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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소개팅에서 여자를 질색하게 만드는 남자는?

by 무한 2011. 5. 30.
제목을 저렇게 적어놓았을 뿐, 탓하고 싶은 게 아니라 도와주고 싶다. 얼마나 많은 솔로부대 여성대원들이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지 아는가? 그대에게 아직도 연락이 없는 그 '소개팅 녀'는 손닿지 않는 곳에 있는 별 같겠지만, 사실 그녀도 회사에 늦을까봐 뛸 때 빼고는 두근두근 할 일이 별로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셀을 밟아 앞으로 나가기만 하면 되는 그 상황에서, 기어를 'R(후진)'에 놓아 버리는 남성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난,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더 이상은 이런 슬픈 일들이 그만 일어나길 바라며, 오늘은 '그 소개팅,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를 함께 살펴보자.


1. 고해성사 하는 남자


그렇게 털어 놓고 싶은 얘기가 많거든, 소개팅 보다는 주일마다 성당에 나가길 권한다. 신부님 만나러 온 것도 아닌데 왜 소개팅 자리를 '반성의 시간'이나 '회개의 시간'으로 만드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딴 거 다 필요 없고, 이거 하나만 기억하자.

무조건 긍.정.화.법 이다.

좋지도 않은데 좋다고 하거나, 별 관심이 없는데 관심 있다고 하란 얘기가 아니다. 싫은 것에 대한 얘기 보다는 좋은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관심이 가는 부분에 대한 대화로 이어가란 얘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얘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어느 남성대원의 소개팅을 잠시 들여다 보자.

"회사는 비전이 없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조만간 자영업을 해볼까 해요.
그나저나 아까 여기 2층까지 계단으로 올라왔는데, 숨이 차네요.
앞으로 자전거라도 타면서 운동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잠이 너무 많긴 한데, 잠 좀 줄여서 운동 할 시간을 만들어 봐야죠."



위의 남성대원은 정말 중요한 걸 잊었다.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라는 사실 말이다. 알고 있는 정보라고는 주선자를 통해 들은 것이 다인 상황에서 위의 이야기를 들은 상대는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되겠는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게 되는 것은 '불확실한 직장, 저질체력, 이놈은 잠꾸러기' 정도의 이미지다.

저 이야기를 긍정화법으로 바꾸면, "이러이러한 비전을 발견해서 자영업을 할 생각이며, 운동을 시작하려 자전거를 알아보는 중이다." 정도의 대화가 될 수 있다. 그럼 상대에게 그 '비전'에 대한 생각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고, 어렸을 때는 뭐가 되고 싶었다 정도의 추억도 꺼내 비교해 볼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 자전거를 타다 생긴 에피소드는 하나 정도 있을 테니 그 부분으로 이어갈 수도 있고 말이다.

과거의 아픈 사랑 얘기,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 현재 자신의 불만, 더러운 사회(응?)에 대한 이야기는 블로그나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비밀글로 적거나 혼자만 보는 일기장에 적어두자. 그대가 80%의 긍정과 20%의 부정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는 그대가 내 보이는 것들만을 가지고 그대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기 마련이다. 1시간의 대화에서 40분이 고해성사라면, 그대는... (이거 또 예를 잘못 들어서 안 나눠떨어지네) 66.66...%의 '부정적 남자사람'으로 보여진단 얘기다. 그러니 무조건 기억하자. 긍정화법.


2. 혼자 신난 남자


오랜만에 만난 이성과 단둘이 앉아 있고, 게다가 그 이성은 내 얘기에 집중하는 듯 보이고, 허풍을 좀 섞어서 얘기를 했는데 상대는 열심히 리액션을 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남성대원들이 정신줄을 놓는다. 금방이라도 작두를 탈 것 처럼 흥에 겨워 '개그콤보'를 구사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상대를 개그 소재로까지 쓰곤 한다.

소개남 - 연예인 누구 닮으셨는데.
소개녀 - 누구요?
소개남 - 개그맨인데요. 음... 아무튼 닮으셨어요.
소개녀 - 누군데요?
소개남 - 못 생긴 사람이라 기분 나쁘실 텐데, 말해드려요?


아웃. '개그홈런'을 한 번 날려 상대가 빵 터졌다 하더라도, 그 후 방망이를 아무렇게나 휘두르면 아웃이다. 소개팅에 나온 상대는 최대한의 배려와 경청, 리액션을 지참하기 마련인데, 그걸 모르고 '어? 오늘 내가 좀 먹히는 듯'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 자리에서 그냥 아웃될 위험이 크단 얘기다.

웃기려다가 우스운 사람이 되지 말자. 꼭 '웃음'에만 관련된 얘기는 아니다. 리액션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부표 넘어까지 헤엄쳐 나가진 말잔 거다. 토크쇼에 출연하거나 강의를 하러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전에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듯, 이야기의 비중은 3:2 정도가 적당하다.

그리고 하나 더, 대화를 할 때에는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가 되자. 남의 말을 끊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게 상대에게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지 모르기 마련이다. 자신이 아는 화제가 나왔다고, 혹은 자신의 지인이 해당되는 주제가 나왔다고 다짜고짜 치고 들어가서 '마침표'를 찍지 말자. 그 자리에서 모든 얘기를 다 할 필요는 없다. 아는 사람 얘기 같은 건 나중에 해도 되는 것 아닌가. 그 얘기를 한다고 상대의 가슴이 뛰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달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라면, 경청은 물방울 다이아(응?)다. 상대의 모래시계가 아직 다 쏟아지지도 않았는데 뒤집지 말고, 내 모래시계가 다 쏟아졌는데 혼자 신나 떠들지 말자. 그리고 물음표를 적극 활용하자. 물음표는 상대의 마음을 여는 열쇠다.


이 외에도 앞에 앉아 있는 '상대'가 아닌 그저 '연애 상대'가 필요해 혼자 타오르는 남자, 코털은 필수요 손톱 때는 옵션인 노숙형 남자, 호구조사하러 나온 남자 등 여러 종류의 남자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간 매뉴얼을 통해 지겨울 정도로 이야기를 했으니 이번엔 생략하자.

길게 써 놨지만, 해답은 간단하다.

"지금 당신과 마주하고 있는 사람은, 당신으로 하여금 가슴이 뛸 것 같은가?"


이 질문에 답을 해 보는 것이다. 상대의 가슴을 뛰게 하기 위해서는 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무슨 얘기를 해 나가야 하는지 찾아가는 것이 '소개팅 성공전략'이다. 무작정 분위기에 휩쓸려 부표를 넘지 말고, 혼자 감정 잡으며 고해성사만 하지 않아도 반은 성공이다. 머릿속이 하얘질 때, 위의 저 질문 하나만은 잊지 말고 떠올려 지뢰는 밟지말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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