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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함9

겁 많고 소심한 모태솔로남입니다. 전 뭘 어떡해야 하죠? 그간 이성과의 교류라는 것 자체가 없다가 난생 처음으로 여자사람과 단둘이 만나게 되었을 때, 헛소리 따위를 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내 경우를 생각해 보면,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긴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이거 내 옷 중에 제일 좋은 옷이야. 다른 옷은 그냥 막 입는 옷들이야.” 라는 이야기를 하곤 다시 또 긴 침묵을 지켰던 것 같다. 그녀 입장에서 보면 뜬금없이 ‘옷 없음 고백’을 해온 것일 텐데, 여하튼 난 저걸 나만의 흑역사라고 생각하며 살다가, 많은 시간이 지나 연애사연을 받기 시작하며 이십대가 되어서도 ‘옷 없음 고백’의 흑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남성대원들이 많다는 것을 보곤 동지애를 느끼기도 했다. 상대가 하는 다른 남자 얘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거나, 상대가 좋아한다.. 2017. 2. 27.
호감 가는 상대에게 다가가기 전 살펴봐야 할 것들. 호감 가는 상대에게 다가가기 전 살펴봐야 할 것들. 요즘 왜 커플들의 얘기만 다루냐고 항의하시는 독자 분들이 계신데, 솔로부대원들의 사연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렇다. 솔로부대원들이 보내는 사연 역시 '이전 연애'에 대한 것이기에, 모태솔로부대원들에게는 그게 커플들의 얘기처럼 들리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모태솔로부대원들과는 아래와 같은 대화만 나누고 있다. 모솔 - 저… 대화하는 이성이 하나도 없는데, 이럴 땐 어떻게 사연을 보내야 하죠? 무한 - 음, 주변에서 자주 마주치는 여성이라든가, 아님 친구로 지내는 이성도 없나요? 모솔 - 네. 무한 - 생활하시면서 마주치는 이성이 하나 둘은 반드시 있을 텐데요? 모솔 - 제가 공대 졸업 후 IT 쪽에서 일을 하는 중이라…. 무한 - 아…. 모솔 - 최근에 헬스.. 2013. 4. 30.
소심한 사람들은 이래서 연애가 어렵다. '공포'와 '불안'의 차이점을 아는가? 난 사실 '공포'와 '불안'과 '두려움'은 삼위일체 같은 존재라 딱히 구별이 어렵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병원에서 근무하는 지인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공포는 대상이 명확하지만, 불안은 대상이 뚜렷하지 않지. 불안은 막연해. 그렇기 때문에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에게,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게 될 거라는 걸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도 환자가 불안해하지 않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바로 이 말 때문에 오늘 매뉴얼을 작성하게 되었다. 난 오늘 그대와 나를 소심하게 만드는 이 '불안'의 실체와, 이 '불안'이 만들어 내는 치명적인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가 이 이야기를 다 나누고 났을 때, 한결 가벼운 마음을 가질 수 있길 소망하며. 출발해보자... 2011. 10. 31.
소심한 남자는 정말 연락을 잘 하지 않을까? 새해를 맞아 달력이나 다이어리를 새로 바꾸는 즐거움도 없이, '연락 없는 남자'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대원들이 있어 가슴이 아프다. 만약, 내 여동생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크리스마스, 연말, 새해맞이까지 있는 상황에서 너에게 아무 신호 없는 그 사람은 '연락 없는 남자'가 아니야. 너에게 '관심 없는 남자'일 뿐이지." 라는 스커드급 미사일 발언으로, 땅에 발붙이지 못하고 방황하며 떠 있는 마음을 좀 격추시켜 줬을 것 같다. 여동생이야 마음을 격추한 뒤에 양념 반, 후라이드 반으로 달래줄 수 있으니 괜찮지만, 그대에겐 함께 치킨을 먹으며 "이 집 닭은 생체실험 한 연구소에서 받아 온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끔 날개가 세 개 들어있거나, 다리가 네 개 들어있기도 합니다. 너무 신경 쓰진.. 2011.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