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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6)103

이 남자가 좋긴 한데, 제 모자람이 드러날까 불안해요. 중학교 다닐 때의 일로 기억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 그림을 뽑아 시 단위인지 도 단위인지로 올려 보내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 같은 반 여자애가 그린 그림이 미술선생님 눈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살짝 보완할 부분이 보였는지 선생님은 새로 그려보라며 몇 가지 주문을 했는데, 그 여자애는 따로 시간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못 한 채 어두운 얼굴로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날 하루를 온전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애는 그림을 완성 못 했고, 다음 날까지 내주었음에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미술 선생님이 가서 좀 짜증 난 목소리로 말을 했을 때, 여자애가 눈물을 뚝뚝 흘리던 게 기억납니다. 그러면서 아마, “이것보다 더…, 잘 그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라고 했을 겁니다. 그게, 당시 기타 코드 몇 .. 2019. 8. 6.
회사 썸남이 제게 호의적이긴 한데, 적극적이진 않아요. 상대가 좀 답답한 스타일이라는 데는 나도 동의한다. 만날 약속 먼저 딱 잡을 줄 모르며 그냥 대충 돌려 말하거나 되묻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전문용어로 ‘답답이’라고 하는데, 상대가 살짝 그 답답이 스타일인 듯하다. 답답이들에겐 -먼저 제안은 잘 안 하지만, 이쪽이 제안하면 대부분 다 수락함. 이라는 특징이 있으니, S양이 먼저 멍석을 좀 깔길 권한다. 그러는 게 자존심 상하며 ‘내가 졸라서 만나는 거 같잖아?’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답답이에게 썸남교육을 수료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 대신 몇 번 약속도 먼저 잡고, 이쪽이 좋아하거나 해보고 싶은 것도 말하고, 기프티콘 사용한다고 체포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나면, 점점 좋아질 것이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금방 캐치할 .. 2019. 7. 5.
썸인 듯했던, 그와의 관계에 확신이 사라져요. 그러니까 저는 이게, 썸이 아니라, ‘매일 보던 동료’로서의 관계가 이어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면, 이제 더는 안 보게 되었을 때 점점 멀어지는 것이라든가, 굳이 애써 약속을 잡거나 큰 리액션을 해주진 않는 것이 모두 설명됩니다. 매일 얼굴 볼 때에야 같이 으쌰으쌰하며 치맥도 먹으러 가지만, 멀어지고 나면 일 년에 한두 번 볼까말까 하는 사이가 되는, 뭐 그런 거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서는 그와의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하고, 그와 저를 둘 다 아는 지인 역시 응원해주었으며, 지금도 몇몇 지인들은 가능성이 있으니 한 발 물러서서 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요?” 저도 제 지인들에게 종종 그런 말을 해주곤 합니다. 지인이 그 관계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믿음을 가지.. 2019. 6. 28.
남자와의 카톡대화가 어렵다는 여자들, 이런 문제가…. 이건 각각의 연애매뉴얼에서 한두 번씩 한 적 있는 이야기들인데, 같은 질문을 계속하는 대원들이 많아 이렇게 묶어서 발행하기로 했다. 카톡대화에 소질이 없는 대원들의 얘기를 하면, 다른 대원들은 “저런 건, 별로 관심 없는 남자에게나 그러는 거 아닌가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는 걸 전혀 모르는 대원들도 있다는 얘기를 먼저 해둬야 할 것 같다. 새로 바뀐 우리 동네 편의점 알바는 내가 물건 사러 들어가면서 인사하고, 나오면서 인사해도 무한 – 수고하세요. 알바 – 네. 하고 말던데, 그렇듯 그냥 정말 뭘 몰라서 ‘난 대답했는데 뭐가 문제지?’ 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니, 그런 대원들을 위한 매뉴얼이라 생각해줬으면 한다. 자 그럼, 출발. 1. 대화의 블랙홀. 연애의 시작은 다음 주나 다다음 .. 2019.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