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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12

6년 만난 남친과 헤어지고, 3년 만에 다시 얼굴을 봤습니다. 스스로를 폐인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매력이 있을까요? 자신이 참 갑갑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라면, 그 와중에 누군가에게 구애를 하는 건 나 좀 업고 가라는 얘기밖에 안 될 텐데요. K양의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많아요. 아니, 어쩌면 K양이 언제든 자신을 이해해주고 보듬어 줄 사람들만 남겼는지도 몰라요.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는 K양에게 차가운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버리면 안 그래도 죽겠는데 더 힘들어 질 수 있으니까, 온순하고 부드럽고 호의적인, 그런 사람들만 남겼을 수도 있어요. 전남친도 그래요. 그는 맺고 끊는 걸 확실하게 하지 않으며, K양과는 친구도 아닌 연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지속해왔어요. 연인이 생겨도 그 사람.. 2016. 8. 30.
[금사모] 지워지지 않는 상처 외 1편 [금사모] 지워지지 않는 상처 외 1편 여린 사람들이 살아가기엔 세상에 악당이 좀 많기는 하다. 얼마 전에 난 어머니께, 일산시장에서 어느 아주머니가 면박을 당한 일을 들었다. 생선을 파는 어느 아저씨의 천막에서 생긴 일이었다. 어머니께서 갈치를 사기 위해 살펴보고 있는데, 옆에 있던 어느 아주머니가 생선장수에게 뭐라고 얘기를 했다. 마음 여린 사람 특유의 소곤소곤한 목소리로 말한 까닭에, 옆에 있던 어머니도 그 아주머니가 뭐라고 했는지 확실히 듣진 못했다. 생선장수도 못 들었는지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묻는 걸 포기하곤, 오징어를 사려 했는지 좌판에 놓인 오징어를 들춰봤다. "오징어 왜 만져!" 생선장수가 소리쳤다. 장날이라 시끌벅적한 상황이었지만, 생선장수가 워낙 크게 소리친 까닭에 장날.. 2013. 8. 16.
[금요사연모음] 이성적인 남자 A/S 외 2편 [금요사연모음] 이성적인 남자 A/S 외 2편 매뉴얼로 발행하긴 어딘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자꾸 눈에 밟히는 사연들을 모아 소개하는 시간. 금요사연모음의 시간이 돌아왔다. 수요일에 발행한 매뉴얼 [여자친구의 마음을 식게 만든 남자, 이유는?]의 주인공 K씨. 그의 이후 사연을 살짝 들추는 것으로 워밍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서두에 적기엔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소제목을 달아 자리를 내주기로 했다. 출발해 보자. 1. 보상으로 만회하려 드는 것의 문제 반성하는 것까진 좋은데, 그렇다고 해서 그간의 잘못을 맹목적인 양보와 이해로 보상하려 드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그게 지금 반짝 노력한다고 해서 상쇄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런 태도는 상대에게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고, '.. 2013. 2. 15.
연애를 꿈꾸지만 시작하지 못하는 여자들 연애를 꿈꾸지만 시작하지 못하는 여자들 시드니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때의 일이다. 친구 하나가 '싱어 송 랩퍼'가 되겠다고 내게 말했다. 난 당최 '싱어 송 랩퍼'가 뭔지 알 수 없었기에 그게 뭐냐고 물었고, 친구는 '싱어 송 랩퍼는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쓰고, 랩도 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난 친구에게 그런 의미라면 '랩퍼 송 라이터'라고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말했고, 친구는 내게 '역시 넌 아이디어 뱅크'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친구와는 시드니 올림픽 폐막식 이후로 만나지 않고 있다. 여하튼 그 친구에 대해서는 오래 전 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기억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을 테니 한 번 더 얘기하자. 그 친구는 작곡 공부 일 년, 가사 공부 일 년, 랩 공부 일 년, 이렇게 도합 .. 2012.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