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박령2 집순이인데, 과외 해주는 오빠에게 호감이 가요. 대인관계의 셔터를 오래 내리고 살다 보면, 나가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14박 15일의 여행준비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동사무소에 가서 서류를 떼고 우체국에 가서 그 서류를 어딘가로 부치는 일만 하고도 ‘하아, 오늘 정말 많은 일을 했어. 바쁜 하루였다.’ 할 수 있으며, 동사무소에서 서류 뗄 때 이성인 직원이 내게 지은 표정이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한 망상까지를 하게 될 수 있다.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머리하러 간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와의 짧은 수다가 당장 이쪽에겐 가장 가까우며 강렬한 대인관계이니 거기다 의미부여를 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했는데 친구 반응이 뜨뜨미지근하면 홀로 상처를 받곤 ‘역시 얘한테 연락할 필요 없는 거였어’라며 그 친구를 얼마 남지 않은 이쪽의 인맥관리장부.. 2018. 12. 21. 최악의 데이트, 이것만 지키면 막을 수 있다. 최악의 데이트, 이것만 지키면 막을 수 있다. 정당화와 합리화, 그런 걸 하기 시작하면 상황이 시궁창이 된다. 한 차량이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을 해서 벌어진 사건을 잠시 들여다보자. 아줌마 - (역주행 하며)차 조금만 옆으로 빼 줘요. 아저씨 - 여기 일방통행이에요. 아줌마 - 알았으니까 조금만 빼 줘요. 아저씨 - 제가 왜 빼는데요? 아줌마 - 거기에서 조금만 빼면 되는데 왜 그래요? 아저씨 - 아니, 보세요. 여기는 일방통행이라고요. 저기 진입금지 쓰여 있잖아요. 아줌마 - 아 알았어 이 신발놈아. 아저씨 - 뭐라고? 데이트를 하다가 발생하는 갈등도, 대략 위와 비슷한 레퍼토리로 막장을 향하게 된다. 연인인 까닭에 서로에게 욕은 하지 않지만, 자기 입장만 강조하며 상대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일.. 2013. 4.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