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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연애10

팔짱도 끼는 사이였는데, 고백했다 퇴짜 맞은 남자 유학생. 외 1편 퇴짜 한 번 맞은 걸로 너무 상심할 필요 없다. 퇴짜를 맞았다는 건 그래도 혼자 우물쭈물 거리기만 한 게 아니라 용기를 한 번 내봤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퇴짜 이후 상대가 거리를 두거나 불편해 한다면 조심해야겠지만, 첫 사연의 주인공인 K군처럼 오히려 둘이 보는 횟수가 늘고 상대가 팔짱까지 낀다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해도 좋다. K군의 문제는, 외국인인 상대가 염려하는 부분에 대한 아무런 답도 줄 수 없으면서 ‘빨리 상대와 연애도 하고, 스킨십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너무 머릿속에 가득 찬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대는 만약 연애를 시작하면 무엇을 어떻게 책임지고 그려나갈 수 있는지를 궁금해 하는데, K군은 ‘언제 어떻게 다시 고백해야 날 받아줄까?’만을 고민하고 있다. 서로.. 2016. 6. 29.
열 살 연하 외국인 남친과의 연애, 우린 무엇이었을까요? 문학적 표현은 흥미로워요. 문학적 서사는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지게 만들고요.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 장정일 중에서. 저런 이야기를 아주 현실적으로 바꿔서,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칼라 슬라이드폰이었다. 41만원 주고 흑백 듀얼폰 사고 나니까 곧바로 칼라 슬라이드폰 출시해서 진짜 완전 빡침." 이라고 쓰면 맛이 안 살잖아요. 물론 작가라면 칼라 슬라이드폰을 갖고 싶은 마음에 여학생 폰을 훔쳤다가 벌어지는 일들로 풀어갈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다 해도 뭔가 문장에 젖어드는 듯한 느낌은 안 살잖아요. 제게 사연을 보내시는 분들 중에도, 기성 작가들.. 2015. 10. 8.
고학력과 많은 지식 때문에 연애를 못 하는 걸까요? 외 1편 안녕 제이양. 제이양은 대단한 게 맞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학에 다녔고, 전문적인 과정까지 밟은 뒤에, 이제는 미래가 보장되는 직장에 곧 입사할 거니까. 똑똑한 거 맞고, 노력 많이 한 거 맞고, 많지 않은 나이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많은 것들을 만들어 둔 것 맞아. 그런데 그게, 남들에게도 과연 큰 의미인 걸까? 제이양을 폄하하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제이양이 그런 스펙을 갖췄다고 해서 친구나 지인이나 동료들이 늘 제이양을 주인공으로 생각해야 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그 스펙 때문에 제이양을 대하는 것에 쩔쩔매거나, 어느 자리에서든 모두 제이양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난 제이양이, 가끔은 스스로에 대해 그저 작고 작은 인간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 .. 2015. 10. 1.
유학 중 만난 외국인 남친과의 이별 외 1편 개인적으로, 9월 중순이 되면 한 번씩 꼭 앓아 눕는 것 같다. 재작년엔 주꾸미를 먹고 난 후에, 작년엔 순댓국을 먹고 난 후에, 그리고 올해엔 광어회를 먹고 난 후에 아팠다. 다이어리를 보면 매년 9월 중순 경에 한 번씩 앓아 눕는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가을의 저주 같은 것에 걸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엔 주말 내내 아팠고, 어제까지 푹 잤다. 아직도 다 나은 상태는 아니라 머리가 무겁다. 일요일이 절정이었는데, 누워 있으면 입에 고인 침에 이질감이 들고 조금만 움직여도 이불의 감촉이 피부로 전부 느껴졌다. 왼쪽이나 오른쪽 어디로 눕든 뇌가 흘러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솜이불을 덮어도 추웠다가 또 옷을 다 벗어도 더웠다가 하는 일들이 계속되었다. 지금은 맥박이 뛰는 게 머리로 느.. 2015.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