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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뒤늦게 연애 사춘기를 경험하는 여자의 특징

by 무한 2011. 11. 16.
뒤늦게 연애 사춘기를 경험하는 여자의 특징
어제 발행한 [먼저 관심을 보이더니 차가워진 남자의 속마음]이란 글에서 '어느 유부남의 고민'이란 사연을 소개했다. 그리고 그 사연에 대해 이런 댓글이 달렸다.

"과연 20살 갓 넘은 여자가 아니라, 20살 갓 넘은 남자였더래도
초콜렛 아닌 초콜렛나부랭이라도 사줬을까? ㅋㅋ
웃기죠. 지나친 관심의 시초는 남자쪽인 것 같은데."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관점의 차이다. 그 생각이 틀렸다거나, 이상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연애에 대한 '부자의 마음'아닌가. 누군가에게 관심을 구걸해야 할 정도의 가난과, 상대의 작은 행동에도 의미를 부여해가며 벌이는 궁상에서 벗어나는 일 말이다.

전에 발행한 글에서, "부자란 그저 '부유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과 여러 가지 '태도'의 집합."이란 내용의 인용문을 소개한 적 있다. 위의 댓글을 '부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의문들이 생겨난다.

"이성의 호의를, 오로지 연애를 위한 관심의 척도로만 재야하는가?"
"사귈 사람이 아니라면 선물을 주지도, 받지도 말아야 하는가?"
"이성과 동성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까지 관심으로 봐야할까?"



옳고 그름을 가리자는 게 아니다. 그저, '관점과 태도'가 '현실'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는 거다. 오늘 소개할 '연애 사춘기를 경험하는 여자'에 대해서도, 그녀의 '관점과 태도'가 어떤 문제들을 만들고 있는지에 주목하길 바라며, 출발해 보자.


1. 브로마이드와 사랑에 빠지기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소녀들이 연예인의 브로마이드를 붙여 놓고 혼자 사랑에 빠지듯, 연애 사춘기를 경험하고 있는 대원들도 그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관심이 가는 사람이 생기면 실제로 친해질 생각은 하지 않고, 마음속에 상대의 브로마이드를 하나 떡, 붙여 놓는 것이다. 그리고 밤낮으로 보며 혼자 이런 생각들을 한다.

'아, 진짜 저 사람 가지고 싶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
'근데 저 사람은 저렇게 괜찮은데, 난 뭐지? 난 왜 이 모양 이 꼴이지.'
'그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꼬꼬마들이 아이돌의 '직찍(직접 찍은 사진)'을 가지고 친구들과 공유하듯, 연애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대원들도 자신이 가진 상대의 '이미지'를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현실의 여자들이 남자사람과 대화를 하고,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연애 사춘기에 있는 대원들은 브로마이드만 바라본다. 이러한 '일단 찍어 두고 관찰하며 의미부여하기'가 만드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그간 매뉴얼을 통해 계속 이야기 해왔다. 상대의 연인이 아닌 팬클럽이 되는 것, 상대를 종교로 만들어 혼자 찬양하며 예배드리는 것, 상대에게 마음의 집 정중앙에 놓은 까닭에 뭘 하든 상대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는 것.

지금 그대의 마음속이, 혹시 상대의 브로마이드로 도배되어 있진 않은가?


2. '불결해'와 '다 미워', 그리고 '감수성'의 하모니


위의 '브로마이드'와 관련해, '불결해'라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자신이 마음속에 붙여 둔 상대를 제외한 다른 남자들에 대해 '불결해'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이성에 대한 편견과 과민반응이라고 할까. 일부 골드미스 대원들도 벌이는 행동인데, 그녀들은 상대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들만 늘어놓는다. 그 중 가장 난감한 얘기는,

"소개팅 가서 보니, 그 사람이 왜 솔로인지 알겠더군요."


라는 것이다. 그녀들은 상대를 브로마이드와 비교한다. 상처받을까봐, 사연을 보낸 대원을 예로 들긴 그렇고, 군대에서 막 제대한 남자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자. 그들 중 일부는 군대에 있을 때 여성 아이돌 그룹을 마음속에 붙여 두었다. 게다가 오랜 기간 이성을 만날 일이 없었기에 현실감각이 무뎌지기까지 한 그들은, 결국 '나도 밖에 나가면 소녀시대 같은 애들을 얼마든지 사귈 수 있어.'라는 위험한 생각을 품고 만다. 흠, 좀 무서운 얘기다.

여하튼 '불결해'의 관점을 가진 대원에겐,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 괴리감을 잘 달래 객관적인 관점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텐데, 연애 사춘기에 있는 대원들은 그 순간 '다 미워'의 태도를 취한다. 브로마이드 속에서 한 발짝도 걸어 나오지 않는 이상형도 밉고, 그 브로마이드로 들어가지 못하는 자신도 밉고, 이런 현실도 밉고, 깔깔대는 커플도 밉고,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동네 슈퍼 아저씨도 밉고(응?), 마음속에 도저히 풀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엉킨 실타래 하나가 자리 잡는다.

이렇게 되면, 이제 '감수성'이 나설 차례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
우리도 언젠가 낙엽이 되리라.

- 구르몽의 <낙엽> 중에서


떨어진 은행잎을 쓸고 있던 102동 아저씨가 잠시 웃곤, 다시 은행잎을 쓴다.


3. 충동적인 사랑과 이유 없는 반항
 

최근 몇 개월간 사적으로 남자에게 연락한 적? 없음. 연락을 받은 적? 역시 없음. 브로마이드에 있는 이상형과 만날 가능 성? 없어 보임. 낙엽? 영혼처럼 울고 있음. 나는 누구? 모름. 여긴 어디? 모름. 내 갈 길은? 역시 모름. 지금의 현실은? 시궁창. 

이렇듯 나도 날 모르고, 너도 날 모르는 상황에 오래 처해 있다 보면, 현실을 툭툭 털어버리고 싶게 된다. 내일 물건을 받으려면 오늘 주문을 해야 하는 법인데, 그런 건 그냥 다 싫고, 나에게 당장 뭔가를 선물해 줄 사람만 찾게 된다. 때문에 이런 상태에 있는 대원들은 사랑에 충동적으로 빠지기도 한다. 누군가 거짓으로 선물을 줄 것 같은 제스처만 취해도, 그녀들은 현실에서 도망쳐 그에게 달려간다. 

현실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대원들도 있다. 그녀들은 또 다른 시궁창으로 뛰어드는 일을, '일탈'이라고 착각한다. 자신을 아무렇게나 내던지는 것이 '반항'이라고 착각하는 대원들도 있다. 이런 대원들에게선 고유의 냄새가 나는데, 그 냄새를 하이에나들은 기가 막히게 맡는다. 

하이에나들에게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 피를 흘리는 대원들의 사연은 하루에도 몇 통씩 끊이지 않고 온다. 그 대원들은 다시 그 아픔 속에서 도망칠 방법을 묻는다. 도망치지 말자. 이번에도 또 다른 시궁창으로 뛰어들어 그 아픔을 모른 체 하려고 하지 말자. 그랬다간 눈 감는 날까지, 인생을 도망자의 초조함과 불안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나'를 팽개치고 '남'에게로 도피만 하는 한, 저 물음에 아무 답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대는, 그냥 흐르는 대로 계속 흘러만 갈 것인가? 


이 '연애 사춘기'와 일반적인 의미의 사춘기엔 큰 차이가 있다. 일반 사춘기는 청소년기에 잠깐 겪으면 이후엔 다시 겪을 일이 없다. 하지만 '연애 사춘기'는, 돌보지 않으면 언제든 뿌리를 뻗는잡초처럼 찾아온다. 그렇기에 삶의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에 앉아 있을 땐, 언제든 '연애 사춘기'를 겪을 수 있다.

삶의 운전석에 앉아 있는지, 아닌지를 아주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대는 오늘 어떤 행동들을 했는가? 오늘이 지구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도 그대는 그런 행동을 했을까? 만약, 오늘이 정말 지구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면, 그대는 어떠한 것들이 후회 되는가? 그 후회되는 일들을 그대는 왜 오늘 하지 않는가?  

난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뉴스페이지에, '남의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가 나온다면 어떨까? 누가 조롱받을 행동을 했고, 누가 성공했으며,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바로 내 얘기. 당신에겐 당신의 얘기. 그런 얘기들이 나온다면, 우리는 '남의 얘기'라는 조수석에 앉아 인생을 아무렇게나 소비하는 일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럼 그 땐 '연애 사춘기'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없을 거고 말이다. 관점과 태도를 바꾸면, 현실도 바꿀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길!



▲ 방송 중 키스를 하거나 말거나, 하며 넘겼어야 하는데 난 또...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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