몰이해로 연결되거나- 쿨함을 가장한 개싸가지로 연결되는 건 아니구나, 하는 확신도 얻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한때 '착함'과 '이해심'에 대해 기본적인 기준마저 버리고 흔들리는 분들이 계시다면,
착하다와 쉬워보인다는 명백히 다르다는 뮤게님 리플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거북이등짝2010.10.28 14: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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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게님도 엄마미소님도 감사합니당!

제가 기분나빠서 장난으로라도 욕을한게 상처줬을까봐 걱정이 됬긴 했었는데(좋아하는 애한테 욕들으면 더 기분나쁘잖아요...진짜 좋아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왜 기분이 나빴는지 잘 설명해야했었네영ㅎㅎ 다음에 또 얘기하게되면 걔가 왜 싫고 예의없는 행동을 했는지 잘 얘기해야겠어요

제가워낙 싫은건 안 싫은척 못하는 이기적인 녀석이라서 뭐 쉬운 여자가 될 것 같진 않지만...

근데 생각해보니 그 남자애가 저번달이였나 제 친구한테 몰랐어? 우리둘이 사귀어 이러길래 아니거든 꺼져라고 했었는데.. 뮤게님 정말 쪽집개시네여+_+ 저없을때도 헛소문내고 다닐까봐 좀 짜증나긴 했지만 나만 아니면 되지뭐 하고 두번 얘기않했거든요..=_=

싸가지 없게 굴지는 않구 그냥 평소처럼 지내고 있어요 ..
인사하고 숙제했어?정도 물어보는..-ㅅ-
걔가 처음 한 이틀정도동안 친구들한테 쟤는 보기에 좋은 사람같아보이지만 사람들 미워하는 헤이터라고 말하고다니면서 좀 뻘쭘하게 굴긴 하지만.. 아직도 얘기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네여. -,,-
인간관계는 어렵네영-_ㅠ
별로 절대 잃고 싶지 않은 친구는 아니지만 같은 과에 같은 그룹이라 잘 지내는게 좋을거 같긴한데 머 어떻게든 되겠네여..ㅎㅎ 신경쓰지말고 인턴준비나 해야겠어여=ㅂ=ㅋㅋ
다시한번 감사합니당! 앞으로 잘 새기고 다닐께용~

김성민2010.10.28 09: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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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즐거운하루...

실천이...ㅠㅠ

지연2010.10.28 12: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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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피해의식 있는 사람은 로또 당첨되도 돌아볼 생각조차 안들듯..)

Noel2010.10.28 14: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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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고마워~.

bk2010.10.28 16: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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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ㅎ
무한탄신일에 누군가가 질문했던 글에서
"물이 바위에 부딪쳐 흐르고, 여러 난관이 있어도,
어쨌든 바다로 가고 있는 것 처럼" 사랑하고 있다는 말..
참 예쁜 말인 것 같아요.ㅎㅎ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바다'로 향하는 중이겠죠..?ㅎ

어제 남친과의 큰 싸움을 면했어요.ㅎ
여러가지의 메뉴얼 덕에, 사랑을 담보로 해서 협박을 하는 행동에서는 졸업을 했거든요..ㅋㅋ 어제 왕창 섭섭한 일이 있었지만, 예전의 저 같았으면 '뭐야~ 이럴꺼면 끝내애!!' 할 수 있었겠지만, 무한님의 메뉴얼을 곱씹으며 제가 왜 섭섭했는지, 찬찬히 얘기로 잘 풀어갔습니다..ㅎㅎ 뭐든 얘기를 해줘야 아는 이 둔탱이, 근본까지 개인주의 프랑스인 남친때매 가끔은 복창 터지지만, 어쩌겠어요..ㅠ 인연인가보죠..;;ㅋ

다음 메뉴얼도 기다리고 있어요~ㅎㅎ
커플부대원을 위한 메뉴얼, 참 피가되고 살이되요..ㅎㅎ ^^

스윗러브2010.10.28 16: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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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정말!
다들 이런 맘 갖고 있으면 헤어지는 일이 많이 줄겠죠?
저부터 이런 맘으로 상대를 봐야할텐데..
내공이 필요한 일이죠,,
내공 열심히 쌓아서 예쁜 사랑 하고파요~^^

아하라한2010.10.28 16: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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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잘 나가거나, 돈이 많았으면....' 이 문구가 와닺네요.
정말 상대방에서 상처주는 말이죠...
작은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가슴에는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남긴답니다.

팔도비빌년2010.10.28 19: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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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완전 제 얘기네요.
요즘 계속 남치니랑 헤어질까 어쩔까 고민중이였는데
그냥 예전같지 않은 마음 때문에(남치니도 저도)

오늘 무한님 글 읽고 반성하고 다시한번 저를 돌아보고 갑니다.
아우 철학적이야~!!

잉여인간2010.10.28 22: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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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매 울고 ~ 불고~ 온 종일 널 외쳐봐도~
=ㅂ=)// 잘 봤슴

새로운 사람2010.10.29 01: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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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이 맘에 와닿아요
그는 열등감과 피해의식으로 절 대했고
그것만큼 힘든 건 없었던 것 같아요
헤어지고 나서도 전 일년동안 나쁜년이어만 했어요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 사람이 이러는 걸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이제는 벗어났지만
제 마음속에도 상처가 남아서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요
누굴 만나기도 두려워요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생참...2010.10.29 03: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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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때문인지 이시간까지 잠이 안오네요.
덕분에(?) 그동안 끊었던 이너넷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사랑했는가 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로 보이는 나이가 되었네요.
결과가 좋던 나쁘던 그래도 잘 살려고 노력은 했으니 괜춘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고구마2010.10.29 12: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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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읽어보긴 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읽고선 첨 올려봅니다.
어떻게 사랑했는가...
어제 오늘 상대의 태도에 짜증이 나서 저 홀로 잠수 타다가 이글을 읽고선 아...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상대는 저의 이러한 행동이 어떤영문인지 몰라 답답해 하구 있구요..
오늘은 상대에게 진솔한 메일이라도 보내봐야겠네요.
열심히 애독하고 많은 도움 받아갑니다..감솨

23여2010.10.31 19: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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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어떻게 사랑했는가.
이 부분 싹뚝 오려서 쌈짓돈처럼 지니고 다니면서 읽어도
좋을만큼 와닿는 글이네요!
제 첫 사랑은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할 줄만 알았지
그 사람에게 내 사랑을 표현할 줄은 몰라서 결국 끝났던 불상사?가
결국 이 글을 통해서 나의 무지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가네요. 흑
한 오개월 전에 올려주시지 그랬어요 .....ㅋㅋㅋ
여튼 감사합니다! 잘 읽고 많이 느끼고 반성하고 돌아가욤 뿅

Must Say Good-Bye2010.10.31 22: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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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우~

무한님팬2010.11.04 19: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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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남자친구랑 잘 사귀고 있는데요
무한님 글 읽고
잘해야지 잘해야지
생각하고 갑니다

Abnormal2011.02.27 12: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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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뿐 아니라 모든 인간 관계에 도움이 되는 조언이네요^-^

sphex2013.09.12 00: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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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정말로 전 여자친구가 입에 달고살던 말이었어요
"내 알아서 할께" "너 알아서 해" 그말이 그토록 야속했었는데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았었네요ㅋㅋㅋ 이걸 좀 빨리 읽었어서 전 여자친구에게 보여줬었더라면ㅋㅋㅋ

101012014.12.18 02: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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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다아.. 외치게되네요.ㅋ 2010년 글이 주옥같은 게 더 많은 거 같아요. 지금 2014년 글도 좋지만요.요즘은 사례 중심이라면 이전 글은 꽉찬 에세이ㅁㄴㅇㄹ 여튼 ㄳ합니다. 고급진 연애 블로그 야요후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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