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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2

산책 중 만난 송아지만한 개와의 심리전 마트에서 산 이천 원짜리 목줄을 매고 동네 창피하게 어떻게 나가냐고 간디(애완견 이름)가 발에 힘을 주며 반항했지만, 현관문 밖에 간식을 놔두니, "지금 목줄이 문제가 아니지 말입니다." 라며 순순히 따라 나왔다. 그런데 이 녀석, 문지방만한 턱만 나와도 기겁하며 주저 앉는다. 하지만 역시, 간식을 내미니, "지금 턱이 문제가 아니지 말입니다." 라며 가뿐히 올라선다. 예전에 지인이 키우던 개를 산책시킬 일이 있었는데, 그 녀석은 선천적으로 오지랖이 넓은지 지나가며 눈에 띄는 모든 것들에 참견을 하고 시비를 걸었다. 그런 까닭에 간디를 데리고 나가면서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간디는 공원에 가는 내내 호박 말리는 바구니에 잠시 관심을 보인 것 빼고는 내 옆에 붙어 종종종종 따라왔다. 공원에 들어서자.. 2010. 11. 4.
선풍기와 서먹서먹한 사이 되기 저녁에 긴팔 티셔츠를 입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선선한 날씨가 되었다. 이제 선풍기와도 서먹서먹한 사이가 될 걸 생각하니 발가락으로 버튼 눌렀던 일이 괜히 미안해진다. 가을의 입질에 마음은 낭창낭창. 착륙할 곳을 배정받지 못한 커서가 이리저리 기웃댄다. 연락이나 호출을 생략한 채 누군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미니홈피, 참 좋은 서비스다. 사회로 쏘아져 나간 후 생사와 근황을 알 수 없는 이 사람 저 사람의 공간에 들른다. 광어는 올해 초 태평양엘 다녀왔고, 거기서 Orange Roughy와 찍은 사진을 자랑스레 올려놨다. 도다리는 카메라 동호회에서 만난 여자친구 가자미양과 여기저기 여행 다니며 즐겁게 사는듯하다. 멍게는 우리가 함께 다니던 고등학교의 교사가 되어 치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멍게가 .. 2010.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