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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35

5년째 짝사랑 중, 도와주세요. 아니면 잊게 해주세요. 이건 성훈씨를 까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성훈씨의 시각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먼저 적어둘게. 사실 이건 두 번째로 다시 쓰는 매뉴얼인데, 첫 매뉴얼에선 내가 “당신은 한국의 하루키입니까?” 라고 시작했거든. 근데 그렇게 시작하면 예민하고 여린 성훈씨가 ‘그저 날 놀리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기에 고양이자세 두 세트 하고 와서 다시 쓰는 거야. 요즘 칼을 하도 갈았더니 어깨랑 목이랑 허리가 너무 아파서. “뭔갈 준비하고 계신가 봐요? 칼을 가는 마음으로 준비하신다는 표현이죠?” 아냐, 진짜 칼을 가는 거야. 180방, 320방, 1000방, 4000방 순으로 숫돌을 준비해서 집에 있는 모든 칼을 다 갈고 있어. 잡은 고기 회 뜰 때 칼이 안 들어서 시작한 건.. 2019. 12. 6.
첫 연애를 시작했는데 헤어지진 않을까 겁부터 나요 문제부터 하나 풀어보자. 만약 남친이 오늘 헤어지자고 한다면 K양의 마음은 어떨 것 같은가? ①갑작스러운 이별통보에 놀라며, 어떻게든 잡아보려 한다. ②헤어지는 건 아닐까 조마조마했는데 잘됐다며, 쿨하게 받아들인다. 사연신청서에서 보이는 K양의 마음은, ①번과 ②번 사이에서, ②번 쪽으로 좀 더 기울어져 있는 것 같다. K양은 직접 “이 오빠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제까지 본 바로는 너무 사람이 괜찮고 하니… 저도 오래오래 연애를 이어나가서 가능하다면 끝까지 가고 싶다는 마음도 없지 않아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현재 둘의 연애는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극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궁금해 하고, 보고 싶어 하고, 더 같이 있고 싶어 하는 것이 이처럼 별로 없다면, 이.. 2017. 6. 9.
모태솔로녀의 첫 연애,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는 중입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K양은 ‘남친의 마음이 부족한 것’에 대해 불만을 축적하다가 남친에게 “오빠는, 오빠가 더 좋아할 수 있는 여자를 찾아야 할지도 몰라요.” 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는데, 난 보통의 경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K양의 경우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남친이, 의욕도 없고 애정도 없는 듯한 모습을 내보인 게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둘의 대화를 잠시 보자. (1) K양 – 오빠는 뭐해요? 남친 – 잤어 K양 – 어제 오빠 피곤했죠? 남친 – 아니 K양 – 체력 좋다 ㅎㅎ 남친 – 뭐해 K양 – 티비 봐요. 오늘 하루가 너무 빨리 갔어요 남친 – 왜 K양 – 계속 자서 ㅎㅎ (2) K양 – 자요? 남친 – 아니 K양 – 뭐해요 ㅋㅋ 남친 – 고.. 2017. 3. 25.
연인과의 이별 직후, 하지 말길 권하고 싶은 일들. 엉망이 된 커플의 사연 하나를 방금 읽었다. 연애 중 여자가 남친 몰래 클럽에 가고, 다투고 난 뒤엔 남자를 소개 받았던 사연이다. 여친의 그런 행동을 타인에게 전해듣게 된 남자는, 여자에게 쌍욕과 함께 저주를 퍼부었다. 여자는 ‘날 그렇게 사랑한다던 남친이 어떻게 나한테 쌍욕을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에 괘씸해서, 같이 쌍욕을 하며 남친이 갖고 있던 콤플렉스에 대해서도 비하하는 말을 했다. 그러다 완전히 망가져 버리고 만 건데, 여자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내게 변명을 하며 남친이 한 행동은 이해하기 힘든 거 아니냐고 묻고 있었다. 다들 각자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거겠지만, 나도 매뉴얼을 발행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내 사정’을 좀 설명하자면, 난 이런 것까지 매뉴얼로 발행해야 한다는 게 좀 힘들다... 2016.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