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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부여39

모임에서 만난 남자, 썸인 줄 알았는데 그냥 오빠동생? S양의 사연이, 아직 딱 ‘그냥 오빠동생’으로 결정 난 사연은 아닌 것 같다. 현 상황은 2단기어로만 달려온 까닭에 지지부진했던 것 같으니, 여기서 변속만 잘 하면 4단, 5단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변속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함께 살펴보자. 1.‘우와 오빠 짱이에요’ 카드 집어넣기. '오빠 짱!' 카드가 상대를 수다쟁이로 만드는 건 맞는데, S양의 경우 저 카드를 너무 많이 사용한 까닭에 상대가 공치사하며 자신감을 내뿜는 것에 너무 고착된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상대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뿐인데, S양이 자꾸 ‘우와 오빠 짱이에요’를 해주니 무슨 명예퇴직한 간부급 직원이 옛날영웅담 풀어주듯 자기 얘길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의 카톡에 ‘맞.. 2017. 12. 16.
낯가리고, 예민하고, 여리고, 걱정이 많은 남자의 짝사랑. 옷을 입고, 신발을 신자. 날이 추우면 알아서 두꺼운 옷을 찾아 입어야 하는 거고, 길이 험하면 발 다치지 않도록 탄탄한 트래킹화라도 챙겨 신어야 하는 거다. J씨는 옷도 안 입고, 신발도 안 신고 있는 사람 같다. 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들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며,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는 길도 J씨에겐 한 발짝 내딛기 겁나는 길이 되어버렸다. 남들은 SNS에 댓글 하나 달 때 그냥 별 의미 없이 수다 떨 듯 달곤 하는데, J씨는 “그로부터 15시간이 지나 그녀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 SNS에 그녀의 댓글이 달린 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라며 엄청난 의미로 받아들인다. 짝사랑 할 때 유독 겁이 많아지고 작은 일에도 의미부여하기 십상이라지만, J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 2016. 11. 4.
한 달 사귄 연애의 기억 때문에 열 달을 폐인처럼 지내요. 열 달 정도는 괜찮다. 여긴 막 “제가 여기서 포기하면, 정말 우리 이야기는 모두 끝나버리는 것 같아서….” 라며 5, 6년씩 폐인처럼 지내고 계신 분들도 있다. 내가 거기서 계속 땅 판다고 뭐 나오는 거 아니라고 근 10년째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래도 조금만 더 파보겠다며 자기 키의 두 배 이상을 파놓고는 또 거기서 빠져 나오지도 못 하는 사례도 있다. 인생을 한 천 년 사는 거라면 10년쯤 그렇게 미련과 후회, 기대라는 삽으로 땅을 파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청춘은 짧고, 30년쯤만 살아도 치아에 이상이 생기거나 눈주름과 목주름, 팔자주름 등에 대한 걱정을 시작해야 한다. 10년쯤 더 살면, 바짝 마른 듯 가늘어지는 머리카락이나 신문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을 슬슬 걱정해야 하.. 2016. 7. 13.
답장은 잘하지만 먼저 연락하진 않는 남자, 어떡해? 외 1편 인터넷 서점 YES24에서, 소설을 한 편만 연재해도 쿠폰을 준다고 해 그제 1화를 올렸다. ‘e연재’라는 웹소설 파트를 키우려고 하는 것 같던데, 작가로 참여한 사람이 특별히 홍보하지 않는 이상 평균 조회수는 7정도 되는 것 같다. 어떤 이는 20편의 소설을 올렸는데 총 조회수가 131이다. 본인이 들어가서 올랐을 한 편당 하나의 조회수를 제외하면 총 조회수는 120정도가 되는 거고, 편당 조회수로 따지면 6이 된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거고, 글을 쓴 이도 자기 글을 읽기 싫었는지 조회수가 0인 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편씩, 30편씩 꾸준하게 연재를 하고 있는 그 작가들에게 프리허그를 해주고 싶다. 그런 환경에서 연재를 할 경우 ‘문장과의 싸움’보다 힘든 건 ‘무관심과의 싸움’일 텐데.. 2016.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