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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남자를 질리게 만드는 여자의 행동 세 가지

by 무한 2011. 4. 9.
그러니까, 누굴 만나든 자꾸 같은 이유로 이별을 하게 될 때는 분명 문제가 있는 거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야, 그딴 똥차 같은 놈은 잊어버려. 잘 헤어진 거야."라고 위로한 까닭에, 나에게 사연을 보낼 때에도 상대를 '성격파탄자''어장관리자'로 이야기 하지만, 녹차 하나 타 놓고 앉아서 천천히 생각해 보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 것 아닌가.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보자. 그게 고쳐지지 않으면 누굴 만나든 계속 같은 문제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 남자 정말 이상하죠?"라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멀쩡하던 그 남자가 대체 왜 그렇게 이상해져버렸는지, 그 이유를 함께 살펴보는 거다. 자 그럼, 출발해보자. 


1. 넌 왜 나만큼 사랑 안 해?

아, 이런 그리피스 조이너들이여! (故그리피스 조이너 - 여자 육상선수.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100m, 200m 달리기, 400m 계주에서 우승하였으며, 1,600m에서는 2위를 하였다. 이때 세운 100m 10초 54, 200m 21초 34라는 두 기록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세계 신기록으로 남아 깨지지 않고 있다.)

연애는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마라톤에 가까운데, 그런 연애에서 그대는 팍, 팍, 치고 나가는 것이다. 그리곤 뒤를 돌아보며, "야, 왜 안 따라와!" 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게, 안 따라 가는 게 아니고, 못 따라 가는 거다.

'저건 내가 기대한 리액션이 아니야.'라며 그대가 토라지는 순간부터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거다. 기대가 크면 자연히 실망도 커지는 법인데, 그대는 그 커진 실망을 호주머니에 완벽하게 숨기진 못하고 표정으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눌 때의 단어선택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표현하게 된다. 뭐, 아예 숨기고 뭐하고 할 생각 없이, 그냥 대놓고 실망했다며 직설적으로 말하는 대원들도 있다. 

"잠깐이라도 전화 할 수 있는 거 아냐? 화장실에 가서라도?" 라고 말하면 일부 남자대원들은 형무소에 온 느낌을 받게 된다. "이천육백팔십사번.", "네.", "무기징역입니다.", "아..." 대략 이런 기분이란 얘기다. 그대가 가수를 지망하고 있는데, 가수 박정현씨가 다가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해보자. "난 이렇게 부를 수 있는데, 넌 왜 이렇게 못 불러?". 그때부터 그냥 어려워지는 거다. 

이럴 땐, 상대에게 재촉을 할 것이 아니라 상대의 템포에 맞춰가야 할 일이라고 매뉴얼을 통해 스물세 번쯤 이야기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재촉한 게 아니에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거지."라며 "야, 왜 안 따라와! 대답을 해봐. 대답을!"이라며 무서운 얼굴을 한다. 

그대의 그 답답한 심정과, 집착의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참담한 마음을 몰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상대에게 추궁을 해 봐야 문제는 더욱 나빠지는 것 아닌가. 상대의 템포에 맞추자. 복수심에 불타 "너도 한 번 당해봐라."라며 지르진 말고, '상대가 사랑을 대하고 있는 모습'을 따라해 보잔 얘기다.

사람이란 누구나 자신이 당하기 전까진 남의 일에 대해서 완벽히 이해할 수 없기 마련이다. 운전할 때도 그렇지 않은가. 차가 밀리는 고속도로에서 급한 일이 있는 까닭에 옆 차선으로 끼어들 땐 양보해주지 않는 차들을 보며 "대한민국은 이래서 안 되는 거야."라고 얘기하지만, 똑같이 차가 밀리는 도로에서 한 없이 기다리고 있을 때 다른 차가 끼어들려 하면, "아니, 저 색히가."라며 절대 끼어들 수 없게 상대보다 한 뼘 정도 더 앞서려는 엑셀 컨트롤을 하는 것 아닌가. 

연애를 하다보면 이상한 집착을 하게 될 때가 분명 찾아온다. 그건 마치 마라톤을 하다보면 '사점'을 지나게 되는 것과 같은데, 훗날 뒤돌아보면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라고 분명 후회하게 되는 일들을 저지르게 된다. 그럴 땐 당신을 도와 줄 무언가를 꼭 찾자.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든,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미드든, 아니면 공부든 취미든 친구든 뭐든 좋다.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는 것과 같은 일이라 생각하며 '급한 마음'이 당신을 통과해 지나갈 수 있도록 하자. 그렇지 않으면, 상대는 당신의 그 '급한 마음''본래 성격'이라 생각하며, 자신이 평생 구속당하게 될 거라는 끔찍한 상상들만 하게 될 것이다. 


2. 나랑 결혼할 거지?

그대나 나나, 지금 아무리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다 해도 분명 이별은 맞이하게 된다. "우리 헤어져." 따위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늙고 지쳐서 더 이상 지구별에서의 여행을 즐길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단 얘기다. 그러니 영원히 죽지 않고 사는 사람처럼 사랑하지 말자. 

연애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자신이 영원히 살 것 같이 착각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연애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 그대가 보내고 있는 하루만 해도 그대에게 삶이 '일주일'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절대 손대거나 고민하지 않을 일들을 두 손 가득 붙잡고 있지 않은가.

이런 사연이 있었다. 2년을 사귀다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커플이 있는데, 남자는 '엔화'에 민감한 기업에 다니고 있었고, 여자는 유치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었다. 다들 결혼할 것으로 예상했던 그 둘은, 최근 일본에 큰 지진이 찾아왔을 때 헤어졌다. 왜 헤어졌을까?

주인공 여자 분은 이별사유를 '권태기'라고 했는데, 그건 그냥 최종 형태에 대한 얘기일 뿐이다. 그 이야기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자면, 우선, 착실히 회사만 다니면 되는 줄 알았던 그에게, 회사가 문을 닫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가 찾아왔다. 그간 두 사람이 계획했던 미래엔 이런 '변수'가 들어 있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직업은 한 번 입사하면 웬만해선 그 일을 맡은 사람이 퇴사하기 전 까지 하는 일이라, 다른 곳에 새로운 자리가 날 가능성이 많지도 않았다.

남들이야 "어떻게든 살 방법은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얘기할 수 있는 법이지만, 막상 그런 문제에 마주하면 누구나 머릿속이 하얘지기 마련이다. 매년 수능이 치러진 후, 시험 성적을 비관해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지는 학생들을 보며, 우리는 "에휴, 그게 다가 아닌데."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 상황 그 자리에 놓이면 그게 전부로 느껴지는 것 아닌가.

문제가 생기면 동굴로 들어가 버리는 남자의 특성상, 남자도 그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했다. 반대로, 문제가 생기면 함께 얘기해야 하는 여자의 특성상, 남자에게 계속해서 자신에게 털어 놓고 함께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이건, 둘 다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이건 여성대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뉴얼이니 '남자의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남자는 그렇게 문제를 털어 놓는 것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동성 친구를 만나선 구구절절 '상의'를 하면서, 내 여자에게는 절대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려 침묵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 여자마저 불안을 느꼈고, 여자는 그 불안을 남자에게 사랑을 확인받는 것으로 해소하려 했다. "우리 언제 결혼할 거야?", "결혼하면 어디서 살 거야?", "자기 나 사랑하는 거 맞지?" 이런 얘기들을 해 버린 것이다. 남자 입장에서 위의 말들은, 안 그래도 죽겠는데 계속해서 목을 조여 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불화를 만들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여자의 입장에선 그 말들이 성의 없이 느껴졌고, 그 말들의 진정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화가 났고, 그 화를 잠재우려면 남자가 '확신'을 줘야 했다.

그러나 그 당시, 남자는 적에게 사로잡힌 포로가 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주는 공포, 해야 할 숙제처럼 다가오는 연애의 의무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상황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변했어.", "대체 나더러 뭘 더 어떻게 하라고.", "헤어져." 그렇게, 이별이었다. 아, 잠깐 눈물 좀 닦자. 눈물 닦으며 노래나 한 곡 들어야겠다.

힘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면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 김현식, <내 새랑 내 곁에> 중에서

힘겨운 날엔, 제발 좀 떠나지 좀 말자 들. 이런 사연이 한두 개가 아니다. 머리카락으로 막힌 세면대는 뚫기만 하면 다시 물이 잘 내려갈 텐데, 지금 물이 안 내려 간다고 왜 아무 노력 없이 세면대를 포기해 버리는가. 머리카락 때문에 막혀서 안 내려 가는데 물을 더 붓는 것은 노력이 아니다. 너무 쉽게, 그렇게, 헤어지지들 말자.

이런, 또 흥분해 버렸다. 너무 안타까워서 그렇다. 풀어 놓기만 해도 해결 될 문제를 혼자 끙끙 짊어진 까닭에, 자신은 지치고 상대는 궁금해서 미치도록 만드는 남자나, 지금 떨어지면 죽을 것 같은 위태로운 다리를 건너고 있는 남자에게 "우리 결혼 언제 해?", "어디서 살 거야?"라는 질문을 하고 있는 여자 둘 다 참 안타깝다.

이럴 땐 딱 하나만 기억하자. '72 곱하기 11' 이라는 문제를 "(72 x 1) + (72 x 10) = 792"라고 푸는 사람이 있고, "72 x 11 -> 7( )2 -> 7+2=9 -> 7(9)2"라고 푸는 사람도 있다. 문제에 답을 구하는 계산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직 상대가 빨리 답을 못 구하고 "십 올라가고, 칠에서 이 더하고..."라며 헤매고 있을 땐, "아직 안 풀었어? 답 구할 수 있어? 답이 뭔 것 같아?"라고 재촉하지 말고, 잠시만 여유롭게 기다려 주자. 그 잠깐을 못 기다려서 평생 안 볼 사람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잠깐을 기다려 평생 함께할 것인가? 선택은 그대에게 달려있다.


3. 그럼, 그게 잘 한 거야?

글이 너무 길어지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선 지키면 도움이 되는 것들 몇 가지만 간단히 살펴보자. 우선, 늘 얘기하지만, 다툼이 생겼을 때에는 무조건 그 포커스를 "현재 벌어진 일"에만 맞추길 바란다. 과거의 일들이나 연관된 일들이 이어서 나오게 되면, 자신은 비참한 기분을 느끼고 상대는 구몬이 4주 이상 밀렸을 때의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론이 나지 않는 싸움은 절대 하지 말길 권한다. 제일 바보 같은 싸움이, 그냥 계속해서 몇 시간째 하소연만 하는 거다.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앞으로는 고쳐주겠지.'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 하소연은 급하게 외운 영어단어 만큼이나 쉽게 잊혀 진다. 딱 결론을 내는 거다. '앞으론 이렇게 하겠다.'는 약속을 받는 것도 좋고, 이러이러한 일들이 벌어져서 난 지금 이런 기분이 드는데 어떻게 하면 다시 이런 기분을 안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상대에게 던지는 것이다. 그럼 당신이 먼저 이야기 하지 않아도 그가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을 하나 둘 털어 놓을 것이다.

단, 그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무작정 당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가 맞추길 요구하는 것이어선 안 된다. 20년을 넘게 상대와 함께 산 부모님도 바꾸지 못한 상대의 성격을, 어떻게 말 몇 마디로 바꿀 수 있겠는가. 충분히 양보하고 배려한 후 '답'을 구하도록하자.

마지막으로, 억지는 절대 부리지 말자. 연애에서의 싸움은 '쌍방과실'이기 마련이다. 당신이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하자. '32전 32승 0패'따위의 기록을 갖고 싶은가? 이기고 지는 것에 목숨 걸지 말고, 자신이 노력할 부분과 상대가 노력할 부분에 대해서 모두 말해주자. 상대만 고쳐야 하고, 변화되어야 하고, 앞으로 잘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자. 절대 상대와 당신 사이에 '따지기''억지'가 끼어들지 못하게 만들자.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지만, 난 컴퓨터 키보드 타자를 이상하게 익힌 까닭에 된소리 글자를 쓸 때에도 왼쪽에 있는 쉬프트 키만 사용한다. 그런 까닭에 타자를 아무리 연습해도 '잠깐' 쉬었다 가야 하는 순간이 생긴다. 뭐, 타자를 치는데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히 자리를 익힌 사람에 비해서 오타율이 높고 아무래도 속도가 떨어진다.

키보드야 이렇게 명확한 '이유'가 나오지만, 연애에서 벌어지는 문제에는 명확한 이유가 나오지 않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니 키보드로 치자면 "저 키보드가 이상해서 그런 걸 거야. 타자를 잘 치는 사람들은 키보드가 좋은 거겠지. 나도 키보드를 바꿔야겠어."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이 옆에서 위로랍시고 "맞아. 그 키보드 정말 별로였어. 버려. 키보드는 얼마든지 새로 살 수 있어."라는 이야기를 하니, 자리를 익히기 보다는 쉽게 키보드를 바꾸게 된다.

모든 연애에 들어맞는 '뭐는 뭐다.'란 완벽한 자릿값은 없겠지만, 그간 키보드에 있는 'ㅅ'을 '약지'로 누르며 어렵게 느꼈다면, 그 자리를 '검지나 중지'를 사용해 눌러보자는 거다. 그것만으로도 그대는 마주하게 되는 문장에 더 이상 겁을 먹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았던 '이상한 자릿값'에 대해서는 노멀로그에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그 이야기들을 토대로 자신이 가장 잘 칠 수 있는 자릿값을 찾아보도록 하자. 그대의 행복한 타이핑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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