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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남자를 질리게 만드는 소개팅녀의 행동들

by 무한 2011. 11. 29.
남자를 질리게 만드는 소개팅녀의 행동들
사실, 소개팅 이후 연애전선이 막 형성되는 시기에 '질리는 여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애프터가 있었다는 건 상대방도 이쪽에 호감이 있었다는 거고, 그건 남자의 '추격본능'이 눈을 떴다는 얘기가 된다. 전라남도 구례에 사시는 최갑순 할머니(76세, 무직)의 말을 질리자면,

"밥 다 됐당께."


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렇게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대원들이 있다. 조용히 수저만 들어도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는데, 김칫국만 마시며 밥을 식히거나 설레발을 치다 밥상을 엎는 것이다. 자, 요런 대원들. 애프터는 어렵지 않게 받지만 연애로 잇질 못하는 대원들을 위해, 오늘 몇 가지를 함께 살펴보자.


1. 평가표는 그만 내려놓으시죠.


이제 막 연애가 시작한다고 생각하기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개팅남과 '연애전선 형성시기'에 들어간 여성대원들은 이렇게 묻는다.

"소개팅남 마음을 알아보고 싶은데, 떠볼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그게, 상대가 당장 연애가 급해 무모한 짓도 할 수 있는 남자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애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거나 연애가 자신을 구원해 줄거라고 믿는 남자는, 그대가 어떤 테스트를 하든 상대는 충실히 임할 테니 말이다.

저 시기에 들이대는 남자들은 '당신'이 아니라, 자신들이 만들어 낸 '당신의 이미지'에 구애를 하고 있는 거다. 몇몇 남자들은 그저 당신이 '사귀게 될 지도 모르는 여자'라는 사실에 열광하고 있는 거고 말이다. 침착하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는가? 저 상황에서 상대가 쏟아내는 엄청난 크기의 고백들이, 사실 그대와는 별 관련이 없다는 걸 말이다.

급한 남자나 연애에 관한 환상으로 들떠 있는 남자가 아닌, 그대가 바라는 '괜찮은 남자'라면 그 오디션 보는 듯한 만남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 하지 않을 거다. 입장을 바꾸면 그대도 그럴 것 아닌가. 수동적인 태도로 요구만 하고, "내가 보면 딱 알아. 불러 봐. 진단하면 답 딱 나와."라며 부추기는 친구들이 있는 술자리에 부르고, 누군가에게 들은 '떠보기 방법'들을 사용하며 라면이 불어 터질 시간까지 답장을 보내지 않는 남자. 그런 남자와 계속 만나고 싶겠는가? 이제 막 알아가는 시기에 상대의 마음을 떠보겠다며 쪽지시험에 목숨걸지 말자.   


2. 핑계 댈 거면, 약속을 하지 마세요.


여린마음동호회 회원인 여성대원들이 종종 벌이는 일이다. 그녀들은 밤늦게까지 이어진 상대와의 문자로 들뜬다. 그리고 그런 문자대화에서 언제 뭘 하겠다느니, 어디서 만나자느니 하는 약속을 한다. 하지만 정작 그 시간이 다가오면 그녀들은 겁을 먹는다.

"이상하게 화장도 잘 먹지 않고, 그냥 좀 만나는 게 부담스러워 지더라고요.
그래서 당일 날 아침, 다음에 만나자고 얘기했어요. 다른 핑계를 좀 댔죠."



화장이 잘 먹지 않거나 입은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날 하루 전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 만남을 기다린 또 다른 사람도 생각해 줘야 할 것 아닌가. 전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는데, 소풍 전 날 들떠 있던 한 초등학생이, 내일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를 듣고 침울해 하다 숨진 사건이 있다. 당일 날 '약속취소'를 당하는 남자의 마음이 어떤가는, 소풍이 취소된 초등학생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는 걸 잊지 말자.

"저희 회사가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 날도 만나기로 했다가, 그가 계속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죠.
너무 미안해서 다음에 보자고 했어요. 오늘 만나기 어려울 것 같으니 그냥 가라고."



먼저,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면 그 시간은 최대한 피하기 바란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 거라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길 권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잠깐이라도 나가 얼굴 보며 사과를 하고 돌려보내거나, 최대한 빨리 일을 마치고 나가서 밥이라도 사는 게 낫다. 미안한 마음에 그냥 가라고 하는 건, 상대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3. 오늘은 옐로우? 핑크? 레드?


연락하며 지내다 보니, 소개팅녀의 속 안에 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연락을 끊게 되었다는 사연도 꽤 많다. 이건 소개팅녀의 변덕이나 조급증, 극단적인 성격 등이 주원인이다. 부원인으로는, 소개팅에서 본 모습이 상대의 전부라고 믿어버린 남자의 '착각'을 들 수 있겠다.

자신이 기대하는 것만큼 상대에게 연락이 없다고 잠수를 타는 여자, 대화를 할 때마다 이상한 피해의식을 가지곤 남자에게 절대 지지 않으려는 여자, 아침까지 도도한 모습을 보이다가 저녁에 우린 무슨 사이냐고 묻는 여자 등. 극단을 달리는 여자는 남자의 '방어본능'을 자극한다. 그럼 또 남자는 '대체 이건 무슨 상황인가?'라는 의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동굴로 들어가고, 여자는 동굴로 들어간 남자에게 분노하게 된다.

"아닌 거면 아니라고 진작 말씀해 주시지. 매너가 좀 없으시네요."


아니, 저건 다신 안 볼 생각으로 던지는 말 아닌가. 전에 얘기한 것들 중 말꼬리를 잡아 비웃거나, 잘 먹고 잘 살라는 식의 얘기를 했다면 책임을 져야 하는 거다. 그런데 그 땐 그냥 속상해서 그랬을 뿐이라고 합리화를 하며,

"잘 지내세요?"


라는 연락을 며칠 뒤 보내는 여자. 무섭다. 난 그녀들에게 '컨셉'을 잡지 말길 권해주고 싶다. 이와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들은, 상대에게 잘 보이려고 '컨셉'을 잡아 행동하다 결국 '본색'이 드러나 발생한다. 늘 웃고 리액션을 잘 해주던 헤어디자이너에게 관심이 생겼는데, 밖에서 만나보니 전혀 다른 여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 사연이 있었다. 

상대는 그대가 꾸민 행동들을 '그대'라고 착각한다. 그대는 익숙하지 않은 행동들을 하는 것에 지친다. 그러다 어느 날 본색을 드러낸다. 그 모습을 본 상대는 혼란에 빠진다. 그대는 상대에게 왜 혼란스러워 하냐며 추궁한다. 추궁을 위해 관계의 단절을 인질로 내세우기도 한다. 상대는 그 모습에 겁을 먹고 돌아 선다. 그대는 돌아 선 상대에게 대화가 필요하다며 부른다. 상대는 대답하지 않는다. 오늘도 누군가는 이 충격과 공포가 가득한 일을 저지르고 있다.


보너스


다 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나머지는 보너스로 묶었다.

- 허세의 여왕, 취미는 방백
- 결혼 얘기부터 하는 여자  
- 연락을 받으면 먹기만 하는 여자



현실감각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싶은 사람일수록 쉽게 허세를 부린다. 그런 여자와 얕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남자는 많지만(환상만 자극하면 쉽게 넘어오는 '여자'니까),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남자는 거의 없다.

결혼 얘기를 꺼내는 건, 낚시를 가려고 마음먹은 남자를 수산시장에 데려가는 것과 같다. 수산시장에서 추격본능을 발휘할 남자는 아무도 없다. '잡은 고기'만 있는 수산시장에서 남자는 어서 낚시하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락을 받으면 먹기만 하는 건, 남자든 여자든 상대를 지치게 만든다. 그 '무응답'은 상대에게 실망과 분노를 선물하기도 한다. 치킨을 시켰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되는 것이다.


남들이 '성공한 연애'라고 말하는 것에 속지 말길 권한다. 그들은 남자가 선물을 하고, 맛있는 것을 사주고, 무조건 비위를 맞추는 것을 성공한 연애라 말한다. 하지만 그런 이상한 셈법을 가진 사람과는 아무도 거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호의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만나면 만날수록 별로지 않은가.

아, 그리고 이건 노파심에 하는 얘긴데, 지난 번 '남자에게 채무를 선물하라'는 얘기를 했을 때, 일부 여성대원들이 "전 만나면, 비용은 제가 다 부담하는데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건 진돗개 하나(최고 비상사태) 상황이다. 반대 형태의 '부당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거다. 안타깝지만, 이미 상대에게 '엄마'가 된 대원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열심히 키운 아들은, 곧 짝을 찾아 독립한다는 걸 잊지 말길 권한다.

연애를 드라마 보듯 하라는 걸 벌써 잊었는가. 수목드라마에 목숨 걸지 않듯, 그렇게 상대를 만나자. 끝나면 아쉽고,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것처럼 딱 그 정도로 말이다. 방송국에 전화해서

"아까 주인공 교통사고 난 거, 그거 CCTV에 찍혔을 거 아녜요!
그걸 증거물로 내라고 하세요. 주인공 잘못이 아닌 거 제가 알아요!"



이런 얘기를 하는 극성팬이 될 필요도 없고, 드라마 때문에 일상생활을 못하는 폐인이 될 필요도 없다. 오래 즐겁고 싶으면, 조금씩 맛보아야 한다는 걸 그대도 잘 알지 않은가. 반대로 한 입에 다 삼키려는 상대도 자제시켜야 하고 말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눠 먹듯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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