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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지 1년, 비난과 차단과 폭주와 무시로 이어지는 관계 그대는 여전히 상대가 좋으며, 잊히지 않고, 이렇게 날카롭게 산산조각 난 관계를 매일 맨손으로 쓰다듬는 까닭에 손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좋을 정도로 사랑하는 거라 하겠지만, 여기서 보기에 그건 그저 ‘사서 하는 개고생’으로 보일 뿐이다.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시시각각 들어도 겨우 버터내고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죠? 찾아가도 만나지 못할 걸 알면서도 여섯 시간을 기다린,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내려앉은 가슴을 집에 돌아와 홀로 울며 돌보곤, 겨우 살만해졌을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 눈물로 애원한, 이 모든 간절함을 그저 ‘개고생’이라는 천박하고 가벼운 표현으로밖에 말하지 못하다니요.” 그걸 그렇게 혼자 미화하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가시밭길로 걸어가니, 계속 발바닥이.. 2017. 10. 4.
버스기사와 시비 붙은 취객, 술은 점점 깨 가는데 버스기사와 시비 붙은 취객, 술은 점점 깨가는데 버스기사는 분명 뭔가에 화가 나 있었다. 일요일 저녁, 서울의 한 정류장에는 나를 포함한 네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도착했는데, 기사는 정류장에서 십여 미터 쯤 못 미친 지점에 버스를 세우고 앞문을 열었다. 우리가 십여 미터를 걸어가 버스에 올라타자 기사는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앞으로 나와 있으면 버스를 못 대요. 한 걸음 뒤로 가서 서 있어야지, 사고 나요." 괜한 트집이었다. 오십대 아주머니와 나는 정류장 벤치에 앉아 있다 일어났고, 이십대 남자는 정류장 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뛰어왔다. 이십대 여자는 가로수 옆에 서 있었고 말이다. 다들 두 걸음 정도는 차도에서 물러나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쁜 소리를 한 것도 아니고, .. 2012. 11. 5.
헤어진 여자친구를 붙잡고 싶다면 알아야 할 것들 바람을 피웠다거나,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상대에게 욕을 퍼붓거나, 나만 당할 수 없다며 할 짓 못할 짓 다 해버린 대원들에겐 이 매뉴얼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미리 밝힌다. 그런 행위는 함께 먹을 음식을 만들다가 한눈을 팔아 다 태우거나, 음식을 안 먹겠다며 침을 뱉거나, 홧김에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넣어버린 행위와 같다. 이와 같은 행위를 해 놓고 "전 탄 음식도 먹을 수 있는데요? 그녀에게 먹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라든가 "더러워진 부분만 걸러내고 그녀에게 먹으라고 할 방법은 없나요?"라고 말하는 것은, 끝까지 당신 입장에서 상대가 당신의 요구대로 하길 원하는 모습일 뿐이다. 당신의 행동들로 인해 상대가 받았을 고통과 상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채, 옛 집 그리워 다시 찾아가는 마음으로 다.. 2010. 11. 26.
떠보다 망치는 연애, 대표적인 경우들 정신 차릴 수 있게 욕이라도 한 마디 해달라는 사연이 왜 이리 많은 지 모르겠다. "조카 크레파스 18색이야." 아, 이런 욕이 아닌가?(응?) 아무튼, 블로그에 대 놓고 욕은 할 수 없고, 대략 위의 멘트로 위안 삼으시길 바란다. 사실, 욕을 듣거나 자극을 받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이 스스로 해결책을 세워보고, 주변의 이야기를 참고하며 밀어붙여 보는 것이다. 점점 나빠지는 상황에서 최악의 카드만 내밀게 된다고 해도 괜찮다. 그 헛발질을 탈모가 진행되는 나이에도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분명 그 경험이 당신을 더 크게 만들 것이다. 누구나 '연애의 사춘기'를 한번쯤 경험해야 하고, 그 시기를 겪으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되니 말이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온전히 자신의 연애를 책임지며 밀어 붙이는 사.. 2010.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