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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는사이11

사귀게 된 건 줄 알았는데, 남자는 아니래요. 근데 계속 만나요. 낚시 채비 연구로 바쁜줄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짧은 사연을 주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감사합니다. 코너명처럼, 오늘은 진짜 1,500자 이내로 마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건 L양이 ‘그래도 혹시….’하는 생각만 접는다면, 너무 답이 분명하게 나와 있는 쉬운 사연인 것 같습니다. “연인처럼 지냈어요. 당연히 사귀는 줄 알았고요. 그런데 뭔가 애매해서 우리 관계에 대해 물었더니, 상대는 자기가 전여친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와 다시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리했는데, 이후 상대가 술 마시곤 연락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힘들다고 했어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 애매한 관계를 유지 중이고요.” 그걸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둘의 관계는 상대가 말하는 그 ‘힘들어질 때’.. 2019. 5. 3.
썸인 것 같은데 사귀자고는 하지 않는 남자들, 이유는? 분명 곧 사귀자는 말을 할 것 같았는데 3주, 4주가 지나도록 별 말 없는 남자들. 이것도 참 끊임없이 내게 밀려드는 사연의 주제 중 하나인데, 오늘 좀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자. 우선 난, 저녁 같이 먹자는 얘기를 꺼냈을 때 3일 내로 상대와 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단 그 관계에 대해선 단념하길 권해주고 싶다. 상대가 출장 중이라거나 해서 물리적으로 함께 먹기 어려운 상황인 걸 제외하고는, 바빠서든 피곤해서든 저녁 한 끼 같이 먹을 수 없는 건 ‘썸’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니 그런 상대를 두곤 “친구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친구들은 제가 아깝대요. 제가 좀 더 대시해보라는 의견이 40% 정도, 기다려 보라는 의견이 30% 정도, 그리고 그냥 접으라는 의견이 30% 정도고요.” 라는 이야기를 하진 말자.. 2017. 8. 28.
긴 솔로생활 끝에 하게 된 연애, 뭘 어떻게 해야 해? 축하를 해드리고 싶은데 염려가 되기도 해서, 매뉴얼을 어떤 방향으로 써야할지 모르겠다. 염려가 되는 부분만을 말하면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것 같고, 행복한 연애 즐겁게 하시라고 적어두면 두어 달 후에 원망이 섞인 메일을 받게 될 것 같다. 내가 염려하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은, K양이 연애 중 사연을 보냈음에도 그 사연을 '커플생활매뉴얼'이 아닌 '솔로부대탈출매뉴얼'로 분류했다는 것으로 표현하기로 하자. K양은 내게 "나이만 먹고 정신연령은 어린 제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라고 하셨는데, 그 요구대로 '연애에 임하는 태도와 연애 중 잡아야 할 중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K양이 바라는 '상대에 대한 확인'은, 내가 해줄 수도 없을 뿐더러, 사귄 지 일주일도 안 된 상황에서 우리끼리 확정 짓는다.. 2016. 3. 28.
[금사모] 푼수로 보이고 만 그녀 외 2편 [금사모] 푼수로 보이고 만 그녀 외 2편 지영씨. 철근이랑 공구리 쓰지 말고 건물 올리라고 하면 우리 공사 못하지. 이거 똑같은 거야. 지영씨 사연을 다루는데 지영씨가 술자리에서 한 행동 적지 말라고 하고, 또 상대가 카톡으로 한 말들 적지 말라고 하고, 두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아무도 모르게 써달라고 하면 내가 뭘 쓸 수 있겠어. 분당에 살고 있다는 건 말해도 되나? 에헤이, 이것도 안 되잖아. 애독자라면서 알 만한 사람이 이러면 곤란하지. 전부 다 오프 더 레코드 걸어 달라고 하니 층 올리는 건 불가능 할 것 같고, 여기선 지반공사만 해보자. 그럼 힘차게 첫 삽을 뜨며 출발. 1. 푼수로 보이고 만 그녀. 지영씨, 내 주변에 모태푼수가 세 명 있어. B양과 H양과 L양이야. 그 중에 제일은 L양이지.. 2013.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