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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겨울여행4

파주남자의 파리 겨울여행. 콩시에르주리 / 노트르담성당 / 라 자코벵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그 몽마르뜨 언덕에서 만난 ‘팔찌 강매단’ 과의 이야기까지 했던 것 같은데, 그 다섯 명의 흑인과 한 판 붙게 될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현실에선 허무할 정도로 아무 일 없이 마무리되고 말았다. 파리에 가기 전 “몽마르뜨에 가면 팔찌단이 있어요. 선물이라면서 팔에 팔찌를 채운 후, 가려고 하면 돈을 받아요. 여러 명이 둘러 싼 뒤에, 돈 주기 전까지는 절대 안 보내줘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난 ‘난 안 피할 것임. 만약 내 팔에 억지로 팔찌를 채우면, 그땐 내 여행의 장르가 멜로에서 액션으로 바뀌는 것임.’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팔짱을 끼고 뛰어가라든지, 눈도 마주치지 말라든지 하는 조언은 다 미뤄두고, 상대가 먼저 시비를 걸면 닭싸움이라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2017. 1. 16.
파주남자의 파리 겨울여행. 개선문 / 몽마르트 언덕/ 샤크레쾨르성당 파리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것 두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난 - 음식 - 화장실 을 꼽을 것 같다. 보통 음식점이라면 뭘 파는 곳인지 음식 사진들이 가게 전면에 붙어 있기 마련인데, 파리엔 패스트푸드점을 제외하고는 대개 그냥 비슷비슷한 가게에 ‘라 어쩌고’, ‘라 저쩌고’ 식으로 이름만 바뀌어 달려있었다. 다들 입간판 식 칠판에 뭘 빼곡하게 적어 놓기는 했는데, 전부 불어라 알아 볼 수가 없으니 쉽게 아무 식당이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파리 여행이 대부분 도보로 이루어지다 보니, 바게트 샌드위치 같은 걸 하나 먹어도 돌아서면 금방 배가 고파왔다. 거기다 또 겨울이라 춥기까지 하니, 배고프고, 춥고 발 아픈 상태에서 계속 돌아다니는 게 쉽지 않았다. 근사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기도 했는데.. 2016. 12. 24.
파주남자의 파리 겨울여행. 샤요궁 / 콩코드광장 / 샹젤리제 / 크리스마스 마켓 1부를 아직 안 보신 분은 [여기]를 눌러 1부를 먼저 보고 오시길 권한다. 그리고 1부에서 못 한 이야기가 있는데, 파리에 가기 전 난 파리 여행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파리 겨울날씨’에 대해 물어봤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아래와 같았기에, 솔직히 하나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Q. 유럽여행이 처음이다. 파리 겨울 날씨는 어떤가? [윈도우 도움말형] A – 파리 겨울 날씨는, 런던 겨울 날씨와 비슷하다. (런던 겨울날씨를 또 묻게 만든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형] A - 파리의 겨울은 한국보다 춥진 않은데, 습도가 높아서 춥다. (그래서 춥다는 거냐, 안 춥다는 거냐.) [동문서답형] A – 내가 2012년에 유럽에서 체류한 날로 따지면, 거기 거주하는 교포 빼고는 아마 한국 여행객으로는.. 2016. 12. 20.
파주남자의 파리 겨울여행, 샤를드골 공항 / 나비고 / 지하철 / Art Hotel Eiffel 군복무 시절, 나보다 세 살 많은 육사출신 장교가 있었다. 타 중대의 사람인데다 우리 중대가 따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던 독립중대였던 까닭에 나와 그는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이 있을 때 중대원들이 부대 밖으로 나가고 나면 그 장교가 우리 중대로 와서 당직사관을 서곤 했기에, 그때 그와 잠깐씩 수다를 떨 수 있었다. 그는 185cm정도 되는 키에 흰 피부, 큰 눈, 지저분하지 않은 반곱슬, 고른 치아를 가지고 있었으며, 손가락 마디에 굵고 검은 털이 나있었다. 얼굴에 그늘이라고는 전혀 없고, 말할 때마다 목울대가 눈에 띌 정도로 움직이는 게 인상 깊었다. 다른 장교나 부사관, 사병들이 연병장에 전부 모였을 때에도 그는 한 눈에 띄었고, 난 같은 남자지만 그를 보며 ‘전투복 입은 모습이 .. 2016.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