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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관심 있는 여자와 자연스레 대화하는 방법

by 무한 2011. 9. 22.
어제, 한 남성대원이 메신저를 통해 짧은 질문을 했다. 

"무한님, 여자들은 다 밥 챙겨 먹는 거에 엄청 민감한가요?"


뭐,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겠냐고, 근데 갑자기 웬 밥 얘기냐고, 답하자 그 대원이 말했다.

"제가 밥 먹자고 하는 여자들마다, 다들 밥 먹었다고 하길래요."


난 눈물이 차올라서 고개를 들고, 흐르지 못하게 또 살짝 웃을 수밖에 없었다(아이유 돋네). 그간 심녀(관심 있는 여자)분과 주로 무슨 대화를 했냐고 물었더니, 그는

사연남 - 뭐해?
심녀 - 그냥 있어요.
사연남 - 아, 그렇구나...



정도의 대화만 문자로 나눴다고 답했다. 아,

사연남 - 밥 먹었어?
심녀 - 네.
사연남 - 아, 그렇구나...



라는 대화도 나눴다고 했다. 




▲ 솔로부대남성대원의흔한카톡대화.jyp(출처-이미지검색)


이젠, 좀, 바꿔보자. 조금만 달라져도 '이성과의 대화'를 '동성과의 대화'만큼 편하게 할 수 있다. 그 '편한 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 아래에서 함께 살펴보자.


1. 목적 위에서 내려와라.


그대가 버스를 탔는데,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옆자리에 앉아 있고 해보자. 그리고 그 아저씨는 그대에게 어디에 사는지, 가족관계는 어떤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뭔지 따위를 묻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대는 별 부담 없이 대답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상황을 좀 바꿔, 그 아저씨는 그대가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면접관이고, 그대는 그 앞에 앉아 있고 해보자.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 한 질문들이 다시 그대에게 쏟아진다. 이번에도 버스 옆자리에 앉아 대답하는 것처럼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가? 

목적을 지닌 채 누군가를 대하는 건, 런닝머신 위에 올라가 있는 것과 같다. 그 런닝머신 위에서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대화에 집중하기는 어려워진다. '평소에 하던 것처럼'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여유'는 꿈도 꿀 수 없다.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밥이 다 되기도 전에 밥솥 뚜껑을 열고, 지문을 다 읽지도 않은 채 문제를 푼다. 

"결과가 어떻든 뚜껑을 열어 보고 싶습니다."
"제 답이 틀린다면 어쩔 수 없는 거죠. 후회는 하지 않을 겁니다."



따위의 얘기를 하며 말이다. 심지어 쫓기듯 저지른 자신의 행동들을 두고'추진력'운운 하거나, '전력투구'했다며 미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부정출발을 해 놓곤, "난 최선을 다해 달린 것뿐인데 왜 실격이냐?"며 항의한다. 난감하다. 

'당장 상대에게 호감을 얻어내야 한다.'라거나 '얼른 친해져서 사귀어야 한다.'는 목적에서 내려오길 권한다. 내려오기 어렵다면, 차라리 그 목적을 더 크고 길게 잡길 권한다. 내년 이맘때쯤엔 상대와 둘 도 없을 만큼 가까울 사이가 될 것이라든지, 몇 년 후엔 상대와 결혼을 할 거라든지 정도로 말이다. 

현재 그대와 제일 친한 '베스트 프렌드'와 어떻게 친해졌는가?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냐?'라든가, '베스트 프렌드로 나는 어떠냐?'를 물어가며 친해지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주말에 꼭 그 친구와 만나 더 가까워져야겠다고 계획하거나, 가까워지기 위한 목적으로 선물을 건네지도 않았을 거고 말이다. 이처럼 '목적'에서 내려오는 것이 첫 번째다. 그대가 그 런닝머신 위에 있는 한, 상대와 가까워지긴커녕 마른 침만 계속 삼키게 될 것이다.  


2. 한 번에 너무 멀리 가려 하지 마라.


서두에서 소개한 이미지, 거기에 나온 대화를 잠시 가져와 보자.

솔로남 - 뭐하니ㅋ
솔로녀 - 그냥있죠..^^ 오빤머해여
솔로남 - ㅋㅋ니언제볼까라눈? 생각?ㅋㅋ



상대가 "오빤 뭐해요?"라며 리액션을 취한 것으로 봐서, 저 순간에는 이후의 상황과 달리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로남은 그런 상대의 리액션에 흥이 나 정신줄을 놓은 채, 결국 '떠보기'기술을 시전하고 말았다. 게다가 저 멘트를 건네 놓고 수습하지 않은 걸로 봐서, 솔로남은 '기대'까지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상대가 "제 생각요? ㅋㅋㅋ"라든가, "그럼 내일 볼까요?"라는 대답을 해 주길 말이다.

이제 막 걸음마(상대와의 연락)를 시작한 기쁨에 사로잡힌 채, 대책 없이 달려 나간 것이다. 많은 대원들이 이런 실수를 한다.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가 좀 웃자, 집에 갈 때까지 한 번이라도 더 웃기려고 개그콤보를 구사하다 스스로 침몰하는 대원. 만나자는 요구에 상대가 흔쾌히 나오니, 상대를 집에 들여보낼 생각은 안 하고 계속해서 술 먹자, 쉬다가자 따위의 얘기만 하는 대원. 영화 보자며 상대를 불러내 놓고, 스킨십 할 생각만 하며 끈덕지게 달라붙는 대원.

위의 대화에서 상대를 좀 웃게 해주고 싶다면, "나 영어 공부 하다가 좀 쉬는 중이야. 오렌지가 영어로 델몬트라는 건 오늘 처음 알았네."정도의 멘트만 해도 충분하다. 그 멘트에 이어 "맥주가 영어로 뭔지 알아? 하이트."라며 한 발짝 더 나갈 수도 있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면 개그 욕심을 버리고 날씨 얘기를 하는 편이 낫다.

요즘 같은 날씨엔 '호빵'으로 운을 띄운 뒤, '단팥호빵 VS 야채호빵'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자연스레 상대가 어떤 호빵을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고, 호빵을 빌미로 약속을 잡을 수도 있다. 제발, 상대의 마음을 들춰보며 그 자리에서 정답을 알아내려 하지 말자. 마지막 문제까지 풀면, 정답은 자연히 알 수 있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진짜 관심을 가지라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관심 있는 상대와의 관계를 엎질렀다는 대원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상대'가 아니라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가진 경우가 많다. 진짜 '상대'에게 관심이 있는 거라면, 상대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가 궁금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많은 대원들이 그 '상대와 사귈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둔 채, 상대에게 주말에 시간 있는지, 오늘 잠깐 만날 수 있는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만 묻는다. 정말 '상대'에게 관심이 있는 거라면, 아프다는데 '어디가 얼마나'아픈지도 묻지 않겠는가? 그저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두니, 상대는 그냥 '얼른 약 먹고 나아서, 날 만나러 나와야 할 존재'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이미지 속 대화만 보더라도, 솔로남은 그 다음 날 '아픈 건 괜찮은지'를 묻지 않는다. 그저 주구장창 "뭐해?"라는 질문만 반복할 뿐이다.

'상대와 사귈 수 있을지'가 아닌,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자. 정말 상대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가 알고 싶어지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는 건 문제도 되지 않으니 말이다.
 


▲ 이젠 "뭐해?"라고도 물을 수 없게 된 대원들에겐, 그저 프리허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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