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부인사4

전남친과 1년 째 애매한 사이로 지내는 중. 우린 무슨 관계일까요? 이십대 후반이 되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계기가 줄어들고, 거기다 낯을 가리는 타입이라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도 이렇다 할 관계를 만들지 못한다면, 아무래도 새 사람보다는 이미 익숙한 ‘과거에 연이 닿았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복원하려 하곤 한다. 특히 내년에 나이 앞자리가 바뀌는 스물아홉쯤을 살고 있을 땐, 이제 결혼까지 생각하며 만나야 하는데 언제 또 새로 만나 친해지나 하며 의기소침해질 수 있고, 연애를 안 해 본 것도 아니라서 새로 만나 겪게 될 일들을 떠올리며 시작도 전에 미리 버거워 할 수 있다. 이전 연애를 하며 감정 소모한 것에 지친 상태라, 새로운 사람에 대한 설렘이 귀찮음을 못 이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자신의 이전 연애들에서 유물을 발굴하려 하는, 또는 과.. 2017. 11. 27.
먼저 연락하지 않는 소개팅녀, 마음이 없어서 그런 건가요? 마음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일단, 재미는 확실히 없다. 재미가 없으니까 연락도 없는 걸 거고, 그 두 가지가 다 없으니 마음도 없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위트가 없으면 다정함이라도 있어야 하고, 센스가 없으면 경청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하며, 말주변이 없으면 과감함이라도 있어야 한다. 이런 게 그냥 다 전부 없는 거라면, 밥과 깍두기만 가지고 손님대접을 해야 할 때처럼 난감한 상황이 되고 만다. 그 깍두기가 정말 놀랄 정도로 맛있는 거라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라면…. 이런 밥상을 상대가 맛있게 먹을지 아닐지를 묻고 있는 L군에게 난 솔직히 긍정적인 대답을 해주기 어려울 것 같고, 밥과 깍두기만으로 밥상을 차리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왜 냉장고에 있는 뭐라도 사용해 국이라도 하나 끓여야.. 2016. 7. 23.
안부 묻는 사이에서 발전이 없는 이유 외 2편 안부 묻는 사이에서 발전이 없는 이유 외 2편 난 가구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 웹마케팅 팀에 속해있었는데, 꽤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러하듯 우리 회사도 부서를 나눈 것이 무의미하게 어느 부서의 사람이든 당장 손이 모자라는 곳에 투입되어 일을 했다. 포토샵을 하고 있다가 조립실에 가서 소품 조립을 하고, 전화 응대를 하다가 가구 배달을 가는 식의 일을 한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 고생했을 것 같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진 않았다. 제조업 특성상 네 시에 간식시간이 있는 것도 좋았고, 그때가 아니면 내가 나무인형을 조립하거나 남의 집에 가구를 들고 들어가는 일을, 살면서 또 해 볼 일이 있겠냐는 생각으로 '체험 삶의 현장'을 찍듯 즐겁게 일했다. "그렇게 즐거우셨으면 계속 일하지 그러셨어요?" 허.. 2014. 2. 27.
다가오는 남자를 질리게 만드는 여자, 문제는? 다가오는 남자를 질리게 만드는 여자, 문제는? 최대한 사연에 맞춰서 매뉴얼을 발행하면 "제 얘기를 누가 알아볼까봐 겁나네요. 죄송하지만 지워주실 수 있나요?" 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모르도록 열심히 각색을 해서 발행하면 "저 남자 완전 한심하네요. 그런데 제 사연은 언제쯤 다뤄질까요?" 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러면 대체 나더러 어쩌란 얘긴가? 물론 저건 내 작은 불평이니 너무 신경 쓰진 않아도 좋다. 매뉴얼을 내려달라고 하면 내려주고, 좀 더 피부에 와 닿게 다시 써 달라고 하면 다시 써 준다. 무한씨는 친절하니까. 이렇듯 친절한 무한씨가 발행하는 2012년의 마지막 매뉴얼, 출발해 보자. 1. 남자도 다 압니다. 내 지인 J군은 연말이나 명절이 되면 안부를 묻는 톡을 보낸다. 그런데 그 톡에 대답을.. 2012.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