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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45

밀당을 해달라는 여친, 어쩌면 좋을까? 외 2편 움베르트 에코의 부고를 듣고 이틀간 긴 글을 썼다가, 그냥 저장 해두었다. 쓴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고인에게 보내는 늦은 팬레터 같고, 최대한 감추려고 해도 여과 없이 드러나고 마는 팬심에 내 손이 오글거렸다. 그는 내가 참 사랑하는 작가였다, 정도로 적어두기로 하자. 난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가 천 년을 산 듯한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좀 이상하다. 편히 쉬시라는 말씀과 함께, 장미 한 송이와 담배 한 개비 드리고 싶다. 장미는 내 애정이고, 담배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에코가 미소 지으리라 생각한다. 에코는 세상을 떠났지만, 내 메일함에는 "사연이 많이 밀려서, 아니면 제 사연이 매뉴얼로 발행되기 부적합해서 다루시기 힘들면, 그냥 제가 끝에 한 질문.. 2016. 2. 22.
서운해 하는 엄마 때문에 힘들다는 여자 외 1편 대개, 부모님께는 맹목적으로 효도를 해도 모자라다는 인식이 박혀있는 와중에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게 참 힘들긴 합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무슨 손익을 따지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냐." "어떻게 효도를 하든,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은혜엔 미치지 못 한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 저는 그냥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하는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도 부모님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 여자 지인이 셋이나 있고, 또 사연을 주신 Y양 역시 부모님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것 같으니, 제가 지인들과 함께 고민했던 부분들을 살짝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출발해 보겠습니다. 1. 서운해 하는 엄마 때문에 힘들다는 여자. 제 지인 A는 부모님으로부터 확실한 편애를 당하고 있습니다... 2015. 6. 22.
떠나지도, 다가오지도 않는 구남친. 어떡해? 외 1편 상대에게 인간적인 실망을 주게 된 사연은, 나도 어떻게 해보기가 어렵다. 다신 안 볼 생각으로 상대의 부모님과 싸웠다거나,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웠다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를 배신한 적 있다는 사연 같은 건, 얼마간 저자세로 지낸다거나 말 몇 마디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특히 심각한 사연을 보낸 대원들일수록, 본인을 위한 합리화를 마친 뒤 자기변호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 난 참 곤란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자신이 생각해도 관계를 전처럼 되돌릴 가능성이 적다보니 지원군 삼아 더 큰 방어기제를 마련하는 것이겠지만, 속으로 정신승리를 하려 노력하며 겉으로는 '미안하니까 일단 저자세'만 취해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더불어 그런 실망을 주게 된 '사건'이 벌어진 이후, .. 2015. 6. 11.
그 남자는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왜 그럴까? 외 2편 내겐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는 비밀스런 취미가 하나 있다. 그건 유튜브에 들어가 남들이 올린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보는 것이다. 뺑소니 추격전, 자전거 사고, 오토바이 사고, 보행자 사고, 역주행, 자해공갈, 위협운전, 보복운전, 빗길이나 눈길 사고,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다양한 사고 사례들을 보며 경각심을 갖기도 하고, 몰상식한 태도들에 같이 화내기도 하며, 막을 수 있었던 사고가 벌어진 것에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본 블랙박스 영상 중 기억하고 있는 하나는, 어느 운전자에게 보복운전을 당한 경찰이 말 한 마디로 상황을 반전시킨 영상이다. 그 경찰은 업무를 마치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채 개인차량을 타고 퇴근 중이었는데, 그가 자기 차선으로 맞게 갔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운전자는 그가 끼어들었.. 2015.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