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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남18

헤어지자고 하면 알았다고 할 것 같은 남친, 어쩌죠? 외 1편 글을 시작하기 전에, 21일에 발행한 매뉴얼에 대한 부연설명을 먼저 좀 적어둘까 한다. 그 매뉴얼에서 ‘남친이 집에 여자를 들인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들이 있었는데, 내가 그것에 대해 ‘전혀 잘못이라 할 수 없다’고 한 이유는, 그게 - 남친이 자신이 담당하고 있던 회사 물품함 키를 회사에 두고 갔고, 그걸 다른 여직원이 남친의 집에 갖다 주는 과정에서 남친이 늘 얘기하던 ‘키우는 강아지’를 보러 잠시 올라왔던 것. 이기 때문이다. 이유가 어쨌든 이것도 ‘여자를 집에 들인 것’이라고 하면 나도 더는 할 말이 없지만, 난 저걸 두고 ‘여자를 집에 들였다’며 계속해서 갈구면 그는 숨이 막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정을 매뉴얼에서 밝혔으면 오해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 매뉴얼 서두에서 말.. 2016. 6. 28.
여자후배가 연락하고 팔짱도 끼는데, 제게 관심 있는 걸까요? 근수씨, 이건 너무하잖아. - 여자 후배가 여자친구 사귀어 본 적 있냐고 물어봄. - 여자 후배가 선톡을 해옴. - 여자 후배가 밥 먹자고 한 뒤 같이 걸으며 팔짱을 낌. - 여자 후배가 카페에서 같이 공부하자고 함. - 여자 후배가 사주고 싶었다면서 밥값도 냄. 이게 ‘그린 라이트’라는 걸 모른다면, 근수씨는 ‘연애 색맹’인 거야. 상대가 이것보다 더 ‘관심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해? 후배가 근수씨 집에서 라면 먹고 가도 되냐고 물어보기라도 해야 ‘아, 확실히 관심이 있구나’하는 거야? 파란 불 들어온 지 한 달 보름이 넘었는데, 이 시점까지 “상대가 저한테 호감을 가지고 다가온 것인지 궁금해요.” 라는 얘기만 하고 있을 거라면, 연애는 접고 그냥 기술 배워야 하는 거야. 여자 .. 2016. 5. 11.
삼천 원 때문에 헤어졌는데, 잡고 싶어요 외 1편 사연을 받다보면, 밥 먹으러 갔는데 물 안 떠다 줬다고 헤어지신 분, 그만 마시라고 했는데 맥주 500cc더 주문해서 헤어지신 분, 상대 앞으로 온 우편물 뜯어서 헤어지신 분, 구구단 다 못 외어서 헤어지신 분, 버스 카드 혼자 찍고 타서 헤어지신 분 등 참 다양한 사유로 헤어지신 분들이 있다. 그 분들은 최후의 갈등이 있었던 그 사건이 이별사유라 생각하시는데, 안타깝게도 그건 젠가의 나무더미를 무너뜨린 마지막 블록이었을 뿐, 그 이전부터 지속되어 온 오해나 갈등, 그리고 서로 속으로만 품고 있던 생각들이 원인이라고 보는 게 맞다. 술 때문에 계속 갈등을 빚어 그만 마시라고 한 건데 더 시켜서 헤어진 거고, 받기만 할 뿐 상대를 단 한 번도 챙겨주지 않았던 이전 태도들이 본인 요금만 찍고 탔을 때 상대를.. 2015. 7. 31.
크리스마스에도 만나자는 말 없었던 썸남 외 2편 크리스마스에도 만나자는 말 없었던 썸남 외 2편 오늘은 가장 최근에 도착한 사연 중 몇 편을 골라 다룰까 한다. 먼저 온 사연부터 다루다 보니, 발행이 계속 밀려 결국 "무한님, 제 사연 안 다뤄주셔도 될 것 같아요. 끝나버렸습니다…." 라는 메일들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라는 역에서 대형 사고라도 난 것처럼 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데, 그 중 아직 의식이 남아 있는 사연들을 골라 인공호흡을 할 생각이다. 출발해 보자. 1. 크리스마스에도 만나자는 말 없었던 썸남. 사연을 보낸 H양도 이미 썸의 심정지가 찾아왔다가 의식이 돌아온 것 같다. 친구들이 H양의 사연을 듣고는 "남자가 완전 개매너."라는 식으로 그나마 용기를 주었기에, H양이 의식을 회복한 후 "이 사람이랑 맞춰가기에 제 태도에서.. 2014.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