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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쏠남3

모태솔로 남자인데, 고교 동창 여자랑 친해지고 싶습니다. 영규야 여자가 먼저 연락을 해왔는데 “엥?”이 뭐야 “엥?”이. 그리고 “너 개올만이다.”같은 멘트는 학창시절을 생각하며 먼저 다가온 여자의 마음을 정확히 12.7도 정도 낮출 수 있는 멘트야. 그리고 상대가 “내가 기억하는 너의 모습은 고등학생 시절에….” 라며 추억을 공유하려 말을 꺼내는데, 거기다 대고 “너 소설 써? 문체가 소설에서 많이 본 문체네 ㅋㅋㅋㅋ” 하고 있으면 짜게 식을 수밖에 없는 거야. 짜게 식는 게 뭐냐고? 차게 식는 것보다 강한 표현이야. 이건 뭐 지금 어떻게 다가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헛소리를 넣어두고 젠틀하게 대하는 게 더 시급한 문제야. 영규도 이제 이십대 중반이잖아. 그러면 여자인 상대를 부를 때 “야 근데 너….” “야 학교에서….” “야 너 이거….” 하고 .. 2017. 8. 9.
어플로 만난 남자, 어장관리 하는 걸까? 외 2편 어플로 만난 남자, 어장관리 하는 걸까? 외 2편 그제는 간만에 비도오고 해서 라디오를 듣다가, 두 번 놀랐다. 첫째는 DJ가 방송 중 와삭와삭 과자를 씹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건 아무래도 내가 나이를 먹을수록 좀 고지식해지는 까닭에 놀랐던 것 같다. 돌이켜 보면 내가 모 방송의 애청자 일 땐 그 방송의 DJ가 방송 중 귤을 까먹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귤 먹는데 말시키면 어떡하냐!"며 다른 DJ에게 장난스레 '버럭'하는 것이 재밌기도 했다. 어쩌면 DJ가 방송 중 소리 내 과자를 먹고 있는 것에 내가 불만을 가진 건, 두 번째로 놀란 이유와 그 태도에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들이 읽고 있던 사연은 라는 사연이었다. 그런데 그 사연을 한 DJ가 읽자, 과자를 .. 2014. 12. 12.
너무 많이 생각하다 망쳐버린 썸 외 1편 너무 많이 생각하다 망쳐버린 썸 외 1편 홀로 단조로운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별 것 아닌 것에도 쉽게 겁을 먹게 될 수 있다. 내가 그런 생활을 하고 있을 때를 돌아보면, 우체국에 가서 등기를 부치는 일까지가 어마어마한 일로 생각되었던 것 같다. 남들에겐 그게 그냥 회사에서 잠깐 나와 등기 부치고 들어가면 되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인데, 내게는 '우체국까지 무얼 타고 가야 하나?' '잔돈은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하나? 소액인데 카드로 계산이 되나?' '우편번호를 모르는데 가서 물어보면 알려주는가?' '그러고 보니 아직 이발을 안 했는데, 가는 길에 머리를 깎고 가는 게 나은가?' '이발을 하고 나서도 카드로 결제하기가 좀 그런데, 은행에 들러 돈을 찾고 갈까?' 하는 고민들로 한참을 생각한 뒤 움직여야 하.. 2014.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