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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

결혼까지 생각하며 연애하던 남자, 이별을 택한 이유는?

by 무한 2018. 6. 26.

결혼까지 생각하며 만나다 헤어지고선,

 

“제가 잘못했던 부분들은 다 인정해요. 그에게 용서를 구하고, 저에게 쌓인 부정적인 감정들을 잊게 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그녀들은 이별 며칠 전까지도 둘의 관계가 나쁘진 않았으며, 또 이별의 계기가 된 사건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잘못 같은 게 아니니 사과를 하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얘기를 하면 이별을 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런 상황을 들여다보면 대개 이전부터 피로가 축적되어있다거나, 극단적인 행동으로 인해 관계에 불탄 자리가 많다거나, 상대로 하여금 ‘결혼생활 예측’을 했을 때 분명 부정적일 거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건이 여러 번 벌어졌다거나 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대가 마음대로 단정 짓거나 부정적 확신을 가진 부분을 공략해야 하는데, 그건 그대로 두고 그저 감정적으로

 

“이제 내가 싫어? 이렇게 붙잡아도 밀어내고 싶을 정도로 정떨어진 거야?”

 

라며 눈물만 흘리는 대원들이 대부분이다. 오늘은 그녀들을 위해, 상대가 생각하는 ‘진짜 문제’가 뭔지 함께 짚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결혼해서 싸우면, 이혼 얘기부터 나올 것 같아.

 

다들 진심이 아니라 홧김에 그런 거라 말은 하지만, 그 ‘홧김에’ 했다는

 

-상대가 포함된 사진이나 글 다 내리고 지우기.

-상대와 관련된 SNS 탈퇴하거나 차단하기.

-주변에 상대와 헤어졌다 말하며 관계 정리하고 위로받기.

 

라는 행위들이, 상대로 하여금 ‘우리 관계는 언제든 이렇게 정리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 있다. 휘청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뿌리가 뽑힐 수 있다는 걸 경험하게 되는 거랄까. 때문에 이미 끝을 한 번 겪은 사람의 마음이 되기도 하며, 저 일로 인해 마음을 접거나 이전보다 소극적인 태도로 연애에 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작은 다툼에도 ‘인생에서 도려내기, 급하게 이별했다는 소식 알리기’ 등을 사용할 경우, 그걸 경험한 상대는 미래에 대해

 

‘결혼해서 싸우면, 이혼 얘기부터 나올 것 같아.’

‘짐 싸서 나간다는 얘기하겠지? 아님 나가라고 하거나.’

 

라는 예측을 하게 될 수 있다. 친구와의 관계에서 친구가 한 번 차갑게 등 돌리고 가버리는 걸 경험하면, 이후에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관계의 안정감을 잃는 것과 같은 거라 할 수 있겠다.

 

이것 외에 욕하고 물건 집어 던지는 모습을 본다든가, 전화 끊거나 내쫓고선 며칠씩 일부러 연락 안 받는 모습을 본다든가, 툭하면 헤어지자는 얘기 또는 “우린 안 맞는 것 같다. 연락하지 마.” 등의 말을 할 경우, 상대는 그게 ‘우리 관계의 한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욱한다고 극단적인 행동이나 말을 해선 안 된다는 걸 늘 염두에 두도록 하자.

 

 

2. 결혼하면, 장인어른 장모님의 지휘를 받게 되는 거 아닐까?

 

서른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애와 관련해 부모님의 지시만을 따르거나, 갈등의 순간에 부모님께 의존하려는 대원들이 종종 있다. 이것과 관련해 가장 빈번한 사례엔

 

-연애는 나랑 하고, 결혼은 부모님과 상의하세요?

 

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 그대로 그냥 만나서 먹고 마시고 데이트하는 연애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결혼과 관련된 건 전부 ‘남친이 내 부모님과 상의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태도라 할 수 있겠다.

 

이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는 연인이었지만, 결혼이 구체화 되려 하자 부모님의 아바타인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든지, ‘나랑 결혼할 생각 있어, 없어?’라는 것만을 물은 뒤 긍정적인 대답을 하면 그냥 막무가내로 남친과 부모님을 만나게 한 후 알아서 결론 내라는 식으로 내모는 것이다. 이럴 경우 중재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건 물론이고 그걸 경험한 상대는

 

‘과연 이 사람이 반평생 상의하고 도우며 살아갈 반려자로 적절한지? 결혼해서도 이런 식으로 장인어른 장모님의 지휘만 받게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를 할 수 있기에, 둘이 세워 놓은 이렇다 할 결혼계획도 없으며, 뭘 제대로 상의한 적도 없고, 또 부모님 성격 등에 대한 귀띔도 없이, 막무가내로 인사만 시키면 결혼이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더불어 둘에게 갈등이 있을 때 부모님이 연인에게 전화해 자초지종을 묻거나 꾸지람을 하려 한다든지, 반년 정도 사귀다가 결혼 얘기 나와서 이제 막 인사를 드렸을 뿐인데 ‘사위로서의 달가움과 충성’을 기대하시며 직접 연락하기 시작하신다든지 하는 것도 분명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런 일은 대개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정서적 독립이 안 된 대원들의 사연에서 자주 보이는데, 역시나 이럴 경우 상대는

 

-두 명의 어른인 우리가 하나의 가정을 이루려는 건 줄 알았는데, 열어보니 연인의 보호자인 부모님이 내게 연인의 보호를 부탁하며 대부분의 것들을 나와 조율하려 하시는 것.

 

이란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 이것까지를 짚어보지 않은 채 그저 감정적으로

 

“우리 엄마가 맨날 전화했어? 그냥 좋게 받을 수도 있는 거잖아. 자기 괴롭히려고 전화했겠어? 진짜 너무한다. 자기가 나랑 진짜 결혼하고 싶고 우리 부모님께 잘 보이고 싶으면 이런 식이었겠어?”

 

라며 발끈하는 대원들이 많은데, 그렇게 날을 세워가며 싸우면 싸움에선 이길지 모르지만, 둘의 관계는 그걸로 끝날 수 있다. 어떤 순간이든 두 사람이 같은 편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려 해야지, 적으로 여기며 ‘우리 둘 중 누가 비정상인가?’만 가리려 해선 안 된다는 걸 잊지 말자.

 

 

3. 쟨 내가 좋아서가 아니라, 결혼하고 싶어서 이러는 것 아닐까?

 

늘 이해해주고, 맞춰주고, 말하지 않아도 세심하게 챙겨주는 연인이 있다면 분명 좋을 것이다. 그런데 그냥 늘 그래야 하는 것처럼 굳어진 관계가, 과연 상대에게도 좋은 연애로 느껴질까? 특히 결혼까지를 생각하며 만난다는 대원 중 일부는

 

-상대가 결혼할 만큼 날 사랑하는지, 결혼해서도 날 사랑해 줄 건지 확인받고 싶어서.

 

라는 이유로 “더더더더.”를 외치거나 상대가 어떻게 하나 팔짱끼고 보다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에 대해 지적을 했다고 하는데, 상대는 그런 과정까지를 전부 경험하며

 

‘얘에게 난 뭔가? 난 왜 이 연애를 해야 하는가? 이 연애만 놓으면 난 오히려 더 편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연애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 자체가, 그냥

 

-나에게 잘해주는 이성과 만나 사귀는 것. 그러다 결혼까지를 하는 것.

 

인 경우도 있다. 사귀긴 사귀지만 상대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은 별로 없으며, 그러다 보니 ‘내 생활과 내 대인관계’를 우선으로 둔 채 연인은 그 나머지 부분을 채워주는 존재로 여기기도 한다. 연인이니 의식적으로 선물도 하고 사랑한단 얘기도 하지만, 그걸 넘어서는 끈끈한 정이나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은 없는 거라고 할까.

 

물론 그렇게 사귀다가도 ‘대부분 이 나이쯤 결혼하는 것 같으니’ 결혼까지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결혼 얘기를 꺼내기도 하는데, 상대도 돌로 만들어진 사람이 아닌데다 가장 가까이서 경험하며 그 관계에 ‘결혼할 만큼의 애정’이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기에, 결혼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서 결국 이별로 결론을 내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게 있어야 하며, ‘나는 그래도 되는데 상대가 그러면 난리가 나는 일’같은 건 이쪽도 하지 말아야 하고, 상대도 감정이 있으며, 사랑받고 싶어 하고, 자신을 믿고 든든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 할 거라는 걸 기억해 뒀으면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는 ‘내가 좋아서 결혼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결혼을 하고 싶어서 내게 좋다고 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사연을 받다 보면,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들을 한 사연에서 3콤보로 해버린 대원들도 종종 보게 된다. 그 대원들 중엔 진짜 문제가 뭔진 모른 채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걸까요?”

“이젠 절 그만큼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제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라는 이야기를 하는 대원도 있는데, 거기에 내가 “그래요. 상대가 나쁜 놈이네요. 나쁜 놈 보내고 좋은 사람 만납시다.”하며 대충 토닥토닥 할 수도 있지만, 그래 버리면 ‘좋은 사람’을 만나도 비슷한 이유로 또 헤어질 수 있기에 이렇게 함께 짚어본 거라 생각해줬으면 한다. 이것 외에 다른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 사연을 주시길 바라며, 난 비가 와서 모둠전에 막걸리를 한잔 해야 할 것 같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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