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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학2

시험에도 떨어지고 심남이도 잃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고시를 준비할 땐 ‘두더지 모드’에 빠질 수 있다. 찬란한 햇살도 내 것이 아니며 내게는 그저 눈만 부실 뿐이고, 나는 본편에서 물러선 잉여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으며, 먼저 합격했거나 다른 분야에서 이미 자신의 몫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일 수 있고, 그러다 시험에까지 불합격할 경우 난 여기에 소질이 없는 건지, 기억력이나 응용력 같은 뇌의 문제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를 하게 될 수 있다. 또, 고시생활이란 나 홀로 일궈가는 외딴 섬에서의 생활과 같기에, 어쩌다 사람이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같은 고시생인데 가까워질 경우, 동지애나 전우애 뭐 그런 감정까지를 느껴가며 비비고 싶어진다. 함께 밥을 먹으며 시험 볼 과목에 대해 토론을 할 땐, 이미.. 2016. 10. 22.
꺼내면 본전도 못 찾는 여자의 연애언어 이전에 모집했던 '우리 헤어졌어요'(응?)의 사연들이 아직도 멈출 줄 모르고 하루에 몇 통씩 메일함을 찾아온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사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대체로 비슷한 루트로 이별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한다는 것이다. 마치 원숭이 똥꼬와 사과, 바나나, 기차, 비행기로 이어지는 노래를 부르듯 그 사연에는 '방정식'같은 공식이 들어있다. 오늘 매뉴얼에서는 그 공식중 '꺼내면 본전도 못 찾는 여자의 연애언어'에 대해서 살펴볼 예정이다. 이미 이별을 경험한 부대원의 사연이 중간중간 나올 예정이니,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아, 이백오십원 넣고 자판기한테 사정을 해도 삼백원짜리 커피는 안 나오는 구나.'라는 심정으로 읽어보자. '왜 여자가 잘못한 것만 얘기하나요? 남자가 잘못하는 것도 .. 2010.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