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기학대2

연애도 일도 대인관계도 엉망, 반짝이던 전 초라해졌네요. ‘내 이번 인생은 망한 것 같다’는 생각은, 스물여섯에서 일곱쯤 한 번 찾아오기 마련이니 너무 긴장할 건 없다. 그때가 되면 ‘늘 공짜로 추가되고 갱신되던 대인관계’도 유입이 적어지게 되며,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손가락 사이로 모래 빠져나가듯 빠져나가고 정제된다. 그 즈음 아직 사회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여전히 진로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앞서 말한 난감한 상황을 맞닥뜨리는 것과 동시에 불안과 다급함이 더해질 수 있다. 남들은 이미 고속도로에 올라타 달리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아직 진입도 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 수 있고, 나아가 상황이 그렇다 보니 누구 얼굴 보고 대화하는 것도 싫으며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의 만남 요청에도 ‘나중에 보자’며 미루다 인연의 끈이 느슨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에.. 2017. 11. 8.
시험에도 떨어지고 심남이도 잃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고시를 준비할 땐 ‘두더지 모드’에 빠질 수 있다. 찬란한 햇살도 내 것이 아니며 내게는 그저 눈만 부실 뿐이고, 나는 본편에서 물러선 잉여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으며, 먼저 합격했거나 다른 분야에서 이미 자신의 몫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일 수 있고, 그러다 시험에까지 불합격할 경우 난 여기에 소질이 없는 건지, 기억력이나 응용력 같은 뇌의 문제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를 하게 될 수 있다. 또, 고시생활이란 나 홀로 일궈가는 외딴 섬에서의 생활과 같기에, 어쩌다 사람이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같은 고시생인데 가까워질 경우, 동지애나 전우애 뭐 그런 감정까지를 느껴가며 비비고 싶어진다. 함께 밥을 먹으며 시험 볼 과목에 대해 토론을 할 땐, 이미.. 2016.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