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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난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에게 내 오래된 DSLR카메라를 중고로 판 적 있다. 그 카메라를 중고장터에 올릴 때 난

 

- 여행을 다녀와 사진을 보는 건 또 다른 기쁨임.

- DSLR을 챙겨 가면 이러이러한 점이 좋음.

- 위에 올린 사진들은 다 이 카메라로 찍은 것임.

- 110V, 220V, 차량용 충전기도 있고, 예비배터리도 6개임.

 

등을 어필했고, 원래 여행에 필요한 다른 물건을 보러 장터에 들어왔던 그 청년은, 내 게시물에 혹했다며 카메라를 사갔다.

 

 

 

내가 그 청년에게 말하지 않았던 부분은 아래와 같다.

 

- DSLR 더럽게 무거워서 여행 중 던져버리고 싶어짐.

- 카메라 본체만 산다고 되는 일이 아님, 렌즈도 잘 사야함.

- 삼각대 없으면 이 사진 못 찍음. 저 사진은 크로스 필터 끼고 찍은 것임.

- 카메라 본체는 최신형이 깡패임. 이미지처리방식 좋고, 최신기능 들어가 있음.

 

단점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점만 말했다는 게 미안하긴 하지만, 뭐 그래도 당시 그곳에서 판매되던 동일 모델 중고가보다 싸게 내 놓은 것이니, 필요 없다면 바로 되팔아도 일이 만원 이득을 보면 봤지 손해는 안 보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뜬금없이 카메라 팔았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나 꺼낸 건, A씨에게

 

“판매에는, 내가 파는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과, 살 생각 없던 사람도 사고 싶게 만드는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당시 내가 팔던 모델과 같은 모델을 파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그들은 몇 달이 다 되어가도록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는지 ‘판매중’ 표시를 떼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사진도 올려두지 않은 채 글 몇 줄만 올려두었고, 또 다른 이는 구성품 설명도 없이 대충 사진만 찍어 연락처와 함께 올려둔 채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현 상황에서 A씨가 고백을 할 경우 98.72%의 확률로 거절을 당하리라 생각한다. 현재 A씨가 하고 있는 건

 

- 맹목적인 맞장구 및 긍정의 리액션.

- 편하게, 친하게 생각하라는 말.

- 상대가 힘든 상황에 놓인 거라 생각해 계속 위로와 격려 해주기.

 

등인데, 이런 건 무작정 호의를 베풀어 상대를 접대하는 것에 가깝다. 말 그대로 ‘서비스’를 베푸는 거지, 이렇다 할 A씨의 매력을 보여주거나 리드를 하는 건 아니란 얘기다.

 

“그러면, 계속 기다리며 그녀가 연애할 수 있을 정도로 충전된 후에 고백하는 게 좋을까요?”

 

A씨가 내 친구였다면, 난

 

“너 폰 충전 끝나면 충전기 어떻게 해? 폰에서 빼잖아. 그치? 상대가 방전된 것 같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충전기 역할만 하면, 충전 후 보답이 돌아오는 게 아니라 그냥 상대의 삶에서 빠지게 될 수 있어. 그녀와의 사이에서 그런 경험이 없었던 것도 아니잖아. 상대에게 남친 생기면 연락 끊기고, 헤어지면 다시 너한테 찾아왔던 경험 있잖아. 나만한 급속충전기 없다고 암페어 자랑하는 건 별 의미가 없는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해줬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A씨라면, 멀리서 맞장구를 치거나 응원의 말 정도만 해주며 언젠간 사귀게 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기 보다는, 상황이 닿는 대로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드라이브도 할 것 같다. 뭐가 어찌됐든 만나고 어울려야 친해지고 물들고 새롭게 알아가고 할 수 있는 것이며, 지금처럼 그저 ‘충전 서비스’를 베풀며 웃는 얼굴을 하거나 토닥토닥만 해주고 있다간 그 역할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대가 하고 싶다는 것, 가고 싶다는 곳, 먹고 싶다는 것 등을 다 해주려고만 하지 말고, 좀 앞서서 이끌자. A씨가 해봤는데 재미있는 것을 상대에게 같이 해보자고 해도 되고, A씨도 아직 해보진 않았지만 누군가와 함께 해보고 싶었던 걸 같이 하자고 해도 된다. 바닷가 가서 조개구이 먹어봤는가? 튤립축제 가봤는가? 게장정식은 먹어봤는가? 둘이 볼링장 가봤는가? 안 해보고 안 먹어 봤으면 그걸 상대와 하면 된단 얘기다.

 

“요즘 제가 즐겨 듣는 노래가 있습니다. 버즈의 <남자를 몰라>입니다. 가사가 정말, 제 상황과 너무 똑같은 것 같습니다.”

 

그 노래에 빠져 “수없이 어긋난데도 기다릴게~♬” 하며 후렴 시작할 때 막 결의에 찬 표정 짓고 있지만 말고, A씨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리자. 알리질 않으니까 모르는 거다. 멀리서 맹목적으로 잘해주며 기다릴 생각 하지 말고, 가까이서 같이 시행착오도 겪고 바보 같은 짓도 함께 하며 친해지길 바란다. 고백은 오늘 내일 저녁 만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을 때 해도 늦지 않으니, 당장은 만나서 재미있게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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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2017.04.20 19: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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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2017.04.20 19: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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얏호~~ 1빠^^

궁금2017.04.21 18: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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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전 제가 바로 연애에 방전된 1인인데요
지금 다가오는 분이 있긴 해요
이전 결정적으로 지친 연애남과 닮은부분이 많이 보여 이사람과는 안맞겠단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 또 좋은모습, 다른모습도 눈에 띄네요(^^)
중요한건 제가 주말마다 하고있는 저에겐 매우 중요한 활동이 있어서 이걸위해 연애는 한동안 미뤄야겠단 생각인데요
사실 여러가지면에서 상당히 괜찮은 지금 남자를 걍 보내기 아까운, 이중적인 마음(이기심?)도 드는거죠
지금 당장은 연애생각이 없다면서 근처에 잡아두자니 그남자가 잡혀있을지도, 또 그것이 상대방에게 못할짓하는것 아닌가 싶기도 해요
ㅎㅎ 머리론 시한부 사마천을 선언하는데 마음은 또 순간순간 끄달려가요~
그냥 주저리

지나가던사람2017.04.20 19: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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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빠?!
요새 심남에게 맹목적 호의를 걷어내고 있어용
재밌게놀고싶었는데 심남이 매우 바빠서 호의를 보여줄수밖에없는 상황이었네요 ㅎㅎ...
앞으론 친구처럼 재밌게 놀수있기를

우아2017.04.20 19: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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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ㅅㄹ2017.04.20 19: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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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 기다렸어용

에헤이2017.04.20 20: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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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결의에 찬표정

새우튀김2017.04.20 20: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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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용!!ㅋㅋ

A씨2017.04.21 09: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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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힘낼께요..ㅎ

Ace2017.04.20 22: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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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Ace2017.04.22 18: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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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항상 노멀로그의 진리는 '만나서 함께 재미있게 놀기'군요! 그냥 자연스럽게 친해지다 그 사이에서 애정이 싹트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NaOH2017.04.20 22: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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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없어도 좋지만 있으면 더 즐겁게 많은걸 할 수 있을걸?" 하는 글을 쓰는건 저도 나름 잘 할 자신이 있는데..
"혼자여도 좋지만 나랑 있으면 더 즐겁고 행복할걸?" 하는 걸 어필하는건, 차원이 다른 어려움이에요.. 경험이 부족한거겠죠.
글로는 최대한 설득을 하되 상대방이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한대도 상처 받지 않고 그 사람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데 이것도 잘 안되네요.
카메라 비유 해 주신거 저도 잘 세기고 늘 돌아봐야겠어요. 마음에 있는 카메라 한 대 파는 사람처럼..!

진성2017.04.20 23: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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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훲이 어큿난태토 퀴타륄케에에에에에~~
하다가 수없이 어긋나고 기다린사람 여기있으니까 좋아하면 그 사람을 위해 내가 뭘 먼저 할수있을지 생각하시는게 어떨지요. 그 사람한테 좋은 시간이 될수 있는 기회를 그냥 있으면 그냥 그런 시간이 되버릴텐데요.

A씨2017.04.21 09: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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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제가 생각하고 있던거랑 무한님이 적어주신 내용이 일치하는게보여서 추진중입니다..ㅎ

인뭐2017.04.20 23: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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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보단 무한님 말씀처럼 함께 이것 저것 하면서 물들어 가시기를…
옆에서 응원만 해주는 사람을 돌아보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그 사람을 돌아보기 전에 다른 강렬한 끌림에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죠!!!

A씨2017.04.21 09: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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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 시간날때마다 계속 만날려구요^^

거북이등짝2017.04.20 23: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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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주는것보다는 함께!! 하는게 중요하군용!
잘되시길~~~~!!!!!

EE2017.04.21 02: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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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시간을 보낸다는게 쉬운게 아닌데 확실한건 연애도 자꾸 해보면 잘하게 된다능거;;; 빨리 터득하는 사람은 5번 미만으로 대충 실체를 잡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20번 해도 장님 코끼리 다리 더듬으로 가기도 하지만 확실한건 사회생활처럼 자꾸 하다 보면 능숙해진다는거;

EE2017.04.21 02: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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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시간을 보낸다는게 쉬운게 아닌데 확실한건 연애도 자꾸 해보면 잘하게 된다능거;;; 빨리 터득하는 사람은 5번 미만으로 대충 실체를 잡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20번 해도 장님 코끼리 다리 더듬으로 가기도 하지만 확실한건 사회생활처럼 자꾸 하다 보면 능숙해진다는거;

A씨2017.04.21 09: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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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처음엔 말꺼내니가 힘들더라구요.
근데 처음이 힘들지
나중엔 그리 어렵지 않은게 느껴져서 자주 만나서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피안2017.04.21 08: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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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가 그런 의미로 해석 될수도 있군요 ㅎ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2017.04.21 0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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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쌈자가 이렇게 또 한 남자를...

A씨2017.04.21 09: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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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쌈자 안들을려구요..ㅎㅎ

꼬알2017.04.21 09: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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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A씨2017.04.21 09: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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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감사합니다. 사연속 A씨입니다.
안그래도 이번 징검다리 연휴에 놀러가기로 해놨답니다.
사연을 보내놓은지가 좀 되서 저도 생각을 좀 가다듬었습니다.
노래도 쌈자를 몰라는 이제 듣지 않으려구요.ㅋㅋ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2017.04.21 15: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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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입니다!!!ㅎㅎ

꼬알2017.04.21 09: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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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쌈자댓글 너무 웃겨요

아민이2017.04.21 12: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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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당장은 잼 있게!!

도키2017.04.24 14: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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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 방법으로 현남자친구에게 넘어갔더랬져ㅎㅎ
A씨 화이팅하시구 좋은 소식 기대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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