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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자전거샤방샤방라이딩

일산 자전거 코스 '파주 100리길'에는 지금 이게 풍년!

by 무한 2011. 7. 11.

올 들어 벌써 여러 번의 자전거 라이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전거 샤방샤방 라이딩]코너에 새 글이 없는 것은, 무거운 카메라 때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가까운 곳에 마실을 가 자전거는 세워둔 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찍고 돌아오는 정도라면 덕팔이(니콘 D80)와 함께 하는 것이 어려울 것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세 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고 달려야 하는 라이딩에선 녀석을 매고 달릴 때의 불편함, 사진을 찍기 위해 가방에서 꺼내고 렌즈 캡을 열어야 하는 번거로움, 원하는 컷을 담고 난 뒤 다시 렌즈 캡을 씌워 가방에 넣어 매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극복하기 어렵다."


라는 핑계를 대며, 나는 콤팩트 카메라를 샀다. 이를 두고 "그건, 지름신에 극복하고 만 합리화의 변명 아닙니까?"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난 "지름신과 합리화, 그리고 택배아저씨는 삼위일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고 싶다.

아무튼 새 카메라와 만나게 되었으니, 훗날 녀석이 무관심에 대한 항의로 숨바꼭질을 시작하기 전까지 신나게 놀기로 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 스트로보, 마이크로 렌즈, 다들 잘 지내지? 이 글을 본다면 연락 좀 다오. 너희들을 책상 위에서 본 게 마지막이구나.)




처음엔 지인들과 위 지도에 표시한대로 '여의도 안전제일 라이딩'을 다녀오려 했다. ('여의도 안전제일 라이딩'은 일산에서 출발해 한강 자전거 도로로 여의도 까지 가, 여의도 편의점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돌아오는 약 60km 정도의 코스로, 오가는 길이 모두 자전거 도로와 농로로 이루어진 까닭에 '안전제일'이란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라이딩을 가자는 내 제안에 지인들은,

"나 피곤해. 내일 가자."
"지금 이태원에서 여자 만나고 있음. 이태원 프리덤!"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



따위의 반응만 보일 뿐이었다. "누구나 오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거라면, 난 결코 너희들에게 자전거를 타자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발목을 잡아 봤지만, "씻고 자라."와 같은 대답만 돌아왔다. 그렇게 세상엔 결국 나 혼자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어디로 갈 건데?"

K형이었다. 내가 "여의도요."라고 대답하자, K형은 "한강은 맞바람 때문에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고, 난 어렵게 찾아온 이 기회가 날아 갈까봐 "그럼 어디가 좋으세요?(라고 썼지만 뉘앙스는 '형이 원하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요.'의 느낌이었다.)"라며 무릎을 꿇었다.

"파주 어때?"




그래서 바로 '파주 100리길 라이딩'으로 코스 변경. ('파주 100리길 라이딩'은 일산에서 출발해 파주 출판단지를 거쳐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프로방스, 영어마을, 헤이리, 교하, 운정, 탄현 이마트를 돌아오는 45Km 정도의 코스다.)
 
자전거를 타고 대화역으로 향했다.




대화역 1번 출구 앞에서 한 컷. '파주 100리길'을 달리기 위해서는 우선 자유로 옆으로 나 있는 농로를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가는 길을 설명하는 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참 재미없는 부분이지만, 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정보가 될 거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설명하겠지만, 난 길을 설명하는 것에 소질이 없기에 이 글을 읽고 '파주 100리길'을 달릴 수 있을지에 관한 부분은 전적으로 독자의 운에 맡기겠다. 신의 은총이 함께하길.




대화역부터 길을 좀 설명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어렵다. 그래서 킨텍스 부터 설명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위의 사진은 대화역에서 킨텍스로 가는 길에 있는 '바닥 시계'다.




킨텍스에 도착했다면 남문으로 나가야 한다. 아, 게이트 마다 차단기가 내려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측 관리소(?) 쪽의 인도로 통과하면 안전한데,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관리소 앞을 휙 지나가면 안에 계신 직원 분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걸 볼 수 있다. 직원 분 심장이 약하신 듯 하니 미리 벨을 한 번 울리거나 헛기침을 하는 등으로 인기척을 좀 내주길 권한다.




킨텍스 남문으로 나와 우회전을 한 뒤 200m쯤 달리면 사진에 보이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란 곳이 나온다. 횡단보도를 건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바라보며 좌회전. 위에 보이는 이정표에 '이산포 IC'라고 쓰여진 방향이다.

좌회전 직후의 도로는 현재 공사 중이라 위험하니, 인도로 가는 것이 좋다. 50m쯤 가면 우측으로 올라갈 수 있는 도로가 하나 나오는데 그 길로 올라가면 '한내초등학교'가 나온다. '한내초등학교'를 정면으로 놓았을 때, 좌측에 있는 방죽길을 따라 쭉 달린다.




위에서 말한 방죽길의 모습이다. 방죽길에는 차가 별로 다니지 않지만, 중간에 마주하게 되는 사거리에선 차들이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고 미칠듯한 스피드로 달리고, 또 신호와 관계없이 우회전해서 들어오는 차들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방죽길의 끝자락은 현재 공사 중이다. 지난주까지는 사진에 보이는 블록을 넘어 내려갈 수 있었지만 현재는 블록 넘어의 흙을 모두 갈아엎은 상황이라 우회해서 가야 한다. K형과 나는 모텔의 경사길을 질러 내려가는 방법을 택했다.

저 블록 넘어의 도로는 '제2자유로'에서 빠져나오는 차들과 이산포IC에서 들어오는 차들, 그리고 대화마을을 오가는 차들로 혼잡하니 긴장의 끈을 절대 놓아선 안 된다. 특히 원형으로 차들이 돌게 되는 도로인 까닭에 어중간하게 예측하며 건너다간, 고객의 슬픔을 함께하겠다는 회사 직원들(응?)과 만나게 될 수 있다.




원형 도로를 통과하면 위의 갈림길이 나온다. 사진의 주유소 이름이 '이산포 LPG 충전소'라는 걸 기억해 두길 권한다. 난 이 길을 처음 갈 때, "주유소가 나오면 우측으로 내려가세요."라는 말만 듣고 갔는데 저 주유소 말고도 다른 주유소가 몇 개 더 있어 혼란을 겪었다. 갈림길에서는 우측 내리막길로 내려가자.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에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에선 사진에 표시된 것처럼 '완만하게 우측으로' 가면 된다. 좌측으로도 갈 순 있지만 우측 길이 더 좋을 뿐더러 가로등도 많아 안전하다. 차가 많이 다니는 낮이라면, 한산한 좌측 길로 가는 것도 괜찮다.




자, 이제 계속 달려가면 된다. '무조건 직진'이라는 생각으로 달려가자. 중간에 '어? 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만한 곳이 좀 있는데, 의심을 버리고 그냥 그 길을 따라 직진하자. 난 처음 이 길을 갈 때, 아무리 달려도 끝이 안 나오는 것 같길래 '내가 잘못 왔나?'라고 수십 번 생각했는데, 그냥 계속 달리니까 결국 끝이 나왔다.




위에서 말한 길의 '끝'엔 저 터널이 보인다. 작년엔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오싹했는데, 지금은 아무 걱정 없이 지날 수 있는 터널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터널'보다는 '토끼굴'에 가깝지만 말이다.




터널을 빠져 나와 좌회전을 하면 자전거 전용도로가 보이는데, 거기서 그 우측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된다. 오르막을 올라 '속도를 줄이시오'라는 표지판이 보인다면 속도를 줄이자. 오르막의 정상에서 한 20m 정도 자전거 도로가 더 이어지는데, 자전거 도로의 끝에서 다시 도로로 내려오는 높이가 꽤 높다. 속도를 냈다간 쇄골이 부러지기 아주 좋은 장소다. 게다가 내리막인 까닭에 넘어져 구를 위험이 있으니 자전거에서 내려 도로로 진입하길 권한다.




도로로 내려 온 다음에는 사진에 보이는 곳을 지나야 한다. 도로 우측에 살짝 여유 있는 부분으로 달려 통과하자. 일반도로라면 그닥 긴장할 필요 없겠지만, 저 커브길을 도는 차들은 자유로에서 질주하다 출판단지로 진입한 차들이다. 사고가 날 경우, "저 오늘 자전거 타다가 그 커브길에서 사고 났어요." 수준이 아니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수준이란 얘기다.




거친 농로를 달리느라 지친 괄약근에, 다시 한 번 힘을 주고 달리는 모습이 보이는가? 너무 긴장한 까닭에 손에 취고 있던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 버렸다. 50m 정도 되는 위험한 구간을 벗어나고 나면 자전거 도로가 나타나니, 50m만 바짝 긴장하자.




출판단지 도착. 이제는 별 감흥 없지만, 예전에 처음 저 간판을 봤을 땐 '앜ㅋㅋㅋ 나 자전거 타고 출판단지 옴ㅋㅋㅋ'이라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집엔 언제 오게? ㅋ"

라는 답문을 받고 0.3초 만에 현실은 시궁창임을 다시 깨달았지만 말이다.




똑딱이(콤팩트 디카) 산 기념으로 자전거 세워 놓고 한 컷.





저 간판에 붙어 있는 날벌레의 수가 파주 출판단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보다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판엔 날벌레가 엄청나게 붙어 있다. 간판에만 있는 게 아니다. 마냥 재미있어 보이는 라이딩 도중에 입과 코로 날아드는 날벌레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일일 단백질 권장 섭취량의 30%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런 날벌레보다 거미줄이 더 끔찍하다는 얘기까지 해 버리면, 라이딩에 대한 환상에서 로그아웃 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으니 그 얘기는 하지 않겠다.




출판단지길을 따라 계속 달리다 보면 '이채 사거리'가 나온다. 그 사거리에서 좌회전. 보통 '파주 100리길'을 달리며 화살표 지점에 있는 편의점에서 첫 번째 휴식을 한다.

임진각에 갈 때 편의점 주인아저씨께 길을 물어본 후로 아저씨와 친해졌다. 먼 길 가는데 뭐 좀 먹고 가라며 챙겨 주실 정도로 자상한 분이시다.

"계산은 하고 먹어야지."

라고 말씀하실 것 같아서 거절했지만 말이다. 아, 그리고 아저씨께 길을 묻진 말길 권한다. 절대 '모른다'고 안 하시고,

(임진각 가는 길을 여쭈어 본 지 20분 후)

무한 - 근데, 말씀해 주신 대로 가면 임진각 나오는 거 맞나요?
아저씨 - 임진각? 이 밤중에 거긴 왜 가? 위험해. 그냥 교하 쪽으로 돌아가.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을 열심히 알려주시는 치명적인 위험이 있다.




이채 사거리에서 좌회전 한 후 삼거리가 나오면 우측으로 가면 된다. 역시, 계속 쭉, 그 길(자유로 옆으로 뻗어있는 농로)을 따라 직진하면 된다.




농로를 따라 쭉 달려오다 보면 철조망이 나타나며 앞을 막을 것이다. 철조망 넘어의 물줄기는 '공릉천'이고, 저곳이 '공릉천'과 '한강'의 합수부다. 당황할 것 없이, 어차피 길은 하나 밖에 없으니 계속 길을 따라 달리면 된다.




길을 따라 50m 쯤 달리면 '송촌교'라는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면 되는데, 무슨 생각으로 길을 저렇게 만들어 놓은 건지 모르겠지만, 우측이 차도고 좌측이 자전거 도로다. 그러니까 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은 한 차선 뿐이고, 나머지 한 차선은 자전거를 위해서 선까지 그어져 있는데, 거의 대부분의 차들이 자전거 도로를 무시한 채 두 차선 모두를 사용하며 지나다닌다.

자전거 도로임을 알면서 침범해 다닌다기 보다는, 그렇게 생긴 도로를 생전 처음 보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듯 보인다. 가운데 '자전거 전용도로'임을 알리는 표지판 하나만 세워 놔도 해결 될 문제인데,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보기 힘든 바닥에 작은 표시만 있는 것이 안타깝다. 아무튼 저 곳을 지날 때는 '자전거 전용도로'라는 표시에 의지하지 말고 잘 살피며 건너야 한다.




송촌교를 건너 바로 좌측 내리막으로 달리면 된다. 그 길은 다시 자유로 옆 농로와 이어진다. 

그 길을 바람처럼(응?) 달려 내려가고 있는데, K형이 급브레이크를 잡으며 외쳤다.

"방금 봤어?"

그리고 K형은 내가 "뭘요?"라고 묻기도 전에 지나온 길을 다시 되돌아가 도로 구석을 자전거 라이트로 비추고 있었다.




게였다. '파주 100리길'을 달리며 도로를 질주하는 고라니도 보고, 꺼병이들을 돌보고 있는 까투리도 보았지만 게는 처음이었다.

무슨 게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전거에서 내려 다가갔다.(라고 썼지만, 내려서 본다고 무슨 게인지 알 방법 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 게를 살펴보고 있는 나에게 K형이 물었다.

"참게 아냐?"

파주하면 임진강, 임진강 하면 참게, 뭐 대략 이런 연산작용에 의해,

"그런 것 같은데요."

라고 대답을 했고, K형과 나는 '어느 날 참게 서식지를 발견해 재벌이 된 두 남자'와 같은 달콤한 꿈을 함께 꾸며 담배를 한 대씩 피웠다.




집에서 키우고 있는 애완 가재'오렌지 클라키'나 '플로리다 허머'의 집게발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집게발을 가진 녀석이었다.

게다가 저 다리의 털. 참게 간장게장을 먹을 때 저렇게 다리에 털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 그건 흑돼지였나(응?), 하는 생각을 하다, 참게가 맞을 거야, 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무튼 참게는 참게고, 참게 서식지를 발견해 재벌이 되고 싶었던 두 남자는 갈 길이 멀기에 담배를 다 피우고 다시 길을 떠났다. 길을 따라 계속 가면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이 나오는데, 게들이 단체로 관광을 나왔는지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가는 길이 '게판' 이었다.




"야, 저거 다 잡아다가 팔면 얼마야."따위의 달콤한 대화를 나누며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지났다. 자전거 타고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자주 간다고 하면,

"거기 어때? 괜찮은 옷들 많아? 가격은 싸?"

라고 묻는 지인들이 많은데, 안타깝게도 난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고 난 후에만 가 봤다. 정보를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 아, 폐점시간 이후로는 화장실 전원을 차단하는지 밤에는 화장실에 불이 안 들어오는데, 불 다 꺼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 공포영화가 따로 필요 없다는 정보 정도는 줄 수 있다.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에 심장이 얼어붙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지나 계속 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좌측길로 가면 된다. 사진의 노란색 화살표 지점에 편의점이 하나 있는데, 난 거길 지날 때 쯤 출출함이 느껴지면 편의점에 들러 초코바를 하나 사 먹는다. 출출하지 않을 땐, 길가에 있는 벤치에 앉아 물이라도 한 모금 마신다. 이후 꽤 긴 오르막이 계속 반복되는 까닭에 잠시 쉬었다 가길 권한다.




갈림길에서 좌회전을 해 진입하면, 갈림길이 하나 더 나온다.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프로방스, 영어마을, 헤이리를 경유하는 '파주 100리길'의 코스가 되고, 직진을 하면 앞에서 말한 세 곳을 생략한 채 진행하게 된다.

이 갈림길에 진입했을 때, K형과 나는 여전히 '참게 대박'의 꿈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형, 우리 참게 잡아다가 매운탕이라도..."

라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K형은,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가 비닐 봉투를 사왔다.

"가자."

그리고 그 날 새벽, 우리는 '파주 100리길 라이딩' 같은 건 접어 두고, 해가 뜰 때까지 게를 잡았다.




집에 돌아와 잡은 게들을 정성스레 씻기고, K형과 나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어, 야, 너 게 먹냐? 아니 개 말고 게. 매운탕 먹어?"
"손바닥 보다는 작고요, 아뇨, 게장 담글 크기는 아니고 매운탕 하려구요."



대략 위와 같은 통화를 하며 우리는 '참게 파티'를 준비했다. 계속 씻겨도 게들이 자꾸 진흙을 뱉어 내는 까닭에 힘들었지만, '참게 파티'를 위해선 참을 수 있었다. 잠을 못 잔 까닭에, 입에 버터를 한 숟갈 집어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참게 매운탕을 먹으면 다 해결 될 거라 생각하며 열심히 게들을 씻겼다.

하지만

이거 참게 아닌데?
이거 참게 아닌데?
이거 참게 아닌데?


메신저로 보낸 게 사진을 본 H군이 '참게와 다르게 생겼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수백 마리의 게 때가 달려들듯 찾아왔다. 

말똥게

그러니까, 녀석들은, 말똥게였다. 게가 다 거기서 거기지 뭐 큰 차이 있겠어, 라고 열심히 합리화를 시작했지만 누군가 웹에 올려놓은 말똥게의 정보를 보는 순간 더 이상 합리화를 할 수 없었다. 

"말똥게는, 요리하면 말똥 냄새가 난다고 해서 말똥게로 불립니다.
동면에서 깨어나는 3월에는 먹을 수 있지만,
그 이후 말똥게가 먹이 활동을 시작하면, 드시긴 어렵습니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도 말똥 냄새가 난다며 먹지 않던 게구요,
그렇게 상품가치가 없기에 아무도 잡이 않아 개체수가 많아 졌지요."



아무 말도 하고 싶지가 않아졌다.




잡아 온 녀석들을 모두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러 오늘 다녀 올 예정이다.

파주 100리길에 대해선, 이 허탈함이 모두 가시고 난 뒤에 더 이어서 설명하기로 하고 이번 라이딩 후기는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말똥게 같은 월요병, 다들 저 멀리에 놓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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