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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연애하려면 벗어나야 할 콤플렉스 세 가지

by 무한 2011. 3. 10.
콤플렉스는 팔뚝 살이다. 누군가가 꼬집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작은 자극에도 격하게 반응하게 되고, 그 크기가 커질수록 자꾸 다른 것들로 가리려 한다.

팔뚝 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문제는 팔뚝 살의 존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팔뚝 살이 너무 커져버렸다는 데에 있다. 그 팔뚝 살 같은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두꺼운 옷을 실내에서도 벗지 못하고 있는 대원들, 그리고 상대의 얘기를 모두 팔뚝 살에 대한 것이라고 오해하는 대원들을 위해 오늘은 '연애하려면 벗어나야 할 콤플렉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1. 사감 콤플렉스

자기보다 나이 어린 여자를 짝사랑 중인 남자대원들의 사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콤플렉스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를 알아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대원들은 자신이 정해놓은 '틀'에 상대가 맞춰 움직이기를 희망한다.

스스로 정해 놓은 원칙에 어긋나는 것을 견디지 못하기에, 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대원들은 자신에게 작은 변수가 다가와도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혼란스러운 순간이 찾아왔을 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엄격한 집안의 아버지도 안 할 행동들을 골라서,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하고 있으니 갑갑한 거다. 뭐, 상대를 좋아하니 '관심'이 과해 '참견'이 될 수 있는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를 변화시키겠다는 욕심은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왜 둘의 관계에서 스스로 완장을 차려 하는가.

"내가 이렇게까지 부탁하는데..."


아니, 대체 누구신데 그러냔 얘기다. 전에 그, 부탁하지도 않은 일에 혼자 발 벗고 나서서 부담을 선물로 주신 분? 아님, 대화를 나눌 때 마다 훈화말씀을 하시던 분?

상대에게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를 먼저 생각하자. 난 손글씨를 쓸 때 '지'와 '거'를 잘 알아보지 못하게 쓰는 나쁜 버릇이 있다. 그래서 난 분명 '지'라고 쓴 걸, 상대는 '거'라고 읽는 일이 벌어진다. 이걸 가지고 상대가 잘못 읽었다고 화를 낼 순 없는 일 아닌가. 근데 그대는 알아볼 수 없는 '지'자를 써 놓곤, 상대에게 "이게 '지'라는 걸 정말 몰라?"라는 얘기만 하고 있다. 또, 그래놓곤 다른 사람 붙잡고 상대가 자신의 마음도 모른다는 둥 어쩐다는 둥 하는 얘기만 하고 있고 말이다.

숨 막히는 그대의 원칙을, 누군가가 그대에게 계속 강요하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어제 "베스트 프렌드인 A와 B가 있는데, 그 둘이 사귀려는 것 같다. 행여 둘이 사귀다가 둘이 헤어지기라도 하면 그 둘을 잃을 것 같기에, 난 그 둘이 사귀는 것을 반대한다."라는 사연을 주신 독자 분도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사랑 앞에서 우정 없다는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그 화살표가 자신을 향해 있다고 생각해 보란 얘기다.

"네가 뭔데 간섭이야? 너나 잘해."


라며 발끈할 것 같지 않은가? 자기 필체는, 스스로 쓰고 읽는 데 전혀 문제가 없지만, 그게 타인과 관련이 된 순간부터 문제가 될 수 있는 법이다. 상대가 못 읽는다고 한탄하거나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얼마나 엉망인 글씨를 쓰고 있는지부터 먼저 돌아보자.


2. 도브 콤플렉스

도브 콤플렉스는,

"수컷에게 지나치게 헌신적인 암컷 비둘기가 그 사랑에 힘겨워 일찍 죽는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여성대원들은, 구애의 과정에서 쉽게 자존심을 버리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연애에 있어 자존심만 내세우는 것은 쓸데없는 감정의 소모를 부추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자존심을 버리는 것은 둘을 '연인관계'가 아닌 '주종관계'로 만든다.

"그 사람과 가까워지려면, 자존심 같은 건 버려야 겠죠?"

라고 묻는 대원들이 대원들을 보자. 자존심을 버리고 사랑을 얻더라도, 대부분 상대가 원하는 대로 다 하다가 결국 길을 잃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왜 '나'와 '너'로 생각하지 못하고, '나'와 '너느님'의 관계를 만드는가? 그간 매뉴얼을 통해 상대를 종교로 만들지 말라는 얘기와 상대의 팬클럽 회장을 자처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상대에게 무릎부터 꿇으려는 대원들이 있기에 슬프다.

상대의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를, 상대에게 헌신해 보답 받으려 하지 말자. 스스로를 돌볼 마음마저 다 상대에게 줘 버리면 결국 그대는 계속되는 결핍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어진다. 게다가 당신을 위한 것 하나 없이 오로지 상대를 위해 준비한 그 헌신이 계속될수록, 상대는 당신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이 줄어들고 점점 당연하게 생각할 위험이 있다.

낚시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물가를 찾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거기까지 갈 경비와 장비구입 등에 들이는 비용이면 횟집에서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돈과 시간을 쏟아 부어가며 낚시를 가겠는가. 고기를 잡는 것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고기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것'이란 걸 기억해 두길 권한다.


3. 착한여자 콤플렉스

심남이의 연애 고민상담을 해주고 있다는 대원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것인가? 그리고 무례한 멘트와 음담패설에 가까운 얘기들로 끈적하게 달라붙는 상대 때문에 괴롭다는 대원은, 왜 그 자리에서 바로 지적하진 않고 뒤에서 속만 썩이고 있는가?

뜬금없지만, 마크 트웨인은 고전에 대해 "고전이란 누구나 읽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읽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라고 얘기 했다. 남자들의 영원한 이상형으로 알려진 '착한여자'는 고전(古典)이다. 그런 까닭에 '착한여자'가 되려고 부단히 애를 쓰는 그대가 계속해서 고전(苦戰)을 하게 되는 것이다. (동음이의어 돋네)

그렇다고 나쁜여자가 되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저 '착한여자가 되어야 한다.'며 남의 눈을 의식하지 말란 얘기다. 당신이 즐거운 것에 즐겁다고 말하고, 당신이 감사함을 느끼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당신은 상대에게 '착한여자'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는 마음,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으려는 마음을 내려놓자. 만 명에게 사랑을 받는 것 보다, 당신이 사랑하는 단 한 사람에게 사랑받는 편이 나으니 말이다.


위에서 이야기 한 모습들 중 어느 한 부분과 자신의 모습이 일치하는 것 같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기 원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 아닌가.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선 무리한 일이라도 기꺼이 할 수 있는 것이고 말이다.

다만 그 부분을 조금 줄이자. '팔뚝 살'이라고 할 수 있는 위의 모습들이 커지면, 결국 가장 힘든 것은 자기 자신 아닌가. 언젠가 심리학 관련 서적에서 읽었던 말인데, 그 책에선 이러한 '콤플렉스'와 맞닥뜨렸을 때 당황하며 몸둘바를 몰라 하는 대신, 천천히 자신의 감정변화를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그 감정이 어떤 이유로 자기 자신에게 찾아왔고, 그 감정이 찾아왔을 때 자신의 감정은 어떻게 변화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감정이 어떻게 소멸되는지를 살펴보라고 했다. 소멸의 과정까지를 차분히 지켜보며 그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다.

감정이 폭발하지 않도록 아주 잠깐인 그 시간만 참아내면, 당신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갔던 그 감정들을 당신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쉽게 되진 않는다. 내 경우, 감정을 조절하기 힘든 상황이 찾아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아예 딴 짓을 한다. 되도록 흡입력이 강한 무언가를 하며 시시각각 내 감정이 변해가는 것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 잠깐 동안 목숨이 걸린 것처럼 심각했던 상황이, 별로 대수롭지 않고 견딜 수 없이 사소한 일이었음을 알게 된다.

연애도 마음이 편해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껏 들고 있었던 그 무거운 짐 다 내려두고, 날아갈 듯 편안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해보자. 그대의 봄날이 시작될 것이다.



▲ 제가 나쁜 남자라(응?), 어제 매뉴얼 예고만 하고 올리질 못했습니다. 암소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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