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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2

옥천 향수 100리길, 자전거로 달리는 기쁨 문학을 롤플레잉 게임처럼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유명한 작가들이 털어놓는 를 배 깔고 누워 읽으며 그들의 발자국을 따라 밟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전국 각지에서 시행하는 백일장을 돌고, 문예공모전 등에 글을 보내며 '경험치'를 쌓았다. 운이 좋았는지 크고 작은 대회에서 상도 좀 받았는데, 수상자 명단을 확인하면 항상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는 두 학교가 있었다. 안양예고 옥천고 안양예고야 '문예창작과'가 있는 곳이니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옥천고는 일반 고등학교 일 텐데 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녀석들이 왜 이리 많은지 궁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지용 시인이 에서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고 아련하게 부르던 곳이 바로 '옥천'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옥천'은 내게 '작가를 품는 동네'라는 .. 2010. 9. 3.
내 닉은 무한, 내 얘기좀 들어볼래?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지는 십삼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작가지망생이야. 중학교 일학년 때 처음으로 원태연 시집 읽고, 작가가 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중삼땐가 신춘문예에 글 보내 놓고, 난 당선될 줄 알았어. 그래서 12월 31일까지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서 전화 대기 했는데, 신문에는 내 이름이 없더라. 원고지 80매인가 채우라는데, 에이포 용지로 세장 써서 냈으니, 읽어 봤을리도 없지. 난 서른쯤 이상문학상을 받고, 마흔이 되면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었어. 그 후 말년에는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썬텐하는 의자에 앉아 개미 더듬이 흉내를 손으로 내며 오륀지 쥬스나 빨대로 들이키고 싶었지. 물론, 염려가 없었던 건 아니야. 이상이나 김수영 윤동주가 스물 여덟 전후에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 2009.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