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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치2

물고기를 잡으러 다니며 만난 사람들 2부 지난 주말, 할머니댁에 갔을 때 할머니께서 그러셨다. "집에 벌걱지 아직도 키와?" 평안남도가 고향이신 할머니께선 '벌레'를 '벌걱지'라고 하신 거였고, 여기서 그 '벌레'는 '사슴벌레'를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전에 우리 집에 오셨다가 사슴벌레를 키우는 모습을 보시곤 일종의 '컬쳐쇼크'를 받으셨던 것이다. 무언가를 키운다는 것이 다른 사람에겐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내 주변엔 "나이트 갈래, 밤낚시 갈래?"라는 물음에 당연히 "밤낚시"라고 답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나 역시 밤낚시가 우선인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므로, 그간 한 번도 사슴벌레를 키우거나 물고기를 키우는 일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러니까,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하는데 2부를 시작.. 2010. 12. 20.
애완동물, 초보의 서툰 사랑이 부른 참사 어제 동생이 꿩 병아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얼마만에 집에 들어오는 낯선 생물체던가. 초대하지 않은 개미와 바퀴벌레를 제외하면, 아마 군대가기 전 방생해 준 버들붕어 이후 처음인 듯 하다. 동생 부대에(현재 상근 복무중) 꿩이 새끼들을 데리고 들어왔는데 한참 산책을 하다가,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한 마리를 남겨두고 가 버렸다는 것이다. 역시 냉정한 야생의 세계. 예전에 본 다큐멘터리가 떠오른다. 다리를 저는 새끼코끼리를 두고 가 버리던 코끼리 무리들. 그 다큐멘터리를 보며 난 라면국물 같은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으허어어흑, 가엾은 새끼 코끼리, 으으그어니ㅏ러ㅣ마너' 대략 이런 상태였다. 꿩 병아리는 엄청 작았다.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의 반 밖에 안되는 크기, 태어난지 얼마 되지 .. 2009.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