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함1 밤의 담벼락에 쓰는 낙서 몇 년 전 이맘 때, 누릿 누릿 짬내나는 상병을 막 벗어나 병장을 달았을 때 전 날 밤새 근무를 서고 잠을 자다 오후 세시쯤 일어나 아직 멍한 머리로 쓰레빠를 질질 끌며 나와 등나무 밑에 있는 벤치에 앉아 담배를 물었다 그 때 햇살이 얼마나 포근했던지 담배에 불도 붙이지 않은 채 등나무 나뭇잎 사이로 내려오는 햇살에 손바닥을 갖다대며 그 느낌을 오래오래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바라던 사회에 나왔지만 친구들을 예전만큼 만나기 힘들어졌고 어리광을 피울수 있는 시간은 저만치 가 버렸다 다들 머리 하나 들어갈 정도로 벌어져 버린 이 공백을 무엇으로 채웠을까 무엇으로 채울 수나 있었을까 웹에 올려놓은 발자국을 따라다니다가 막대사탕이나 물고 다니던 후배녀석이 벌써 아이 아빠가 되었다는 소식을 알게된다 아.. 2009. 6.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