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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맞이 <무한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놀이

by 무한 2011. 10. 19.
며칠 전, 경기북부병무지청장에게서 편지가 한 통 왔다.

"병역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계시는 귀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에 경기도 전역에서 충무훈련을 실시합니다. 충무훈련은 비상시를 대비하여 불시에 병력 및 물자를 동원하는 대단위 정부종합훈련입니다. 충무훈련에 대하여 다음 사항을 안내하오니..."


'뭔가 착오가 있나 보군. 난 동원 훈련 다 끝난 사람인데. 후후.'라는 생각을 했다. 병무청에 전화를 걸어 "어익후, 이거 수고가 많으십니다. 다름이 아니라 통지서가 잘못 날아와서요. 허허."라며 거드름을 좀 피우려고 하는데, 안내문 중간쯤에,

"훈련을 다 받으신 분도 반드시 입영하셔야 합니다."


라고 적혀있었다. 응? 잠깐만. 이거,

나도 가야 하는 거였다. 충무훈련이 뭔가 웹에서 검색해 보니, "충무훈련은, 모든 예비군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랜덤으로 일부만 뽑아서 통지서가 날아가기 때문에 좀 억울한 면도 있긴 합니다."라는 글이 있었다. 아니, 군 생활 불평 없이 열심히 하고 예비군 훈련도 빠짐 없이 다 받았는데, 나에게 왜 또! 라며 통지서를 살펴보는데,

"입영일시 2011년 10월 19일"


라고 적혀 있었다. 낯설지 않은 날짜였다.

'앜ㅋㅋㅋㅋ 내 생일이잖앜ㅋㅋㅋㅋ'

그렇게 난, 생일 날, 예비군들에게도 낯선 훈련을 하러 가게 되었다. 안내문엔,

"충무훈련은 국민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훈련입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아니, 지금 내가 안정이 안 된다니까!

잠시 후, "*발, *같네"를 1분 단위로 내뱉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야하니(예비군 훈련장에서 제일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오늘 매뉴얼 발행은 어려울 것 같다.

어제 발행한 매뉴얼에서 '좋은 예'로 소개한 A씨. 사실, A씨는 "혹시 제가 실수하는 부분이 있나요?"라며 자신의 대화내용을 첨부해 보낸 거였다. 잘하고 계시지만, 가끔씩 살짝 박자가 튀는 부분들이 있어 짧게 적기로 한다.

ⓐ 둘과 관련 없는 대화는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 것.
- 상대가 "그게 뭔데요?"라고 물었을 때, A씨는 백과사전식의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로 된 약자를 풀어서 설명하거나, '작동 원리'같은 걸 설명하는 부분. 상대가 "아, 어렵네요."라거나 "***밖에 못 알아들었어요;"라고 말할 땐 화제를 바꿔야 한다. 그런 상대를 붙잡고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려는 A씨의 모습은 조금 안타깝다. 스마트폰에 대한 대화도 마찬가지다. LTE에 대해 묻는 상대에게,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과 코드분할다중접속에 대한 얘기까지 할 필요가 없음을 잊지 말자.

ⓑ 엽기적인 얘기는 되도록 줄일 것.
- 성형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고 해서, 굳이 A씨가 알고 있는 '성형 사고'에 대한 이야기까지 장황하게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 엽기적인 이야기에 상대가 관심을 보인다 하더라도, 자꾸 엽기적인 쪽으로 주제를 가져가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 이야기들은 자리 뜨면 사라진다. 둘의 대화가 길어지다 보면 종종 자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이야기들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주의하길 권한다. 사람들이 '가십'에 호기심을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걸 소장하려는 사람은 없다는 걸 명심하자.

ⓒ 전화를 할 것!
- 안부를 묻고, 만날 약속을 잡고, 뭐 이런 것들을 다 '글자'로만 해서는 곤란하다. 전화를 해야 한다. 목소리는 마음을 만진다. 만진다고 하니까 좀 이상한데, 아무튼 '글자'가 '총알'이라면 '목소리'는 '미사일'이다. 폰 붙잡고 두두두두 쏘는 건 그만하고, 이젠 통화 버튼을 눌러 미사일을 날리자. 통신사에서도 이걸 알고 있기에 문자요금보다 통화요금을 더 비싸게 받는 것 아닌가. 이건 아닌가? 아무튼 전화를 하자.



'수류탄' 같은 '기프티콘' 활용법도 적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으니 그건 나중에 따로 소개하기로 하자.

자, 서론은 이쯤하고.

본론은, 반 년 만에 다시 돌아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놀이!

지난 4월, 노멀로그 2주년 기념으로 펼쳐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놀이에서 곤란한 일이 좀 있었다. 댓글이 너무 많이 달린 까닭에 페이지 로딩도 느려지고, 답글을 달면 '실패 하였습니다.'라는 창이 떴다. 그래서 약속한 답글을 모두 달지 못했다. 정말 죄송하다. 계속 혼수상태로 접어드는 컴퓨터를 부여잡고 그래도 90%까지는 답글을 달았지만, 나머지 댓글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부터는 '선착순 100개의 질문'에만 답글을 달기로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좀 부탁드린다. 잠시 후 난 훈련도 가야하고, 저녁에는 일산시장에서 생일파티도 해야 하니 말이다(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일산시장에서 생일파티를 하기로 했다.).

'아, 좀 더 씐나야 하는데...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기분이야...'

(방금 공쥬님이 찾아와서 기분 급격히 좋아졌음.)




▲ 정말입니다. 안심하세요. 해치지 않아요.

자, 이제. 여러분의 센스를 댓글로 보여주실 차례입니다.



▲ 생일맞이 글에 웬 추천이야? 몰라. 직업병인가 봐.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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